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한쪽에는 광휘가, 그 반대쪽에는 심연이 존재한다. - P48

우리는 나비에게서 거듭거듭 초월이라는 관념을 본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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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1-01-27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미미님! 북플 한지 며칠 안됐는데 재미있고 신기하네요.^^ㅎ
편안한 밤 되세요.^^

청아 2021-01-27 21:42   좋아요 1 | URL
반가워요!! 이런저런 리뷰와 밑줄로 자주자주 뵙길바래요.*^^*

모나리자 2021-01-27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감사해요~자주 뵈어요~^^
 

시인은 보통 사람들을 이해함으로써 그들을 뛰어넘는다. 과똑똑이는 사람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음으로써 그들 위에 올라선다. 과똑똑이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묘하고 칙칙한 것을모두 편견이요 미신이라 매도한다.

과똑똑이는 사람들로 바보 같은 기분이 들게하고, 시인은 사람들로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더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게한다.
- P66

현대 세계 전체가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있다.
실수를 계속하는 게 진보의 일이고,
그 실수를 바로잡지 못하게 막는 게 보수의 일이다.

ㅡThe Illustrated London News - P70

우리는 이상에 맞춰 현실을 바꾸지 않는다.
대신에 이상을 바꾼다.
그게 더 쉽기 때문이다.

_Orthodoxy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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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군도 최종리뷰>


이 책에 나오는 '박멸'과 '절멸'은 해충이나 바이러스를 향한 단어가 아니다. 

스탈린은 그 이름처럼 강철같은 통제와 탄압으로 수많은 사람들을'박멸'하고 '절멸'시켰다.

심지어 탄압의 도구로 이른바 무뢰한들(책에서 형사범들을 일컫는 말로 강도,살인,강간범들을 가리킨다.)을 적극 활용했다. 상대적으로 정치범(58조)이 느끼는 고통은 그로인해 가중되었다. 사회에서는 가장 악랄하다고 비난 받는 형사범들에게 오히려 수용소에서 감시받고 통제받는다는 경험은 분명 더욱 비참했을 것이다. (마치 이건 말리는 시누이 같다고 해야하나?)


우리는 우리의 글과 생각과 대화가 누구의 감시도 없이 자유롭게 오고가는 공간에 살고 있다. 

특히 지금 내가 이렇게 쓰고 있는 이 글처럼 책에서 느낀 감회와 깨달음,때론 분노를 내가 정한 기준으로 조절해가며 쏟아내도 누가 함부로 삭제하거나 나를, 당신을 잡아가지는 않는다.

(단 수위조절이 안되서 이곳 기준에 벗어나는 것은 예외겠지만 가끔씩 보이는 강한 어조의 리뷰는 그런 기준조차 느슨하다는 것을 나름 잘 보여주고 있다.)


   

          


솔제니친은 지식인으로 살아가다가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참전하고 훈장도 받았지만, 친구와 나눈 편지에 스탈린을 비난했다가 조국을 위해 복무했던 군 시절 옷차림 그대로(이 모습 하나가 나타내는 바를 상상해 보시라) 이곳저곳을 거쳐 수용소 군도로 잡혀가게 된다. 당시 소련은 오웰의 1984의 배경처럼-오웰은 사회주의자 였지만 <동물농장>, <1984>를 통해 스탈린의 전체주의를 비판했다.-공포정치를 실현하고 있었고  마르크스의 이상국가를 재현하려 했다.   


실화는 더욱 힘이 실린다. 영화도 그렇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실제 증언들을 담고 있는 훌륭한 르포르타주다. 러시아 망명작가 나보꼬프도 이 책을 <극히 중요한 역사적인 문헌>이라고 했으니 나보꼬프의 개인적인 특성을 감안할때 이는 극찬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나치에 비해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스탈린의 만행은 <수용소군도>속에서 각각의 증언들을 오고가며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에코만큼이나 흥미롭고 디테일한 주석도 중요한 읽을거리다.  


2차대전 발발과 함께 상호불가침조약으로 당시 폴란드를 나눠가진 독일과 소련. 그 때부터 소련은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 곳곳의 수많은 이방인들까지 수용소군도로 잡아 넣는다. 증언들 중에는 러시아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헝가리인의 가슴아픈 이야기가 있는데 죄없이 수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하고난 다음에 러시아문학을 사랑하게 된 경험은 눈물없이는 다 읽어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콜리마 이야기>의 작가 바를람 샬라모프는 솔체니친이 <수용소군도>의 공동 출판을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이 책을 출판하기까지의 과정도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솔제니친은' 단 한번도 테이블 위에 한 자료가 모아진적이 없음'을 통해 그 어려움을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진실을 드러내려는 시도에 대한 감시는 삼엄했다. 스탈린 사망 후 몇 년간 분위기는 잠시 느슨해졌지만 다시 고삐는 조여졌고,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인한 유명세가 아니었다면 솔제니친은 <수용소군도>출판은 커녕 언제 어떻게 사라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동시대 작가들에 대한 저자의 발언도 종종 등장한다. 수용소군도의 문제를 비롯한 러시아의 인권문제에 대해 사르트르나 버트런트 러셀에 대한 비판인데 검색으로는 어디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정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최근 읽기 시작한 조지오웰의 <저널리스트>에 비슷한 언급도 이런 부분을 반영한 듯 하다. "이런 시대에 살면서 전체주의나 민주적 사회주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솔제니친에게 스탈린은 <위대한 키잡이>, <그 사람>, <나의 일생을 망쳐 버린 악마>, <식인종>등이었다. 

흔히 악이 있어야 선이 존재하고 구속이 있어야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1,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악몽은 인간의 타고난 선.악과 본질을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전쟁이라는 큰 회오리 안에서 대다수의 무고한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존엄을 훼손당하고 자유를 빼앗겼다.  

코로나로 일상의 평범함이 무너진 요즘 우리가 누리던 것들에 대해 종종 되돌아 보게 되는데 솔제니친의 기록을 통해 전쟁속 극한의 체험은 더욱더 현실을,내가 가진 자유를 선명하게 느끼게 한다.

우리는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이데올로기를 비롯한 역사의 큰 물결 속에서 개개인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시대를 의식하고 현실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흐름에 매몰되어 휘말리는 것과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2차세계대전에 관한 BBC다큐를 다시 보게되어 최종리뷰가 늦어졌다. 다큐를 다 보고나서 좀 더 보완하여 리뷰를 남기려는 욕심이 앞서서였다.(결국 아직 다 보진 못했다. 이제 마음 편히 봐야겠다.)

노트에 적어놓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리뷰에 전부 담지는 못해 아쉽지만 <수용소군도>를 읽고 나니 세계대전에 관한 이해도 좀 더 생긴것 같다.(물론 아직 턱없이 부족해서 더 공부할 필요도 동시에 느낀다.) 곧 개봉될 영화<미스터 존스>도 스탈린의 악행을 폭로한 기자의 실화를 주제로 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기대된다.


그리고 이번 리뷰와 관련해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이다. 절반은 준비가 되었는데 보기만 해도 설렌다. 앞으로도 내 주요관심사는 여성주의 책읽기와 , 꾸준히 고전문학 읽기. 그리고 역사공부 위주로 계속 이어갈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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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7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부터 눌러여ㅋ미미님에 여성주위고전읽기 역사서읽기 적극지지해요 유튭에 오웰 전선을누비던 다큐에관한영상 많아요

청아 2021-01-27 17:33   좋아요 2 | URL
아 스콧님♡ 북플을 만난게 ‘금‘이라면 스콧님을 여기서 만난건 ‘다이아몬드‘예요!저요즘 조지오웰의 책들을 예의주시중이예요.로맹가리 이후 뭔가 감정적으로 끌리는 작가예요! 바로 찾아볼께요!!😍

고양이라디오 2021-01-27 1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용소 군도> 두께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책이군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저 읽었는데, 눈물없이는 읽을 수 없는 책입니다.

청아 2021-01-27 19:12   좋아요 3 | URL
헉..페르소나님 리뷰보고 바로 샀어야했는데ㅠ 빨리 읽어보고싶네요!!

페넬로페 2021-01-27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단 ♡♡♡ 눌러요~~
6권 완독하신거 축하드리고
한 책을 여러 다른 책들로 연결할 수 있는
미미님의 독서력이 대단해요^^
저도 언젠가는 꼭 읽어야겠어요**

청아 2021-01-27 21:18   좋아요 2 | URL
그저 애쓰는걸 이쁘게 봐주시니 부끄럽네요.그래도 하트는 덥썩덥썩~냠♡♡♡
페넬로페님 감사해요!💗

단발머리 2021-01-27 2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6권 완독 축하드려요!! 미미님!!
일단 이것만으로도 올해의 뿌듯한 일 한 가지를 하셨네요. 전 이름만 알고 도전은 해보지도 못한 책이어서 더욱 부럽습니다^^

청아 2021-01-27 23:01   좋아요 1 | URL
멋진 리뷰로 제가 부러워하는 단발머리님이 칭찬해주시니 으쓱으쓱하네요! 고맙습니당~🥰

행복한책읽기 2021-01-28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와와. 박수갈채가 절로 나오네요. 미미님 저 두께와 무거움을 다 포용하는 독서 내공. 멋집니다. 게다가 깨알 리뷰라니. 또 게다가 앞으로의 독서 포부와 계획이라니. 이리 완벽하기 있기없기 ㅋㅋ

청아 2021-01-28 07: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응원 감사해요! ‘무거움을 포용하는 내공‘ 정말 좋은 말이네요! 그런 사람이 꼭 되고싶어요ㅋㅋ🤔💕

다락방 2021-01-28 08: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멋집니다. 너무 멋져요! 완독에 리뷰까지... 그리고 연결되는 다른 책들이라니.
다짐한대로 원하는 분야의 책들 읽는 멋진 시간들 만들어 가십시다!

청아 2021-01-28 08:58   좋아요 2 | URL
락방님~💗 감사해요!! 헤헷^^* 미루다가 써놓으니 보람있고 후련해요! 계속 지금처럼 앞에서 끌어주세요~♡

라로 2021-01-30 04: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멋져요, 미미님! 스탈린 시대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세 여자>에도 나와요. 넘 안타까운 얘기들. 그 부분 읽으면서 눈물이,,,없이는 읽지 못하는 부분. 주세죽과 김단야 이야기에요. 추천합니다!!

청아 2021-01-30 09:45   좋아요 1 | URL
지난번 라로님 글 읽고 <세 여자>꼭 읽으려구 이미 마음먹었죵ㅋㅋ. 두껍지만 말씀대로 감동적일듯해요!~^^♡

scott 2021-02-10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에 수용소 군도 완독 리뷰
이달의 당선작으로!!
멋지게 완독 마무리
추카 ^ㅎ^

청아 2021-02-10 15:14   좋아요 1 | URL
헉..저 스콧님 글 첫줄보고 오류나서 예전 댓글 다시 뜬줄요. 아 믿기지 않아요!너무너무 기분좋네요~곧 생일인데 미리 선물받은기분ㅋㅋ누구보다 다이아몬드 스콧님과 함께해주신 플친분들께 감사드려요♡♡♡♡♡
😍😍😍😍😍😍

모나리자 2021-02-10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미미님~^^

청아 2021-02-10 15:42   좋아요 1 | URL
모나리자님 감사해요!!
다음달은 모나리자님^^♡♡♡
 

"독서는 섹시하다."
ㅡ재닛 윈터슨

"소설은 제2의 인생과 같다."
ㅡ오르한 파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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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7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은 제2에 인생!인생을 두번살수 있는 경험을 할수 있는것  ̄▽ ̄*

청아 2021-01-27 15:39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ㅋㅋㅋㅋ
๑◕‿◕๑
 

1897년 열아홉 살의 버지니아 울프는 오빠 토비에게 "난 시커멓게 될 때까지 책을 읽고 싶어."라고 말했다. 토비는 당시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버지니아는 집에서 아버지의 서재에 파묻혀 책들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 P5

1789년의 파리는 시민들이 바스티유 감옥으로 몰려가 정치범들을 풀어준 혁명의 도시였을 뿐 아니라, 책 읽는 여자들의 도시였다. 독일의 한 여행자는 이렇게 증언한다. "파리에서는 모두가,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이 주머니에 책을 넣고 다닌다. 사람들은 마차 안에서, 산책길에, 극장에서, 휴식 시간에, 카페에서, 욕실에서 책을 읽는다." 새로 나온 책은 특히나 높은 인기를 누려서 책을 삼등분해서 빌려주어야 할 정도였다. 혁명이 일어난 건 혹시 책 때문이 아니었을까?
- P8

19세기는 곧 야누스의 얼굴을 드러내었다. 책 읽는 여자들은 커리어를 쌓기 시작하고, 교사나 교육자, 나아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유제니 존도 그랬다. 군주의 성에 고용되어 책 읽어주는 것을 업으로 삼던 유제니 존은 E. 마를리트라는 필명으로 여성잡지 <가르텐라우베>에 소설을 연재하여 엄청난 독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와동시에 책 읽는 여자를 매도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19세기는 소설을읽는 것이 간통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물론 여성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말이었다. 엠마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 에피 브리스트는 문학에 등장하는 유명한 간통녀이자 이런 남성적 강박관념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 P9

발전은 더 이상 멈추지 않았다. 책 읽는 여성들은 출판업자가 되었고, 책방을 열었으며, 금지된 소설들을 불법으로 인쇄했다. 제임스조이스의 《율리시즈 Ulysses》처럼 문학성은 높지만 음란하다고 치부된책들이었다. 

1950년대, 금발의 멍청한 섹스 심벌의 이미지가 탐탁지않은 마릴린 먼로는 사진작가로 하여금 자신이 <율리시즈>를 읽는장면을 찍게 했다. 두 세계가 합쳐지는 시점이었다. 문학 역시 수영복을 입고 독서를 하는 마릴린의 후광을 누렸다. 바야흐로 책 읽는것은 섹시한 행위가 되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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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1-2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제가 가진 벽돌책 일인자는 율리시즈 였는데..... 읽지도 않고 팔아버렸지 뭡니까. 올려주신 인용문 읽으니 율리시즈를 다시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청아 2021-01-27 13:31   좋아요 0 | URL
어머 혹시 검정바탕에 제임스 조이스가 우수에 찬 굉장한 미남자로 나온 그 벽돌말씀이신지? 도서관에서 들어보고 살펴보고 많이 놀랐어요!

다락방 2021-01-27 13:39   좋아요 1 | URL
네, 바로 그 책입니다!
저는 그거 회사로 주문했다가 집에 가져가면서 쌍욕을 했더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껏 가져갔다가 팔아버리다니, 저도 참... 에휴-

청아 2021-01-27 13:56   좋아요 0 | URL
앗ㅋㅋㅋㅋㅋ아 그 책 품절이라 지금 가격도 더 높을꺼예요! 저도 그책 갖고싶었는데ㅋㅋㅋ락방님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