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 도스토옙스키엽서사진(출:블로그 petersuni)

인간 범위의 원인은대체로 우리가 나중에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신 복잡하고 다양하다.
게다가 명백하게드러나는 경우도 무척드물다. 그렇다면 화자는사실들만 묘사하는 것이최선이다.

*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ㅡ가난한 기사 중에서.
- P43

작가일기

내 상황은 극도로 불안하다.
하지만 자기 만족을 위해나 자신과 대화할 것이다그러다 보면 뭐든 나오겠지!
무엇에 대해 말하느냐고? 
나를숙고하게 하는 모든 것에 대해!
- P48

편한 사실주의는 터무니었는비현실보다 위험하다. 그것은맹목적이기 때문이다.
- P49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오직 그런자신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언젠가 자기 안에서건 외부에서건 더 이상어떤 진실도 깨닫지 못하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경멸감에빠지게 된다. 타인을 존중하지 않고는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사랑 없이 즐거움만 찾는사람은 하찮은 욕정과부도덕한 쾌락에 함몰된다.
이 모든 것은 끊임없는거짓말에서 비롯된다.
- P52

아름다움은 지독하게끔찍한 무엇이다. 
도저히이겨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든 모순이 존재한다.
수없이 많은 비밀! 아름다움!
그게 무엇인지 악마는 안다!
이성에는 수치로 비치는것이 가슴에는 미치도록아름답게 다가온다.
사탄은 여기서 신과 싸우고,
전쟁터는 인간의 가슴이다.
- P52

인간이 지상에서 추구하는 것이라고는
누군가를 섬기고, 누군가의 발밑에 바짝엎드리고, 누군가에게 양심을 팔고,
또 이런식으로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공동의 조화로운 개미 집단 속으로녹아드는 것뿐이다. 인간에게 양심의자유보다 황홀한 건 없지만 동시에그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없다.
- P53

사람은 세상의 운명이 마치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처럼 살아야합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에 대해
도덕적 의무가 있습니다

- P5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죽지 않으면 한알 그대로 남고죽으면 많은 질서를 맺는다.
ㅡ상트페테르부르크 예술인 묘지에 있는 도스토옙스키 비문.요한복음12장 24절
(카라마조프 히네 형제들 의 제사로도 사용됨) - P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웨덴은 전반적으로 진정한 성평등에 접근한 첫 번째 나라다. 

위에서 간략하게 설명한 모든수단들을 사용해 스웨덴은 성평등을 이루려고 하는데, 이중엔 ‘성매매를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 현상으로 구분 짓고,
성매매를 장려하고 착취하는 남자들을 지속적으로 처벌한다‘ 라는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되는 수단도 포함된다. 

간단한 불변의 진실이 여기 있다. 성매매는 감소되고, 수요는억제되어야만 한다.
🌸🌸🌸 - P319

억제되지 않은 성매매는 오직 확장될 뿐이고 특히 합법화된 나라들에서는 증폭될 것이다. 눈에 띄는 예는 12층, 2천 7백 평 규모에 하루 천 명의 구매자가 방문하는 독일 쾰른에 있는 파샤라는 업소이다. 

2006년 월드컵 동안, 거의나체에 가까운 여성의 모습이 들어간 거대한 포스터가 빌당 옆에 붙었고 월드컵에 참여한 서른 개 국가의 국기들이가득했다 그 도시를 방문할 모든 남성들에게 보내는 국제적 초대였다. 파샤는 노령 연금 수령자와 실업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을 제시한다. 

2003년에는 태국 성매매 여성이 그곳에서 칼에 찔려 죽었다. 2006년에는 다른 여성이 성구매남성에게 칼에 찔렸다. 옆방에 있던 여성이 안전 요원에게알린 덕에 살아났다. 2005년에는 총기와 코카인이 발겼됐다는 보고에 경찰이 업소를 급습했다. 

체포된 스물세 명 중네 명의 성매매 여성이 열네 살에서 열다섯 살 사이였다.
하지만 업소는 미성년 여자아이들을 성매매한 혐의로 법적처벌을 받지 않았다. 당신이 사는 도시에 이런 빌딩이 있다면 좋을까?
🌸🌸🌸🌸 - P320

남성 수요 불법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성매매를 옹호하는 활동가들은 법안을 입법하기 전에 사회가 성매매 여성들에게 자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엔 문제가 있다.
아래 2010년 『스웨덴 독립 조사』 인용문에서 볼 수 있듯이수요 범죄화에 대한 여성의 시각은 여성이 성매매에 아직유입되어 있는지, 탈성매매했는지에 따라 현저하게 다르기때문이다.

성매매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킨 여성들은 성매매 범죄화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취하는 반면에 성매매 내에서 아직 착취를 당하는 여성들이 성매매 금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습은 논리적으로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양상이 다양한 많은 보고서에 반영된 바 있고 성매매 경험 당사자 여성들과 접촉, 조사하여 확인되었다.
- P322

스웨덴 조사는 1999년 금지법 도입 이후 자국 내 성매매 급락 효과를 밝히고 이렇게 언급했다. ‘성구매 금지법도입 이래 거리 성매매는 반으로 줄었다. 이 감소는 성구매를 범죄화하여 나타나는 직접적인 결과로 고려될 수 있다.
(중략)
반면에, 아일랜드의 1993년 성범죄 법은 성매매를 목적으로 배회하는 행위를 범죄로 만들었다. 그 법안은 성매매를 실내로 들여 보내려는 효과를 의도했다고 생각한다. 성매매를 뿌리 뽑으려고 한 것이 결코 아니었고, 단지숨기려 했다. 

성매매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이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추함을 제거하려 했을 뿐이었고 큰 효과가 있었다. 언급했듯이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이 억지로 실내 성매매로 유입되었고, 나에게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 
(성매매의 실내 유입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위험성이 높다-미미)
남성들이 여전히 성구매할 수 있도록두면서 나머지 사회에 성매매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는 법안은 위선이고 범죄다.
- P324

성매매 합법화를 관철하려는 성매매 옹호론자들은 전략적으로 성매매 경험 자체를 인권이나 시민권으로 포장하려고 하는데, 예상대로 인권과 시민권을 부인하는 행위는전 세계적으로 극히 꺼려지는 행위이기에 성매매 옹호론자들이 계속해서 주장하며, 단단히 붙잡고 놓치 않을 전략이다. 당혹스러울 정도로 부적절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학대는 권리가 아니다. 인간권, 시민권 혹은 그 어떤 권리도 아니다. 어떤 그룹이라도 학대를 특정한 사람의 권리라고 포장하여 주장한다면 자신들이 지지하는 바로 그 학대될 ‘권리‘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분명 관심이 없다. 

  - P326

성매매될 ‘인권/시민권‘에 기반해 성매매를 승격시키려는 정책은 성매매 산업을 운용하기 위해 모든 법적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성매매된 여성들의인권에는 아무런 기반을 두지 않는다. 성매매가 존재할 권리라는 오직 한 가지 권리만 상정한다.
- P326

남성들의 이익을 위해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업주들일 때도 있지만 주로 성구매자들이다 여성의 몸을 사는 남자들 말이다. 남성들에게 유익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개 성매매된 여성들의 몸으로 성적이거나 경제적인이득을 취한다. 

그들은 성매매가 여성들의 삶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진정으로 이해하지 않거나 관심을 잘 갖지도 않는데, 이런 지식이 자신들의 목적과 직접적으로 대립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성매매가 합법화되기를 열렬히 원하고, 근거가 없으면서도 성매매 여성들에게 어떤유익이 있을 것처럼 말한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유익에만 관심이 있고, 그 유익은 지갑을 채우는 거나 음낭을비우는 행위를 수반한다.
- P327

국가에서 성매매를 용인하게 되면 구매자들이 책임감을 면제받고, 성적 만족을 위해 타인의 몸을 돈을 주고 이용하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질 수있다는 사실 또한 고려해봐야 할 점이다. 

성매매되는 건 충분히 굴욕적이다. 성매매 합법화는 그 모멸감을 용인하고,
굴욕을 가하는 사람들의 죄를 용서한다. 그건 고통스러운모욕이다.
🌸🌸🌸🌸 - P331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일에서 잘못을 가려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
- 제인 폰다. 지금까지의 나의 삶 - P3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흥미로운점은, 어른들이 쉽게 속는 반면에 성매매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청소년들은 성매매에 순전한부당함이 작용하고 있다고 읽어내는 데 종종 이상하리만치 능숙하다는 점이다. 

성매매 유입된 지 몇 달 정도밖에안 된 어느 날 시내 중심가에서 지인들을 방문하고 있었는데, 아파트 단지 주민들 사이에서 내가 성매매 여성이라고말이 퍼진 동네 근처였다. 

친구 집에서 감자튀김을 파는 가게를 향해 아파트를 지나 걸어 오던 중에 내 나이 또래 동네 여자아이들 무리가 급습해 (나를)구타를 해서 부상 정도가 심하진 않았지만 겁이 났고, 아프고, 불안했다

구타 후 걸어가던 그 아이들 중 한 명이 돌아보고 소리쳤다. "네 몸은 네것이지 다른 사람 것이 아니라고!" - P305

성적 자기결정권은 섹슈얼리티에 관한 결정에 있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환경으로 인한 영향을받지 않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진정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누리기 위한 필수 조건들이 성매매 경험 내에 존재하지않음은 너무도 명백하다. 그 필수 조건들은 성매매를 무심히 보는 시각에도, 살아낸 경험 안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 P306

성매매 여성을 이용하는 구매자들은 자신들의 착취 행동에 대한 비도덕성을 항변하고 어떤 이들은 항변하기 위해 성매매된 여성들 간의 구별점들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사회 과학자들과 많은 인권 단체들은 이 구분을 마치 사실처럼 수용한다. 즉, 학자들과 인권 단체들은 마음속에서 타인에 의해 성노예로 팔린 인신매매된 여성들과 실행 가능한 선택지의 부족으로 스스로를 성노예로 판 여성들을 구분한다.

도덕적 의미에서는 구별이 없다 - P307

전 세계적으로 약 4천만 명의 여성과 여자아이들이 성매매에서 소비되지만 그 사실에 아무렇지도 않아 할 뿐 아니라 그 문제를통틀어 도덕성 밖에서 생각하라는, 그래서 애초부터 괜찮지 않을 일이란 없다는 의미이다. (누가, 자유론자들이) - P307

부패한 것은 성매매 그 자체인데, 여성들은 성매매 안에서 자신의 몸뿐 아니라 인격에 가해진 학대의 부패함을짊어져야 한다. 자신을 성매매하는 행위는 여성의 본질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여성이 처한 환경과 관련이 있으므로성매매 여성에 대한 그릇된 묘사는 그저 비방이고 불의이다.
- P308

20. 합법화와 비범죄화

성매매는 성차별의 극단적인 모습이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이 폭력을 합법화하면 여성들의자유와 시민권은 제한된다. 여성들의 상품화를합법적으로 허용한다면, 그들은 이등 시민이된다. 민주주의가 전복된다.

-도나 휴, 폐해를 드러내기 - P310

성매매의 법적 지위에 관해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친구와 열띤 논쟁을 벌였던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성매매가 합법화된다면 더 안전할 거라 생각했지만 나는 성매매가 국가에 의해 허가되어 용인되면 다음 세대인 우리 딸들이 성매매에 유입될 더 큰 위험에 처할 거라 했다. 

그래서 나는합법화가 되면 눈에 멍이 덜 들지는 몰라도 법적인 힘, 국가나 혹은 다른 그 무엇이 우리를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 대화를 나눌 당시 둘다 10대였다
- P313

 세계적으로 2백5십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 노동을 하고 있다고 추정되고, 그 중 120만 명이 어린이라고한다. 인신매매 피해자의 43퍼센트가 ‘강요된 성착취‘에 이용되고, 이들 피해자의 98퍼센트가 젊은 여성과 여자아이들이다.

호주의 경우, 성매매 합법화는 빅토리아 주 내 업소 수를 급증시켰고 업소를 규제할 제도의 역량을 금새 능가해조직 범죄, 인신매매, 부패, 강압의 온상이 되었다. 이 국제연구는 합법화가 안전 장치와는 거리가 멀고, 여성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 P314

스웨덴에서는 여성과 소녀 들을 위한 법적, 정치적, 경제적,사회적 평등의 원리들을 견지하길 요구하는 사회라면 여성과어린이, 그중 대부분인 소녀들이 사고 팔리며, 남성에 의해 성적으로 착취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생각을 거부해야 한다고여겨진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 존재 중에서도 구별된 계층으로서의 여성, 특히 경제적, 인종적으로 주변화된 여성과 소녀들이 이러한 장치들 그리고 지난 50년 동안 발전해온 국제 인권 조약들에 명시된 보편적 인권 존엄성 보호에서도 마찬가지로 제외됨을 용인하게 된다.

구닐라 에크버그, 『성구매를 금지하는 스웨덴 법』

⭐⭐⭐⭐⭐⭐⭐⭐⭐⭐ - P315

스웨덴은 단순히 성구매만 금지한 게 아니라성매매 여성들이 직업 교육이나 학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치들을 마련하면서 성매매되는 사람들을 비범죄화했다. 감탄할 만한 법안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뒤따르기 10여 년 전이었다.
⭐⭐⭐⭐⭐⭐⭐⭐⭐⭐ - P316

스웨덴의 예를 따르려는 움직임은힘이 된다. 2009년 1월 1일 스웨덴 다음으로 노르웨이가성구매를 금지하는 두 번째 나라가 되었다. 같은 연도에 아이슬란드가 세 번째 나라가 되었는데, 아이슬란드 여성 총리, 요한나 사귀르다르도티르는 "아이슬란드 남성들은 여성들을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그저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을 집필 중인 이 시점에는 이스라엘,영국, 핀란드, 프랑스가 노르딕 모델의 도입을 고려 중이다. 

2019년 9월 기점으로 노르딕모델을 실행하는 국가:노르웨이,북아일랜드,스웨덴,아이슬란드,아일랜드,이스라엘,캐나다,프랑스

⭐⭐⭐⭐⭐ - P316

 스웨덴 여성의 고용 비율은 70퍼센트이다. 스웨덴 정부 내 여성 대표 비율은 50퍼센트, 의회는 40퍼센트, 자치단체 의회는 48퍼센트이다.
성매매에 대한 스웨덴 정부 대응에서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성매매를 극도로 싫어한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정부 구성에서 여성 참여가 거의 동등한 서양의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가 여성 몸의 상업화를 불법화한 첫 번째국가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대한민국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20프로가 안되는것으로 알고있다. 20프로 미만은 일본과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아마OECD국가중?조만간 관련기사 찾아 올릴예정ㅡ미미) - P318

스웨덴은 1984년 강간 정의를 넓혀 남성 간 성폭행과 여성 가해자에 의한 남성 성폭행을 포함했다. 남성들은 스웨덴 법 안에서 오랜 기간 동등하게 보호됐다.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1999년에 입안된 법들의 범람은 스웨덴이 자국 여성 보호에 더 관심을 가졌다기보다는 자국 남성들의 행동으로인해 필요해졌다.
⭐⭐⭐⭐⭐ - P3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네르바는 고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그리스 신화에선 아테네)으로 황혼녘 산책을 즐기며 그때마다 부엉이를 데리고 다닌다. 부엉이가 아니라 올빼미라는 사람도 있지만 박쥐인들 어떠랴. 프리드리히 헤겔이 『법철학』에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날아오른다”는 말을 쓴 이후로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철학을 상징하는 말로 쓰이기도 하지만, 보통 역사연구에서 ‘거리두기’의 지혜를 의미한다. 아침부터 낮까지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그 즉시 관찰해선 모든 걸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일이 끝난 황혼녘에 가서야 지혜로운 평가가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오랜 시행착오 끝에 갖게 된 지혜의 가치를 역설할 때에 쓰이기도 한다.

예컨대 『한겨레』 논설위원 김지석은 2006년 11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 회담 재개 합의와 관련, “헤겔은 미네르바의 올빼미(지혜의 여신)는 밤이 돼야 날기 시작한다고 했다. 6자 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몇 해 동안 실패를 거치면서 충분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선까지 왔다. 이제 올빼미가 마음껏 날 수 있게 할 때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역사학자들은 하루를 한 시대로 여겨, 적어도 한두 세대가 지난 다음에야 객관적인 역사 기록과 평가가 가능하다는 신념을 고수하고 있다. 더 독한 사람들도 있다. 중국의 저우언라이(주은래)는 1789년 프랑스대혁명의 영향에 관한 질문에 대해 “아직 얘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답했다. 그런 식으로 보자면 춘추전국시대에 관한 평가인들 이르지 아니하랴.

한양대 사학과 교수 김현식은 ‘미네르바의 부엉이’ 담론엔 가치중립의 공정한 역사를 서술하기 위한 지혜가 있는 양 보이지만 ‘궤변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거리의 유지가 객관성의 의미가 아닐뿐더러 이러한 논리에 따르자면, 역사가가 다루는 사건의 종결성 여부가 역사가의 공정성과 공평성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ㅡ출:선샤인 논술사전 2007.강준만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2-01-20 12: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선택과 행동을 유보하는 자세일지도 모르겠네요!^^

청아 2022-01-20 12:24   좋아요 5 | URL
네! 얼핏 들어보기만 했던 개념인데 이번에 책 읽다가 나와서 찾아보게 되었어요. 흥미로워요^^*

단발머리 2022-01-20 13: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중국의 저우언라이의 프랑스 혁명 이야기 너무 웃겨요.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1-20 13:37   좋아요 5 | URL
저우언라이도 등장하는군여?!! 아 너무 궁금해요!!나도 어서 웃고싶다ㅋㅋㅋㅋㅋㅋㅋ 오늘좀 부지런히 달려야겠어요!!👩‍🏫

청아 2022-01-21 22:03   좋아요 0 | URL
오이런ㅋㅋ올려놓고도 대충 훑어읽어서 제가 황당한 댓글을 달았네요ㅋㅋㅋㅋㅋ뒤늦게 부끄러워 쓰러졌습니다ㅠㅠ

새파랑 2022-01-20 16: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미네르바 처음 알았어요~!!
이젠 철학까지 섭렵 미미님~! 미미님의 ‘미‘는 미네르바를 뜻하는건가요? ‘밥안사주는 예쁜 누나에‘ 이어 ‘미네르바 미미님‘으로 불러드려야 할거 같아요~!!

청아 2022-01-20 16:26   좋아요 5 | URL
저 또 별명추가인가요?ㅋㅋ사실 부엉이 쪽을 더 선호합니다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1-20 19:32   좋아요 4 | URL
미네르바 미미님!
우윳빛깔 부엉이^^

청아 2022-01-20 19:53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scott 2022-01-20 23:12   좋아요 4 | URL
미미님을 상징하는 캐릭터 !
북플의 미네르바
그려왔습니돵 ㅎㅎ
 ,,,,,🌸
( ・e・)
彡,,, ノ
‘‘‘‘‐‘‘‘‘‘‘‘‘
✽+†+✽――✽+†+✽――✽+†+✽°

청아 2022-01-20 23:30   좋아요 4 | URL
북플 미네르바 부엉인가요?!!!!아 엄청 귀엽고 감동입니다!👍캡쳐했어요ㅋㅋㅋㅋ스콧님 감사해요~🌸🌸🌸

책읽는나무 2022-01-20 18: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네르바!!!!
고딩때 오랜 단짝이 자기 단짝들이랑 계 비슷한 스터디를 만들던데...그 이름을 미네르바라고 지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지혜의 여신이었군요??
걔들은 지혜의 여신이 되었는가??ㅋㅋㅋ

청아 2022-01-20 18:51   좋아요 5 | URL
오~스터디 이름 넘 잘 지었네요?!ㅋㅋㅋ여성주의 책읽기도 이런식으로 이름 지으면 멋질것같아요. 다락방의 부엉이들?^^*

페넬로페 2022-01-20 19: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네르바의 부엉이란 말이 와 닿네요.
변화라는 것이 지금도 일어나니 평가를 미뤄도 또 결론이 안 나올듯도 해요~~
어쩌면 뚝심있게 밀고 나가기도 답인것 같은데 이번 정권에서 젤 아쉬운 부분입니다^^

청아 2022-01-20 19:57   좋아요 5 | URL
그쵸! 요즘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답답했는데 이 책으로 근본적인 정치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유익해요.^^*

mini74 2022-01-21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덕에 정확한 뜻을 알게되네요. ~ 부엉이 하면 어릴 적 부리부리 박사 부엉이 생각나요. 실제론 조류 중에 머리가 나쁜 편이라는 글 읽고 배신감을 느꼈던 기억이 압니다 ~~ 주은래라는 분 무섭군요. ㅎㅎㅎ

청아 2022-01-21 22:01   좋아요 2 | URL
외모는 가장 똘똘해보이는데 슬픈 부엉이 박사님ㅠㅠ 반전이네요 근데 넘 웃겨요ㅋㅋㅋㅋ
 

아리스토텔레스,마키아벨리,베버
이 사상가들이 저마다 생각하는 세계에 대한 관심의중심에 정치를 놓은 것은 단순히 그들의 개인적 가치관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다. 이는 정치적 삶이 (예컨대 우리의 문화와 시대에는 알려지지 않은 어떤) 중심에 놓였던 시기에 그들이 살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와 마키아벨리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니체의 표현을 따르면 이렇다.

그리스인들을 생각해 보라. (..…...) 역사에서 그토록 엄청나게 정치적 열정을 발산하고, 그런 정치적 본능을 따르기 위해다른 이해관계를 무조건 제물로 바친 두 번째 사례는 분명 찾아볼 수 없다. 기껏해야 비슷한 이유로 비교를 통해 비슷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남성들이 있을 뿐이다.
- P50

고전 텍스트들이 살아남은 이유는 바로그것들이 특정 정치 조직체나 문화의 지배적 사상과 실천을 단순히 표상하는 차원 이상을 다뤄 냈기 때문이다.  - P65

정치 이론의 전통에서 ‘위대한 저작‘은 부분적으로 당대에 통용된 어법, 인식, 가정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하면서 자신의 위상을 얻었다. 

급진주의자‘로 알려진 소크라테스 루소 · 니체 · 마르크스는 물론이고, 보통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여겨지는 아리스토텔레스 홉스 헤겔 같은 사상가들도 마찬가지다.

주목할 만한 정치 이론가는 정치적 이해와 자아 개념에 새롭고도전적인 차원을, 간혹 새로운 이론적 지위나 범주까지 더한다.

이들은 이론의 거대 구조물에 특별한 움직임과 성분을 넣고 사건이나 현상에서 출발해 자연, 질서, 정치적 삶의 요소들이 맺은관계를 좀 더 크게 멀리 보며 추상화하는 과정을 통해 그 작업을성취한다. 
⚡⚡⚡⚡⚡ - P65

권력 구조는 자신의 권력과 적법성을 지기기 위해 정의의 이름으로 불의를 저지르고, 보편성의 이름으로 불평등을 행하며, 자유의 이름으로 착취를 거듭하면서 그 자신을 그려 내야 했는데, 헤겔은 이를 그려보인 이론가인 것이다.
⚡⚡⚡ - P68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이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려는 기획은 언제나 우리가 어디에서왔는지를 볼 때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중략)
그런데 과거의 질서는 그 시대 사람들이 살던 방식 그대로가아니라. 그들을 계승한 사람들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통해 포착된다. - P69

<정치학> 첫 장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의 구성 요소를분석적으로 고려할 때, 폴리스의 독특한 면이 드러날 수 있다고설명한다. 

따라서 <정치학>을 읽는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개인에 대한 연구로 시작해서 관계에 대한 연구로 넘어가고,거기에서 점차 제도적 연합에 대한 연구로 나아가리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정확히 그렇게 작업을 진행한다.

다만 이때 중요한 것은 인구 집단의 아무 구성원이나 그 작업의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인간의 정치적 본성을 완성하기위해 폴리스가 존재하지만, 개인은 물론이고 남성도 모두가 이런 본성의 대상은 아니다. 

비시민 한 명을 두고 그 분석을 시작한다면, 특히 투표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일 뿐인 ‘완전히 인간‘이 아닌 이들, 즉 남성 노예나 여성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리스토텔레스의 귀납적 분석법을 쓰면, 이런 시작은혼란의 수렁이나 파괴적일 만큼 혁명적인 결론을 가져오게 될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회적 ‘전체‘와 사회적 ‘부분‘의 관계를 정식화하며 이 궁지를 피해 나간다.
⚡⚡⚡⚡⚡ - P95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1-20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기필코 니체도 읽어봐야겠어요. 불끈.

청아 2022-01-20 10:02   좋아요 2 | URL
저도요! 니체도 꼭 넘어야할 산인듯 합니다. 올해는 꼭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읽으려고요.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