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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메르페스트로 가는 길 ㅣ 시공 청소년 문학 11
마르야레나 렘브케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사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드물게 접한 핀란드의 글입니다. 시대 배경은 1960년대 초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가난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하여 사람의 마음마저 가난한 것은 아닙니다.
레나는 마티 오빠와 오스카리, 투오모, 페카라는 동생들 사이에 있는 15살 난 여자아이입니다. 아빠는 고물 푸조차를 갖고 있는데 결국 올해에는 벼르고 별렸던 함메르페스트로 여행을 가신다고 합니다. 갑자기 레나에게 같이 가자 하여 갈까말까 망설이다 따라 갑니다. 책에는 '가장 북쪽의 도시이고 산이라고 해야 고작 해발 80미터짜리밖에 없으며 2차 대전 때 독일군 군항으로 쓰였다' 정도가 나오는 작은 도시로 보입니다. 책을 잔뜩 싸들고 갔지만 결국 아버지의 권유로 창밖의 경치를 구경하다 보니 처음에 본 몇 페이지가 이 여행에서 읽은 전부입니다. 스웨덴 국경에 인접한 소도시 토르니오에 들러 아빠의 삼촌, 사촌 그리고 오촌을 만납니다. 레나에겐 육촌인 마르티가 약혼식을 한다고 하여 며칠 더 머무르면서 참여했습니다. 그 다음 로바니에미로 갔는데 라플란드 사람을 잔뜩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를 더 가다가 독일인 볼프강을 만나 함메르페스트 인근(아빠는 많이 떨어져 있다고 주장합니다)에 있는 노드캅으로 간다 하여 근처에 떨어뜨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고물차가 말썽을 일으켜 볼프강은 다시 혼자 떠나고 아빠와 레나는 돌아가기로 합니다. 중간에 카야니에 들르기로 했는데 거긴 아빠의 고향이라네요. 힐마 고모, 살리 고모, 쿨레르보 삼촌 등을 만납니다. 그리고 산책을 하다 어떤 집을 바라보는 아빠. 아일리라는 여자와 결혼했던 이야기 그리고 페카라는 오빠 이야기. 아일리 집안에서 반대하여 헤어졌고, 지금의 엄마와 만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 레나는 집에 온 다음 힐마 고모에게 편지를 쓰면서 페카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동봉합니다. 답장이 왔고, 다시 편지를 보냈는데 이번엔 답장이 없네요. 그런데 11월에 갑자기 페카 오빠가 나타납니다. 편지를 보내느니 직접 만나고 싶다면서. 다른 가족들은 반갑게 맞이 합니다. 아빠는 마음이 무거운 것 같습니다. 조금씩 풀리네요.
시대 배경이 달라서인지 생경한 모습입니다. 물론 자주 접하지 못하는 나라이기도 하니까 더합니다. 핀란드면 오랫동안 러시아에게 고생을 좀 했던 나라인데 독일과는 그리 나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글 중 내용으로 보아서는 노르웨이나 스웨덴하고도 별로 사이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은 어쩌면 쓰여진 시대가 그 때가 아니라 90년대 후반이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레나가 페카 오빠에 대하여 집에서 어느 날 갑자기 듣게 되었다면 같은 반응을 보였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지에서 처음 보고 또 듣는 친척들을 잔뜩 만나고 또 아빠가 전해주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도 들은 다음이라서 부담없이, 반감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오빠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9월 30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