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후루사와 타케시 감독, 후카다 쿄코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ルームメイト Roommate , 2013

  감독 - 후루사와 타케시

  출연 - 후카다 쿄코 , 키타가와 케이코 , 코라 켄고 , 오노우에 히로유키

 

 

 

 

 

  룸메이트. 둘 이상의 사람이 한 집에서 같이 사는 것을 말한다. 또는 기숙사 같은 경우에는 한 방에서 사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소재의 영화들은 많다. 친한 친구들끼리 같이 살 때는 각자 로맨스가 펼쳐지는 와중에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이나 오해와 갈등이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 모르는 두 사람이 모이면, 이야기는 추리 스릴러 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영화 ‘위험한 독신녀 Single White Female, 1992’나 ‘킬 포 미 Kill for Me, 2013’같은 게 있다. 다른 건 잘 생각이 안 나서 패스. 이 영화는 후자의 경우다. 잘 모르는 두 사람이 어찌어찌하다가 같이 살게 되었는데, 한 명이 수상한 행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포스터를 보면 두 여인이 서 있다. 머리부터 옷까지 서로 흡사하게 꾸미고 있어서, 얼핏 보면 쌍둥이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자세히는 말하지 않지만, 이 포스터가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처음에는 오해하게 만들다가 사건이 진행되면서 진상을 파악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하루미. 병원에서 만난 간호사 레이코의 제안으로 그녀의 룸메이트가 되어 살기로 한다. 처음에는 평온했던 날들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레이코가 불편하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게다가 누군가 자신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불길한 느낌도 든다. 급기야 누군가 집에 숨어들어와 이웃집 아이가 기르던 애완동물을 삶아놓는가 하면, 벽에 붉은 글씨가 적혀있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레이코는 가출하더니 자신을 마리라고 부르며, 하루미에게 집착하기도 하고 폭력성까지 드러낸다. 도대체 레이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의문이 생긴 하루미는 레이코를 미행하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진상은 이것일거라는 의심이 들었다. 그것은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제작진은 나 같은 사람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었나보다. 거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반전을 만들어 두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진상을 파악했다고 생각하게 하다가 뒤통수를 팍 때리는 것이다.

 

  자신의 무력이나 권력으로 약한 어린 아이들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XXX들은 죽어도 싸다. 한 번이 아니라 백번정도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들이다. 거기에 무책임한 부모도 역시 벌을 받아 마땅하다. 자기 딸이 강간당했는데, 강간범이 원래 나쁜 사람 아니라고 두둔한다. 급기야는 강간범이 소문이 나서 자살하자 되레 딸을 욕한다. 너만 입 다물고 있으면 되는데, 괜히 얘기해서 착한 사람이 죽었다고. 그 말과 함께 딸을 폭행하는데, 보면서 욕이 나왔다. 와, 미친 거 아냐? 강간범이나 그를 두둔하는 부모나 완전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후반의 반전이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린 것이다. 반전을 주기 전에 끝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했기에 차곡차곡 쌓아왔던 긴장감이 허물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 이후 반전을 주기는 했는데, 무너진 사랑 탑이 아니라 긴장감을 다시 세우기엔 시간이 좀 촉박했다. 게다가 마무리 부분이 좀 길어서 차라리 거기를 줄이고 반전 부분을 차분하게 넣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타카와 레이코가 예쁘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한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글.그림,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Herr Fuchs und der Rote Faden

  작가 - 프란치스카 비어만

 

 

 

 

 

  예전에 사용하던 블로그에 몇몇 광고성 댓글과 함께 이상한 암호 같은 댓글이 주르륵 달리더니 결국은 사용 중지를 당한 적이 있다. 물론 내가 한동안 방치하긴 했지만, 몇 달 사이에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그 블로그에 ‘책 먹는 여우 Herr Fuchs Mag Bucher!’ 리뷰가 있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이번에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는 말에, 조카보다 내가 더 설레었다. 그래서 어린이날 선물이라는 핑계로 내가 먼저 읽어보았다. 아, 역시 재미있다. 비록 내가 추리 호러 스릴러를 무척 좋아하지만, 이 책은 그런 요소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지난 이야기에서 직접 이야기를 써서 유명해진 여우 아저씨. 빛나리 씨와 함께 일하면서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이야기 소재들을 모아놓은 이야기 창고가 텅 비어버린 것이다. 빛나리 씨의 빨간 스웨터 털실을 묶고 바닥에 난 구멍으로 범인을 찾으러 떠난 여우 아저씨. 도대체 누가, 왜 그의 이야기 소재들을 몽땅 훔쳐갔을까?

 

  ‘책 먹는 여우’가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번 이야기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야기 창고를 훔쳐낸 생쥐 몽털 씨는 여우 아저씨처럼 작가가 되고 싶어서 그의 모든 것을 따라 하고자 그런 짓을 벌였다. 하지만 여우의 이야기 소재를 훔쳐왔어도, 그는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몽털 씨의 것이 아니라, 여우 씨의 것이기 때문이다. 무늬가 다른 낡은 우산이나 돌, 깃털, 구슬을 모은 유리 병 같은 물건들이 의미가 있는 것은, 여우 씨가 그것들을 발견했을 때 남들은 모르는 뭔가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았을 때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간 생각이나 그 당시의 상황, 분위기 등등은 여우 씨만이 알고 있고,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것들이다. 그런 경험이 없는 몽털 씨가 이야기를 이어갈 수 없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글을 써야하는지, 작가는 어려운 단어나 긴 서술 내지는 다른 미사여구 없이 간단히 말하고 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스며든 이야기를 쓰라고 말이다.

 

  그게 여우 아저씨와 몽털 씨의 차이였다. 여우 아저씨는 자기가 보고들은 것을 바탕으로 소재를 선택해했고, 그것을 발전시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다. 반면에 몽털 씨는 남의 소재를 훔쳐다가 억지로 이야기를 만들려고 하니, 한글자도 적을 수 없었다. 뭐, 재능이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설명조의 다른 글짓기 책보다 이런 접근법이 내 마음에 들었다. 조카 주지 말고 내가 가질까하는 고민이 좀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젼
소니픽쳐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 - Legion , 2010

  감독 - 스콧 스튜어트

  출연 - 폴 베타니 , 루카스 블랙 , 데니스 퀘이드 , 타이레스 깁슨

 

 

 

 

 

  이 세상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작품은 많다. 어떤 것은 천재지변으로, 또 다른 것은 외계인의 습격으로, 또 어떤 것들은 질병이나 기후 변화로 지구는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된다. 아, 혜성이나 소행성의 충돌 같은 것도 지구가 위험에 빠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지구 멸망의 원인은 아마 성경에 기록된 종말의 날일 것이다. 언제인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여러 예언서에 분명히 올 것이라 기록되었기에, 좋은 소재 중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그런 경우에는 종교적인 면이 부각되는 점도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이 영화는, 성경에 기록된 지구 종말에 대해 애기하는 것 같이 보였다. 두 천사, 신의 뜻에 따라 인간을 벌하겠다는 천사 가브리엘과 아직 희망이 있으니 보류하자는 미카엘.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를 가진 찰리와 그런 그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짐. 찰리에게 아이가 죽을 것이라 말하며, 그녀를 공격하려는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존재들. 넓은 사막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에 고립된 사람들. 어떻게 보면, 재림하는 예수와 그 탄생을 막으려는 악마들의 공격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아기를 제거하려는 무리의 대장이 바로 천사 가브리엘이라는 것이다. 그럼 그 아이가 적그리스도인가? 미카엘이 아기를 보호해 신의 분노에서 인간들을 구하겠다고 하는 걸 보면, 그건 또 아니다. 그렇다면 그 아기는 아무 존재도 아닌 걸까? 그런 거라면 가브리엘이나 미카엘이 그렇게 난리를 칠 필요가 없다. 결론은 그 아기는 신이 보낸 게 맞는데, 신은 그 아기가 태어나는 것도 기다리지 못하고 인간들을 죽이라고 했다는 말이 된다. 헐, 몇 천 년을 참았으면서 그 몇 달을 못 기다리다니……. 그런데 또 이해가 안 가는 건, 미카엘이 신의 말에 반항하고 맞서 싸우는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냥 가브리엘만이 길길이 날뛸 뿐이다.

 

  헐, 그럼 뭐지? 겉으로는 인간을 멸종시키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가브리엘에게 교훈을 주겠다는 의도였던 것일까? 미카엘을 용서했다는 것은 인간을 죽이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그냥 가브리엘에게 하지 말라고 명령만 내리면 끝날 문제였다. 그걸 굳이 하지 않고 미카엘로 하여금 가브리엘의 자존심을 깨트리게 했다는 건…….

 

  추악한 인간들에게 실망해서 다 죽이라고 명했다고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추악한 사람보다는 선한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온다. 사악한 존재들은 천사가 불러온 것들뿐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작고 허름한 식당에 가둬두고 공격하는 건 천사였다. 그런데 뭣 하러 쪼잔 하게 식당 하나를 공격 못해서 그러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다면, 이왕이면 고위 장성이나 미 대통령을 조종해서 핵무기를 터트리면 금방 끝났을 텐데 말이다. 아니면 인원수로 밀어붙이거나. 사실 천사가 끌고 온 무리가 좀 많았다. 비록 총 한방에 나가떨어지긴 했지만, 총알이 무제한은 아니니까 계속 공격하면 이길 가능성이 높았다. 아무래도 가브리엘은 전략전술적인 면에서 취약한 모양이다.

 

  지구 종말 영화는 거의 모두가 선한 인간 하나둘의 희생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데미 무어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세븐 사인 The Seventh Sign, 1989’에서는 단 한 사람의 희생으로 지구는 종말의 위기에서 벗어난다. 이 영화에서도 미카엘을 도와 찰리와 아기를 살리겠다고 애쓴 사람은 예닐곱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의로운 사람 열 명을 찾지 못해 멸망한 소돔과 고모라가 불쌍할 뿐이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지구 종말이 확실하게 오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한다. 이건 뭐 나중에 어떻든 희망적으로 끝나니까 인간들이 반성을 못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누구 한 명이 희생하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확실하게 아무도 반성하지 않고 다 죽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특히 간음하지 말고, 네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라는 십계명을 어기는 성직자들부터 죽는 영화를 좀 봤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 모든 화가들의 그림 이야기 - 개정판 마음이 쑥쑥 자라는 세상 모든 시리즈 1
장세현 지음 / 꿈소담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저자 - 장세현

 

 

 

 

 

  어린이날 선물로 고른 책 중의 하나다. 예전에 큰 조카였던가 둘째 조카였던가 하여간 둘 중의 하나에게도 선물로 줬었는데, 몇 년 전에 개정판이 나왔다고 해서 다시 골랐다.

 

  세상 모든 화가들이라는 제목답게, 책은 동굴 벽화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왜 우리 조상들이 동굴에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저자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음, 이런 경우에는 저자가 아니라 작가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이집트 미술의 대표작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거쳐, 헬레니즘 조각의 대표작인 '라오콘과 두 아들'을 지나, 중세 시대의 종교화와 르네상스 시대에서 머무른 후, 고전주의 낭만주의 등등의 시대를 보여주고 피카소와 샤갈에서 마무리한다.



 

  다른 미술 관련 책처럼, 이 책 역시 유명 화가들의 대표작을 엄선하여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림이 그려진 시대를 보여줄 수 있는,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곁들이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면 스핑크스를 보여주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스핑크스에 관련된 이야기가 같이 들어있고, 들라크루와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같은 그림에서는 그 배경이 된 샤를 10세 치하의 설명이 이야기 형식으로 첨부가 되어 있었다. 그 뿐인가? 그 당시 그림의 특징이라든지 화가의 인생, 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명까지 적혀있다.

 



  그림 한 장으로 역사적 사건사고와 그림의 의의, 그 시대 미술 사조의 특징까지 알 수 있다.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사조는 되는 셈이다. 그리고 흥미가 있다면, 다른 책에까지 관심을 기울일 수 있고 말이다.

 

  나에게는 꽤 재미있고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 책인데, 막내 조카는 어떨 지 모르겠다.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BC 셜록 : 시즌3 (2disc) - 한국어 더빙 수록
폴 맥기건, 마틴 프리먼 외 / KBS 미디어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Sherlock, 2013

원작 - 코난 도일

극본 - 마크 게이티스, 스티븐 모팻

출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틴 프리먼

 

 

 

 

원작대로 셜록은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원작과, 달리 어떻게 그 상황에서 살아남았는지 확실한 해명은 없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전반적으로 개그가 늘었다. 작가들이 추리보다 개그컷의 비중을 어떻게 하면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만 연구했나보다. 특히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둘이 있으면, 두 형제의 잘난 척과 말장난으로 만담을 보는 것 같았다. 거기에 허드슨 부인까지 가세하면 이건 뭐…….

 

첫 번째 에피소드인 '빈 영구차 (The Empty Hearse)'는 단편 '빈집의 모험'이 원작이다. 홈즈가 살아 돌아와 모리아티의 남은 부하인 모린 대령을 잡아들이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도 그런 내용인데, 스케일이 꽤 커졌다. 드라마가 워낙에 인기가 높아져서 제작비를 많이 받았는지, CG가 무척이나 멋졌다. 런던의 대표 명물인 빅 벤이라든지 국회 의사당이 팡팡 터지는 장면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초반에 셜록이 사건을 여러 개 해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의 다 단편에 있는 사건들이었다. 예를 들면 '기어 다니는 남자' 라든지 '신랑의 정체'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왓슨 보살설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에피소드였다. 그리고 셜록의 약점은 바로 왓슨이라는 사실이 확실히 밝혀지는 편이었다.

 

 

'세 개의 서명 (The Sign of Three)'은 존과 메리의 결혼식이 배경이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벌어지는 와중에, 셜록은 그때까지 있었던 사건사고들을 떠올리면서 앞으로 일어날 살인사건을 막아낸다.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의 머릿속 장면들이 무척 재미있었다.

 

그런데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걸까? 예전의 셜록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그 전까지는 손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것 같았던 존재가 근처로 내려온 느낌? 지난 시즌까지 보여줬던 나름 의젓한 어른에서 징징대는 어린 아이가 되어버린 것 같다. 하긴 원작에서도 그랬다. 왓슨이 결혼한 다음에 자길 혼자 내버려뒀다고 투덜대는 홈즈의 모습이 나오긴 했다.

 

 

마지막 서약 (His Last Vow)은 단편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튼'이 떠올랐다. 그 이야기에서는 귀족들의 약점이 될 만한 편지나 서류를 가지고 협박하는 비열한 남자가 나오는데, 이 에피소드에서의 마그누센이 그런 사람이었다. 언론사 사주로 고위 관료는 물론이거니와 여러 사람의 약점이 될 만한 사실을 손에 쥐고 있는 남자이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셜록이 왓슨의 부인인 메리를 보았을 때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 그게 이번 편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열쇠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 왜 셜록은 그런 여자가 왓슨과 결혼하려고 하는데 내버려둔 걸까? 의문이 생기면 파헤치는 게 셜록 홈즈가 아니었나? 게다가 온 세상의 정보를 다 알고 있는 마이크로프트 역시 몰랐을 리도 없고……. 뭔가 이상하다.

 

이번 편에서 마이크로프트와 셜록은 시트콤에서나 볼 법한 행동을 한다. 똘똘하고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유능하지만, 엄마 앞에서는 담배 하나도 마음대로 피지 못하는 착한 아들. 이런 걸 갭모에라고 하던가?

 

 

추리에 개그를 가미했다기보다는, 개그에 추리를 넣은 것 같은 3시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