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때는 일제강점기. 상해에서
임시정부를 이끌어가고 있는 김구와 친일파와 침략의 원흉들에 대한 처단을 특기로 하고 있던 의열단의 김원봉은 의기투합해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와 대표적인 친일파 강인국(이경영)을
처단하기 위한 암살단을 조직한다. 여기에
참여하게 된 저격수 안옥윤(전지현)과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총잡이 속사포(조진웅), 그리고
폭탄전문가 황덕삼(최덕문). 이들을
한데 모으는 데는 임정 경무국의 염석진(이정재)이
뛰어들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는가 싶었지만, 염석진의
배신은 상황을 뒤죽박죽으로 만든다.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려는 안옥윤과 우연찮게 작전에 얽혀 들어가게 된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그리고
기회주의자 염석진. 과연
임무는 완수될 것인가.

2.
감상평 。。。。。。。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라인업 –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조진웅
등등 –에, 친일파
암살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그리고
제법 많은 돈을 들여 만든 그림까지.. 흥행을
위한 기본 조건들을 착착 갖추고 등장한 오락영화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영화를 보기 전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않았나 싶다.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포인트 중 하나는 역시 주인공인 안옥윤 캐릭터이다. 친일파
암살을 위한 작전에 뛰어드는 대원으로 여자가, 그것도
리더로서 참여한다는 발상은 자칫 단조로울 뻔한 구도에 변주를 준다. (물론
영화 속에서 그녀의 리더십을 강조할 만한 부분이 크지는 않았지만..)
감독은 조금 빠른 템포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고 있고, 덕분에
배우들은 여유부릴 새 없이 성큼성큼 자신이 맡은 배역을 연기해 낸다. 베타랑
연기자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만 봐도 영화를 보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

다만 아쉬운 건 영화의 상영시간이다. 두
시간을 훨씬 넘는 이 장편영화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너무 많은 것들이 등장해야 했는데, 덕분에
공을 들인 대 비해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캐릭터나 소재들이 몇몇 보인다. 물론
영화 속에서 쓸모없는 설정까지는 아니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늘어나다 보면 논리적 설명이 부족한 구멍이 탄생하기 쉬우니까..
친일파의 (사상적, 정신적, 그리고
가끔은 혈통적) 후예들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독립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던가. 일제강점기가
우리나라의 축복의 시기이며 근대화의 초석을 다졌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이 대학교수를 해 먹는 나라, 해방직후의
친일파청산 시도는 소련의 지령이라고 주장하는 무개념인사가 공영방송의 이사장이 되는 나라가 아니던가.
아마도 감독은 이를 가상의 인물들을 내세움으로써 넘어서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속 실제 인물인 김구, 김원봉
등을 제외하면,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공의 인물이니까. 하지만
우리 곁에 그와 같은 기회주의자들, 변절자들은
이미 차고 넘치기에 이 가상의 이야기가 그리 허구의 이야기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친일파 청산에 실패하고 내내 그런 변절자들에게 시달려 온 이 나라 이 민족에 대한 감독의 작은 선물이 아닌가
싶다. 영화
속에서라도, 한
번쯤은 온갖 궤변과 현실논리를 집어치우고, 나쁜
놈들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재미있다. 역사물로도, 액션물로도, 오락물로도. 이즈음 누구와 함께 가서 봐도 괜찮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