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여행 - 세계 여행에서 발견한 브랜드의 비밀
김지헌.김상률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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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여행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지헌

‘대한민국 1호 브랜드 경험 박사’, 유나이티드브랜드 서울 오피스 대표. 20여 년 동안 500여 개가 넘는 기업들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 및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 구축, 네이밍과 관련한 브랜드 컨설팅 프로젝트들을 진행한 브랜드 전문가이자 2002년부터 대학에서 브랜드마케팅과 브랜드 관리 과목을 강의하고 있는 ‘대한민국 1호 브랜드경험 박사’.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브랜드 경험에 관한 주제로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사이드경영대학원 지식경영 과정 및 런던대학교 브랜드 매니지먼트 과정,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교 사우더 경영대학원 브랜드 매니지먼트 과정을 수료했다.
SK텔레콤 ‘T’, 현대자동차 ‘에쿠스’, 삼성전자 ‘갤럭시 진’, KT&G ‘레종’, 한국제지 ‘밀크’, CJ ‘도너스캠프’, 남광토건 ‘하우스토리’, (주)푸드나무 기업명 등 브랜드 네이밍 작업과 KT그룹, 한화그룹, SK C&C, 하이트진로, 뉴스킨코리아, 하남도시공사, 서울시, 문화재청 등의 브랜드 전략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런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광운대 경영학부, 건국대 산업대학원, 우송대 미디어디자인 전공 등 대학 및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브랜드 관리, 브랜드 경험 디자인, 브랜드 네이밍, 창업 브랜딩 등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컨설팅회사인 유나이티드브랜드의 서울 오피스 대표로 브랜드 경험에 관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코스닥 상장기업 (주)푸드나무의 경영자문 사외이사, 대전광역시 도시마케팅위원회 전문위원, 사단법인 국제뷰티크리이에티브협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 《브랜드네이밍》 외 8권이 있고 역서로 《뉴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 외 6권이 있다. |||브랜드 심리학자, 세종대 경영학과 부교수. KAIST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인지.사회심리학을 근간으로 소비자행동, 브랜드전략, 온라인 판촉 전략을 연구하면서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 논문상과 우수 강의상을 다수 수상했다.

KT마케팅연구소 연구원, CJ제일제당 브랜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고 유한킴벌리, CJ푸드빌, 아모레퍼시픽, 아디다스코리아 등에서 강연 및 컨설팅을 해왔으며, 저자의 이름은 세계3대 인명사전인 Marquis Who’s Who 2018에 등재되어 있다.

일반인에게 마케팅의 개념을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칼럼, 강연 등을 통해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
<당신은 햄버거 하나에 팔렸습니다>
<가치를 사는 소비자 공감을 파는 마케터>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세계 여행을 다니며 브랜드의 이모저모에 대해 잘 차려진 밥상처럼

읽고 싶은 알고 싶은 브랜드의 이야기들이 잘 쓰여 있는 책을 만났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별다른 감흥없이 물건을 대하고

브랜드의 이해없이 물건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으로 다른 감각들이 열리는 기분이다.


여행 속에서 브랜드의 이야기들을 친절하게 다루고 있어

각기 다른 멋이 있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게 만든다.


한참을 기다려 들어간 서점은 1906년 네오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고풍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며

층마다 책들이 가득 꽂혀 있었따.

스테인글라스로 장식된 아름다운 천창을 통해서는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p170


건축물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넘어서

서점이란 공간은 나에게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책 덕후들이라면 지역의 명소를 둘러보면서

책방을 들리는 맛을 빼놓을 수 없듯이 코로나가 심각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한달에 한번은 교외로 나가 책방 투어를 갈 정도로 재미를 붙이기도 했다.


가까운 인근의 서점들을 거의 다 가보았지만

아직 못 가본 서점들이 많아 항상 마음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셀렘으로 가득 차 있다.


곳곳마다 다 풍기는 매력이 다르다.


제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책방 안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뭔가 큰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 항상 여행 중 작은 서점을 찾는다.


관습처럼 나에겐 투어할 여행지 선정에 있어서

서점도 빼놓지 않고 방문할 리스트에 작성한다.


작년에 별마당 도서관에 간 적이 있는데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기존 도서관의 건축물에 대한 양식의 틀을 완전히 깨버린

신선한 문화 예술 공간으로 특별하고 독특한 이미지로 아직도 선명히 머릿속에

첫 인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물론 포르투의 렐로 & 이르마우 서점의 역사적인 장소와 비교 우위를 놓기엔 어렵지만

신생 건축물로 현대적인 양식으로 재미있게 재해석한

별마당 도서관은 여태까지 본 도서관 중에 가장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능적인 공간 뿐 아니라 휴식과 쉼이란 좋은 힐링의 장소가 될 수 있는

멋진 공간들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이 되기에 충분하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허쉬 매장에 넘쳐나는 키세스 초콜릿을 보면서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바로 필리핀의 보홀이라는 작은 섬에 있는 '초콜릿 힐'이다.

초콜릿 힐은 바닷속에 쌓여 있던 산호섬들이 솟아올라 만들어진 1270여 개의 키세스 초콜릿 모양의 언덕이다.

건기가 되면 푸른 빛이 사라지며 색깔마저 초콜릿 색을 띠게 되어 이름의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p238


초콜릿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M&M' 과 '허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동글동글한 초콜릿 모양에 가운데 M로고가 새겨진 M&M은

맛보다 색과 모양으로 눈을 먼저 즐겁게 만드는 초콜릿이라

아이들은 이 캐랙터를 굉장히 사랑한다.


키세스 역시 그 모양이 아이들, 어른 할것 없이 굉장히 사랑스럽다.


뉴욕에 있는 이 두 매장을 테마파크 형식으로 꾸며놓은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싶다.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조형물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재미와

익살스런 캐릭터와 더 찰떡인 모습의 표현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기 충분해보인다.


이 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나면

아이들과 정말 가보고 싶은데 가 볼 수 없어 더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드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마트에 이 브랜드들의 초콜릿 봉투를 마주하고

종류별로 먹고 싶은 초콜릿을 골라 오는 것으로

꽤 만족감을 느끼고 손에 쥐는 소유감에 그런 마음들을 조금이나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눈으로 넘겨 집고 알고 있던 브랜드들이 상당히 많다.


책에서 다루는 브랜드들이 익숙할 정도라면

우리 생활에 이런 브랜드들이 꽤 밀접하게 관계 짓고 있다는 뜻인데

그 브랜드의 역사나 배경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브랜드 여행으로 이런 해석들이 나에겐 더 명쾌하게 느껴지고

이젠 제법 그 부분에 대해 배경지식이 깔려

가족들과 재미있는 대화의 소잿거리로 언급이 될만한 친절한 지식서라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겉만 보고 알때와는 다른 매력이 더 깊게 느껴진다.


현지 투어를 가볼 수 없는 형편이기에

책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그 정도 선에서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지만

적어도 하나 하나의 브랜드에 대해 미처 모르고 지나친 부분에 있어서

세심한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책으로 오감을 만족할 만한 좋은 기분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브랜딩 여행을 재미나게 떠날 수 있어서 꽤 유쾌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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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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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백민석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세상의 모순을 파헤치고 분노의 감수성을 일깨워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온 소설가. 1995년 『문학과사회』에 「내가 사랑한 캔디」를 발표하며 소설가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해피 아포칼립스!』 『버스킹』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가 있다. 2017년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그의 작품에는 대부분 소년이 등장한다. 어른인 등장인물 역시 심리적으로는 소년인 상태의 어른들로 보인다. 현실의 인물을 기준으로 볼 때 기괴한 인물을 등장시킨다고 평가받는 그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반사회적’ 경험으로 인해 날렵하면서도 냉소적인 문체를 구사한다. 이러한 문체는 힘 또는 권력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작품을 들여다보자.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는 유치함을 가장한 대담한 글쓰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백민석의 연작소설집이다. 작가는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한 인류의 신상품들을 만화처럼 그리고 있으며, 사회에 대한 음산한 해학과 통찰을 보여준다. 『내가 사랑한 캔디』는 백민석의 미혹과 파격의 소설로 평가받는다. 다양한 이미지와 비현실적인 시공간을 가진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발기부전에 시달리거나 동성애에 빠지거나 지강헌과 같은 총잡이를 꿈꾸는 '90년대 낙오자들'의 절망과 허기를 그려 내고 있다. 새로운 감성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창조한 이 소설은 90년대식 소설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죽은 올빼미 농장』의 주인공은 도심에서만 성장한 전형적인 '아파트먼트 키드'로, 이미 서른이 넘긴 나이임에도 '인형하고만' 대화를 나누며 어린 시절 들었던 자장가 가사에 집착하기도 한다. 작가의 전유물인 ‘인형’과 ‘복화술’을 기반으로 ‘아파트먼트 키드’라는 기형적 인간의 내면을 탐사해나가는 작가의 상상력에는 보다 순화된 ‘인간적 순정’이 느껴진다. 저자는 “아파트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낸 아이들을 두고 내가 한 주장은 확신이 실린 것이 아니다. 아마도 소설 내적 원리에 충실한 발언이었을 것이다. 그 주장들은 틀렸거나, 아니면 옳다 하더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할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힌다.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에는 시종일관 유령이 출현한다. 그 유령은 동화적이거나 환상적인 귀신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그 자체다. 여기에 백민석이 말하는 공포가 있다. 그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은 그 공포로부터의 탈주이며 그 공포의 탈신비화 작업이다. 이 책에 대하여 평론가 손정수는 “백민석의 최근 소설들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의 한 극단을 보여준다. 곧 "직사광선 아래 놓아둔 빠닥빠닥한 알루미늄 포일처럼 쿨하면서도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이 그것이다. 일상화된 주체로서의 '나'에게 '무어라 불러야 할지 알 수 없는 전조'처럼 다가오는 이 타자들의 세계, 그것은 텍스트화된 현실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필사의 도정 끝에서 백민석이 발견해낸 환각과도 같은 출구를 표상한다.”라고 평한다.

『목화밭 엽기전』는 납치, 린치, 강간, 살상, 포르노그라피... 시종 주위를 떠도는 언어들이 단말마의 비명 소리에 섞여 몸과 마음을 옭아매고 더 이상 달아날 곳이 없는 곳까지 철저하게 몰아세우는 충격적 소설이다. 문학평론가 황종연씨는 “『목화밭 엽기전』은 윤리가 부재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 생활의 윤리적 가능성 자체를 조롱한다. 이를테면 인간이 야수의 상태를 넘어선 윤리적 존재라는 믿음은 작중인물들이 신랄하게 비웃고 있는 미신이다.”라는 평을 했다.


[예스24 제공]





혼자 여행하는 나는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상대도 없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게 된다.

그렇게 겨우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법을, 자신을 용서하는 일을 익히게 된다.

혼자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면 이런 이유에서이다.

자기 마음과 다니는 사람은 결국 외로움까지 용서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p16-17


코로나 19 사태로 온종일 가족들이 좁은 생활 반경 안에서 산다.


일탈을 꿈꾸기 힘든 요즘 더없이 갑갑한 마음을 분출할 곳이 없다.


부엌에선 온종일 끼니를 기다리는 배고픈 영혼들을 채워줄 음식 만들기에

지겹도록 치열하고 고독한 시간을 보낸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 두번은 배달음식으로 대충 때우기도 하지만

삼시세끼 한 상차림을 내놓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다.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본지 오래됐다.


올해 여름 휴가도 엎어지고 지금까지 버텨온 시간들은

별 탈 없이 지내며 별 일 없는 매일의 하루를 묵묵히 지내오는 가족들이 있어서 버텼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마음 한켠엔 언제가 가볼 혼자만의 여행을 늘 꿈꾼다.


엄마가 아닌 나로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을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대하는 마음이 전보다는 다르다.


여행서를 가끔 찾아서 보기도 하지만,

요즘 때엔 책을 넘길 때마다 매 컷들을 더 눈에 담으려 애쓴다.


작가의 글들을 더 아로새기며 읽는다.


가보지 못할 곳, 갈 수 없는 곳이 될지도 모르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경험'이 아닌 '상상'을 끌어낼

이미지 가득한 막연한 동경만 마음에 가득 품을 뿐이다.


그래서 이 글이 더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는 것만 같다.


여행에서 혼자 천천히 거리를 거닐고

낯선 풍경 속에서 천천히 스며들어

나에게 너그러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을 우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래서 더 책을 읽는 내내 시린 마음으로

몽환적인 꿈을 꾸는 듯했다.


넵스키 대로와 폰탄카강이 만나는 지점 근처에 있는 한 독립 서점은 잊지 못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조명을 패션 잡화점만큼 환하게 밝히고 실내를 젊은 감각으로 꾸며 놓았으면서도,

서점이라는 역할에 충실하게 책과 책장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서점은 어딘지 시대를 거스르는 우중충한 곳이고 러시아는 더할 것이라는 내 편견을 단번에 잊게 만든 곳이었다.

/p68


국내 여행지도 매 휴가때마다 들리는 코스는 독립서점이다.


해외 여행도 매한가지일테다.


아직 해외로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는터라

품고 있는 판타지가 대단히 넘쳐난다.


빈티지한 감성이 물씬 나는 코지한 분위기의 서점안에서

낯선 외국 사람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상상해왔던 멋진 사진 한 컷을 눈에 담고 올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있다.


그 공간안에 내가 실제한다면 더 놀랄 일이 될 것이다.


책에 실린 한 컷의 사진과 부연 설명으로

내 머릿 속 가득 배루른 행복감을 연상 시킨다.


별 것 아닌 행복이 작은 책에 스며 있는 것 같아 천천히 속도감을 줄이며 읽는다.


<죄와 벌>은 소설이지만, 인문이나 배경은 도스토옙스키가 살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실제 빈민가를 모델로 삼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이 살던 건물들은 그의 아파트와 같은 거리에 있었고,

등장인물들은 그와 함께 피곤한 삶을 나누던 이웃들이었다.

/p204


혁명을 이루려다 살인자가 된 라스콜리니코프도 그의 도끼에 맞아 죽은 전당포 노인도

이웃한다는 건 소설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특별한 장소에서의 풍경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곳의 날씨 조차도 현실적이지 않을 것만 같은 상상이

현실로 맞닥뜨려질 때 좀 더 가까이서 모든 것이 받아들여지리라.


다닐 수 있으면 최소한으로 먹고 부지런히 걷고 싶다.


여행이라는 것이 특별한 장소에서 느끼는 특별한 경험 정도로 생각했던 것에서

더 확장된 의미로 다가오는 건

요즘의 때에 더 살아갈 날들과 살아온 날들을 떠올려보는 소중한 순간순간임을 더 떠올리게 만든다.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막연한 동경 이상으로

이 책을 여행 가이드 삼아 가지고 다니면 좋을 책이라고 보기 보다는

혼자 떠나는 여행이 주는 심연의 외로움과 고독을 뛰어넘는 발견을

선물할 수 있는 소중한 책 같아서 애틋한 마음이 든다.


예상할 수 없는 내일을 살아가지만

일상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매번 꿈꿀 수 있는 한 권의 책으로

난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다.


다음 여행지는 어떤 책으로 고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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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감정들 - 무엇이 우리를 감정의 희생자로 만드는가 자기탐구 인문학 4
조우관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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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감정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조우관
더커리어스쿨(THE CAREER SCHOOL) 및 미인컴퍼니(ME-IN COMPANY) 대표.

공공기관과 고등학교 및 대학교 등에서 10여 년간 진로 및 직업상담사로서 일했다. 이후 사람들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상담에 적용하고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다시 심리학을 전공했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담학을 공부 중이다. 현재는 HD행복연구소에서 수련하고, 감정코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연구원 양성, ‘감정 살롱’, ‘작아진 나에게 날개 달아 주기’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감정코칭 수업을 하며 만난 많은 사람이 감정에 대해 오해하고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감정을 긍정과 부정으로 나누고, 부정의 감정을 잘 숨기는 것을 감정을 잘 처리하는 것이라 여겨서, 내면에 차곡차곡 쌓이는 감정을 알아채지 못한 채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이 감정에 대한 오해를 풀고, 더 이상 감정의 희생자로 살아가지 않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큰 두 가지 동력은 일과 감정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집필과 강연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란한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 《초등 감정 수업》, 《엄마표 진로 코칭》, 《엄마 말고 나로 살기》 등이 있다.

* 홈페이지 HTTP://WWW.THECAREER.CO.KR, HTTPS://MEIN.MODOO.AT

* 카페 HTTPS://CAFE.NAVER.COM/CAVENGERS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참는 것에 이골이 난다.


어렸을 때부터 착하다란 얘기가 못생겼다라는 말보다도 싫었다.


나에겐 굉장히 불편하고 거북한 말이다.


내면의 아이는 분노하고 화를 뿜어내고 싶다.


억압당하는 마음을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가

어른이 되었으니 어른이 되어 사는 삶에서

사람과의 관계로 늘 스스로 뒤로 빠져 참는 버릇은 고치기 힘든 습관처럼 굳어있다.


나이 마흔에 와서야 비로소 내 감정을 바로 들여다보는 연습을 시작했으니

더 늦지 않았기에 다행인지 이미 늦은 건지 모르는 애매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나를 세워주고 싶다.


누구가를 이기기 위해서 쉴 틈 없이 달릴수록 우리는 나보다 앞서나가는 사람만 보게 된다.

이는 인간의 비애와 고통, 열등감의 근원이다.

도대체 남보다 못한 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항상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모든 것이 나아지게 만들려는 욕구 자체가 얼마나 피곤한가.

/p95


이런 피로감이 언제부터 쌓였는지도 모르겠다.


학창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경쟁구조 속에서

치열하게 살다보니 자연히 구분되기 힘든 열등감 속에 젖어 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서열화된 질서가 만든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모르겠다.


사회 구조 속에 좀 더 나은 형태로 속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열등감을 가진 소시민으로 살아온 것 같아 참 씁쓸한 기분이 남는다.


진정한 협력이 무엇인지조차도 교육의 테두리 안에서 조차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아

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며 살다보니 연대라는 단어가 참 어색하기만하다.


불안정한 인간으로 계속 살아가야 할까.


그것도 아니란 생각에 감정의 재배열이 필요한 때란 걸 직감하면서

천천히 감정을 들여다보고

열등감도 상처도 극복할 수 있는 회복의 시간을 책을 통해 배워보게 된다.


불쾌한 사건이 발생하면 자꾸 피하고 억압하려는 데서 벗어나 감정의 심연 속에 머물러야만

내 감정을 돌볼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를 살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감정을 마치 순환하는 혈액처럼 여긴다.

하나의 감정이 드어오고 나가야 다음의 새로운 감정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p156


내 생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가 많긴하다.


매번 나를 다그치기도 하고 생각의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해 애쓴다.


이것 또한 짐스럽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왜 매번 내 마음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고

지나치게 남을 배려하는지 답답할 때가 많다.


결국 지속적으로 스트레스 받아오는 건 나였다.


내 감정마저도 나에게 솔직할 수 없었다는 게 더 속상하다.


남을 비난하는 것이 나쁜 일이라는 걸 알지만

나에게만큼은 좀 더 그런 기분마저도 마음껏 표현해도

잘못했다고 다그쳐야할까 싶다.


그런 피로감이 늘 쌓여 있다.


어떻게 감정을 흘려보내야 할지 잘 모르겠고

내 마음을 돌본다는 게 참 어색하다.


그런 시간들을 깨기 위한 의식이 있기에

이 책을 대하는 내 마음은 좀 더 희망적이라 생각해본다.


좋은 감정을 순환시키기 위해 묵어 있는 나쁜 감정을 잘 털어내는 방법을

책 속에 담긴 감정 공부들로 찬찬히 내 마음을 바라보자.


천천히 베일 속에 숨은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부터 차근히 쌓아가며

좀 더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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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만화동화 1
황선미 지음, 박정섭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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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황선미
1963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대표작으로 각각 100만 부 이상을 판매한 《나쁜 어린이 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이 있다. 특히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애니메이션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 재탄생하며 어린이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 외에 《내 푸른 자전거》《샘마을 몽당깨비》《목걸이 열쇠》 《아무도 지지 않았어》 등의 작품을 펴냈다. 그의 작품은 유럽에서 크게 주목 받았다.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SBS 어린이 미디어 대상, 아동문학 평론 신인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림 : 박정섭
어릴 적 산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니 상상력의 크기가 ‘산’ 만하단 걸 깨닫게 되었다. 이젠 그 상상력을 주위 사람들과 즐겁게 나누기를 원한다. 그림책 《도둑을 잡아라》 《놀자》 《감기 걸린 물고기》 《짝꿍》을 지었고, 《담배 피우는 엄마》 《콧구멍 왕자》 《우리 반 욕킬러》 《으랏차차 뚱보클럽》 《퓰리처 선생님네 방송반》에 그림을 그렸다. 지금은 서울 문래동에서 그림책을 맛보는 그림책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올해 1학년으로 입학하는 막내는

입학식도 담임선생님과 반 친구들도 몇 번 보지 못하고

1년이란 시간을 교육방송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학교 생활이라는 것에 기대에 찬 아이와

책가방을 고르며 신학기를 기다리던 그 때가 문득 떠올라 마음이 아파왔다.


'어쩌다 가게 되는 학교'가 된 상황에 참 어처구니가 없는 현실에

가장 답답했을 사람은 아이일텐데

너무도 이 시간을 묵묵히 잘 버텨줘서 참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책은 생각지 못하게 그런 시간들을

같이 보내고 있는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2020년에 맞닥뜨린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만남은 결코 잊고 싶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줬다.


이게 꿈이면 좋겠다고도 생각도 해보지만

갑갑한 현실을 벗어날 돌파구가 없어서 적응하는데 참 힘든 시간을 견뎌왔던 것 같다.


지금의 상황과 딱 떨어지는 새봄이의 일상을 보면서

지난 시간을 다시 떠올려보며 이야기 나눴다.


여행 작가인 아빠는 전염병 때문에 한국에 오지 못하는 상황이라

엄마와 새봄이 둘이서 보내는 시간들도 뭔가 가슴 찡해진다.


게다가 미술학원을 연 엄마는

사정이 좋지 않게 돌아가는 시국인지라

급기야 임대로 가게를 내놓았다.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려는 엄마를 보며

못내 엄마가 미술 학원 원장인게 더 좋은 새봄이를 보며

어린 나이인데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 너무 가혹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아빠 올 때까지 우리끼리 잘 버텨야 한단 말야."

"아빠가 오면 다 괜찮아지나?"

"뭐가?"

"전염병."

"에효! 그러면 좋겠다. 우리 딸 날마다 학교 가고, 친구도 사귀게."

"급식도 먹고?"

"보증금도 지키고!"

/p37


당연했던 일상들이 당연하지 않은 현실이 되었다.


내년도 제대로 학교를 가고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바이러스가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이마저도 희망을 가지면 안될 사치스러운 생각인가 모르겠다.


멀리 타국에서 고생하고 있을 아빠와

떨어져 지내는 새봄이와 엄마를 보니

우리 집 역시 아빠 직업 특성상 떨어져 지낸 일이 많기에

뭔가 마음이 뻐근한 기분이 들어 새봄이의 쓸쓸한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더욱이 지금은 전염병으로 힘들 시기이기에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제대로 느낄 수 없는 허전함이

새봄이 마음에도 우리집 막내에게도 있을거란 생각에 같이 안타깝기만하다.


등교해서 학교 급식도 먹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는 평범한 일상이

이젠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르겠다.


매일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에 여념없는 일상이 지금은 몸에 체득이 되었다.


새봄이의 바램처럼 그런 평범한 일상을 언제쯤 만나게 될지

아이에게 말해 줄 수 없어서 더 마음이 아프다.


달고나 커피로 인기 몰이 중인 엄마의 아르바이트도 바빠진다.


"나는 학교 가는 거, 친구들이 달고나야."

/p77


별 거 아닌 말에 깊은 생각에 빠진다.


추억을 소환할만한 음식인 달고나는

마냥 어린 시절 풋풋한 순수함과 마냥 즐거운 추억의 산물이기에

언제 먹어도 그 맛은 변함이 없지만 달콤 쌉싸름한 맛이 나를 웃게 만든다.


새봄이 엄마를 보면서도 나를 보는 듯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 달고나가 내 아이에게는

학교를 가고 친구를 만나는 게 세상 달달한 추억이라는게

당연한 것을 할 수 없어 그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없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런 새봄이에게 장갑분 할머니는

굉장히 특별한 인연이자 또 다른 에피소드를 만들게 해주는 인물이다.


나이 많은 만학도인 할머니는 글자를 다 배우고 운전면허를 따고 대학생이 되는 게 꿈이시다.


그런 할머니와 새봄이와의 주고받는 대화도 참 재미있다.


으아, 육십오살보다 많이 먹은 사람한테도 꿈이 있다니.

돈이 많은 거랑 꿈은 다를까요?

엄마의 꿈은 돈 때문에 없어진 것 같은데.....

/p86


팩트같기도 하지만, 너무 사실적이라 놀랐다.


새봄이의 표현들이 마음에 차곡차곡 남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막내 아이도 엄마 꿈은 뭐냐고 물어보았다.


급기야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무엇이냐며

엄마의 젊은 시절 추억을 다시 꺼내보는 이런 저런 질문 공세로 실소가 터지게 만든다.


부딪히게 된 현실 앞에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던 걸 보면

새봄이 엄마처럼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했다고 해야할까.


쓴 커피를 빈속에 마신 것처럼 속이 아프다.


그래서인지 만학도인 장갑분 할머니를 보며 더 마음이 쓰인다.


어린 아이들 틈에 앉아 열심히 글을 배우는 할머니를 보면서

못다 이룬 꿈의 열정을 함께 응원해주고 싶다.


그렇게 아이도 엄마인 나도

지난 시간을 떠올려보며 다시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받은 참 고마운 시간이었다.


내년엔 올해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이뤄가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가장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와 우리 가족,

전 세계인들을 바램이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


일상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집 앞 커피숍에서 마음 편히 커피 한 잔 마시며 담소 나눌 시간을 기대해보고 싶다.


우리의 달고나는 코로나 종식!


그 염원을 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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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일 - 나를 구성해온 일들의 기록
줌마네 지음 / 지식의편집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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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_만한_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줌마네 (엮음)
SINCE 2001

여자들의 자립과 예술적 성장을 서로 돕는 곳.

〈산책학교〉, 〈자기기록 워크숍〉, 〈일상의 여성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여자들이 세상에 말을 걸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는 장을 만들어 왔으며, 여자들의 시선과 경험을 기록한 책과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기획한 책으로는 《이토록 두려운 사랑》, 《밥 퍼! 안 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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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나를 구성해온 일들의 기록


이 책은 가장 날것의 기록처럼

가공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기록의 산물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런 형태의 책을 처음 접하기에

각 장마다의 특색있는 사람 냄새가

다 다르게 느껴져서 뭔가 더 특별하게 여겨진다.


사는 형태도 직업의 형태도 다 다른 스무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연대를 기록한 이야기들을

하나 둘 꺼내 보는 재미가 있어서 흥미롭다.


대학교 다닐 때 아르바이트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 정리하는 시간제 일이었어요.

그 알바를 꽤 오래 했는데 그 장면이 오랫동안 남아요.

어딘가 매우 불안정하던 시기였는데, 일하는 시간에 숨어서 책을 많이 읽었죠.

주로 박완서, 공지영 등 여성 작가들의 책, 분노와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던 젊은 시절의 저를 다독였던 기억이에요./p50


사소한 대화가 오가는 인터뷰 형식도 재미있게 읽었다.


형식이 자유로워 읽으면서도 지루할 틈이 없어

뜬금없이 눈길이 가는 인터뷰나

소소한 이력들이 더 인간적인 느낌이 들어 좋다.


이런저런 오가는 추억들이 있어

하나의 단편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기분을 느낀다.


그 대화에 나도 어느덧 끼어서 내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기분도 든다.


'줌마네'에 낄 구색을 좀 갖추고 싶어지만

딱히 일이라고 할만한 게 없는 평범한 전업주부인 내 이력은

어떻게 구상하면 좋을지 고민해보게 된다.


연대 별로 정리해 보면 마흔까지 살아온 내 인생이

결코 헛투로 살아온 삶이 아니란 생각에 혼자 감격스럽다.


좀 더 나중엔 어떤 형태로 살아갈지

내 이력을 더 할 책방지기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붙었으면 좋겠다.


추억을 거슬러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그 배경과

그 시절을 떠올려보니 고등학교 시절 학교 도서관이란 장소가 참 특별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인생에서 바느질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어떻게 이걸 극복하고 살았을까 싶어요.

다른 분들에겐 그게 요가일 수도 있겠고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저에겐 바느질이에요./p149


'아사'님의 바느질 사랑은

주부로 살아가는 사람에 활력을 느끼게 하는 힘을 느끼게 한다.


기록된 배열들을 살펴보면 소소함 속에서

바느질 사랑이 한결같이 느껴진다.


주부라 더욱 공감되는 건

육아와 집안 일을 떠안고 나로 살아가는 법을

잃어버리지 않는 그 균형을 건강한 방법으로 잘 풀어가고 있는 모습에서 참 인상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며

생기넘치는 일을 한다는 건

또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기에

주부이지만 좀 더 나로 살아갈 형태를 만드는 건 참 중요한 일인게 분명하다.


뜨개는 나에게는 큰 일거리가 하나 더 추가 되는 것처럼 느껴질테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며 이력을 더하고 싶다.


단순히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모르게 나를 간지럽히는 기분 좋은 웃음이 난다.


지금도 앞으로도 주부로 더 머물러 살아갈테지만

내 인생 이야기에 더 추가될 소소한 재미들을

내년엔 더 많이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밖에 나가 활동하는 범위가 더 좁아진 요즘은

집콕으로 괜찮을 아이템과 집순이로 놀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보게 된다.


매일의 새로움을 다양하게 발견하긴 힘들겠지만

다양한 책들로 부지런히 다양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건 가능하기에

이것만은 내 손에서 놓치지 않고 계속 하고 싶다.


멋진 서사가 만들어질진 미지수이지만

그렇고 그런 따분한 스토리라도 내 인생이기에

나만큼은 좀 더 내 삶에 푹 빠져 행복한 일들을 만들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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