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각을 독자에게,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도 숨기며 글을 쓰는 사람에게 명확하게 글을 쓰라는 조언은 버거울지도 모른다. 정부에서 작성한공문서, 법조인들이 작성한 법률문서, 작은 아이디어를 추상적인 말로 부풀린 학술문서에 난해한 문장들이 등장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러 썼든 무심코 썼든, 난해한 글들은 기본적으로차단과 배제를 추구한다. 민주적 소통의 가치를 부정하는 글이다. - P21
지금도 무수한 학생들이 이처럼 의미가 응축되어 있는 글을 읽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저자의 심오한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머리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물론 정말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더 많은 경우, 글을 쓰는 사람이 명확하게 쓰지 못한 (또는 의도적으로 명확하게 쓰지 않은 탓이 크다.
이로써, 안타깝게도 많은 학생들이 글 읽는 것을 포기한다. 하지만 더안타까운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난해한 글을 읽어내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 또 그렇게 글을 써낸다는 사실이다. 결국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을또다시 그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악순환이 굳건한 전통처럼 세워진다. - P25
마음에 드는 글에 대해서 우리는 대개 명확하고, 간결하고, 에두르지 않는다는 말로 묘사하는 반면, 마음에 들지 않는 글에 대해서는 모호하고, 추상적이고, 복잡하고, 어렵고, 에둘러 표현한다는 말로 비판한다. - P32
논문, 보고서, 매뉴얼, 칼럼 등 대학이나 기업에서 요구하는 글과 스토리텔링은 차원이 다른 글쓰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어떤 글에서든 문장은 대개 ‘누가 무엇을 한다‘는 것을 진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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