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톨른 차일드
키스 도나휴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왜 하필이면 원제를 그냥 제목으로 했을까?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동생이랑 제목에 대해 의문을 표했었다. 다빈치 코드같이 흔히 사용되는 "코드"라는 단어와 고유명사인 다빈치의 결합인 제목은 한글로 굳이 번역하기도 그렇고, 원제를 사용한다고 무리가 있는 책제목도 아니고 "스톨른 차일드"라는 제목이니만큼 "훔쳐진 아이" 아니 "훔친 아이"정도로 번역했으면 되지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훔쳐진 아이"라는 제목으로 표현되지 못하는 면이 있나? 원래 언어가 다르면 표현도 달라지고, 약간의 느낌은 달라지다보니 그냥 원제를 그대로 썼나 싶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아이이길래 훔쳐졌는지, 아니면 꼭, 디즈니에서 나온 환타지영화를 보는 것처럼 한 아이가 나무에 생긴 문을 통해 다른 세계로 넘어가고 있는 책 표지만을 보곤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도대체 아이는 어떻게 된 것일지 궁금해 도무지 읽지않고는 못배겼다,. 

어느 날 헨리 데이는 파에리라 불리는 요정들에 의해 납치당했다. 단순히 납치만 당한 것이 아니라 파에리 중의 한명이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 부모들조차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여기게 만들었으니 누군가가 자신을 찾을 가능성조차 남지 않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기본 설정인 아이 바꿔치기!! 이것은 북유럽의 친숙한 민화 "체이즐링"이라고 한다고 다른 리뷰어님의 글을 보고 처음 알았다. 그리고 영화 "체일질링"이랑도 무슨 연관이 있어 찾아봤는데.. 체이질링은 엄마가 아이를 잃어버리고, 무능력한 수사에 비난을 받던 경찰이 다른 아이를 엄마에게 데려다주고,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엄마를 정신병자 취급한다는 줄거리로 아이가 바꿔진다는 것외엔 별 관련이 없었다.. 

아무튼, 부모의 관심이 부족한 아이, 형제가 많은 집에서 첫째나 막내가 아닌 중간번째로 태어난 아이여서 조금 달라져도 쉽게 표시나지 않는 아이를 물색하여 훔쳐내는 파에리들에 의해 애니 데이로 불려지며, 결국 자신도 파에리가 되어가는 헨리 데이는 스스로 달력도 만들고, 책을 읽어가며, 그리고 다른 파에리들이 조금씩 주는 정보에 의해 자신을 기억해가며 지냈다. 그리고 헨리 데이가 된 파에리 역시 사람들에게 눈치채지 않도록 조심해서 매일매일 몸을 늘려가며(남들 눈엔 자라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바꿔치기된 헨리데이는 다른 파에리들의 경험에 따라 서서히 몸을 늘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기억나기 시작한 파에리가 되기 전 자신의 모습에 대해 알아가며 지냈다..  

자신의 부모님조차 못알아보게 되고, 우연히 자신을 부르는 남자가 자신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애니 데이와 백년이란 시간을 기다려 겨우 파에리가 아닌 사람이 되었지만 이전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는 바꿔치기된 헨리 데이 모두 안쓰러웠다. 다시 인간이 되기까지 100년이란 시간이 걸렸기에 자신의 부모와 형제는 모두 죽었지만, 자신과 성이 같은 사람을 찾고 그들에 대해 알고 싶어하며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헨리 데이나 자신의 가족을 잃은 채 파에리들과 살아야만 하는 애니 데이 모두 자신의 잘못이 아닌 너무나도 끔찍한 운명에 의해 가족의 품에서 살지 못하니 말이다.  

게다가 파에리들의 입장에선 부모가 아이가 바뀐 것을 못 알아챈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부모가 자식을 못알아본다는게 말이나 될까!! 물론 몇몇 자격없는 부모의 경우엔 못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7년간 자신이 키워온 아이를, 외모와 목소리가 똑같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달라진 아이를 부모가 못 알아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자신의 아이를 대신해서 아이의 자리를 차지한 파에리를 내쫓아도, 자신의 아이를 다시는 못찾을 거라는 생각에 그냥 자신의 아이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조금은 환타지적인 이야기를 기대한 것과는 달리 마술로 모든 것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간의 물건을 도둑질해가며 인간과 개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며 살아가야하는 파에리들의 삶과 자신의 아이가 바꿔쳐졌다는 것을 눈치 챈 가족들, 그리고 자신의 원래 모습과 현재의 모습에 정체성의 혼란을 일으킨 바꿔쳐진 아이의 삶은 너무나 비참할 뿐이다..   

그래서인지 스스로를 찾아가는 헨리데이와 애니데이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보단, 바꿔치기에 의해 많은 사람이 불행해진 이야기가 더 인상깊은 책이었다.. 어쩌면..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을 했기에 아이젤은 그런 선택을 했을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이영도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매진 단편 공모전, 황금드래곤 문학상, 과학기술 창작문예, 디지털 작가상, KT&G 상상마당 문학공모전 등 화려한 입상 경력을 자랑하며 온·오프라인 안팎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쓴 책이라지만, 10명의 저자 중 내가 알고 있는 작가는 단 두 명이었다. <드래곤 라자>의 이영도와 얼마전 멀티어쩌구란 상을 받은 김이환, 이렇게 단 두 명. 그렇다고 그들의 책도 읽어본 것도 아니다. 한국환상문학이라고 불리울 만한 것 중에 읽은 것이라곤 꼴랑 <그림자 자국>뿐이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것도 조금은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아니 정말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긴했지만 워낙 내가 읽지 않던 이야기들이라 생각하며 괜히 겁부터 냈다.  

어째서인 환상문학, 결국 "판타지소설"이라는 장르만 보면 해리포터시리즈가 떠오르기보단, 대여점에 수북히 꽂혀있는 무협지같이 허구맹랑하며, 표지 또한 음침한 분위기만을 풍기는 책이라고만 생각이 든다.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채 생긴 환상문학에 대한 선입견은 "한국환상문학단편집" 이라 이름붙여진 책들에 대한 거부로 이어졌고, 이번 책 역시 호기심반 거부감반 이런 마음이었다. 하지만 읽어보지도 않은 채 거부하기보단, 읽어본다음 정당한 이유를 들어 싫어하자는 마음도 들었고, 이 책의 표지에 끌리기도 했고, 도서관에 신간으로 들어온 것을 기회로 삼아 이번 기회에 읽어보게 되었다.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 단편집이란 특성때문에 이 책 속의 총 10개의 단편 중엔 너무나 재미있어 미칠 것 같은 이야기도, 그냥 그런 평작 정도의 이야기가 고루 섞여 있었다. 유독 눈길을 끌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는 정희자의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이였다. A라는 사람이 소설을 쓰는 사람 B에 대해 소설을 쓰며, 그 소설 속에서 B는 소설을 쓰는 사람인 C에 대한 소설을 쓰고 있고, 그렇게 F라는 소설가에 대한 소설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F가 A에 대한 소설을 쓰는 이야기여서, 말그대로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서로의 이야기는 어디까지이고 누가 어디까지 써야하는지가 불명확하면서도 결국 그들간에 대화로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형식의 이야기에 반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이제껏 소설 속 주인공이 소설을 쓰며 그 소설을 들려주는 이야기는 몇번 읽었지만, 그 소설 속 이야기가 무한반복되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 하나의 순환고리를 이어주는 이 이야기와는 다른 느낌이기에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소재로 정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이야기는 첫번째 이야기인 박애진의 <학교>였다. 학교에서 살아남아 어느하나 재물로 바쳐지지않는 회사에 들어가 결혼을 하고 평범한 아기를 낳아 키우는 것이 꿈인 한 소녀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는 학교에서 노동을 하고, 포인트를 따며, 높은 점수로 졸업을 하는 것이 목표였던 온다리쿠의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를 연상시키는 이야기였다. 다만, 온다리쿠의 이야기가 학교에서 탈출한 소년들이 과거로 이동하는 것과는 달리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재물로 바쳐질 것같은 상황에서 학교를 벗어나서도 또 다른 공동체에서 소외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조금 더 섬뜩한 면이 있었다. 수없는 경쟁을 통해 대학에 들어가도, 또 다시 수없는 경쟁을 통해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되고, 직장에 들어가서도 수없는 경쟁을 통해 승진하여야 하는 어디 하나 살기 편한 곳이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결국 벗어난 곳에서도 그런 현실 속에 갇혀버리며 어느 곳 하나 살기 편한 곳이 없는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듯한 이야기에 더욱 소름이 끼친지도 모르겠다.  

이 외에도 상자 속에서 나온 고양이의 이야기인 <은아의 상자>나 토란의 모험을 그린 <노래하는 숲>, 속사이는 돌을 통해 역사가 바뀌고 바뀐 <뮤즈는 귀를 타고>, 봉사활동점수를 모으듯 선행포인트를 모아 천국에 간다는 <천국으로 가는길>이나 달팽이에게 해준 이야기가 현실이고, 그 현실이 결국 다른 친구에게 해준 이야기이며, 아무튼 끊임없이 순환하여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도 하나 같이 매력있는 이야기들이었다. 환상문학이라 하면 "용"이 나오고 "마법사"가 나오는 그런 이야기일 것만 같던 생각을 비웃듯 현실같으면서, 현실이 아닌 그런 이야기들에 푹 빠져버리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모든 이야기들이 마음에 들었지만 의외로 가장 밋밋하다고 느껴졌던 이야기는 이영도의 <샹파이의 광부들>이었다. 네이버캐스트에서 연재한 <에소릴의 드래곤>의 후속작이라기에 먼저 <에소릴의 드래곤>을 읽는 공을 들였건만.. <에소릴의 드래곤>에 미치지 못하는 이야기였다. 유일하게 <그림자 자국>이란 그의 책을 읽었었고, <드래곤 라자>라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의 저자이기에 조금은 기대했는데.. 너무 짧은 이야기 탓인지 재미를 느껴보기도 전에 끝나버린 듯한 느낌과 딱히 마음에 끌리는 설정이 없어 너무 아쉬웠다. 용과 협상을 하고, 용과 싸워 이기던 <에소릴의 드래곤>의 후속작이라지만 늑대인간과 더스번경이 등장하는 것 외엔 별로 후속작 같지도 않고.. 아무튼 이 책속의 다른 이야기들에 비해 그냥 밋밋할 뿐이었다. 

정말 읽는 내내 달콤 쌉싸름했다. 내가 알지 못하던 작가들의 거침없는 입담에 반해버렸고, 은연 중 드러나는 현실에 씁쓸함을 느끼게되며, 단편집이기에 느낄 수 있었던 다양한 색깔의 이야기들에 푹 빠져버리게 되었다. 이제까지 "환상문학"은 "무협지의 옆을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 소설과도 같이 조금은 낮은 수준의 문학"이라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확 바꾸어준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아무래도 조만간 이 책의 저자들이 참여했던 <U, Robot 유, 로봇>이나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그리고 김이환 작가님의 <절망의 구>를 하나씩 하나씩 섭렵해나가야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아 2010-04-19 16:14   좋아요 0 | URL
<은아의 상자>를 쓰신 분이 이번에 첫 장편을 내셨다고 하더라구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이영도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9년 9월
품절


나는 늘 내가 정서적인 부분,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둔감하길, 무언가 결여된 사람이길 바랐다. 그건 상처입고 싶지 않다는 마음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갈망이었다. 하지만 내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신혜가 옳았다. 사랑받지 않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74쪽

현실이 이야기보다 더 이야기 같다는 말이 그 순간 상당히 철학적으로 들렸다. 맞다. 현실은 이야기보다 더 이야기 같다. 모든 이야기는 현실이 낳았으니까. 아마 그래서 그럴 것이다. 우리는 이야기가 이야기같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원래 현실에 바탕을 뒀던 것이다. 현실이 이야기를 낳았다. 이야기는 웃기는 이야기를 낳았고, 웃기는 이야기는 무서운 이야기를 낳았고, 무서운 이야기는 지저분한 이야기를 낳고, 지저분한 이야기는 어려운 이야기를 낳고, 어려운 이야기는 재밌는 이야기를 낳았다. 현실은 이야기를 낳고 이야기는 현실을 낳고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208쪽

"젊다고 죽음이 더 멀리 있는 건 아니니까. 나이가 들었다고 더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고."-31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행복이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 그리고 커다란 것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있다는 것은 알고있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을 하며 행복을 느끼기란 어려울때가 많다. 아프지않고 건강한 것,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낸 것, 나의 가족 모두가 건강하다는 것자체가 행복임에도 우리는 직장, 결혼생활, 아이 모두에게 불만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불만에 대해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에 대한 조언을 담은 것이 법륜 스님의 <행복한 출근길>이었다. 

먹고 살기위해 직장을 다니며 자신의 적성에 맞지않는다고, 상사 혹은 동료와 갈등을 겪는다며 불평하며, 승진이 안된다고 불만을 갖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불만을 갖으면서도 결국엔 어디가서 그런 돈을 벌수 없을 거라는 생각과 현상유지라는 욕심으로 가만히 있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러한 불만은 어느 직장에 가더도 계속되니 마음에 들지않는 직장을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불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불만이 생기는 것이기때문에 정진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라고 하셨다. 정말 공감이 되는 말이다. 어느 것 하나에 만족하지 못했던 사람이 자신이 동경하던 것을 한다고 해도 결국엔 또 다른 불만족이 생겨 불평을 하듯, 직장 역시 똑같을 뿐이다. 돈을 위해, 가족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한다고, 자신을 희생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자기의 모습이 좋다고 생각하도록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자기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모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 혹은 법륜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그렇구나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누가 과연 그럴까라고 부정적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단 매일 아침 틈틈이 반복해서 법륜 스님의 말씀을 되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어나야지"라는 말에 일어나기 싫다라는 말이 내포되어있어 결국엔 작심삼일이 되는 것처럼 어떻게 바꾸나라는 나의 생각조차 하기 싫다라는 생각일 뿐이었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한 번에 바뀌지않을 것이기에 매일 아침 되새김질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출근길, 아니 통학길이 행복해지도록 만들어주는 책인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
탕민 엮음, 이화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은 정말 멋지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라니..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그 사건만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상상을 하기때문에 어떠한 "역사의 순간들"이 한 나라엔 웃음을, 그리고 한 나라엔 절망을 가져다 주었을지 정말 기대되는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부푼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한 첫 이야기는 그 유명한 트로이전쟁과 승리의 주역인 트로이 목마이야기였다. 그리스 로마의 신들이 아테네와 트로이의 편에 서 함께 싸웠다는 신화같으면서도 실제 역사이며, 아직은 많은 부분이 비밀에 쌓인 트로이의 전쟁이야기에 조금은 갸우뚱하게 되었다. 물론 이 전쟁에서 트로이가 이겼더라면 역사는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 역사의 순간이라고 생각은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나 호메로스 서사시 가운데 트로이 십년 전쟁의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들이 과연 실제로 발생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중략)그 옛날에 벌어졌던 일들을 말없이 호소하며 어서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고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무리된, 아직 밝혀져야할 것이 많은 역사를 역사의 순간이라고 언급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그래도 역사이기에,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를 모두 파헤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어느정도 이해는 가지만, 이 책의 대다수의 이야기가 "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해석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향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어 그 내막이 더욱 명확하게 밝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언젠가 그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라는 식으로 끝나는 것은 조금은 문제가 있지않나 생각한다. 아무리 미궁에 빠진 전쟁의 내막에 관한 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인데 아직 정확한 내막이 파악되지않은 역사를 가지고 인류의 운명을 바꾸었다고 언급하는 것은 조금 서급한 면이 없지않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전쟁의 전략, 무기, 그리고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제목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용 자체는 재미있다. 물론 중국의 역사와  세계대전에 지나치게 편중되어있기는 하지만, 세계대전 당시 공공의 적 히틀러에 관한 비밀과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암호체계, 그리고 결정적 승리의 계기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많은 연합군을 살릴 수 있었던 뎅케르트 후퇴작전과 일본원자폭탄투하와 같이 세계전쟁때 일어난 많은 사건과 그런 사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인물과 전략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기에 그저 "오스트리아에 의해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에 의해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였으며, 전세계가 전쟁에 휩싸였고, 결국 독일이 패전한 전쟁"이라는 얄팍한 지식에 많은 살들을 덧붙여주었다.  

그리고 "인류의 운명"을 이야기하는데 너무 중국의 운명에 관련된 사건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세계대전과 같이 전 세계 인류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 사건은 그 외엔 없지 않나 싶고, 결국 중국에만 영향을 미쳤었도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에 태풍을 일으키듯 결국엔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기에 조조의 적벽대전은 물론이고 청일전쟁이니 태평천국운동이니 하는 역사이야기도 흥미진진하였다. 물론 중국인이 저자이기때문에 어느정도는 이해하지만, 너무 중국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 한 가지 단점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특히 중국의 고대병기인 목우유마와 팔진도같은 경우는 정말 공감되지않은 이야기들이었다.   

이러한 중국의 전쟁이야기와 세계대전 외에도 숨겨진 보물이야기라든지, 활약했던 스파이의 이야기라든지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기에 넓고 얕은 역사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는 있지만 정말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와 일부분의 사건만을 가지고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라고 명하기보단 이 책의 이야기를 전부 내포하는, 다른 제목이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