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의 하루 : 오들오들 너무 추워! 어린이 지식 시리즈 4
돤장취이 스튜디오 지음, 김영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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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의 하루>는 요즘 우리 아이가 가장 즐겨 읽는 그림책 시리즈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원시인들의 의식주 생활을 귀엽고 유머러스한 그림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이번에 만난 편은 네 번째 이야기 오들오들 너무 추워!‘ 편으로, 여기에서는 원시인의 의생활에 대해 알아본다. 자연인으로 벌거벗고 살아가던 원시인들이 왜 옷을 입게 되었고, 옷을 만드는 방법은 어떻게 발전해 나갔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아주 오래전 원시인들에겐 옷이 없었다. 지금의 관점에선 옷 없이 추운 밤을 어찌 보냈을까 싶지만, 그들이 살았던 때는 지금과 달리 상당히 더웠기 때문에 추위를 거의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추위는 모른다 해도 피부를 뜨겁게 달구는 햇빛과 모기 같은 해충의 괴롭힘은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에 점차 옷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들의 첫 시도는 나뭇잎을 몸에 붙이는 것이었고, 이것에서 조금 더 발전된 것이 식물의 줄기로 나뭇잎을 이어 붙여 몸에 걸치고 다니는 형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나뭇잎 옷은 금방 시들어 자주 갈아입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거기다 기후도 점차 변화하여 빙하기에 접어들자 원시인들은 몸을 따뜻하게 감쌀 무언가가 필요했고, 필요 끝에 그들은 양가죽을 시작으로 동물 가죽을 몸에 걸치기 시작했다. 동물 가죽을 재료로 사용하면서부터는 작은 조각들을 이어 붙여 옷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바느질도 시작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동물을 사냥하여 가죽옷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은 동물의 가죽을 자신들의 치아로 뜯어내고, 침을 뭍여 부드럽게 불려 사용했다고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동물을 사냥하여 턱이 시큰거릴 정도로 가죽을 뜯어내 한 벌의 옷을 만들어냈던 그들의 힘겨운 삶이 저절로 머리에 그려졌다.


이번 편 역시 나뭇잎 치마를 엮는 법이나 원시인들의 매듭법을 알려주어 책을 읽고 독후 활동으로 원시인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아이들에게 원시인의 의식주 생활을 알려주고 싶다면 <원시인의 하루> 시리즈를 권해 보길 추천한다. 책을 읽고 책 속 내용을 따라 직접 체험해 보면서 재미있게 선사시대의 삶을 알아가길 바란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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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인생 달력 - 당신의 날들은 얼마나 남았나요?
오스미 리키 지음, 홍성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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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오늘이 당신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동안의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p. 5)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뜨끔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평균수명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지만, 내 삶의 끝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나의 마지막 날. 나는 후회 없이 마지막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저자는 독자들이 남은 시간 동안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지금 여기의 삶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고 하며,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0년 달력이 지금 여기의 삶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준다. 100년 달력은 말 그대로 태어난 날부터 100년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달력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100년 달력에 각자의 시간을 표시하고 책 속 질문들에 답을 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과거 속 스토리를 읽어내고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찾아 그것을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다.


나의 100년을 달력에 표시하고 나니 내게 남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나도 결국은 죽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나의 죽음은 지금과 아주 멀리 떨어진 먼 미래의 어디라고 막연히 느껴왔는데, 100년 달력은 딱 정해진 죽음의 날(물론 실제 죽는 날은 아니지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훨씬 나의 소멸이 가까이 와닿는다. 거기다 평균 수명, 건강수명(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수명기간, 즉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으로 2020년 한국인의 건강 수명은 남성 65,6, 여성 67.2세라고 한다p. 58)을 고려하여 다시 세어보니 남은 시간은 훨씬 줄어들어 버린다. 저자는 이것을 24시간으로 치환하는 계산식도 보여주는데, 이에 대입해 계산해 보니 더욱 조바심이 났다. 낭비된 것 같은 과거가 아깝기만 하고 남겨진 시간이 전보다 훨씬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나의 마지막을 눈으로 확인하게 하여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지하게 하고, 이로 인해 몸과 마음을 움직이도록 만든다. 100년 달력 속에 기록된 지난 과거들은 원인과 결과로 엮여 하나의 스토리가 되고, 이것은 내가 어디를 향해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 중인지를 보여준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들을 글로만 읽고 끝내는 것보다, 직접 손과 머리를 사용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어긋난 균형을 바로잡도록 만드는 부분이 특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자신의 인생을 점검하고 싶은 이에게, 후회 없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 <100년 인생 달력>을 추천한다.


<100년 인생 달력>과 함께 각자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이 시간들을 후회 없이 보내길.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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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시대정신이 되다 - 낯선 세계를 상상하고 현실의 답을 찾는 문학의 힘 서가명강 시리즈 27
이동신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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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SF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분명 재미있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들 덕분에 얻은 인기일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도 피할 수 없는 21세기의 위기를 인식했고 이것이 알게 모르게 사람들을 SF로 이끄는 건 아닐까?

이 책의 목표는 SF의 몇 가지 주요한 주제를 다룸으로써 독자에게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데 있다. 시공간의 넘나듦에서부터 인류의 사명감에 이르기까지 SF는 다양한 주제를 품고 있다. 이런 SF를 읽다 보면, 그 안에 현재와 미래를 위한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발견하리라 기대한다. (p. 13)


지난번 김초엽 작가의 에세이 <책과 우연들>에서 잠시 맛보았던 SF 장르의 고민을 이 책에서 좀 더 깊게 들여다보았다. SF와 판타지 장르는 무엇이 다른지, 왜 우리는 SF에 끌리는지, 앞으로 SF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의 질문을 떠올려본 적이 있다면 매우 유익하고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이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줄여서 서가명강)이라는 시리즈 제목처럼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대학 교양 과목을 듣고 온 느낌도 들었다. 그저 재밌게 읽어 내려간 SF 소설들을 분석적이고 학문적인 설명으로 다시 바라보니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발전된 과학기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라고 여겼던 SF를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다시 보게 된 느낌이었다. 이 책 덕분에 앞으로는 SF를 더 세세히 뜯어보며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평소 SF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했다면 이 책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설명을 들으며 그동안 자신이 보고 즐겼던 내용을 좀 더 학문적으로 정리해 봐도 좋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SF의 정의나 역사,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SF 소설가 꿈나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이 책을 읽고 나니 읽고 싶은 SF 소설이 또 한가득 늘어났다




본 리뷰는 21세기 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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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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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산후 정신증을 앓았던 한 여자의 이야기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산후 정신증으로 인해 느꼈던 감각 경험들, 정신 병원에서의 생활 등을 들려준다. 이전에 읽었던 <오래된 기억들의 방>에서 처음으로 산후 정신증에 대해 들었었는데, 그 책에 의하면 영국에서는 매년 1400명 정도가 이 병을 앓는다고 한다. 아이를 낳은 후 대부분의 산모가 우울감을 느낀다는 것은 이제 익숙한 사실이 되었지만, 환시나 환청까지 경험하는 정신증은 여전히 낯설게만 느껴진다.


출산 후 내 몸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대신 이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가 되고 말았다. 나의 육체는 단지 주기 위해, 생명체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존재했다. 소모되는 것 이상이었다. 내 몸과 정신은 모두 케이토에게 맞추어져 있었다. 이런 모호한 시간 속에서 나는 내게 이름이 있다는 생각을 멈추었다. 나는 몸일 뿐이었다. 정체성이 없었고, 칠판에 적힌 숫자이며, 생명 유지 기관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았다. (p. 175)


아기를 안고 싶어서 몸을 기울여 들어 올리려고 했을 때 아기가 눈을 떴다. 그리고 그 일이 벌어졌다.

케이토의 눈이 악마의 눈으로 바뀌었다. 검은 눈에 번쩍이는 빨간 눈동자. 번쩍임. 그리고 보이는 케이토의 눈, 제임스의 눈, 제임스 어머니의 눈. 두려움에 떨며 나를 향해 번쩍 뜬 눈.

나는 숨을 쉬려고 노력했지만 호흡이 점점 짧아졌다. 방안의 벽이 두꺼워지는 것 같았다. 그때까지 나는 벽이 좁아진다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p. 258)


그녀는 단순히 아이를 낳은 경험 때문에 산후 정신증에 걸린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받았던 과거의 경험, 전 남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했던 경험, 자신의 마음속에 오래전부터 싹튼 왜곡된 믿음 같은 것들이 모여 문제를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그러한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하자 갑자기 과도한 스트레스까지 받게 되어 더욱더 힘들어한다. 하나의 생명을 온전히 내 손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내 몸이 육아의 도구로만 사용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나 자신이 사라진 것만 같은 불안감, 육아와 며느리의 역할에 대한 시부모의 기대가 부담스러운 마음.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녀의 마음을 병들게 만들었다고 보였다. 자신의 아이를 마냥 사랑할 수 없었던 그녀의 모습은 안쓰러웠고, 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남편과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겪었던 실제 이야기를 담았지만 소설을 읽고 있단 느낌도 받았다. 굉장히 몰입감이 강한 에세이였다. 자신의 아이에게서 악마를 보았던 여자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에게, 모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픈 이에게 이 책 <네 눈동자 안의 지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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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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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겨울밤 난롯가에 모여 앉아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 모임의 참석자 중 한 명이었던 더글라스는 사람들이 여태껏 들어본 적 없는, 자신만이 알고 있던 끔찍한 이야기 하나를 풀어 놓게 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릴 적 누이의 가정교사로, 그녀가 처음 가정 교사 일을 시작했던 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당시 가정교사 모집 공고를 냈던 이는 아이들의 삼촌이었는데, 그가 말하길 아이들은 2년 전에 부모를 모두 여읜 상태고, 가정교사로 채용되면 아이들이 살고 있는 시골집에서 아이들을 돌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엔 찜찜한 조건이 하나 더 붙어 있었다. 그것은 절대로 자신을 귀찮게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돌보며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자신에게 보고하거나 의논하지 말고 가정교사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거기다 대화 도중 잠시 언급된 전임자(이전 가정교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도 어딘가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첫 일자리에다가, 생각보다 후한 급여, 거기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고용주의 모습에 그녀는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에서는 시작 부분에 인물관계도를 그려 두어 독자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기 전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것은 소설의 내용을 미리 짐작해 보는 장치가 되어 읽으면서 알아가는 재미를 방해할 수도 있지만, 소설의 인물 관계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사실 이 작품은 몇 주 전에 다른 번역으로 한차례 읽어보았다. 그때는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나서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내용 자체가 모호하기도 했고, 문장도 매끄럽지 않아 집중이 잘 안되었고, 거기다 카페인의 부족까지 한몫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번역으로 다시 한번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현대어로 쉽게 쓰였다는 이 책이 눈에 띄어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내용을 알고 다시 읽는 작품이라 이해가 쉬운 것일 수도 있지만, 확실히 지난번 책보다는 편안하게 읽혔다. 그러나 현대적인 문장 때문에 고전 특유의 분위기가 조금 덜어진 것은 아쉬웠다.


이 작품은 명확하게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 책은 유령이 실제하는가를 초점에 두고 볼 수도 있고, 가정교사가 아이들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면서 시작된 망상으로 볼 수도 있다. 전자보다 후자를 생각할 때 더 무섭게 읽힌다. 처음 읽을 땐 유령의 정체와 숨겨진 비밀에만 집중하여 읽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가정교사의 생각과 행동이 예사롭지 않게 보여 자꾸 눈길이 갔다. 거듭 읽을수록 공포 심리 소설의 매력이 더욱 깊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다시 읽어보니 왜 헨리 제임스를 현대 심리 소설의 가장 위대한 선구자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갔다.


<나사의 회전>은 어둡고 습한 안갯속에서 펼쳐지는 으스스한 이야기에 모호함이 뒤섞여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분위기를 가진 작품이었다. 심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최초의 공포 심리 소설이라 불리는 이 작품도 읽어 보길 추천한다. 만약 이전에 이 작품을 읽었지만 번역에 불편함을 느꼈거나 내용 이해에 어려움을 느꼈다면 이 책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고전을 멀리하는 청소년들에게 권해봐도 좋을 만한 책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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