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에 대한 호불호를 잠시 접어두고 보자면,
현재의 새누리당은 정말 탁월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두 차례에 연속으로 대선에서 승리를 한 것은 확실한 증거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들이 취하고 있는 정략은 새로운 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의 자민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 거의 빼다 박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주의 정당인 자민당은
1955년 이후 현재까지 약 4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여당의 자리를 놓지 않은
사실상의 반영구집권 중인 독특한 정당이다.
물론 의원내각제 형태의 정치제도를 가지고 있는 일본에서
어느 정도 타협을 통해 연립여당을 구성한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물론 이 때도 총리의 경우는 다수당인 자민당에서 맡곤 했다.

 

이 엄청난 장기집권은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우리나라 보수정치인들에게도 매우 인상적이었던지,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의 보수정당은 그들의 행태를 충실하게 벤치마킹하기에 이른다.
그럼 어떻게 그들은 영구집권을 하게 되었을까.

 

 

 


먼저, 적과 아군을 확실히 나누고 적에게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여야 한다.
여기에는 진실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유언비어와 거짓말을 동원해서라도 상대편이 위험하다는 편견을 심어주면 된다.
물론 이 때 표현의 자유 같은 것들은

(그게 헌법에 보장되어 있든 말든) 절대로 언급하지 않는다.
한 번 덧칠된 빨간색은 그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 되고,
이후 두고두고 쓸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된다.

 

이 연장선상에서 자신들만이 국가의 안보를 위해 헌신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도 있다.
이건 자민당만이 아니라 세계의 보수정당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인데,
미국 공화당 출신의 아들 부시 대통령의 경우 '악의 축'을 운운하며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전쟁을 일으키고도 재선까지 이뤄냈다.
자민당 역시 마찬가지의 전술을 사용해 안보라는 의제를 독점하려고 한다.
물론 여기엔 적군파 등의 극좌폭력집단의 뻘짓도 한 몫을 했지만..

 

보수정당들은 대개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자유주의를 택한다.
그리고 이 경우 상대적으로 재벌들의 지지를 받기 쉽다.
시장경제는 규제가 적을 수록 마치 도박판에서처럼
밑천을 많이 가지고 있는 쪽이 이기기 쉬운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들은 풍부한 정치자금을 확보하기가 쉬워지고,
사실상 돈으로 치르는 선거에서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벌놀이다.
일본 정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대놓고 파벌을 과시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여야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그런데 자민당의 경우 이를 거의 예술적인 경지에 올려 놓는다.

 

쉽게 말해 이런 식이다.
일단 어떤 정파가 당내 힘을 얻어 총리직을 차지하면
그에 반대, 혹은 견제하는 정파 역시 함께 두드러진다.
양측은 틈이 날 때마다 서로 티격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실상 한패이다.
이 경우 현재 집권하고 있는 정파가 실각을 하게 되더라도
곧이어 치러질 선거에서 같은 정당의 다른 정파가 나서면서
자신들은 이전의 실패와 상관이 없기에,
자신들을 뽑는 것이 사실상 정권을 교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으로
유권자들의 착각을 유발시킨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전략들까지 더해지면 이는 꽤 설득력있게 들린다.

 

15대에 이어 16대 대통령 선거까지 연이어 패배하면서
당시 한나라당은 이런 자민당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이른바 친이, 친박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특정한 계파 수장을 따르는 다양한 정파들이 있긴 했지만,
김영삼 대통령까지는 대통령이 곧 당수이면서 공천권까지 행사했기에
여당 내에서 함부로 대통령에게 반항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친이와 친박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였다.
그들은 17대 대선을 준비하면서 서로 대거리를 시작하더니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남아서 티격대기를 계속했다.
친이 쪽의 공천 학살 시도가 결국 실패하고 돌아온 친박세력은
이후 여당 내 야당이라는 가면을 쓰고 국민들을 기만하기 시작한다.
18대 대선에선 마침내 박근혜를 찍으면 사실상 정권교체나 마찬가지라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결과 어지간히 인기 없는 전임 대통령에 이어
같은 당에서 또 다른 대통령이 선출되는 결과를 이뤄낸다.

 

이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아래서도 계속 비슷한 전략을 펴고 있다.
끝난 줄 알았던 친이, 혹은 비박 세력을 다시 부상시켜서
갈수록 밑천이 드러나고 있는 이 정권 이후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이 가장된 파벌놀이는 일견 무질서해보이지만,
사실 명확한 목적을 향해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무성이 당대표가 됐다고 새누리에 새바람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

어차피 다 그 나물에 그 밥.(심지어 사람이라도 바뀐다면 말도 안 하겠다)

 

 

 

하지만 그에 반해 야당 쪽의 파벌은
놀이가 아니라 진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다음 글을 통해 좀 더 언급할 생각이다)
후자 쪽이 좀 더 솔직하다고 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어차피 정당의 기본적인 목표가 정권 획득에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여당 쪽도 자신의 목표에 충실하고 있으니 비난할 꺼리가 될 수는 없는 걸까.

 

여기서 다시 한 번 중요한 건
겉으로 드러나는 거짓말 이면을 볼 수 있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정치의식인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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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입니다.

1년 전 오늘 저는 후배의 부탁으로 의정부 쪽에 강의를 하러 갔더랬죠.

점심을 먹으려고 좀 일찍 식당에 들어갔는데, 그 뉴스가 나왔습니다.

여객선이 침몰했고, 다행이 전원 구조됐다는.

그런데 같은 뉴스를 보는데도 계속해서 자막이 바뀌더군요.

수 백 명이 아직 구조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자료화면을 보면서 아직 저렇게 많이 배가 물 위로 떠 있는데,

딱히 뭐 불이 난 것 같지도 않은데,

주변에 저렇게 해경도 잔뜩 와 있는데,

곧 대부분 구조되겠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예상은 완전히 틀려버렸고,

배가 다 가라앉을 때까지 그 주위에 있던 수많은 어른들은

그저 우왕좌왕하다가 수백 명의 아이들을 물에 빠뜨려 죽였습니다.

 

분명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게 아닙니다.

적어도 수 시간 동안 배는 물 위에 떠 있었고,

하려고만 했다면, 분명 수백 명의 아이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게 이성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뭐 저는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학위 같은 건 없으니까요)

이 사건이 가진 사회적 의미에 대해 감히 뭐라 덧붙일 능력은 없습니다.

​다만 이 사건 이후 지난 1년의 과정을 되돌아 볼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낯뜨거운 맨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선 이 나라의 주류 언론과 정치세력은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다는 게 분명 드러났습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죽었는데도, 그게 채 몇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사방에서 잊어버리자는 말을 되풀이 하며 세뇌시키려고 난리였습니다.

한 해 일어나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 운운하며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하려는 인간들은

흔히 말하는 소시오패스, 사회적 공감능력이 상실된 괴물들 아닌가요.

그런데 그런 괴물들이 꽤나 높은 자리에, 그리고 크게 떠들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게

좀 흠짓하기까지 합니다.

잊어버리는 게 능사는 아닐 텐데...

물론 여기에도 그놈의 경제 타령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제 이 나라는 사람 죽어도 돈 안 벌리는 게 더 문제인 지경에 이르렀나봅니다.

 

 

소위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이들 - 경찰과 검찰, 각종 행정부처들, 그리고 청와대? -은

이런 상황을 해결할 능력이 아주 없다는 것도 분명해졌습니다.

1년 내내 헛발질만 해대던 그들은,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무시하기 바빴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버려두고 도망친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200여 명의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겨 유죄판결을 받아내긴 했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민들도 함께 잡아 넣었죠.

​정권을 보호하는 게 진실에 대한 요구보다 더 중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모두가 뭔가는 하는 듯 보였지만, 사실 된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까놓고 말해 유병언이 배 침몰시켰나요?

물론 그가 저지른 횡령은 그 대가를 치러야겠지만,​

형식적인 검사로 배가 제대로 된 상태가 아닌데도 출항시킨 협회 관계자들,

그런 사람들의 뒷배가 되어준 해경, 정치권, 관가 관계자들은 그대로 빠져나갔습니다.

(힘은 늘 그것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한 법이죠)​

무엇보다 몇 시간 동안 그저 시간만 보내고 앉아 있던 밥버리지들은 ​

이번에도 새로운 부서를 만들더니 밥상을 차려서 자기들이 먹기로 했습니다.

 

 

 

 

​집단적 우울증.

누군가는 그렇게 표현하더군요.

​슬픈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정상적인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우울증의 치료는 주변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고, 그들을 지지해 주는 친구와 가족, 이웃들이 있다는 것.

아쉽지만 이 나라의 권력자들, 힘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의 생명에 관심도 없고, 지켜줄 능력도 없다는 게 드러난 지금,

이 집단적 우울증을 극복하는 길은

​우리끼리 좀 더 단단히 연합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 밖에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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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루 2015-04-1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종일 너무 춥고 춥고 춥네요. 우울증을 넘어 울화병....

노란가방 2015-04-16 22:47   좋아요 0 | URL
힘 내야지요. 이 나라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건 그렇게 밟히고, 무시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버텨온 사람들이니까.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로부터 구출해내기를 원하지 않으셨다.

이스라엘을 이방인으로부터 구출해 내기를

원하지 않으셨던 것과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이방인의 빛이 되게 하려고 이스라엘을 구출하셨고,

마찬가지로 인간이 창조계를 구출해 내는

하나님의 청지기가 되게 하려고 인간을 구출하셨다.

 

- 톰 라이트,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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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재개발을 앞둔 서울 수유동의 한 마트(장수마트)에서 일하는 성칠(박근형). 해병대 출신으로 옹고집에 동네 터줏대감처럼 살아온 그의 집 앞에 어느 날 금님(윤여정)이 딸과 함께 이사를 온다. 성칠은 꽃집을 운영하는 그녀가 자꾸 눈에 밟히고, 금님 역시 그런 성칠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닌 듯 둘 사이의 로맨스는 시작된다.

 

     사실 재개발을 위한 주민동의서에 딱 한 명, 성칠의 도장이 없어서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었고, 마트 사장이자 지역 재개발추진 위원장이기도 한 장수(조진웅)는 금님을 통한 미인계(?)로 성칠의 인감을 빼내려는 수상한 거래(?)를 시도하고 있었다. 모두가 금님의 정체를 궁금해 하고 있을 즈음, 감독은 대놓고 그녀의 정체를 드러낸다. 마지막 30분 간의 폭풍 반전과 함께. 두둥.

 

 

 

 

2. 감상평 。。。。。。。  

 

     처음엔 단순한 황혼의 로맨스였다. 물론 언뜻언뜻 수상한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뭐 어차피 가공된 이야기인데 좀 작위적인 부분이 있더라고 하더라도 크게 눈에 들어오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작은 연결고리들을 세세하게 꿰어서 막판 반전을 노린다. 영화를 본 다른 사람들 중에는 뻔했다는 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 결과를 다 알고 나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사전 정보 없이 본 내 경우엔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의 충격이었다. (더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영화는 황혼의 로맨스로 시작해 진한 가족의 향기를 남기는 쪽으로 급히 방향을 선회한다. 그렇다고 이 급작스러운 유턴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처음부터 그걸 준비하기 위해 차곡차곡 꿰어 온 구슬들이 단번에 빛을 발하면서 꽤 괜찮은 감동을 자아낸다.

 

     물론 여기엔 감독의 연출만이 아니라 배우들의 호연도 한 몫을 했다. 주연인 박근형, 윤여정과 함께 비중 있는 조연이었던 조진웅은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고, 여기에 한지민, 황우슬혜(개인적으론 이런 밝은 느낌의 배우를 좋아하는데, 아쉽게 이 영화에선 그리 비중이 많지는 않았던..) 그리고 극중 조진웅의 딸로 나오는 윤소희 같은 젊은 여배우들도 그림을 만들어 준다.

 

 

 

 

     더 늦기 전에 소중한 것들을 더 많이 즐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컨대 괜찮은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좋아하는 딸기를 먹으며, 이렇게 즐겁게 영화평을 쓰는 시간 같은 것을 좀 더 늘려야겠다는.. 그리고 젊음을 좀 더 아끼고 사랑하자는 생각? 노인 영화를 보며 젊음의 소중함을 떠올리는 게 좀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좋은 미래는 좋은 오늘을 보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선물일 테니까.

 

     이즈음 다양한 조합으로 보러 갈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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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저는 죽어야 한다
파올로 타비아니 외 감독, 지오반니 아르쿠리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이탈리아의 한 교도소 안에서 재소자들이 직접 연극을 만든다. 간단한 오디션을 통과한 그들이 하게 된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 실제로 각종 범죄를 저질러 수감 중인 배우들이 그 자신의 역할을 맡아 연기해 낸 작품.

 

 

 

2. 감상평 。。。。。。。  

 

     아주 오래 전 대학 다닐 때 국립극장에서 했던 줄리어스 시저라는 작품을 본 기억이 있다. 사극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던 김명수 씨가 안토니우스 역을 맡아 연기했던 기억이 꽤나 오래 전 일인데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사실 다른 배우들은 잘 모르는 분들이라..;) 그렇게 큰 극장에서 직접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본 공연은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자연히 같은 작품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 때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재소자들이 직접 연기해 내는 연극이라는 설정 자체는 흥미롭다. 더구나 그것이 단지 설정이 아니라 실제 재소자들이라고 하니 이거 뭔가싶은 느낌에 구미가 당긴다.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낼까? 하지만 영화는 기대했던 것만큼의 뭔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물론 배우들이 자신이 맡은 배역에 완전히 빠져들어가면서 나타나는 내적 변화들을 보는 맛이 약간 있긴 했지만, 배우들 각자의 과거 행적이 딱히 특별히 연출되는 것도 아니고, 전반적으로 좀 밋밋하달까.

 

     ​물론 감독을 맡은 타비아니 형제가 명성 있다고는 하지만, 굳이 영화를 보는 사람이 감독의 명성에 황송해 하며 즐겨야 하는 건 아니니까. 배우들의 전체적인 연기야 나쁘지 않았지만, 솔직히 이 작품을 보고 느껴지는 감흥이 영화에서 나오는 건지, 아니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오는 건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뭐 그만큼 영화에 잘 녹여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영화가 아니더라도 되지 않았나는 반론도 가능.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대부분 10년 이상의 중범죄를 저질렀던 사람들이다. 그 중 일부는 출소해서 실제 배우의 길에 나서기도 했다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책을 출판하기도 했단다. 그것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만들고, 그래서 이전과는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는 용기를 얻게 해 주는 것, 이런 게 예술의 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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