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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 -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 시대 이야기 ㅣ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18
한영미 지음, 이용규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4월
평점 :

『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는 우리 역사를 처음 만나는 어린이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관심을 갖도록 구성된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시리즈 책이다. 신라시대에 만들어졌던 첨성대가 우리 역사를 붓과 수채화 물감으로 그려진 그림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준다. 꼭 할머니가 옆에서 다정스레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거 같다.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 이야기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신라가 세워진 때부터 백제, 고구려와 함께했던 삼국시대, 신라의 멸망까지 역사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첨성대는 단단하고 웅장한 모습만큼이나
이름의 뜻도 멋지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첨성'은 '우러러보다'라는 뜻의 첨(瞻),
'별'이라는 뜻의 성(星)으로 이루어졌어요.
즉 '별을 우러러보다'라는 뜻이지요.

친근하게 자기소개부터 시작하는 첨성대, 왠지 모르게 같이 인사하게 된다. "안녕, 나는 이다야."
둥이들이 8살 때 경주를 간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역사 책을 통해 첨성대의 건축 과정을 보고 마인크래프트로 첨성대를 만들어보기까지 해서인지 『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라는 책을 만났을 때 더없이 반가웠다.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 시대 이야기는 어떨까?', '첨성대가 돌로 만든 달력이라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첨성대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마한, 진한, 변한이라는 작은 나라들이 있었던 때부터 시작된다.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가 지도자가 되어 금성(지금의 경주 지역)을 도읍으로 삼아 '사로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훗날 신라로 발전한다. 고구려와 백제보다도 더 일찍 나라를 세운 신라였지만 산맥에 둘러싸여 있어 다른 나라와 교류가 쉽지 않았고, 고구려와 백제에 가로막혀 영토를 넓히기 힘들었으며 바다 건너 왜구가 자주 침략해 나라가 늘 어수선했다. 한강유역을 누가 차지하냐에 따라 번성했던 나라가 틀렸는데 그 순서가 백제, 고구려, 신라이다.

신라는 오래전부터 화백 회의를 통해 나랏일을 결정했으며 법흥왕에 이르러 율령을 반포해 법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또한 골품 제도를 만들어 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불교를 국교로 삼았다.
우리 역사를 처음 만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중요한 부분들이 빠짐없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통해 다 다루고 있어 책을 읽으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정말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이다.

623년, 신라에서 최초의 여왕이 탄생했는데, 바로 선덕 여왕이었다. 선덕 여왕은 백성들이 조금 더 편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연재해를 대비할 방법을 찾으라 명한다. 이때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 첨성대가 만들어졌다.

첨성대는 우주와 해와 달의 원리를 적용해 만들어졌고 아래 네모난 기단석은 땅, 그 위에 올린 원통형의 탑은 하늘을 뜻한다. 그리고 기단석부터 몸통까지는 스물여덟 단, 정상의 우물 정 자 모양 두 단을 합하면 한 달의 날수와 같은 서른 단이며, 사용된 벽돌은 362개로 한 해의 날수를 의미한다. '아~ 이래서 돌로 만든 달력이라고 하는구나'를 알 수 있었던 대목으로 옆에 그려진 첨성대와 함께 보니 한눈에 쏙 들어와 더 쉽게 다가왔다. 항상 첨성대를 보며 안은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별을 관측했다는 건지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해결되는 순간이다.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의 건국부터 차근차근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우리 역사에 한 발짝 다가선 느낌이다. 거기에 부록까지 더해져 본문에서 언급되었던 역사 정보에 플러스한 심화 내용이 담겨있어 신라의 제도, 경주 역사 유적, 첨성대의 구조 등 알차고 풍부한 내용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인터넷 서점에 권장 연령이 1학년~2학년으로 올라와 있던 곳도 있던데 글밥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서 부모가 읽어준다면 좋을 거 같다. 혼자 읽는 친구들이라면 초3부터 초6까지도 좋다.^^ '거북선이 들려주는 임진왜란 이야기', '홍수아이 동상이 들려주는 구석기 시대 이야기', '평화비가 들려주는 일제 강점기 이야기'등 제목에서부터 흥미를 끄는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시리즈> 앞으로 출간 될 책들도 기대된다.

언제든지 나를 보러 오렴.
한참을 그래왔듯,
늘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