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취향 채석장 시리즈
아를레트 파르주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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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장 시리즈 중 그나마 잘 읽히는 책이 바로 아카이브 취향이다.
아카이브란 사전적 정의는 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하여 한데 모아서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 둔 파일이라는 뜻이다. 사실 읽는 내내 짐작으로 뜻을 알려고 했다. 음, 맞긴 맞았지만...
하루종일 도서관에 앉아서 ( 물론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일찍 일어나야하는 것은 필수) 옛 파일을 뒤지며 보내는 삶이란 어떠한 삶일까? 현재의 사람의 과거에 살고 있는 셈이 될까?
저자가 연구하는 시대.. 정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던 그 시대의 사람들.. 아이들이 태어나면 거의 반은 강물에 흘러 어디로 가는 지 모르게 버려지는 시대... 그 아이들이 어디로 가는 지는 유모만이 안다. 죽었을지.. 살았을지 말이다.
그런 자료들은 오래된 자료고 또한 보관방법도 중요해서 필사 밖에 허용이 안된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누군가의 기침소리와 거칠게 넘기는 책장 소리를 뒤로 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적는 저자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하는 일이 만만치않다. 그럼에도 저자는 아카이브 취향이다. 그래, 이런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어야한다.
현대를 살지만 정신은 과거를 헤메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현대인일까? 아니면 과거인일까?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아카이브라는 복도를 배회하는 자일지도 모르겠다.

출판사 제공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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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대하여 : 1979~2020 살아있는 한국사
김영춘 지음 / 이소노미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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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쓴 글은 잘 안믿는 편이다. 왜냐면 그 또한 언제 바뀔지 모르기에...
정치는 생물이라는 표현은 아마 정치인이 만들어 낸 게 분명하다. 그래야 여기 저기 옮겨다닐 명분?이 될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냥 덤덤한 한국사 같이 읽혀졌다. 고통의 현대사 말이다. 정치인의 자기 정치 이야기가 아니라... 쉬운 말로 기부금 타 내려고 온갖 말로 미사여구를 갖다대고 자기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한국 현대사를 자신의 방식으로 정리한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읽으니 마음이 편하고 눈에 들어왔다.
흔히 누가 나를 세뇌시키?려 하는 책은 거부감이 들기 마련인데... 이 책은 안 그러니 편했다.
하지만 역사는 왜 이리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는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인지..아님 유독 대한민국만 심한지 말이다. 마지막에 사진들이 나오는데... 이 세상에 없는 사람들도 많다. 어차피 한 세상인데 뭔 그리 욕심들이 많아서 ... 그리고 감옥살이 하시는 분들... 정치인의 생명은 명예 아닌가? 하지만 명예란 돈 앞에서는 그냥 돼지 앞의 진주 취급 받는 것같다. 자신이 만든 독으로 싼 감옥에서 스스로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국민 앞에 용서를 빌 엄두는 전혀 못 내고 감옥에 들어갈 용기는 낸다. 그것도 당당하게 말이다.
고통의 역사를 모두 다 끊을 수는 없다. 지금도 뉴스에서는 가지가지 고통들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줄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듣고 무엇보다 제대로 투표해서 올바른 사람을 대표자로 내세웠으면 좋겠다. 그러한다면 고통의 역사는 다시 되풀이 될 지라도 그 강도는 덜 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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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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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저 가난한 동네 이야기 인 줄 알았다. 그곳에 즉, 삼벌레 고개라는 곳에 새댁이 이사오면서 펼쳐지는 생동감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중후반부터 급물살을 탄 소설은... 새댁의 병원행... 모두 다 뿔뿔히 흩어지는 결말을 맺으면서 슬프게..그렇다. 참 슬프게 끝이 났다.
소설 중간 중간..무슨 모의하듯... 새댁네는 수상하게 비춰진다. 안원네 아버지는 스파이 원과 은철에 의해 도둑으로 이미지가 씌워진다. 결국은 빨갱이란 오해를 쓰고 사형장의 이슬이 되버리는 원이네 아버지...
원이는 그 이유가 자신이 우물에 묶여있을 때 아버지를 저주하여 생긴 일이라고 오해를 하게 되고 결국 입을 닫아버린다. 원에게 유일한 위안은 바로 동생 희다... 인형 희... 영 원 희 의 희 말이다.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누가 널 안원해서..이름이 안원인가보다..했을때 원은 소리없이 울었다. 그리고 누가 영 원 희 의 이름을 제안했을때 너무 기뻤다. 아이들에게 사소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소설을 읽다가 빨갱이 운운하는 장면에서..혹시..인혁당 사건? 했다. 소설의 배경에 대한 고려없이 상상력으로만 읽다보니 이런 촉도 생겨나는 것같다. 찾아보니 역시 그 사건이 배경이었다.
구체적인 역사적 지식은 없더라도 인혁당 사건이 얼마나 날조된 비인간적인 재판이었는지는 알 수 있었다. 그 시절에나 가능했을 고문과 속전속결의 사형 재판...
원의 아버지는 영원희 사라졌고, 원의 어머니 또한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억울함에 미쳐 버린다. 그토록 총명했던 새댁이 한 순간에 벽만 보며 웅얼거리는 신세가 됐다.
역사란 무엇인가? 옛 것을 보고 새 것을 배우고, 과거를 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최근 사법부의 문건들이나 재판 과정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같다.
살인의 추억의 진범이 잡히고 새 재판에 따라 무죄로 선고받은 윤성여씨... 재판은 빨리 끝났으나 책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 생각엔 가장 먼저 사죄해야할 사람은 법봉을 휘두른 판사 그리고 검사...같은데...너무 근엄하게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태도로 그 자리에 있는 것같다. 사과나 사죄가 그렇게 힘든 것인지...
권력을 지닌 겸손한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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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로 산다는 것 - 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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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로 산다는 것... 박노자.. 이 책의 부제는
워킹 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이다. 이런 푸어의 시대에 과연 짓고 싶은 세계가 있을까마는 단순하게나마 희망을 가져보는 것은 자유가 아닐까?
박노자님은 한국국적을 지닌 러시아 태생이며 또한 지금은 노르웨이에 정착해서 살고있다. 한국이 좋아서 한국학을 공부하고, 또 국적도 옮겼으면서 그는 왜 또 다른 나라로 간걸까?
왜 미아로 살기를 고집한 걸까? 아니... 더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더 객관적으로 이 나라를 사랑하고 싶어서 타국으로 떠난 게 아닐까? 나라는 보호되지않으면 더 이상 그 사람에게는 나라로의 기능을 상실한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않는 다면 그것은 과연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어보면 아... 불안하다가도.. 뭐가? 자본주의 시스템이 말이다. 저자가 간혹 희망처럼 던져놓은 말에 기대하기도 한다.

"자본과 자본을 위한 국가가 수면 시간 이외에 우리의 모든 시간을 차지하고 우리의 모든 것을 아는 이 디스토피아 같은 세계에서 혁명이란 결국 나와 우리의 회복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각자가 스스로에게 '나의 생각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는 것은 아마도 현재로서 가장 혁명적인 질문일 것입니다. 500여 년 전 동양철학사상 가장 급진적이며 개성적인 사상가라고 할 이지는 동심, 즉 주류의 의식이 '나'에게 주입되기 전의 본래 진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오늘날 이 외침은 더 절실하게 들립니다."

저자가 희망처럼 던져놓은 화두.. 난 여기 서문에 다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동심의 회복이다. 어린아이같은 자아의 회복... 남들이 아파할때 같이 아파하는 마음... 미국의 무인 폭격기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장면이나 재판도 없이 국가에 의해 테러행위를 당하는 행위들... 그것은 부당한 것인가? 정당한 것인가? 대의를 위한 소의 희생인 것인가?
아닌 것은 아니라고 느껴야한다. 인간으로서 동질감을 느끼는 동심의 발로... 바로 그것을 찾아야한다.
이 책은 그러한 면에서는 사회 비판의 책이기보다는 희망없는 세계의 희망의 책이 아닐까? 한다.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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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블러드
임태운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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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그것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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