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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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은 일본 드라마 히트작인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원작자로 알려져있다.

은행원인 한자와 나오키가 조직의 비리에 저항하며 펼쳐지는 소설 <한자와 나오키>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개하며 많은 독자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오피스활극의 최적화된 이케이도 준의 최신작 《일곱 개의 회의》 또한 조직의 비리에 대한 소설이다. 다만 <한자와 나오키>는 조직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이 《일곱 개의 회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도쿄겐덴이라는 중견기업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고뇌와 한계를 절실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 《일곱 개의 회의》에서 주택 관련 영업을 담당하는 하라시마는 낮은 실적으로 인해 늘 영업1과의 높은 실적과 비교당한다. 늘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하라시마에 비해 영업1과장인 사카도는 꾸준한 실적향상과 젠체하지 않는 겸손함으로 회사의 상사와 부하직원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엘리트이다.

사카도 과장의 밑에 만년차장으로 근무하는 핫카구 차장의 회의 태도를 지적하자 이에 격분한 핫카쿠 차장은 직장괴롭힘방지 위원회에 고발하며 조용했던 도쿄겐덴에 회오리바람이 몰아친다. 늘 실적달성에 성공하며 인정받는 사카도였기에 이 일이 사과로 끝나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겠거니 생각한 예측과 달리 사카도는 대기발령으로 좌천되고 그 공석을 하라시마가 대신하게 된다.

《일곱 개의 회의》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라시마의 시선에서 하청업체 사장인 이쓰로의 시선, 새로운 출발을 위해 퇴사를 결심한 여직원 유이, 기타가와 부장 및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이 도쿄겐덴이라는 조직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여준다. 그 조직에 처한 위치 뿐 아니라 그들의 어린 시절과 가족 등을 함께 보여주며 개개인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저자는 독자들에게 설명해준다.

소설의 시점이 다른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옮겨가며 이 도교켄덴 조직에 대한 거대한 비밀이 양파 껍질을 벗기듯 조금씩 실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실체가 벗겨졌을 때 독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에 대해 집중하게 된다.

이 《일곱 개의 회의》에서는 단 한 명만이 양심적인 결정을 하지만 <한자와 나오키> 같은 영웅은 없다. 모두 이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느 정도 비리와 타협하며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하지만 그 비리에 눈감는 등장인물들의 배경을 함께 그려가며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가령 당신이 이 인물의 가정 형편이었다면 당신은 이 불의에 NO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라고 진지하게 묻는다.

비리에 타협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을 탓하기보다 이러한 비리가 조장되도록 만드는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독자들에게 납득시킨다. 모회사로부터 가해지는 무리한 실적 달성에 대한 압박, 하청업체를 후려쳐서 이익을 버는 대기업의 횡포, 대기업으로 인해 점점 밀려나는 동네상권과 중소기업 등의 모습이 결국 비리를 조장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면서 아무리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죄는 죄이며 그에 대한 책임은 결코 피할 수 없음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일곱 개의 회의》에서 저자는 직장의 모습을 더 현실적으로 그러낸다. 그 현실 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묻고 대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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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의 기적 - 마음을 울리는 아주 특별한 사랑의 선물
윤경일 지음 / 서교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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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의 기적]의 저자 윤경일 박사의 이력이 독특하다. 정신과 의사이면서 퇴근 후 국제개발 NGO "한끼의 식사기금"의 공동대표로 세계 여러 곳을 누비며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손길을 놓지 않는다.

병원 진료 후 "한끼의 식사기그"으로 출근하는 윤경일 대표의 따뜻한 구호 이야기가 이 책 [한끼의 기적]에 펼쳐진다.

불행은 파도처럼 온다는 말이 있다. 한 가지 불행이 닥치면 또 다른 불행이 파도처럼 밀려든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아이들 또한 그 밀려드는 불행의 파도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타고난 가난을 짊어지고 힘들게 살아가건만 대지진 또는 화산폭발로 인해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다리나 신체의 일부를 절단해야만 했던 아이들..

잘못된 미신의 신봉으로 인해 핍박받는 여성들 여러 고통의 모습이 이 책 속에 그려진다.

끝없는 고통과 기아속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향해 저자는 나눔의 손길을 멈추지 않는다.

그 고통의 현장을 저자는 보여주면서 이 현장이 단기간에 나타난 문제가 아님을 말해준다. 가령 여성 할례 폐지를 주장하며 법으로 제정된 지 십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성 할례는 근절되지 않았다.

생리하는 소녀들을 밖에 감금시키는 잔인한 차우파디 악습 또한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있다. 저자는 이 고통의 현장의 원인을 교육과 열악한 국가로 인한 문제임을 알려준다.

가난으로 제대로 배우지 못해 이 악습들이 잘못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고통을 당해야만 했던 이 악순환과 국가 간의 종족 분쟁으로 인해 난민으로 전락해야만 하는 상황 등을 들려주며 결코 가난이 이들의 잘못이 아닌 우리의 이웃임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호소한다.

2018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했던 예멘 난민에 대한 이슈에서도 우리의 기득권이 아닌 이웃으로 함께 봐 줄 것을 요청하며 그들이 처한 현실과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바로잡아준다.

정확하지 않지만 우리가 월드비전, 세이브 더 칠드런, 한끼의 식사기금 같은 NGO를 통한 후원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2004년에 출간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출간된 지 10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의 현장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후원의 손길을 요청하는 그들을 보며 언제까지 후원해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또한 들을 수 있다. 저자 또한 구호 현장에서 무너진 학교를 재건하던 중 붕괴되는 경우도 있고 추방당할 위험에 처한 적도 많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결코 이 나눔을 멈추지 못하는 것을 네팔의 CDCA의 대표 덴디 세르파가 저자에게 지상에서부터 유토피아를 건설해야 한다는 말을 통해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 나눔은 결코 혼자서 이룰 수 없다. 네팔에서는 덴디 세르파라는 협력자가 있었고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는 정부 공무원인 모하메드 모집 라흐만 씨의 도움이 있었다.

이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데 한 사람 한 사람의 나눔이 모여 이 지구상에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다.

다른 의사 동료들은 퇴근 후 여유를 즐기지만 자신은 또 다른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지만 이 관계를 통해 행복을 얻는다는 저자의 글은 독자들에게 따뜻함을 안겨준다.

지구촌 사회에 모두가 이웃이다.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도움을 뻗칠 때 우리 각자가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인세수익금 전액이 빈민들을 돕는 데 쓰인다고 한다. 이 책으로 우리가 그들에게 조그마한 희망을 주는 건 어떨지 간절히 부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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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됐다 - 다가올 경제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법
미야자키 마사히로.다무라 히데오 지음, 박재영 옮김, 안유화 감수 / 센시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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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제 경제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더욱 공고해지는 보호 무역주의로 인해 여러 수입품에 고관세를 부여하며 자국의 경제를 보호하는 트럼프의 정책이 결국 200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중국에게 집중적인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예상은 가시화되어 2018,2019년에 온 나라가 이 두 나라의 분쟁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한 때 제조업을 책임지며 제1의 경제대국을 향하여 질주하던 중국이지만 중국의 여러 경제 정책이 한계에 달하면서 시작되는 여러 경제 붕괴 조짐들을 일본 내의 두 중국 경제 전문가인 미야자키 마사히로와 다무라 히데오가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가 시작됐다』에서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공동 저자인 미야자키 마사히로와 다무라 히데오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시작된 중국의 파멸>, <검증 미.중 무역 전쟁>등의 저자로 중국 전역에 걸쳐 독자적인 취재 활동을 하는 전문가들이다.

먼저 이 두 저자는 미국 트럼프 정부내의 경제 관료들이 친중파들에서 강경파로 돌아서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친중파인 헨리 키신저 노선이였던 렉스 틸러슨 국무 장관이 재직 중에는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했지만 이 후 부임한 마이크 폼페이오가 국무 장관을 맡으며 대중 강경 노선으로 전환되었다. 또한 존 볼턴이 대통령 수석 보좌관으로 취임하며 대중 강경 노선의 수완가가 갖추어진다.

트럼프 정부의 중국에 대한 대중 정책 목표는 "중국이 달라져야 미 ·중 무역 전쟁이 끝난다"라는 생각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에 2000억 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트럼프가 내건 적자폭을 줄이겠다는 공약과 함께 안보와 깊이 관련되어 있는 기술 도용을 막기 위한 두 가지로 그려진다.

중국이 내세운 '중국 제조 2025' 전략이 안전보장과 불가분의 관계인 5G 기술등과 깊은 연관이 있기에 미국으로서는 견제해야 할 필요가 강하고 이는 언론과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깊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두 저자는 중국의 경제 특징을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외화로 금융 팽창 방식으로 성장해 왔지만 그 한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외화에 맞추어 위안화를 발행하던 과거와 달리 위안화와 달러의 불균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즉 중국의 외화 자금 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걸 뜻하며 앞으로 이 감소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리먼 브라더스처럼 불량 채권으로 인한 신용 불안으로 돈이 움직이지 않게 될 때 '중국발 경제 불안'이 발생될 수 있다. 또한 민간 중소기업의 연쇄적인 채무불이행과 파산 그리고 지방정부의 채무와 '구이청'이라고 하는 유령도시 건설로 인해 터전에서 쫓겨난 농부들 등 중국의 불안정한 요소들은 극대화되어 가고 있다.

이 책에는 중국이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일대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캄보디아, 미얀마,브루나이,베네수엘라, 아프리카까지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며 그에 대한 채무의 덫에 걸리는 개발도상국의 실태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이득을 챙기고자 하는 일본의 속내 또한 분석해 준다.

또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의 경제 정책의 변모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타겟을 돌리는데 두 저자는 그 국가로 한국을 주목한다.

한반도 평화를 도모하는 문재인 정부를 보며 한반도가 통일이 될 경우 중국에 큰 위협이 될 것임을 느낀 중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들어올 것임을 예측한다.

중국의 투자 전략, 국내, 국외적 상황등을 포함해 두 저자는 줄어드는 외환 보유고로 인해 발생되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종착점에 다다른다.

위안화의 가치 하락과 자본 도피가 중국인들의 불만의 기폭제가 되어질 수 있고 이는 천안문 사태의 인플레이션과 깊은 연관이 있다. 늘어만가는 젊은층들의 반발, 떠돌이가 된 농부공등 중국의 불안 요소는 이 세계 경제에 화약고가 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의 여러 공장이 멈춰선 후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었다.

중국 공장으로부터 수입되던 물건들이 가동을 멈춰 언제 재가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임시적인 상황에서도 중국의 위기는 한국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만약 저자가 우려하는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더 큰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이 매우 위험함을 예상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일본은 통화 스와프 등 협력으로 살아남기 위한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 또한 갈수록 가까워지는 경제 위기에 한 발 앞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중국 전문가들이 대담 형식으로 풀어내어 어렵지 않지만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많아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또한 일본인 저자이기에 일본이 중국에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가 많았고 한국은 그에 대한 기술이 적어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내 경제 상황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상황 등 많은 부분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어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경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또는 나처럼 수입업 또는 수출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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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늑대였다
애비 웜백 지음, 이민경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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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 웜백, 미국의 전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FIFA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이자 여남 축구 선수를 통틀어 국제 축구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이자 은퇴 후 '울프팩 인디버'를 창립해 리더십 개발에 관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늑대였다》 왜 저자는 늑대라고 말했을까? 왜 늑대인가.  

저자는 1995년 옐로스톤 공원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준다. 늑대가 없는 70년 동안 먹이사슬의 가장 위인 사슴의 방목으로 인해 목초가 황폐해지고 둑이 침식되었다. 

결국 사슴을 견제하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공원 관리자들은 늑대를 방사하기로 결정한다. 

늑대의 출현은 사슴을 긴장하게 하고 사슴이 늑대를 피해 계곡을 피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 결과 풀이 자라나고 동물이 돌아오며 생태계가 복원되었다. 

늑대가 나타남으로 무너진 자연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 저자는 여기에 주목한다. 

바로 우리가, 여성들이 이 늑대라고 말한다. 무너진 사회를 바로 잡을 수 있으며 불공평 등 부조리한 것들을 고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모든 동물에게 그들의 생존 법칙이 있듯, 늑대에게도 무리가 단결하기 위한 법칙이 있다. 

이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애비 웜백은 8가지 법칙을 강조한다. 


저자는 전직 축구 국가대표 공동주장답게 많은 예를 축구로 설명하여준다. 

한 개인이 특출난다 하더라도 팀이 무너지면 결코 승리할 수 없듯이, 애비 웜백은 팀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만 승리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지금은 덜하지만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종종 하곤 했다. 드라마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어린 직원에게 뺏길까봐 똑똑한 신입 직원들을 경계하며 자기 밥그릇 지키기 급급한 여자 상사의 모습이 자주 비치곤 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모습이 남성들이 맞추어놓은 룰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이 주요 자리를 독차지하고 한 두 자리만 남겨놓은 채 그 소수의 자리를 여자들끼리 싸우도록 규칙을 만들며 따르도록 한다. 그리고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비아냥 거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  규칙을 과감하게 깨뜨리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으로 이루어진 사회에 끊임없이 돌팔매질을 해야 한다. 


서로를 챔피언으로 만드는 일은 여성에게 쉽지 않습니다. 

테이블에 마련된 단 하나의 자리를 위해서 

계속 싸우는 구도가 설정되었기 때문입니다. 

'희소가치'라는 환상을 유지하는 주체는 바로 권력입니다. 


우리는 흔히 리더십에 대해 앞에서 지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애비 웜백은 리더십의 의미를 재정의한다. 


"리더십은 스스로를 살피고 다른 이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일입니다." 


바로 우리 모두가 자기 삶의 리더라고 정의한다. 내 의지로 내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행동하는 개인이 바로 리더이다. 내 삶의 리더가 될 때 우리는 판단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 

내가 리더가 될 때 수동적인 삶을 살 수가 없다. 저자는 자신의 은퇴 경기에서 체력의 한계로 인해 벤치에서 지켜보고만 있어야 헀던 경험을 말한다. 비록 실전에서 뛰지 못하지만 뒤에서 힘을 주고 응원해 주는 선수의 역할도 중요함을 느끼며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은 모든 곳에서 리더이거나 어디에서도 리더가 아닙니다. 


앞서 저자는 팀플레이를 강조하지만 팀플레이는 결코 자신을 희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의 역량을 힘껏 발휘하면서 팀원 개개인을 세워주어야 함을 말한다. 

개인의 능력을 펼칠 수 있을 때 팀에게도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개인이 성장할 때 팀 또한 성장할 수 있다. 


여권신장이 높아지고 유리천장이 사라져 간다고 하지만 이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여성이 리더로 날개를 펼치기에 외롭고 힘든 장애물이 많다. 하지만 늑대가 무리를 지어 나아가듯 여성 또한 함께 무리가 되어 나아갈 때 우리는 잘못 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옐로스톤 공원에서 늑대가 나타남으로 생태계가 회복되었듯, 여성들이 함께 나아갈 때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나아갈 초석을 놓아줄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앞선 인생의 여성 선배들이 힘들게 쟁취해서 얻은 것처럼 우리 또한 다음 세대들이 좀 더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야 한다. 


저자는 한 개인의 리더십을 말하지 않는다. 한 팀에서 함께 성장하는 리더십을 말한다. 

각자가 모두 리더가 되어 자신의 역할을 완수하고 전체적으로 팀이 성장할 수 있는 리더십을 말한다. 

이제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무색할 수 있도록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줌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늑대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리더십을 말해준다. 

남성 위주의 리더십이 아닌 우리 각 개인과 팀이 함께 승리하는 리더십이다.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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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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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라해도 박완서 작가님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문학계의 큰 거목인 박완서 작가님은 돌아가신 2011년 이후 9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작가님의 작품들은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들을 찾아오고 있다.

작품이 아닌 자신의 모든 작품에 수록한 서문과 발문만 발췌하여 낸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제목을 접했을 때 과연 이 짧은 발문만으로 박완서 작가님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그 의구심 속에 시작된 나의 독서는 시작되었다.

박완서 작가님은 다른 작가들과 달리 사십 세의 늦은 나이에 집필을 시작했다. 결혼과 출산 후 아이들이 자신의 손이 닿지 않게 될 만큼 성장한 뒤에 작가님은 그 남는 시간을 쓰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뒤늦은 출발, 그리고 남들이 하는 문학 수업 또는 스승도 없이 덜컥 쓰기 시작한 자신의 위치가 하나의 짐이 되는 작가의 고백은 화려한 여성이 아닌 뒤늦은 출발에 선 한 여성의 홀로서기와 고뇌를 엿보게 해 주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때때로, 내게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나의 불신과 내가 해 낼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나의 질문 속에 작가님 또한 열등감 속에 더 열심히 뛰어야 했노라는 글은 내게 한 없는 위로를 주었다.

그 뒤늦게 작가의 길을 달려가는 자신의 제2의 인생의 첫 작품 <나목>이 작가님에게 개인적인 애정을 품게 된 건 어쩌면 엄마와 아내의 이름에서보다 박완서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쓰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설프게 틈입자처럼 문단에 뛰어들었다는 열등감과 소외감이 항상 나에겐 있다.

그러나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조건, 사물의 허위에 속지 않고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직관의 눈과,

이 시대의 문학이 이 시대의 작가에게 지워준 짐이 아무리 벅차도

결코 그걸 피하거나 덜려고 잔꾀를 부리지 않을 성실성만은 갖추었다라는 자부심 역시 나는 갖고 있다.


박완서 작가님은 1.4후퇴 후 텅 빈 서울에서 몰래 숨어 있으며 그 긴장과 공포를 언젠가는 꼭 기억해서 글을 쓰리라고 다짐한다. 자신이 이 역사의 산 증인이며 그 기억을 자신의 작품 <목마른 계절>에 자신의 경험을 써내려간다.

6.25와 1.4후퇴 등 자신의 경험등을 모두 차곡차곡 글에 담아 하나의 작품을 쓰며 회상하는 작가님의 모습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나의 경험들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말해준다.

그러함으로 모든 경험이 소중하며 우리는 우리만의 경험과 기억을 붙잡아야 한다.


무의미한 현실도 좋은 추억이 있으면 의미 있는 것이 되고,

나쁜 기억도 무력한 현재를 고양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저절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40세의 나이에 등단한 작가님이 1985년 집필한 소설<서 있는 여자>에서 보여준 발문이다.

지극히 가부장 시대를 살아온 작가님이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평등 없는 관계를 고민하고 질문한 사실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어 매우 놀라웠다.

1931년생으로 출간 당시 54세의 연세에 결혼과 평등에 대해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건 그 시대상에 비추어 결코 쉽지 않다. 특히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여자가 평등을 얻기 위해서 애쓰고 고되게 획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쓴 글에 보며 성평등이 예전보다 향상되었다지만 여전히 가부장적인 시대를 살고 있는 2020년을 한참 거슬러 1985년에 결혼과 평등한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의 글은 훨씬 시대를 앞선 것이었고 그 글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밀고 나간 작가의 뚝심은 존경스러웠다.


남자와 여자의 평등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결혼이

과연 행복할 수 있나 없나라는 내 딴엔 좀 새로운 문제였다.


평등을 자신이 앞으로 애써 지혜롭고 고되게 획득해나갈 문제라고 여기지 않고

자기만은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독자는 거기서부터 비롯된 똑똑한 여자의 중대한 착오를 주의 깊게 봐주었으면 싶다.

글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는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소설이 단명하는 시대를 걱정하는 저자의 글은 갈수록 어려운 출판계를 나타내며 씁쓸해진다. 2000년도에도 책 특히 소설이 차지하는 위치가 급격히 줄어드는 걸 걱정하는 저자의 고민을 보며 순수한 읽기의 즐거움을 상실해가는 현 사회의 모습에 아련해진다.

좁아지는 출판시장에서 자신의 글이 출판계에 해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며 활자공해가 되지나 않았으면 하는 작가님의 바램을 읽노라면 거목 답지 않은 겸손함과 자신이 그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엿보인다.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이 과연 작가를 표현해 낼 수 있을까로 시작되었던 독서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순전한 나의 우려였음을 깨닫는 시작이였다.

내가 읽지 못한 작품들이 많지만 이 서문과 발문만으로도 나는 박완서 작가의 작품이 더 사랑스러워졌고 작가의 인생관과 글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세월과 함께 더욱 폐가 되지 않으려는 저자의 겸손을 엿볼 수 있었다.

단어 하나 하나의 선택에 몇 시간을 고민하고 경쟁 사회의 힘이 아닌 자연과 노동 사이에서 생겨나는 힘을 가르쳐주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으로 지은 동화책, 우리의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도 쉽게 읽힐지언정 가벼운 글을 쓰지 않으려는 작가의 글을 보며 박완서 작가가 돌아가시기까지 그렇게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쓴 글들은 내가 살아온 시대의 거울인 동시에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

거울이 있어서 나를 가다듬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고,

글을 쓸 수 있는 한 지루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자신의 글이 결국 자신을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말한 작가의 고백처럼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은 박완서 작가의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그리고 자신의 더 깊은 작품의 세계로 읽는 독자들을 초대한다.

이 글을 읽고 초대에 응하지 않을 독자가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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