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Hard Ride to Hell, 2010

  감독 - 페넬로프 뷔텐휘스

  출연 - 미구엘 페러, 로라 메넬, 브렌단 페니, 캐서린 이자벨

 

 

 

 

 

 

  유산의 아픔을 달래고자 ‘테사’와 ‘대니’ 부부, 거기에 동행한 ‘캐리’와 ‘제이슨’, 그리고 ‘더크’까지 다섯 명이 캠핑카를 몰고 여행을 떠난다. 캠핑장에 도착한 그들은 짐을 푸는데, 더크가 우연히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오토바이를 탄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여자들을 끌고 와서 이상한 의식 같은 것을 치르더니, 산 채로 물어뜯었다! 그 순간 더크의 무전기가 울리고, 일행은 무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는데…….

 

  사막 지대가 나오고, 캠핑장에는 칼을 파는 외판원인 ‘밥’만 있는 장면에서 ‘힐즈 아이즈 The Hills Have Eyes, 2006’가 떠올랐다. 그러다 오토바이를 탄 폭주족 무리가 나오자, 이번엔 돌연변이가 아닌 조금은 난폭한 인간들과 싸우는 내용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캠핑카와 오토바이, 우락부락한 근육맨들과 평범한 청년들의 대결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그림을 그려보았다. 음? 그런데 이상하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오토바이 폭주족이 아니라, 이상한 종교 집단 같아. 헐? 그리고 주인공 일행을 이끄는 것은 칼을 팔던 밥이었다. 그러면 밥이 주인공인가?

 

  영화는 그렇게 예상을 벗어나더니, 급기야 몇 백 년 간 인간 세상에서 살아온 악마까지 등장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자신의 후사를 남기려는 악마와 그것을 막아야 한다는 사명으로 대를 이어 외딴 마을을 지킨 신부가 벌이는 대결까지 이어졌다.

 

 

  예측할 수 없는, 상상 이상의 전개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서로 겉돈다는 느낌이 들었다. 초반은 여행 왔다가 살인자를 만나 죽기 살기로 싸우는 분위기였는데, 후반은 악마와 싸우는 밥의 원맨쇼를 보는 기분이었다. 거기에 상표가 뭔지 모르겠는, 밥이 파는 칼의 홍보도 겸하고 말이다.

 

 

  그런데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캠핑장 주변에서 실종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전단지가 근처 술집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 순찰 도는 경찰을 두거나, 지역이 너무 넓어서 왔다 갔다 하기 힘들면 아예 상주하면서 감시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 놓아야 하지 않았을까?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아예 캠핑장을 폐쇄하거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부에서 알면서 방관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 지역을 다른 사람들 몰래 오토바이 폭주족들에게 거액의 돈을 받거나 불사의 능력에 대해 아는 대가로 판 것이다. 그래서 캠핑장을 폐쇄하지도 않고, 경고문도 두지 않았으며, 순찰 도는 경찰도 파견하지 않은 것이다. 제물이 있어야 하니까!

 

 

  대개 모성은 위대하다고 하는데, 이 영화의 모성은 음……끔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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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Blackburn, 2015

  감독 - 로로 차트랜드

  출연 - 로쉴린 먼로, 에밀리 울러럽, 칼럼 워시, 알렉산더 칼버트

 

 

 

 



 

  한 부부가 어린 아기를 데리고 폐허가 된 광산을 들른다. 그 곳을 개발하기 전에 둘러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습격을 당하여 살해당하고, 아기만이 살아남는다. 거의 비슷한 시간, 다섯 명의 친구들이 숲으로 놀러오지만 뜻밖의 산사태로 도로가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근처에 묵을만한 곳을 찾던 그들은 우연히 들른 허름한 주유소에서 버려진 광산에 대한 신문 기사를 본다. 두 노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곳으로 향하는데…….

 

 

  휴가를 떠난 젊은이들이 가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간 곳에서 잔인한 살인마를 만나는 얘기는 너무도 흔한 설정이다. 거기에 징징대면서 자기주장만 하는 금발머리 여자와 나름 전투능력을 갖춘 갈색 또는 검은 머리의 여자 캐릭터 역시 진부하다. 거기에 실종자가 생기는 이유를 알고 있으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캐릭터 역시 빠지지 않는다. 그 사람이 비밀을 말하려는 순간에 살해당하는 것 역시 기본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나왔던 다른 작품들과 그리 다를 바가 없는 흔하디흔한 청춘 슬래셔 물이다. 아이들은 놀러왔다고 마냥 좋아하다가 하나둘씩 살인마에게 잡혀서 고문 받고, 안 잡힌 아이들은 정신없이 도망 다니다가 전열을 재정비해서 잡힌 친구 구하겠다고 돌아와서 싸우다가 또 죽거나 잡히고, 고문당하고 그러다 반격하고.

 

 

  영화를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도대체 이상한 일이 있으면 한국은 119, 미국은 911에 신고하라고 배우지 않나? 아니면 위험한 장소에서는 멀찌감치 벗어나야 한다는 것도 모르는 걸까? 미국이건 어디건, 대학을 다닌다고 해서 지혜로울 거라는 건 편견에 불과했다. 게다가 폐광의 그 더러운 먼지가 자욱한 바닥에서 섹스를 하고 싶을까? 그것도 친구의 애인이랑? 그거 며칠 좀 참으면 생식기에 가시가 돋거나 거미줄이 생기나? 아니면 ‘난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섹스를 하지 않으면 죽는 희귀병에 걸렸어.’ 이런 건가? 그래서 싸우고 뿔뿔이 흩어져서 하나씩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흩어지게 된 이유를 꼭 그런 걸로 해야 했을까? 너무 흔하잖아. 다른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마음도 없었던 거야? 이왕 보여줄 거면 제대로 화끈하게 보여주던가!

 

  살인범의 정체는 두 노파의 입에서 너무도 쉽게 밝혀진다. 예전에 광산 위에 있던 정신병원에 있던 살인마들이 숨어있다는 얘기였다. 이해하기 어렵다. 실종자를 찾는 전단지는 주유소 벽에 잔뜩 붙여놓고, 정작 왜 그들이 사라지는가에 대해서는 비밀로 하고 있었을까? 그러면서 애들이 말해달라니까 술술 얘기한다. 설마 ‘아무도 물어보지 않아서 안 말했어.’ 이런 건가? 남의 일에 관여하기 싫다는 생각은 알겠는데, 적어도 범죄자가 숨어있으면 익명으로라도 신고는 해야 하지 않나? 이건 뭐 그냥 자기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건만 팔면 되지, 죽건 말건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살인자들이 그렇게 많이 숨어있는데, 그걸 까맣게 모른 정부도 좀 한심했고. 사람들이 그렇게 사라지고 그러면, 수색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우연히 들른 아이들도 찾은 증거물을 아무도 몰랐다? 이해할 수가 없다.

 

 

  애인님은 미국이 워낙에 땅이 넓어서 그런 거라는데, 흐음. 그래서 외딴 시골마을이나 산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다룬 영화가 많은 걸까? 공권력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야만이라는 건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은, 미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인가 보다. 법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살인마들이 우글대고 있으니까.

 

 

  그런데 다른 건 다 그러려니 해도, 진짜 이해가 안가는 게 있다. 포스터에 나오는 애들은 일곱 명인데, 왜 영화에는 다섯만 나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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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inister 2, 2015

  감독 - 시아란 포이

  출연 - 샤닌 소세이먼, 제임스 랜슨, 테이트 엘링턴, 리 코코

 

 

 

 

 

  지난 1편에서 작가였던 ‘오스왈트’를 도와 사건을 조사하던 ‘부보안관’이 이번에는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는 사립탐정으로 일하면서 ‘부글’에 얽힌 일련의 사건들을 조사하고 있었다. 오래 전 교회에서 벌어진 일가족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찾아온 그는 뜻밖에 그 집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건 이후 분명히 비어있다고 들었는데?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코트니’로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피해 두 아들과 함께 숨어살고 있었다.

 

  불행히도 부글의 마수는 이미 그녀의 아들인 ‘딜런’과 ‘잭’에게 뻗어있었다. 매일 밤, 가족을 죽이고 부글의 하수인이 된 아이들이 자기들이 찍은 영상을 딜런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엄마를 닮아 예민한 딜런과 아빠를 닮아 다소 거친 잭. 잭은 아이들이 자신이 아닌 딜런을 택한 것에 분개해하고, 형을 괴롭힌다. 그리고 마침내 운명의 밤이 찾아오는데…….

 

 

  1편은 부글이라는 존재와 일가족 몰살 사건에 대해서 알아내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2편은 사건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말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갑자기 하룻밤 사이에 미쳐서 가족을 잔인하게 죽이는 게 아니었다. 악령들이 자기 가족을 죽이는 과정을 담은 스너프 필름을 매일 밤마다 보여주며 세뇌시키고 있었다. 그러면서 부추긴다. ‘넌 더 멋진 영화를 만들 수 있어, 한 번 해봐. 영화를 완성해야지.’ 딜런에게 아이들이 가족을 죽이는 영상을 보여주는데, 하아……. 어쩌면 그리도 잔인하게 죽일 수 있을까? 주인공이 아이들이었지만, 아이들은 절대로 볼 수 없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다가, 문득 소설 ‘잔예’에서 나온 말이 생각났다. ‘다른 곳에서 들은 이야기라고 해도, 뿌리는 같다.’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사한 집에서 악령이 나오는 영화는 이 작품 말고 ‘아미티빌의 저주 The Amityville Horror, 1979’ 시리즈, ‘폴터가이스트 Poltergeist, 1982’시리즈 그리고 ‘컨저링 The Conjuring, 2013’시리즈 등이 있다.

 

 

  이런 상상을 해봤다. 만약 거기에 나오는 악령들의 근원이 하나라면? 원래 처음 시작은 하나였는데, 이리저리 저주가 옮겨 다니면서 변형도 되고 중간에 끼어든 악령도 있고 하면서, 지금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다양해졌다면? 그래서 저주가 끝나지 않는 것이다! 처음 시작점을 찾아서 제거하지 못했으니까! 그게 동양에서 시작되었는지 서양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주온 呪怨: Ju-on, 2002’과 ‘잔예 残穢, The Inerasable, 2015’까지 연결시킬 수 있다! 만약에 그게 물건에까지 옮겨갔다면, 예를 들면 인형이나 목걸이 등등으로 전파되게 변형되었다면 영화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1973’나 ‘에너벨 Annabelle, 2014’까지 잇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모든 공포의 원인은 하나였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걸 밝혀내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 있으면 읽어보고 싶다. 어느 존잘님이 영화로 만들거나 소설로 써주지 않으시려나?

 

  다른 얘기는 그만하고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이번 2편은 아이들이 만든 ‘영화’는 내용이나 화면이 무척 잔인했다. 거기에 부모의 사랑을 둘러싼 형제 사이의 질투나 갈등이 잘 표현되었다. 하지만 흐음……. 몇몇 장면은 좀 억지스럽기도 했다. ‘그런 부분만 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옥수수 밭 한가운데에서 가족을 십자가에 묶어 화형 시키려는 꼬마와 그걸 바라보는 어린 악령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어쩐지 스티븐 킹의 소설 ‘옥수수 밭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책에서는 나무에 묶어놓고 제물로 바쳤지만, 영화에서는 화형을 하는 게 곧 제물의 의미니까 비슷하지 않을까? 하지만 영화는 좀 심심했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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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루시아 8권 (완결) 루시아 8
하늘가리기 지음 / 조아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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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하늘가리기

 

 

 

 

 

  이제 진짜로 끝이다. 신중하고 현명한 ‘루시아’도, 무뚝뚝하고 냉철하지만 애처가인 ‘휴고’도, 얼음이 녹는 봄을 맞이한 어린 ‘데미안’도, 루시아 팬클럽 회원들인 ‘제롬’이나 ‘파비안’, ‘로이’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것도 이제 끝이다. 더불어 루시아와 휴고의 격렬한 베드 신도 이제 다시 못 본다. 아쉽다.

 

 

  이번 8권은 뒷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기숙학교에 다니는 데미안이 첫 친구인 ‘크리스’를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일곱 살이 된 루시아와 휴고의 딸인 ‘에반제린’과 국왕 ‘퀘이즈’의 딸 ‘셀리나’의 소꿉놀이 이야기, 열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이미 여러 귀족들의 인정을 받는 능력자가 된 데미안의 이야기 등이 펼쳐져있다.

 

 

  어린 숙녀들의 귀여운 놀이는 읽으면서 엄마 미소가 지어졌고, 아직 아기 같은 어린 딸 또는 여동생에게 남자친구 따위는 만들 기회도 주지 않겠다는 남자들의 각오는 그냥 웃겼다. 과연 이 나라에 휴고와 데미안의 인정을 받을만한 남자가 존재할 것인가? 에반제린은 커서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먼 미래에 일어날 일이고, 작가는 그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궁금해졌다. 혹시 오빠와 아빠의 눈을 피해 애달픈 사랑을 하는 에반제린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잠시 해봤다. 아니, ‘애달픈’은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으니, 남자를 리드하는 씩씩하고 당찬 모습으로 펼쳐질 것 같기도 하다. 만약 나온다면 말이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팬픽을 쓰는 구나.

 

 

  그리고 루시아가 꿈꿨던 다른 삶에서의 이야기도 들어있었다. 그녀의 중년 이후의 생활에 대해 나오는데, 아……. 훈훈한 이야기였다. 그녀와 휴고는 그 어디에서라도 떼려야 땔 수 없는 사이였다. 단지 일찍 만나느냐 늦게 만나느냐는 시간차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걸 하늘이 점지해준 인연이라고 하는 걸까?

 

 

  또한 ‘펜던트’의 비밀에 대해서도 나온다. 그녀가 꿈이라 생각하는 다른 삶이 어쩌면 이미 경험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살아갈 기회를 한 번 더 얻은 것이다. 조상의 은덕이란 엄청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몰락할 뻔했던 가문이 되살아나고, 비참했던 루시아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으니까 말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그런 것도 안 만들어두고 뭐하셨는지……. 다시 살아갈 기회는 바라지도 않으니 번호라도 좀……이라고 하면 혼날까?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하고 훈훈하고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매번 사람 죽이는 영화나 소설만 읽다가 이런 얘기를 읽으니, 어쩐지 배신자가 된 기분도 들었다. 아니야, 추리소설, 호러 슬래셔 무비들아 너희를 버린 게 아니야! 그냥 가끔 별식을 먹고 싶었던 거야. 걱정 마, 금방 돌아갈 테니까. 다음 달엔 또 어떤 걸 읽을까?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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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루시아 7권 루시아 7
하늘가리기 지음 / 조아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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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하늘바라기

 

 

 

 



 

 

  사실상 ‘루시아’와 ‘휴고’의 이야기가 완결된 7권이다. 여덟 권이 세트이지만, 마지막 8권은 외전으로만 이루어져있으니, 이번 7권에서 본편이 끝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권에서 ‘팔콘 백작부인’이 루시아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데이빗’을 부추겨 추문을 일으키려고 하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계획은 타란 공작가의 기사인 ‘로이 크로틴’의 재빠른 대처로 미수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루시아가 추문에 휩싸일까봐, 진실을 숨기고자 크로틴은 사건을 조작한다. 그 결과 그는 공작가를 떠나 북부로 추방당하게 된다. 그래도 그가 기쁜 마음으로 길을 떠나서 다행이다.

 

 

  그리고 루시아는 임신을 하게 된다. 그 사실에 루시아와 휴고는 놀라고 불안해한다. 루시아는 자신이 불임인데 임신이 된 사실에 놀라고, 휴고는 가문의 비전대로라면 그녀의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해한 것이다. 결국 그는 가문의 주치의 ‘필립’을 만나, 산모와 아기 둘 다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고자 한다. 이 와중에서 두 사람은 서로 끝까지 말하지 않으려고 했던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그리고 필립이 제대로 얘기해주지 않는 비밀에 대해 같이 조사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 둘은 그제야 진짜 부부가 된 것이다.

 

 

  이번 권은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내용의 연속이었다. 초반에 크로틴이 모든 죄를 뒤집어쓸 때는 조마조마했지만, 너무도 태연한 그의 모습에 안도했다. 그리고 임신 때문에 예민해진 루시아와 이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휴고의 대조가 무척 재미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1권에서 나온 그 남자가 맞나 싶었다. 특히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의사가 부부관계를 금지하자 ‘왜 어제까지는 괜찮고,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안 되는 건데?’라고 묻는 장면에서는 빵 터졌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거겠지. 그가 아기를 기다리는 이유는, 자식을 보고 싶은 마음보다 하루라도 빨리 루시아와 관계를 갖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 외에 청포도가 먹고 싶다는 그녀의 부탁에, 초봄이라 못 구한다는 말은 못하고 입으로는 알았다면서 속으로는 ‘큰일 났다.’라고 중얼대는 장면도 웃겼다.

 

 

  ‘데미안’이 갓 태어난 동생을 만나는 대목은 감동적이었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던 차가운 마음을 가진 소년이 새어머니인 루시아를 만나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었다. 그러나 덜컥 그녀가 아이를 낳았으니, 이제는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하지만 루시아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고, 어린 동생은 웃어주었다.

 

 

  “사랑스러웠다. 데미안은 오래전 어머니가 알려준 단어의 뜻을 이제는 완벽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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