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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사람들 - 강박에 사로잡힌 마음과 행동 그리고 뇌 이야기
데이비드 애덤 지음, 홍경탁 옮김 / 반니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사람은 하루에 4천 가지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 중에 자신이 의식적으로 하는 생각들도 상당수 있겠지만, 아닐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생각들을 그냥 지나치게 될 텐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강박 장애에 걸린 사람들이다.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디언>에서 7년동안
과학, 의학, 환경 분야의 전문기자로 활동했고, <네이처〉의 필자이자 편집자인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애덤 역시 강박장애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자신에 대해서 탐구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그가 이런 주제의 책을 쓰고 싶다고 할 때,
표지에 비누를 그려 넣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박장애에 대해서 그런
의식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가로세로로 줄을 그어놓고 각도까지 잴 수 있는 도마를 디자인해서
‘강박 장애 도마’로 판매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물론 나 역시 그러했었다.
강박장애에 대한 수많은 그리고 너무나 놀라운 사례와 강박장애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고자
하는데, 그 중에 가장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컴퓨터를 사용할 때, 최소화하거나 이동하거나 심지어 닫을 수 조차 없는 커다란 검은 창을 떠올리라는
것이다. 물론 다른 창을 띄어서 다른 작업을 할 수 는 있겠지만,
바탕에 깔려 있는 창은 그 와중에도 배터리 용량을 잡아먹고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랙을 걸리게 할 뿐 아니라, 결국은 컴퓨터의 성능마저 저하시키고 있기 마련이다. 강박장애는
바로 그런 것이다. 그들을 사로잡는 생각을 ‘침투적
사고’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이런 문제는 누구나 생길 수
있다. 나 역시 교통사고를 당한 후, 다른 차가 나를 향해
달려올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고, 신호대기를 하다가도 그대로 달려 나갈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의 일이었고,
그런 생각에서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강박장애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한다.
데이비드 애덤은 이 책을 통해서 강박장애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생기는지, 그리고 어떤 치료과정을 겪게
되는지를 심층적으로 담아냈다. 하지만 강박장애라는 것은 치료되기 쉬운 병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역시 강박장애가 자신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그 일부에
완전히 잠식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이다. 이 책을 통해 나 역시
강박장애가 어떤 병인지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강박장애에 걸린 사람들에게 우선 필요한 것
역시 바로 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