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위인 2 : 근현대편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2
이건홍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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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책이라고 하면 많은 아이들이 먼저 얼굴을 찌푸린다. 딱딱한 문체, 복잡한 연도, 낯선 인물들. 하지만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런 편견을 시원하게 깨부순다.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역사 위인 이야기를 밝고 유쾌한 만화 형식으로 풀어낸 이 책은, 초등학생에게 한국사를 친근하게 소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단군왕검부터 흥선대원군까지, 고조선에서 조선 말기까지를 아우르는 전근대사 속 150명의 위인을 소개하는 시리즈의 첫 권이다. 각 인물의 핵심 사건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이야기 구조를 구성해, 단순한 연표나 업적 나열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 안에서 위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만화 형식을 빌린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교육 효과까지 뛰어나다. 예컨대 김옥균 편에서는 아이의 태권도장 대표 선출 사건을 통해 ‘삼일천하’의 상징인 갑신정변을 연결하는데, 이는 어린이들이 낯선 역사적 개념을 실생활과 연결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김옥균이 개화당과 함께 조선을 근대화하기 위해 우정총국 개국 파티에서 정변을 일으켰지만, 청의 개입으로 3일 만에 실패한 역사적 사건이 “그리의 3일 천하”와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등장한다. 이런 구성은 어린 독자들에게 역사가 어려운 게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게다가 단순한 줄거리 나열에 그치지 않고, “더 알아보기” 코너를 통해 독자가 직접 문제를 풀어보며 복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김옥균 편의 경우, ‘근대적 우편 사무를 담당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은 무엇인가?’, ‘김옥균이 일으킨 정변의 이름은?’과 같은 퀴즈를 통해 본문 학습 내용을 정리하고 스스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저자인 이건홍은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 교사와 교장을 역임한 역사 교육 전문가로, 오랜 시간 교육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교과서 집필진답게 교과 과정의 흐름과 주요 개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이 좋아할 방식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림을 그린 박빛나 작가는 웹툰 작가이자 캐릭터 디자이너로, 귀엽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위인의 삶을 감정적으로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이 책은 위인을 ‘완벽한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고민하고 실수하고 좌절했던 인간 김옥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했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로써 독자 아이들은 역사 속 인물이 우리처럼 고민하고 도전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고, 나도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어!라는 용기를 품게 된다.


이러한 접근은 위인을 단지 ‘외워야 할 인물’이 아닌, 친구처럼 만나고 느끼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150명의 위인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만나고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겪었던 시대적 상황, 선택, 결과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나아가 현재의 삶과 연결지을 수 있는 역사 감각을 키우게 된다.


물론, 만화 형식의 특성상 역사적 배경이나 복식이 일부 사실과는 다를 수 있으나, 이는 서문에서 이미 언급하고 있으며, 부모나 교사가 함께 읽으며 지도한다면 오히려 역사적 사고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2』는 웃고 즐기고 배우고 기억하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초등 역사 입문서로서 충분한 깊이와 재미를 모두 갖춘 책이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의 자존감과 미래를 향한 상상력을 키우는 데 기여한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건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출발점에 아이들을 따뜻하게 세워준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엄마! 태권도장에서 대표를 뽑았는데 제가 뽑혔어요!"
"와, 정말 축하해!"
"그리가 엄청 신났나 봐요. 정말 열심히 하네."
"그러게요. 저런 열정이면 대표 일을 아주 잘하겠는데요?"
"앞으로 우리 태권도장에서 소외당하는 친구가 없게 할 거예요! 그리고 또…"
"그링댜, 무슨 일 있어?
"태권도장 대표 말이에요. 집계가 잘못 돼서 제가 뽑힌 거였대요! 그래서 다른 형이 대표가 됐어요."
"그리의 3일 천하가 이렇게 끝나 버렸네."
"갑신정변의 김옥균 같군."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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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위인 1 : 전근대편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10
이건홍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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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이라고 하면 많은 아이들이 먼저 얼굴을 찌푸린다.

딱딱한 문체, 복잡한 연도, 낯선 인물들. 하지만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런 편견을 무너뜨린다.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역사 위인 이야기를 밝고 명랑한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한국사를 재밌고 똑똑하게 안내하는 길잡이가 된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5천 년 역사 속 인물 중 150명의 위인을 엄선해 소개하는 시리즈 중 첫 권으로, 단군왕검에서 흥선대원군까지, 즉 전근대 시기 위인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조선부터 삼국, 고려, 조선까지 이어지는 전근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인물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민족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역사에 대한 감각과 자긍심도 함께 키워진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만화 형식’의 서술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위인의 일대기나 사건을 짧고 리듬감 있는 대사, 그리고 표현력 있는 캐릭터 일러스트로 전달하면서, 어린 독자들에게 지루함 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일방적인 설명이 아닌, 위인과 친구들이 등장해 실제로 대화를 나누며 사건을 풀어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연결고리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각 장의 끝부분에는 ‘더 알아보기’ 코너가 있어 해당 위인의 주요 활동이나 사건에 대한 퀴즈를 직접 풀어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본문 내용을 복기하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학습 장치로 기능한다. 이는 아이들이 스토리를 따라가며 즐겁게 익힌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유도하는 매우 유익한 구성이다.


 이 책은 시대 구분의 개념도 명확하게 짚어준다. 전근대와 근현대를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각각의 시대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구성되는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때문에, 초등 역사 교육 과정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함께 이룰 수 있다. 특히 1권에서는 전근대 시대에 집중하여 고조선, 삼국시대, 고려, 조선 시대까지의 흐름을 따라가며, 각 시대의 대표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를 펼쳐나간다.


 저자는 단순히 위인을 위대한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위인을 가까이 느끼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 실수를 통해 역사 속 인물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알게 해준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들에게 “나도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어”라는 가능성과 자극을 선물한다.

 또한, 이 책은 역사를 단지 과거의 이야기로 끝내지 않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왜 역사를 알아야 하고, 왜 위인의 삶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묻고 있다. 역사를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 마음의 자양분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 역사 입문서로서 모범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다만 참고할 점은, 만화 형식이라는 특성상 등장인물의 복식이나 배경이 당시 실제 역사와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 점은 책에서도 미리 언급하고 있으므로, 부모나 교사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사실과 표현 사이의 균형감을 지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위인 1』은 그저 웃고 넘기는 만화책이 아니다. 웃고, 배우고, 기억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인물의 이름과 업적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이 처한 시대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건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출발점에 아이들을 세워준다.

그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 탄탄한 구성, 흥미로운 서술을 통해 “역사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라는 놀라운 경험을 선물한다.

 책을 읽다 보면 역사책을 읽었다는 느낌보다 150명의 친구를 만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친구들처럼 나도 내 삶에서 멋진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될 것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유앤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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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부여를 세운 사람은 누구예요?"
"나 알아, 해모수!"
"맞아, 해모수에게는 해부루라는 아들이 있었지. 해부루의 아들이 금와이지!"
"그리고 금와는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을 자기 자식들과 함께 키운 사람이야."
"아, 그러면 고구려도 결국은 부여에서 시작된 거네요."
"그러니까, 금와가 주몽의 아빠예요?"
"아니, 그건 아니야. 주몽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자세히 얘기하고 이번엔 금와왕의 탄생에 대해 얘기해줄게."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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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걸어요 밝은미래 그림책 62
홍우리 지음 / 밝은미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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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걷기’라는 평범한 행위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장을 읽다 보면, 우리는 정말 다시 걷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에겐 처음 걷기 위한 시작이자 누군가에겐 다시 시작하는 용기다.


 주인공은 걷기를 멈췄던 아이지만, 어느 순간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며 다시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수많은 다른 걷는 이들이 있다.

유모차를 미는 엄마, 자전거를 타는 사람, 반려견과 산책하는 이들, 서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람들, 셋이서 걸음을 맞춰 걷는 가족. 휠체어를 탄 노인, 시각장애인과 안내견, 한 몸이 되어 걷는 연인들. 이들은 모두 같은 길 위에 있지만,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두가 두 다리로 걷는 것은 아니야”라고 말한다.

“봐, 두 다리가 아니더라도 걷기가 가능하잖아.”

이 문장은 단지 신체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정해진 모습일 필요가 없다는 걸 이야기한다.


 이 책의 가장 아름다운 지점은, 걷기의 다양성과 연결을 서정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걷는 장면, 아기를 품에 안고 한 몸이 되어 걷는 장면, 땅만 보고 걷는 이와 하늘을 바라보며 걷는 이가 같은 그림 안에 있다. 심지어 빠르게 달리는 개를 끌어당기며 열심히 뛰는 소녀의 모습에서는, 웃음과 함께 삶의 에너지가 뻗쳐 나온다.


“마음에 서로 온전히 기대야만 걸을 수 있어.”

이 말은 단지 동행의 조건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삶이란 결국 서로 기대어야 가능하다는 고백이다.

혼자서 걷는 사람도 있지만, 혼자서만 걷는 이는 없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달팽이와 강아지의 장면도 인상 깊다.

“달팽이처럼 걸어 본 적 있지? 그 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삶은 빠르게 달리기만 해서 이해되는 게 아니다.

더디게 가는 것! 그 자체가 오히려 더 깊은 감각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한 아이가 말한다.

“난 다시 걷기 시작했어.”

이 짧은 문장이 전하는 울림은 크다. 

다시 걸음으로써 세상을 다시 보고, 다시 관계를 맺고, 다시 살아가는 마음이 피어난다.

그동안 책 속 아이는 단지 움직임이 아니라 마음을 다시 움직이는 여정을 걸어온 것이다.


 이 책의 그림은 부드러운 색채, 따스한 연필 선, 공간감을 살린 나무와 호수, 군더더기 없는 인물 묘사. 이 모든 것이 걷는 장면을 더 깊이 있게 만든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그걸 굳이 설명하지 않는 점이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나는 다시 걸어요』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먼저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는 종종 너무 바쁘게 걸어왔기에 지금 어디쯤 있는지도 잊은 채 살아간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한다.

천천히, 나답게, 그리고 다시 걸을 수 있다고.


 걷는다는 건 단지 땅을 딛는 행위가 아니다.

삶을 향해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나아가는 선언이다.

나는 지금 어디쯤 걷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다시 걸을 준비가 되었는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밝은 미래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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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의 시기에
저마다의 모습으로
저마다 가능한 걷기를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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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지배하는 마케팅 법칙 - 뇌과학이 알려주는 무의식적 선택의 비밀
레슬리 제인 지음, 이상훈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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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이 선택을 지배한다.”


우리는 왜 특정 브랜드를 더 좋아할까? 왜 어떤 광고는 머릿속에 오래 남고, 어떤 메시지는 금세 사라질까? 대다수의 마케팅 서적이 “감성에 호소하라”, “스토리를 팔아라” 같은 익숙한 해답을 반복하는 가운데, 레슬링 제인의 『뇌를 지배하는 마케팅 법칙』은 그 익숙함을 철저히 부정하는 한 권이다. 이 책은 단순한 감성 마케팅이 아니라, ‘무의식’을 겨냥한 실전 전략에 집중한다. 그리고 이 무의식이야말로 오늘날의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책의 시작점은 간단하다. 사람은 ‘의식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논리, 사실, 심지어 자기 입으로 말한 니즈조차 진짜 선택의 이유가 아니다. 선호하는 생수 브랜드부터 대통령 후보까지, 인간의 선택은 대부분 무의식이 관장한다. 저자는 이를 ‘의식적 마음’과 ‘무의식적 마음’으로 구분한다. 전체 뇌가 하나로 작동하긴 하지만, 일상적인 선택에서는 무의식이 9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 단순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기존의 마케팅 모델을 근본부터 흔든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은 의식적 마케팅에만 집중하는가? 고객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무한 반복 광고, 쿠폰, 1+1 프로모션, 포인트 적립 등 전형적인 방식을 고수한다. 그러나 결과는 뻔하다. 고객은 피로감을 느끼고 브랜드는 정체된다. 이제는 그런 낡은 설득 모델을 버려야 한다. 

대신 선택의 본질, 즉 뇌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에 기반한 ‘본능의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뇌를 지배하는 마케팅 법칙』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핵심 전략은 ‘브랜드 커넥톰(Brand Connectome)’이다. 뇌 속에서 브랜드와 관련된 신경망을 얼마나 넓고 깊게 구축하느냐가 바로 브랜드 파워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기억, 연상, 감각, 이미지, 언어… 모든 감각과 경험이 브랜드와 연결될 때, 고객의 무의식은 그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찾아 손을 뻗는다. 브랜드가 소비자 마음속에서 존재감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 커넥톰을 키우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책은 ‘성장 트리거(Growth Triggers)’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미지, 언어, 후각, 미각, 촉각 등 다섯 감각을 자극하는 간결한 코드나 신호를 통해 긍정적인 연상을 축적하는 것이다. 즉, 브랜드는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익숙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브랜드가 익숙해지면, 사람들은 이유 없이, 설명도 없이, 그냥 손을 뻗는다. 반사적으로 말이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 조사에 대한 저자의 태도다. 사람들은 왜 그 브랜드를 선택했는지 그럴듯한 이유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무의식의 선택을 나중에 언어로 정당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책은 소비자 인터뷰나 설문조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강조한다. 진짜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의 말이 아니라 반응에서 찾아야 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것이다.

“브랜드가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먼저 소비자의 마음 안에서 성장해야 한다.”

단순하지만 핵심을 찌른다. 시장에서의 성공은 결국 사람의 ‘마음속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마케팅을 단지 팔기 위한 기술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 심리의 본질을 파고드는 행동과학의 실전 응용서에 가깝다.

그리고 이 마케팅 철학은 거대한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1인 기업, 정치 캠페인, 개인 브랜딩, 심지어 아이디어 설득까지 적용할 수 있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다. 무의식은 조작이 아니라 연결의 영역이다.

고객의 무의식과 교감하는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선택된다.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건 인정받는 것이며, 브랜드가 그 마음을 정면에서 밀어붙이기보다,

익숙함과 공감을 무기로 다가가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이다.


『뇌를 지배하는 마케팅 법칙』은 소비자를 쫓기보다 소비자의 뇌에 먼저 자리를 잡으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마케팅이 단순한 설득의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을 읽어내는 과학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사람들의 선택을 이성이 아니라 본능이 좌우한다는 진실을 마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은 단연,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필독서 중 하나다.


'더퀘스트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놀 인스타 @hagonolza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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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도프 효과는 부분적으로 희소성 효과, 즉 공급이 부족한 무언가를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인지적 편향에 의존한다. 무언가 다 팔리거나 그것을 다른 사람이 원한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더 간절히 원하게 된다.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어 텅 빈 선반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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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한국사 - 멸망으로 시작해서 건국으로 이어지는 5,000년 역사 이야기
조경철.조부용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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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자리다.”


 우리는 대개 한국사를 ‘시작되고, 번성하다가, 결국에는 망하는’ 흐름으로 배운다.

고조선이 세워지고, 삼국이 흥하고, 고려가 다시 나라를 세우고, 조선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그래서인지 역사의 중심은 언제나 ‘건국’에 찍혀 있는 듯하다.

그러나 조경철, 조부용의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그 익숙한 흐름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이 책은 나라가 사라진 뒤, 그 빈자리에서 꺼지지 않고 이어졌던 이야기에 집중한다.

한마디로, ‘멸망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던 사람들의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이다.


책은 “나라가 망하면, 그걸로 정말 끝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조선이 무너진 후에도 그 문명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백제와 고구려가 패망한 이후에도 복원을 꿈꾼 사람들이 존재했다.

조선이 쓰러진 뒤에도, 우리는 일제에 맞서 싸웠고, 결국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이 책은 그 ‘끝 이후의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역사란 단지 시작과 끝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며, 바로 그 사이에서 몸을 던진 이들의 시간이야말로 놓쳐서는 안 될 진짜 이야기라고 말한다.


책의 목차를 처음 펼쳤을 때, 각 장이 ‘첫 번째 편지’, ‘두 번째 편지’라는 제목을 달고 있어 편지글 형식을 따랐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아는 전통적인 편지—인삿말이나 회신이 오가는 글—형식은 아니었다. 대신 마치 독자에게 말을 걸 듯, 정성스럽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무엇보다 이야기 중간중간 던지는 질문들이 인상적이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독자로 하여금 한 걸음 멈춰 서서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그 덕분에 책을 읽는 일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기억을 복원하는 시간이 된다.


이 책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멸망 이후의 시간도 역사다.”

우리는 흔히 한 나라가 망한 뒤의 시간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역사의 중심 서사에서 밀어내곤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그 자리에 남겨진 이들의 삶을 다시 불러낸다.

끝난 줄 알았던 자리에 머물렀던 사람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지켰던 이들, 

무너진 터전 위에서 다시 시작을 꿈꿨던 존재들을 복원한다.

역사는 단지 승자의 이야기, 권력의 기록이 아니다.

그보다는 패배와 부서짐 이후에도 묵묵히 살아갔던 사람들의 흔적이기도 하다.


특히 고조선 멸망 이후의 이야기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보통 우리는 고조선이 무너지고 곧장 고구려로 이어졌다고 배운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유민의 이동, 공동체의 재편, 타 민족과의 충돌 같은 복잡하고 중요한 사건들이 존재한다. 이는 단지 다음 나라로 넘어가는 중간과정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역사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사이의 시간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흥미로운 점은, 『거꾸로 읽는 한국사』가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협업으로 탄생한 책이라는 점이다.

조경철은 연세대학교 사학과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정통 역사 교육과 연구를 기반으로 한 서사를 제공한다. 반면 조부용은 영화와 책을 소개하는 에디터 출신으로, 역사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나만의 한국사 편지> 뉴스레터를 연재했고, ‘유물시선’ 팀을 통해 유물과 역사를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왔다. 이러한 두 사람의 시선이 만나, 이 책은 학문적인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언어와 구성으로 채워졌다.


이들의 글은 특정한 결론을 내리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잊고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면, 그걸 다시 기억해내는 것이야말로 역사공부의 시작이 아닐까?”라는 저자들의 질문처럼 이 책은 독자와 함께 질문하고 함께 사유한다.

역사란 단순히 연대기적으로 나열된 사건의 목록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선택, 그리고 남겨진 자취들이 엮인 서사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단지 다르게 보는 시도에 그치지 않는다.

기억해야 할 것은 오직 승리와 번영만이 아니다. 

오히려 좌절과 실패의 뒤편에 남겨졌던 이야기야말로 지금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오늘의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이 기억하는 멸망(실패) 이후의 시간은 어떠하였는가?”


책장을 덮고 나면, 역사책을 한 권 읽었다기보다 오래 잊고 있던 이야기를 다시 들은 기분이 든다.

잊혔다고 생각했던 시간 속에도, 누군가는 살아 있었고, 역사는 그 속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기억을 되살리는 책이다.

식상하지 않게, 교훈만 전하지 않게, 단단하고도 따뜻하게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역사는 멈추지 않았다. 무너진 자리에도, 누군가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클랩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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