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레몬심리 지음, 박영란 옮김 / 갤리온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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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봤을 땐 끌리지 않았던 책이었다
나는 기분과 상관없이 제대로 된 태도로
타인을 대한다고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과의 갈등은 최소화하고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생각으로 나의 감정을 절제해왔기에
제대로 내 감정을 살피지 않았었다

오늘 타인으로 인해 기분이 안 좋았고
내가 기분이 안 좋은게 맞는걸까
내가 예민한건 아닐까
화내야하는 상황이 맞는건가 혼란스러워서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었는데
이런 감정으로 이 책을 보니 술술 잘 읽힌다

객관적으로 내 감정을(기분을) 탐색하고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니 재미있다
엄청 금방 읽을 수 있게 쉽게 쓰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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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의 세계+] 환대의 공간, 독립서점들

가끔은 내게 울림을 준 어떤 책을 다른 누군가도 읽었다고 생각하면 이유 없이 마음이 든든해지곤 한다. 존 버거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이야기의 후예 혹은 후계자가 된’(<벤투의 스케치북>) 사람이 나만은 아닐 테니 말이다. 가령 카프카를 읽은 사람들은 ‘카프카의 후예’라는 하나의 종족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독립서점에서는 그런 공통된 기억이 발아될 수 있고, 실제로 발아되고 있다. 사람과 그 사람이 안고 있는 문장을 환대해주는 독립서점들을 지켜주면 좋겠다


소설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불)가능한 삶의 형태를 꿈꿀 수 있다는 것 아닐까.


내가 잠시 들렀던 그 도시는 그렇게 책과 함께 기억된다. 어쩌면 삶의 방정식은 단순한지도 모른다. 어떤 공간에서 향유한 시간이 풍요롭다면 기억들의 총합 역시 두터워지는 식의 단순한 산출….

감사하게도 나 역시 여러 서점에서 환대를 받은 기억을 갖고 있는데,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행위, 혹은 사회 안에 있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행위’(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로서의 그 환대의 기억은 언제나 내게 위로가 되었고 다시 쓸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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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차이만 있을 뿐이지 누구나 기분을 드러낸다. 내 기분은 내 선에서 끝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겉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기분과 태도는 별개다. 내 안에서 저절로 생기는 기분이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면, 태도는 다르다. 좋은 태도를 보여주고 싶다면,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

기분을 망친 대상이 분명할 때는 그 대상에게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화풀이 대상을 잘못 선택하고, 엉뚱한 데에 푸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 나와 조금 더 친밀한 사람, 가깝고 만만한 사람을 대상으로 화풀이를 하는 경우가 제일 최악이다

회사 상사에게 "기분 안 좋은 거 너무 티 내지 마세요"라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사실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이미 바닥을 쳤을 것이다. 그는 아무에게도 진심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인생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사람들은 그저 적당히 비위나 맞춰주면서 지내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자신의 기분을 통제하는 데 능숙한 사람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 좋은 감정을 남에게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 그게 진짜 어른의 태도가 아닐까.

우리는 흔히 외부 환경과 머릿속 생각이 기분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체력이다. 인간의 신체와 정신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몸 컨디션은 감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뚜렷한 이유 없이 기분이 안 좋을 때면 자신에게 3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밥은 제대로 챙겨 먹었나?
요즘 잠은 제대로 잤나?
운동은 좀 하고 있나?

남에게 건네는 다정한 한 마디는 튼튼한 체력에서 시작된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이미 인식하고 있다 하더라도 변명을 하는 사람들은 왜 그러는 걸까? 일반적으로는 자존심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심리학적 관점으로 보면 변명하는 것은 인간의 자기보호 본능 중 하나다. 팔팔 끓는 물에 손이 닿자마자 움츠리는 것은 스스로 통제한 반응이 아니라 본능이다. 위험을 회피하는 본능 덕분에 인간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보호한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잘못을 직면하고도 인정하지 않는 핑계이자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문제 제기를 한다면, 그 말에서 감정을 분리하는 버릇을 들여라. 언뜻 들으면 상대의 말이 나를 상처 주기 위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내 기분이 만들어낸 오해일 때가 많다. 상대의 비판을 통해 자신의 결점을 발견하고 부족함을 개선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자. 얼마나 좋은 일인가? 타인의 지적을 자신의 동력으로 삼는 태도. 성숙한 어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지적을 받았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에 따라 나의 그릇이 드러난다.

모두 속으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사건건 불평을 한다고 해서 자신에게 이득이 될 일은 전혀 없다는 것을 말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불평하길 포기하라
나를 불평하게 만드는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어머니의 집착과 잔소리가 불만이라면, 어머니와의 관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매번 짜증스러운 대꾸로 응하지 말고,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하고 해결해라.

불평을 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멈춰라!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려면 꼭 생각해봐야 할 4가지 질문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본성은 어떤가?"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나의 장점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의 소망과 이상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나의 도덕성과 가치관은 무엇인가?"


자기 확신은 힘든 일을 겪을 때 가장 흐려진다. 나를 관찰해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은 힘든 시기에 당신을 이끌어주는 힘이 될 것이다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누가 자신을 칭찬해줘야만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이내 자기를 의심한다.

왜 모든 일이 원하고 기대하는 대로 착착 진행되어야 할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길 바라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 또한 열어두어야 한다. 당신도 모든 일에 있어서 남의 말을 듣고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자유가 있다. 사실 생각해보면 화낼 만한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상대방은 당신의 말을 듣기 위한 존재가 아니다. 통제욕을 버려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남의 기분에 영향 받지 않기 위해서는 기분의 출처를 정확히 해야 한다. 타인에게 전염된 기분이라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쳐내는 연습을 해보자.

남의 감정까지 내가 감당해야 할 의무는 없다. 지금 나의 기분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만 깨달아도 그 무게가 훨씬 가벼워져서, 내 안에서 흘려보내는 일이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유쾌한 감정들로 기분이 좋다면 흘려보내지 말고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두자. 언젠가 자신의 좋은 기운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끌어올려줄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도둑이 나도 같은 불평을 해주기를,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주기를 기대할 때 과감하게 무시하라. 나 때문에 대화의 흐름이 살짝 어그러져도 괜찮다. 습관적으로 남 욕하기, 문제 있으면 남 탓하기 등 안 좋은 이야기들이 그득한 대화의 장에서 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누군가의 부정적인 에너지가 자신의 영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서서히 거리를 두고 멀어져도 괜찮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지내고 교제할 권리가 있다.

일침을 놓는 데 골몰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주자. 평소에 남의 기분을 먼저 고려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다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럴 때는 자기 마음대로 하는 바람에 좋지 않은 결과를 이끌었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내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나의 성격이 누군가에게는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자.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솔직한 나’는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변명이 될 수 없다.

우리를 진짜 괴롭히는 감정은 아마 막연한 슬픔이 아니라 확실한 실망감일 것이다. 슬픈 감정은 기분 전환으로 한결 나아지기도 하지만, 큰 실망감은 다르다. 실망감은 우리를 공허하고 아득한 상황에 몰아넣는다. 실망한 사람은 무력함을 느낀다.

사람에게 덜 기대할 것. 내가 준만큼 똑같이 받으려고 욕심내지 않을 것. 이 두 가지가 인간관계에서 실망하지 않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오히려 유쾌하고 즐거운 감정 이외의 다른 감정이 생기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심리 상태가 더 걱정할 만한 일이다.

먼저 감정에는 좋고 나쁨의 구분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 대신, 감정에서 야기되는 행동에는 좋고 나쁨의 구분이 명백히 존재한다. 감정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감정이 될 수도 있고, 나쁜 감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자신에게는 그러지 못할까. 오늘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일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 왜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못할까. 나를 소중히 여기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나에게 질문을 건네보자. 오늘 무엇이 나를 즐겁게 했는지 혹은 실망스럽게 했는지 물어보자.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듯이 나와 대화하면 나의 감정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챙기는 첫걸음이다.

인생은 짧고 또 길어서 마지막까지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친한 친구에게 하는 것처럼 나 자신을 위로해주고 기분을 풀어주자.

나의 기분은 내가 잘 알아주어야 한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챙기겠는가.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엉망진창인 것 같을 때 나를 챙겨줄 가장 따뜻한 친구는 나임을 기억하자.

자신감 넘치는 자세를 취하면
실제로 더 자신감을 느끼게 되고,
웅크리고 다니던 몸을 곧게 펴는 것만으로
마음속 응어리가 작아진다

자신의 욕구를 숨기다 버릇하면 그 누구도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당신을 무시하는 것에 익숙해질지도 모른다

위의 상황을 나타내는 심리학적 근거가 바로 ‘확증 편향’이다. 자신의 신념과 결정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지나치게 주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어떤 주관적인 관점을 갖게 되면 이 관점은 머릿속에서 쉽게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 있게 된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관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를 찾는 경향이 강해진다. 반대로 자신의 관점과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해버린다. 판단이 하나씩 입증될 때마다 ‘거봐, 내 생각이 맞잖아’라고 생각하며 편견을 강화한다.

자신의 성취를 적어본다
자신의 나약함을 공유하라
완벽주의 성향을 버려라

지나치게 긍정적인 사람들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항상 같은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넘어진다. 그들은 문제가 발생할 확률뿐 아니라 문제가 미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한다. 그 결과, 자신에게 불리한 선택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원래 성질대로라면 목소리를 높이든 화를 내든 해서 상대방을 최대한 설득했을 테지만 결국에는 당신의 생각을 숨기는 선택을 한다. 나만 참으면 모든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동료는 주장을 더 내세우며 기고만장해질 뿐이고 당신은 그냥 상황을 개선하기를 포기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점차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게 된다.

감정은 결코 억누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정이나 생각은 억제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강해지고 억제가 안 되면 더 강력한 억제가 필요해진다. 이런 악순환은 당연히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잘 모르겠어. 그냥 기분이 별로야.’
‘우울한 것 같아.’

‘~한 것 같다’라고 에둘러 말하지 말고, ‘나는 화가 났다’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연습을 하자. 꾸준히 운동해야 근력이 생기듯이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도 조금씩 꾸준히 해봐야 는다. 그러다 보면 느낌을 정확히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자신에게 전혀 해가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어떤 일에 도전하고 있다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자’. 그러면 생각보다 불안하지 않다는 걸 금세 깨달을 것이다. 당신이 생각해야 하는 것은 당신이 해내야 하는 일이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내일에 대한 불안함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귀중한 시간을 쏟아야 한다. 우리는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고 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만 있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있으면 무언가를 처리하지 않은 듯한 찝찝함이 마음 한 편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먼저 이루기 쉬운 작은 목표를 세워보자. 매일 한 발짝씩 실행에 옮기다 보면 보다 계획적으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성장이란 불안해하며 탐색하고 실행하며 이뤄내는 과정이다. 불안함과 함께한 성장은 결국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나쁜 기억이 오래가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 당시에 감정을 바로바로 처리하지 않은 데에 있다. 사건이 끝난 지는 오래되었지만 고통은 지금까지 계속되는 것이다. 자신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감정은 곧바로 다른 감정으로 대체된다. 그러나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스스로 해소하지 못한 감정의 응어리는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응어리는 마음 한 구석에 삐져나온 가시가 되어 실수로 잘못 만지기라도 하면 죽을 만큼 아프다.

잊히지 않는 것들을 굳이 지우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성장해온 흔적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상처를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알아가고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된다. 정말 강한 사람은 상처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상처가 있지만 그것을 직시하고 이겨내 더 나은 내가 된 사람이다. 그러니 마음을 열고 상처를 성장의 힘으로 바꿔보자.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날들을 이겨내야 비로소 화창한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자라면서 상실감이 몰려올 때 다른 사람의 공감과 위로를 받은 경험이 없다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위로를 통해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로하는 능력이 결여된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때 감정적 공감과 지지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가 본 사물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은 ‘맥락 효과’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처음에 부정적인 자극을 받았다면 그 뒤로는 무엇을 보더라도 우리 뇌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마음이 지옥일 때는 세상 누구에게라도 악의를 느끼듯이, 내 마음이 편안해지면 남의 마음을 섣부르게 짐작하는 태도는 사라질 것이다.

시인 소동파는 "내 눈으로 세상을 보면 나쁜 사람이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마음의 상태다. 자신의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도 자연스럽게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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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창] 사람 취급 못 받아야 사람이 되나 / 김소민


‘학대로 사람 만든다’는 생각은 2020년에도 강력하다. 그 생각이 얼마나 강력하냐면, 스스로 학대 속으로 들어가게 할 정도다. 얼차려를 견디는 장면에 시청자들이 ‘감동’할 정도다. 시즌1 누적조회수가 6천만이었다는 유튜브 프로그램 <가짜 사나이>를 보면 그렇다. 군복을 입고,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참가자들은 "나약함을 이기고" "게으름을 극복하려고" 눈이 뒤집힐 정도(한 참가자는 정말 눈에 흰자위만 남았다)의 얼차려를 받는다. 중간에 그만둔 참가자들은 패배감에 눈물을 흘렸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려는 ‘더 나은 인간’은 어떤 사람일까? ‘게으름을 극복해’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사람? ‘나약함을 이기고’ 어떤 모욕이라도 참아내는 사람? 어쩌면 이 땅에선 그렇게 개조된 사람이 ‘더 나은 인간’이라 폭력이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은행나무 수난시대 / 이경수


짧은 기간 일시적인 악취를 유발한다는 이유로 생물을 죽이고 없애는 것이 과연 능사일까. 과거의 인류가 현재 우리처럼 생각했다면 은행나무는 지구상에서 벌써 사라졌을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이해와 배려가 없다면 지구의 미래는 앞으로 더욱 암담해질 것이다.

[태원준 칼럼] 정책이 만든 전세난, 싸우게 된 사람들 / 태원준

이렇게 정책이 빚어낸 전세 수요-공급의 극단적 불균형 속에서 사람들은 내용증명을 보내고 통화 내용을 녹음하며 싸움을 벌이게 됐다. 갈등을 조율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부추긴 이 갈등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서울의 신규 입주 물량은 올해까지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내년부터 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여파가 닥쳐 절반으로 급감한다. 전세 물량은 더 부족해질 테고, 분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런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는데, 또 대책이 나온다니 벌써 마음이 무겁다.

[이명희의 인사이트] 죽음을 대하는 자세 / 이명희


얼마 전 9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한원주 권사는 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로 마지막 순간까지 중증 치매 환자들을 돌보다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란 세 마디 말을 남기고 떠났다. 2018년 별세한 ‘목회자들의 목회자’ 유진 피터슨 목사가 남긴 마지막 말은 ‘레츠 고(Let’s go·가자)’였다. 천상병 시인은 시 ‘귀천’에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고 노래했다.

어느 죽음인들 슬프지 않을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에 악착같이 발붙이고 하루 1분1초라도 더 살고 싶어하는 게 범인(凡人)들이다. 

[살며 사랑하며] 심리적 보호대 / 배승민


수술 직후라 다리가 워낙 약해져 있으니 보호대가 더 큰 외상을 막아주고 재활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오래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보호대에만 의존하게 돼 정작 근육과 인대 발달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보호대가 심리적 방어기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어기제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개인만의 습관 같은 것이다. ‘지식화’의 방어기제를 쓰는 사람은 고민이 생길 때마다 책에서만 답을 찾으려 들고, ‘투사’의 습관이 있는 사람은 힘들 때마다 남 탓으로 그 상황을 넘기려 한다. 즉 방어기제는 인간이 외부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으로 터득한 싸움의 기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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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몸의 일부가 돼버린 보호대를 막상 뺄 생각을 하니 덜컥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이런 편안함이 결국 과도한 심리적 보호대가 돼 내 몸과 마음이 보다 건강해질 기회를 뺏는 것이란 생각에 조심스레 걸음을 내디뎠다. 편한 익숙함보다는 이 서툰 걸음이 결국엔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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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24시간 일하면 죽는군."
"어리석지. 죽고나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후구나카는 왜 예전의 부하직원인 고타로와 같은 회사에 오게 되었을까.

처음부터 야근을 전제 하면 안 되죠. 공수를 최소한으로 잡으면 문제가 생겼을 때 스케줄이 다 꼬여서 일이 엉망이 된다고요

유급휴가를 못 쓰게 하는 것도, 주말을 반납하라는 것도 그거 다 근로기준법 위법이에요

"일이란 말이죠. 죽기 살기로 하는 거예요! 좀 버겁더라도 무리하면서 노력해야 하는 거라고요!"
유이는 섬뜩하리만치 싸늘한 감정에 휩싸여 미타니를 응시했다.
"죽기 살기니, 무리를 하라니 그런 말 쉽게 내뱉지 마세요."

"한 번쯤 죽을 힘을 다해서 해보지 그래?"
고타로의 목소리였다. 언제부터 뒤 편에 서 있었던걸까.
구루스에게 강렬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자네는 아직 젊잖아. 한번 해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일걸?"
"저세상 말이에요?"

고타로: "뭐랄까, 뇌에서 마약이라도 한 것처럼 쾌감이 확 솟아나는 느낌이랄까? 벼랑 끝에 몰릴수록 성취감도 더 커지는 법이거든."

구루스: "으아 그거 아드레날린 중독이에요."
"그 확 솟아나는 쾌감때문에 군인들이 전쟁터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던데요? 인터넷에서 그런 기사 못봤어요? 다네다 씨도 쉬는 날이면 일 못해서 금단 현상 일어나죠?"

휴가는 필요하다. 누구나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지는 날이 있기 마련이니까. 심신이 질러대는 비명을 무시하고 일하다가는 후이궈러우 아저씨처럼 영원히 휴가를 맞이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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