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보는 한국 근대사 - 조선, 세계의 화약고 EBS CLASS ⓔ
신효승 지음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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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역사에서 각성과 성장의 역사로 바뀌어야 우리 근대사는 제대로 쓸 수 있다. 이는 국민이 국가의 주체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찾는 것이며, 근본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단순히 누군가로부터 주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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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한국 근대사 - 조선, 세계의 화약고 EBS CLASS ⓔ
신효승 지음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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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20여년 전 말로만 많이 들었던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읽었다. 독자가 읽은 책은 김종성 역, 위즈덤하우스 발간한 책이었다. 이는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 배웠던 일부 고대사가 축소·은폐된 부분이 많다는 내용이었다. 저자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는 우리 고대사의 진실을 독자에게 깨우쳐 주었다. 원문을 현대어로 바꾸고 오류를 바로잡는 한편 해설과 주석을 별도로 추가한 고대사의 참모습은 우리 역사의 이해를 넘어 웅혼한 기상을 가진 민족이라는 자부심마저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조선상고사』는 단군, 기자, 위만, 삼국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역사인식 체계를 부정하고 대단군조선, 삼조선, 부여, 고구려로 이어지는 새로운 역사인식 체계를 수립한 것이다.

우리가 보고 배웠던 우리의 역사 책에 낡고 패배주의에 물든 인식이 그대로 배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라의 중심에서 서술된 《삼국사기》를 비판하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관점에서 신라, 백제, 가야를 균등한 시각에서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우리 민족의 동질성을 확립하고 불완전한 역사를 제대로 서술하고자 하는 신채호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어서 의미가 깊고, 독자의 부족한 역사 인식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 이제까지 《삼국사기》로 소외됐던 백제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 책 『전쟁으로 보는 한국 근대사』의 저자도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보는 시각에는 패배주의가 만연하다고 주장한다.

 


 

『조선상고사』를 읽은 독자로서는 매우 당연한 이야기며 저자 신효승의 역사 인식에 박수를 보낸다. 이에 따르면 세계 열강이 한반도를 노리는 와중에도 왕은 무능했고, 정부 관료는 부패했다. 군대의 기강은 무너졌고 백성들은 나약했다. 국제 관계의 역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외교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왕조의 마지막 숨결을 내주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이다. 더러 의병 항쟁의 영웅적 서사를 강조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민족주의의 시각에 갇힌 채 분노의 정서만 자극한다.

우리나라의 근대사, 조선왕조의 마지막 역사는 과연 그렇게 패배주의적이고 무기력하기만 했을까? 병인양요부터 신미양요, 강화도조약을 거쳐 청산리전투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상들은 과연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한 채 그저 당하기만 했을까? 저자 신효승(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전쟁사를 중심으로 격동의 한국 근대사를 풀어내는 역사학자이다. 이 책은 전쟁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한국 근대사를 살펴본다. 그중에서도 조선에 세계 질서에 편입되는 과정에서부터 독립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청산리전투까지 살펴보았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는 정말로 패배한 전쟁이었는가? 강화도조약은 과연 불평등하기만 한 조약이었는가? 일본은 어떻게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는가? 세계 열강은 왜 일본에게 대한제국에 대한 지배권을 넘겨주었는지? 전쟁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살펴보면 기존에 배우지 못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신효승 저자의 이 책은 큰 설득력을 가진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에 대한 연구를 위한 자료 범위를 국내 사정을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 질서의 중심이었던 서구 열강의 움직임과 기록까지 파헤쳤기 때문이다. 올바른 역사 인식과 물샐 틈 없는 자료 확보로 이 책은 당위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가 다시 쓰여져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1866년 10월 프랑스 극동함대 사령관인 피에르-귀스타브 로즈 제독이 이끄는 함대가 군함 7척과 병력 1400명을 갖추고 우리나라 한강 입구에 위치한 강화도에 쳐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병인양요’로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의 조선 원정’이라는 전쟁이다. 병인양요의 결과 우리는 크게 패하여 강화도를 점령당하고 수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했다고 배웠다. 하지만 전쟁의 궤적을 살펴보면 이와는 다른 내용을 알 수 있다. 당시 조선 조정은 조선이 프랑스의 침략을 무찔렀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 역시 조선 침공에 실패한 ‘패전’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프랑스군이 각종 보물과 문화재를 약탈해간 것을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비판하기까지 했다. 병인양요 이후 조선은 전통적으로 왕실의 피신처였던 강화도에 포대를 세우면서 수비를 강화했다.

 


 

1871년 미국은 아시아에 안정적 교두보를 확보하고자 조선을 타깃으로 삼았다. 6월 10일 미국은 로저스 제독과 함선 5척을 앞세워 강화도의 초지진으로 향했다. 거기서 미군은 첫 번째 장벽인 갯벌에 부딪혔다. 작전 시간은 늦춰지고 병력의 절반이 전쟁도 치르기 전에 손실되었다. 결국 미군은 광성보까지 진출하기는 했지만 전쟁을 지속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해 군을 물리고 만다. 서구 언론뿐 아니라 미국 의회도 이를 패전으로 받아들여 해군을 질타하고, 로저스 제독은 군복을 벗게 된다. 전쟁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패배한 전쟁으로만 알았던 병인양요와 신미양요과 왜 승리한 전쟁인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1800년대 말 서구 열강은 동북아시아에서 완벽한 우위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실제 1880년대의 중국은 이홍장이 이끄는 북양함대를 중심으로 아편전쟁, 청불전쟁을 겪으면서 점차 서구 열강이 두려워하는 존재로 급부상하였다. 이에 프랑스는 청나라를 이기기 위해 일본을 끌어들이면서 양면전쟁을 계획하고, 조선은 부득이 그 전쟁의 중심에 놓였다. 청나라는 이처럼 당시 동북아시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했지만 내부의 반란을 진압하기 바빠 외부의 침략에 적극 대응하지는 못했다. 한족과 만주족의 다툼, 후이족의 반란, 백련교도의 난, 태평천국운동 등 사회적 모순에 따른 수많은 사건이 이어지고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 서구 열강 역시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다. 서구 열강은 청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을 선택했고, 일본에 자금과 군사 기술 등을 제공했다. 그 결과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이기고 러일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

 


 

또 러일전쟁은 당사국인 러시아와 일본뿐 아니라 그 전장이었던 조선은 물론이고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전쟁이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러시아의 진출을 막으려던 서구 열강의 대리전 성격을 띄기 때문에 ‘제0차 세계대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먼저 영국이 일본과 영일동맹을 맺어 일본에 최신 군함과 아시아 각국의 함대를 제공했다. 러시아는 독일의 위협을 받고 있었고, 1905년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내부적으로도 혼란스러웠다. 결국 내부 혼란과 서구 열강의 견제를 받은 러시아는 표면적으로 일본에게 패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일본 역시 전쟁을 지속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러시아와 일본은 포츠머스회담으로 전쟁을 종료했다. 포츠머스회담의 결과만을 보면 러시아도 일본도 승자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피해자는 러일전쟁 과정에서 국제적으로 철저하게 고립된 대한제국이었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때 프랑스와 미국을 간신히 막아내고, 강화도조약 당시 최대한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국제 관계의 역학 속에서 조선과 대한제국은 철저히 외면되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세계 열강이 나서서 대한제국을 일본의 제물로 만들어주었다. 다른 나라에 의해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선의 민중이 외부 세력의 간섭과 침해를 견디지 못하고 분연히 일어났다. 바로 의병이다. 의병 전쟁은 단순히 일제의 군대를 공격했다는 데 있지 않다. 일본은 1910년에 대한제국을 강제 병합했지만, 이 땅의 민중은 스스로 의병을 조직하여 일본이 대한제국을 불법적으로 침탈한 것임을 세계에 알렸다. 1920년 독립군이 일본과 싸워 첫 승리를 얻어낸 봉오동전투, 무장 독립운동 역사상 최대 규모의 승리를 거둔 청산리전역 등의 의병 전쟁은 한반도의 민중은 독립을 염원하고 있으며 충분히 그럴 역량이 있음을 국제 사회에 알린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조선은 19세기 말에 세계 질서에 편입되었고, 일본과 서구 열강의 간섭 끝에 1907년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되면서 국가의 존립을 유지할 수단을 상실하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민은 의병을 일으켜 국권 회복의 주체가 되어 일제에 대항했다. 전쟁사라는 새로운 도구로 우리 근대사를 보는 이 책은 우리의 근대사를 패배와 좌절로 점철된 역사가 아니라 민이 근대 국민국가의 주체인 국민으로 각성해 성장하는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으로 해석한다. 움직일 수 없는 역사 사료와 당시 당사국들의 언론까지 파헤친 저자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리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더 없이 귀중한 책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흔히 의병 활동을 ‘봉기(蜂起)’라고도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 단어는 의병의 저항을 표현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단어입니다. 봉기는 벌떼가 모이듯 생각 없이 모여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의병의 저항은 ‘거의(擧義)’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의병은 무지몽매한 민중이 그저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저항을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이렇듯 정치적 의사가 명확한 민중이 그 뜻을 세우기 위해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거의라고 불러야 합니다.(p.195) 「8강 등 뒤의 칼 - 의병」 중에서

 

저자 : 신효승

 

전쟁사를 중심으로 격동의 한국 근대사를 풀어내는 역사학자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논문 「20세기 초 국제 정세 변동과 한인 무장 독립운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작전을 지휘한 경험을 바탕으로 심도 있고 폭넓게 전쟁을 연구해왔다. 현재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다양한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한국 근대사를 해석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미양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재조명 3』, 『조선전쟁 생중계』(공저), 『고려전쟁 생중계』(공저), 『일제의 흔적을 걷다』(공저)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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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복력 - 건강한 나와 연결하는 힘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지음, 한윤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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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복력'이 뭐지? 녹색의 책 표지를 채택한 이 책 『자기 회복력』은 표지색의 분위기 상으로 '마음 치유'의 책이라는 걸 짐작하면서도 정확한 의미를 포착하기에는 쉽지 않다. '자기'에 방점이 찍힌 책인지, '회복력'에 방점이 찍힌 글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 치유의 책은 대부분 '힐링'의 뜻이 담긴 심리학일 가능성이 높다. 글의 종류로는 '에세이'이거나 '자기계발' 도서가 많다. 독자는 회복력이라는 말에 주목했다. '회복 탄력성'이라는 책을 읽어보았기 때문에 책의 내용에 앞서 책의 종류를 먼저 알아야 할 것 같았다. '회복탄력성'은 영어로는 'resilience'이다. 심리학, 정신의학, 간호학, 교육학, 사회학, 커뮤니케이션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는 개념이며, 극복력, 탄성, 탄력성, 회복력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회복탄력성은 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시련과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역경으로 인해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도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되튀어 오르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원래 있었던 위치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거나 커다란 성취를 이뤄낸 개인이나 조직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실패나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보여진다고 한다. 특히 세상 일을 긍정적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구축함으로써 부정적으로 상황을 인식함으로서 과소비되는 감정적 에너지를 문제 해결을 위한 집중에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복탄력성은 놀랍게 향상된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를 토대로 이 책 『자기 회복력』를 읽기 시작하면 이 책의 주제, 취지, 목적 등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저자 야스민 카르발하이로는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사회적 불안감이 커져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생존 전략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주목한다. 허투루 쓰는 시간 없이 생산적인 일과로 삶을 채우는 것, 신을 뜻하는 ‘갓(God)’과 인생의 합성어인 ‘갓생’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 트렌드 검색어 통계에 따르면 ‘갓생’이라는 단어의 언급량은 코로나가 장기화되기 시작한 2021년 3월부터 수백 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불안에 휩싸인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쉬어가는 것이 아닌 더 치열하게 사는 것을 택한 것이다. 이제는 직장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하는 운동, 매일 저녁 듣는 외국어 강의, 주말에는 밀린 독서와 영화까지 자기계발과 휴식도 열심히 마무리하고 나서야 “내일은 더 열심히 살자”라고 다짐하며 곯아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적당히’라는 말을 죄악처럼 느끼며, 소진된 채 내달려 왔다. 특히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의 동시에 추진하는 전례 없는 '일벌레' 같은 노력으로 세계 어디서도 유례 없는 두 과제를 동시에 이루어냈다. '잘살기'와 '사람답게 살기'의 두 마리 토끼를 한 방에 잡은 것처럼 세계 각국에서 칭송하고 있다. 이 같은 우리의 근면 성실한 노력의 댓가는 가장 먼저 문화계에서의 성과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을 우리 모두 함께 인식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타인과 외부 세계에 집중하느라, ‘나’와 ‘내면과의 접촉’을 놓쳐버렸을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이 책은 "지금 나는 온전히 나답게 살고 있는지, 남들이 원하는 삶이 아닌 내가 바라는 대로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볼 때라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삶은 물이 차오르는 수조에 있는 것과 같다. 언젠가 우리들이 너른 바다가 아니라 수조 속에 있다는 사실이 숨 막히게 느껴질 때, 물이 턱까지 차올라 숨을 쉴 수 없을 때 그곳에서 우리를 구해줄 사람은 오직 우리 자신뿐이다. 그러니 진정한 성공과 행복을 원한다면, 수조 속에 갇힌 사실을 깨닫고 우리를 바다로 이끌어 줄 자신을 만나는 것이 가장 먼저다. 그래야만 자신을 강하게 만들 수 있고,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기회가 생긴다.

내면의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방법을 잊었다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저자는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가 잊었던 내면으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과 마주하고, 어떻게 해도 채워지지 않고, 만족하지 못하던 기분과 감정에서 벗어나 충만하고 주도적인 삶으로 성장하도록 이끈다. 또한 타인이 요구하는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에서 벗어나 훨씬 생동감 있고 확신이 넘치며 자존감이 가득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을 쓴 저자의 목적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진짜 나를 알아보는 자가 테스트’ 검사지도 책에 수록했다.

 


 

저자는 저자 야스민 카르발하이로는 베를린의 유명 심리상담사이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던 시절 그녀는 누구보다 성공을 열망하던 사람이었다. 열망하는 만큼 열심히 했고 결과도 좋았다. 그녀는 일에서만 완벽한 것이 아니었다. 외모도, 연인과 친구 관계에서도 완벽을 추구했다. 세상 누가 보더라도 흠잡을 곳 없는 삶을 살아갔다. 물론 그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지 않은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게 될 때 느끼게 되는 부정적인 감정이 더 싫었다. 그녀는 그렇게 강력하게 자신을 몰아갔다.

앞만 보고 질주하던 그녀의 삶이 바뀐 것은 공황장애와 맞닥뜨리면서다. 당시에는 공황장애라는 병명도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유도 모른 채 무기력과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처음에는 극복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었느냐며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했다. 저자는 살기 위해 전공이었던 심리학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욕구를 피하지 않고 지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슈탈트 이론'에 주목했다. ‘나의 진정한 욕구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그녀는 자신의 내면을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마침내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게슈탈트 이론이란 무엇일까? 두산백과에 따르면 심리학의 전통에서 주류파였던 연합주의의 요소관에 대립하여 심리학의 전체관 ·형태성을 중시하는 입장의 심리학설이다. 형태심리학이라고도 한다. 게슈탈트란 원래 형 ·형태를 뜻하는 독일어이며, 심리현상에서의 게슈탈트성(性)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지적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C.에렌펠스이다. 그는 현상이 형태성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판정기준으로 ①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의 것'이며, ② '각 부분과 요소는 다르나, 전체의 성질은 같다.'는 두 가지 점을 지적하였다. 전체는 정확히 부분의 총화와 같고, 요소가 합쳐짐으로써 추가되는 새로운 성질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연합설의 주장이므로 첫 번째 점에 관해서는 차이가 명백하다. 두 번째 점인 ‘이조’ 가능성은 개개의 요소를 전부 옮겨 놓아도 그들 상호간에 성립하는 관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한, 전체로서의 성질은 거의 불변이라는 것이다. 예로부터 연합설의 요소관에 대한 반성과 비판은 많이 행해졌으나 구체적인 관찰과 실험을 통하여 전체관의 우수성을 보여 준 것은 이 학파가 처음이다.

게슈탈트학파 연구태도의 특색 중, ① 전체관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다음에 이 학파는 ② ‘현상학적 관찰’을 주장한다. 행동주의와 같이 의식을 버리지는 않지만, 의식을 관찰할 때 ‘내관’처럼 요소적인 감각이나 감정을 분석하는 것만이 과학적이라는 것은 하나의 편견이라 생각하고 소박한 태도로,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내면의 나와 마주해 보니 그동안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퍼포먼스는 자신의 본능이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타인이 기대하는 혹은 내가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문제는 연기를 하는 당사자가 자신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스스로 압박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된다. 즉, 자신이 만들어낸 퍼포먼스가 나를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덫이 되어 나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이제 끊임없는 자기 연출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자연스럽다.

퍼포먼스-덫에서 벗어난 저자는 자연스레 공황장애에서도 벗어났다. 그녀는 자신을 치유했던 방법을 체계화하여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으로 내담자들을 상담하여 그들을 성공적으로 치유하였다. “일은 잘 풀리는데 애인이랑 어딘가 자꾸 어긋나요” “거절하면 나를 안 좋게 볼까봐 두려워요” “자존감이 지하까지 떨어져 버렸어요” 수많은 내담자와 만나온 저자는 이들이 처한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3가지 심리 상태에 ‘드라이브’, ‘패닉’, ‘케어’라는 이름을 붙여 설명했다.

‘드라이브 시스템’은 목표로 설정한 것을 성취하기 위해 활성화되는 심리 상태다. 이는 과거의 저자처럼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희생되더라도 참고 매진하도록 만든다. 교감신경이 경직되고 상황을 회피하려 할 때 활성화되는 ‘패닉 시스템’은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든다. 이는 자신의 자존감을 낮추게 만드는 심리 상태다. 마지막으로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검증하며 숙고하는 과정을 통해 실제로 자신과 그 상황에 유익하고 알맞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케어 시스템’이 있다. 이는 드라이브 시스템이나 패닉 시스템이 심리를 혼란스럽게 만들 때 스스로 진정시키고 토닥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은 각 단계마다 마치 전문가가 옆에서 상담하며 질문하는듯한 핵심 질문이 있다. 이 핵심 질문을 기억하며 독자들은 저자가 이끄는 대로 자신의 내면 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면 된다. 또한 각 단계마다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느껴보고 글이나 그림을 적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마치 일기처럼 자신의 상태를 지속해서 기록하는 효과로 이전의 나와 얼마큼 달라졌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한 번에 6단계를 모두 하기보다는 1단계부터 한 단계씩 꾸준히 하는 것을 저자는 추천한다. 각 단계를 진행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10분 내외로 충분히 가능하다. 하루 10분,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따라가면 온전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자기 회복력 6단계를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의 안정을 찾는 1단계 「그라운딩」은 핵심 질문 ‘나는 누구인가?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다. 2단계 「디톡싱」은 가짜 나를 흘려보내고 진짜 나와 접촉하는 단계다. 핵심 질문 ‘더는 누구도 될 필요가 없다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해본다. 3단계 「러빙」은 습관이 아닌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하는 연습으로 핵심 질문은 ‘무엇이 내 심장을 뛰게 하는가?’이다. 4단계는 「본딩」으로 타인과의 관계에서 중심 잡는 법을 말한다. 핵심 질문은 ‘당신에게 내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 ‘나는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이다. 5단계 「바운딩」에서는 나만의 적정 거리 찾기 연습으로 핵심 질문인 ‘적절한 경계를 설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통해 나를 보호하는 법을 훈련할 수 있다. 마지막 6단계 「그로잉」은 진짜 나로 도약하는 것을 훈련한다. 이때 핵심 질문은 ‘어떻게 하면 앞으로 내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이다.

 


 

저자는 이 세 시스템이 어떻게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퍼포먼스-덫에 빠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그녀의 임상 결과에 따라 기존의 심리 프로그램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완성하였다. 저자의 프로그램은 전문 상담자 없이 스스로 훈련을 통해 퍼포먼스-덫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안내자가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 : 야스민 카르발하이로(Jasmin Schott Carvalheiro)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 게슈탈트 및 신체 치료사이자 코치 그리고 마음챙김 트레이너. 주요 치료 분야는 불안, 자기 자신과 타인과의 접촉 상실 및 스트레스 관리이다. 베를린 후볼트 대학교에서 마음챙김 분야를 연구했으며, 정기적으로 관련 워크숍과 트레이닝을 개최하고 있다.

 

역자 : 한윤진

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돌고래처럼 기뻐하고 보노보처럼 사랑하라』,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 『결혼의 문화사』, 『당신의 생각을 의심하라』,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유리로 된 아이』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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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식사전 - 인공지능, 전공은 아니지만 궁금했어요,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한규동 지음 / 길벗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가까운 미래 내 직업이 없어지나? 궁금했지만, 배우고 싶지는 않았던 인공지능. 이젠 아는 척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알아야 하는 생존의 문제다.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상식 수준으로 쉽게 풀어 설명한 책으로 흥미롭게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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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식사전 - 인공지능, 전공은 아니지만 궁금했어요,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한규동 지음 / 길벗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독자는 아날로그 세대여서 컴퓨터는 여전히 미숙하다. 스마트폰도 아직 많은 기능은 손도 대지 못한 채 사용하고 있다. 디지털로 세상이 바뀌었지만 IT 업종이나 관련 업종에 근무하지 않아서 비교적 느긋했었다. 그러나 회사의 업무 처리가 컴퓨터로 바뀌면서 자판 치기부터 인터넷 사용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려 익숙해질 정도가 됐다. 2~3년 불편함이 없이 일했는데 디지털의 속성이나 원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인지 갑자기 AI 시대에 맞부닥친 듯한 느낌이다. 사실 AI는 지난 세기말에도 인구에 회자되곤 했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피부에 와 닿은 일이 2016년 시작됐다. 당시 세계 바둑 최강의 선수로 꼽히던 우리 이세돌과 AI의 대결이 성사됨으로써다. 대결 전 바둑계에는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상했고, 선수 자신도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인터뷰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첫 번째 대국이 끝난 후부터 AI의 위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두 5번을 두기로 돼 있었는데 유일하게 제 4국에서 한 번만 이 9단이 승리했다. 이세돌 9단의 일방적(?) 패배보다 충격적인 것은 AI의 완승과 더불어 스스로 학습하고 실력을 배양해 놀랄 만한 학습 효과를 거둔 컴퓨터(AI)의 능력이었다. 이전 체스나 바둑을 둘 때만 하더라도 "컴퓨터는 인간의 창조 능력이나 학습 능력에 뒤떨어진다"는 게 일반적 평가였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이후 인공지능과 딥러닝, 머신러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독자는 비컴퓨터 직종이어서 언론이나 책을 통해 인공지능 관련 소식을 듣지만 어디까지 진화하는지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컴퓨터 능력의 발전 속도는 '빛의 속도'였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능력이 하나씩 더해지는 느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독자에게도 위협이 다가온 것은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부터다. 비대면 컨택이라는 팬데믹 상황 아래서 컴퓨터에 의존하는 업종은 물론 일부 IT 업종이나 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전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었다.

독자가 종사하는 업종도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 없어질 업종으로 꼽히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전 업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래 저래 책으로 지식을 접할 수밖에 없는 독자로서는 출퇴근 시간도 없고 근무일수도 감소되는 업무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관해 공부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일은 만만치 않았다. 생소한 용어들이 난무하고 하지만 컴퓨터에 대한 지식의 문외한이었던 독자에게는 위기감마저 느껴졌다. 그때 이 책 『AI 상식사전』이 독자의 눈에 들어왔다. 어렸을 때 처음 영어를 배울 때처럼 사전부터 찾았다. 그때는 회화 중심의 영어 공부가 아니라 문법이나 이해력 테스트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사전은 필수였다. 그때처럼 아날로그 시대의 습관이 되살아난 것이다.

 


 

사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인공지능이 어디에 적용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도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이 책은 평소 인공지능에 대해 알고 싶지만 깊이 있게 공부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따라서 복잡한 수식이나 어려운 프로그래밍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인공지능을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전공은 아니지만 궁금했던 인공지능의 역사부터 인공 신경망, 머신러닝, 딥러닝 등 인공지능과 관련 기술의 개념, 기계 번역에 활용되는 언어 모델, 이미지 처리의 원리 등을 다양한 사례를 사용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이 책을 덮는 순간부터 ‘아, 인공지능이요? 존 매카시가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언급했죠.’라고 여유 있게 아는 척할 수 있다.

저자 한규동은 대한민국 특허청 근무 시절부터 인공지능을 정부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다. 지금은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기구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에서도 수학을 공부했고 전산학도 부전공으로 이수했다. 국제 IT 업계나 학계의 학술회의에 참여해 토론의 패널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자는 책의 앞 부분에 「저자의 말」 통해 '인공지능을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적절한 비유로 인공지능에 대해 말을 끄집어 낸다. "과거에는 '증기 기관'과 '전기'가 세상을 바꾸었지만, 현대에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우리의 삶이 이미 인공지능으로의 변혁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기계 번역을 사용할 때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인력거가 자동차로 대체되고 사람의 노동이 포크레인으로 대체되는 등 육체 노동이 기계에 대체된 이후, 최근에는 사람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정신 노동까지 인공지능이 대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사람은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할지 모른다며 두려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故) 이어령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말과 사람의 달리기 경주를 예로 들면서 “사람이 말과 직접 경주할 것이 아니라, 말에 재갈을 물리고 올라타서 말보다 나아져야 한다.

따라서 질문을 ‘사람이 만든 인공지능에 사람이 올라탈 수 있느냐, 올라탈 수 없느냐?’로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에 관련된 질문을 ‘인공지능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로 바꾸면 좀 더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입이다."고 인공지능은 움직일 수 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고,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영향력의 범위가 넓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다, 아니다'는 쓸데없는 논의를 계속할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젠 인공지능과 경쟁하기보다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는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의 속성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인터넷의 보급과 정보화가 시작되던 시기에도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고 저자는 되새긴다. 인공지능에 따른 디지털 전환은 직업의 속성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고, 사회와 개인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영향력이 측정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는 사실을 인식시킨다. 직업적으로 직접 관련돼 있지 않더라고 인공지능에 대해 알아야만 곧 펼쳐질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인식한 후 한국어로 된 교육 자료의 부족함을 느끼던 중 많은 사람에게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을 쉽고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고, 결국 2019년부터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후 출판사의 연락을 받았다는 것. '인공지능'에 대해 알고 싶지만, 전공 공부처럼 접근하기는 싫은 사람들을 위한 책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받게 됐다고. 이는 저자가 블로그에 글을 쓰며 추구하던 방향과 일치해 좀 더 다듬어 쉽고 명료한 뜻을 완성하기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 책을 펴내게 되었다.

 


 

이 책은 우선 인공지능이 어떤 원리로 움직이고,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 것인지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이와 함께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까지 살펴본다. 이 부분은 독자처럼 인공지능의 문외한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줘야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갈 것이기 때문에 될수록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특히 제 3장 「인공지능의 개념」 중 〈인공지능의 4가지 유형-일상생활 속 인공지능 이해하기〉는 흥미로웠다. 쉽고 이해하기 좋게 잘 기술돼 독자들은 '인공지능 요약집'이란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일본 인공지능 연구의 선구자 마쓰오 유타카의 『인공지능과 딥러닝』에 수록돼 있지만 저자가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인용했다. 이하 존대어를 독자 임의로 예삿말로 바꿈) 이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4가지 수준으로 구분된다. '이 제품에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다'라고 표시한다면 인공지능 유형 중 몇 단계에 해당하는지 잘 살펴보고 다음 말과 비교해본다.

<수준 1>은 인공지능 세탁기나 인공지능 청소기와 같이 단순 제어 프로그램을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하는 경우이다.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에도 가전제품을 홍보하면서 '인공지능 탑재'라는 문구가 자주 이용됐다.

<수준 2>는 자체적인 학습 기능은 없지만, 입출력이 많고 기능이 복잡한 경우이다. 대표적인 예로 고전적인 인공지능 문제인 탐색(미로 찾기)이나 논리적인 추론 또는 특정 분야의 지식을 활용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전문가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수준 3>은 학습 데이터를 이용해 규칙이나 지식을 스스로 학습하면서 품질을 높여나가는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는 경우이다. 수준 2의 인공지능에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수준 3의 인공지능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수준 4>는 '딥러닝'을 이용하는 경우이다. 머신러닝은 학습 데이터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작업이 별도로 필요하지만, 딥러닝은 딥러닝 알고리즘이 직접 특징을 추출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음성 인식', '이미지 인식'은 머신러닝보다 딥러닝의 성능이 뛰어난다. 하지만 딥러닝은 학습 데이터가 많은 때만 적용할 수 있다.

 


 

이 책은 8장(章)으로 나뉘었지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인공지능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이다. 인공지능 기수의 발전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와 이에 대한 개인의 대응 방향(1장), 인공지능의 편견·윤리·가짜 뉴스 등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문제점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을 비롯한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본다. 3~6장세서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인공 신경망, 딥러닝의 개념 등에 대해 알아보고, 7~8장에서는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응용 분야의 자연어 처리와 이미지 처리 분야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은 이에 따라 인공지능에 따라붙는 복잡한 수식이나 어려운 프로그래밍 용어를 가능한 한 배제했다. 또 교양서 수준의 AI 개념서에서 다루지 못하는 영역까지 접근해, 비유와 예시를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해 준다. 독자 역시 이미 '생존의 문제'로 대두된 인공지능에 대해 얼마간 자신감이 붙었다고 할 수 있다. '상식사전'이어서 아날로그 세대인 독자는 사전식으로 용어 해설 중심으로 나열돼 있을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소설 읽듯히 단숨에 내리 읽을 수 있도록 설명과 사례가 바로바로 포함돼 있다는 점이 독자의 친근감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 : 한규동

 

현재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기구에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수학 교육을 전공하고 전산학을 부전공했다. 특허청 과장으로 IT 분야에 근무하면서 인공지능을 정부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인공지능 개념과 지식재산 분야의 응용 현황에 대한 강의를 활발히 해 왔으며, 지식재산 분야의 인공지능 관련 국제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세계지식재산기구의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에 한국 대표의 자격으로 참여해 발표를 하거나 토론회에 패널로서 참여하기도 했다. 특허 분야 선진 5개국 특허청 모임의 인공지능 태스크 포스 회의에서 '특허행정분야 응용'이라는 주제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사람들과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며, 인공지능 교육에 관심이 많다. 인공지능의 개념을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전달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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