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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 1932
이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타임슬립 1932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이하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국민대 국문과 졸업반이던 2005년 이주 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시 「전화결혼식」 외 4편으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를 돌아다니며 시와 소설을 썼다. 교보문고 교육팀에서 독서교육을 연구하였고, 현재는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꿈을 꾸는 것에 오답은 없으며, 이룰 수 없을 정도의 큰 꿈을 꿀수록, 그 길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며 꿈의 길을 걸어온 실천가이면서도 몽상가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시집 『내 속에 숨어사는 것들』, 청소년 소설 『기억을 파는 가게』, 『괴물사냥꾼』, 청소년 교양서 『경제 카페에서 읽은 시』, 『10대, 너의 꿈에 오답은 없다』 등이 있다.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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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말하는 1932라는 숫자는 그 시대를 시간 여행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1932년 4월 오래전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시간 여해을 하게 되는데 모처럼 이런 시공간을 넘나들며
공간적인 면만 바뀌는 것이 아닌 더 깊게 파고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역사속 그날로 빠져드는 이전 시간 여행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대부분 내가 접했던 시간 여행을 다룬 영화나 소설을 보면
대게 사람만 왔다갔다 하며 그 주변의 사람과의 관계정도로
나로 인해 다른 무언가를 바꿔놓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역사가 바뀌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진다.
주인공 율이는 믿기지 못할 일들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역사를 뒤바꾸게 만든다.
역사적 물건을 만질 때마다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기발한 생각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역사를 바꿔놓는다는 건 또한 다르게 생각이 들기에
주인공이 바꿔놓은 역사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남기도 한다.
온전히 다 좋게는 생각되지 못하나
가상이란 세계 속에서 무한한 상상력만큼은 박수를 보내고싶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일본군 대장에게 던진 사건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조명받지 못한 독립투쟁가에 대한 언급은
웬지 나에게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사실 책을 보면서 매우 혼란스럽고 불편한 마음도 느꼈다.
이 역사만큼은 바뀌지 않았어야 하는데란 안타까움마저 든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어떤 힘든 일에 부닥쳐도 혼자 부팆혀 이겨내시라고.
핏줄이 버거우면 지금 여기에서 다른 사람처럼 더 잘 살라고.
조국은 바로 우리 자신 아니냐고.
말하면서도, 내 말이 그럴듯하게 들려서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큰 눈을 끔뻑이던 현아 아빠는 그저 고맙다고 했다.
그대로 하겠다고 했다. 나는 누구에게 의지하거나, 누구를 탓하지도 말하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래에 있을 사건을 얘기해주었다.
당신의 딸은, 당신이 취하면 나타나는 변신 괴물 때문에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이고,
당신 또한 진작 술에 절어 길에서 동사할 것이라고,
현아 아빠는 이 대목에서 발끈했다.
화투판 몇 번만 이기면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소리쳤다.
나도 맞받아쳤다. 그저 지금 여기에서 전념으로 일을 하며 가족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현아를 꼭 부탁한다고. 그리고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추스르고 벼리라고.
- 책 중에서 -
개인적인 운명만 바뀌는 게 아닌
민족과 역사를 뒤흔들게 되는 엄청난 변화에 나또한 마음이 복잡하다.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기 위한 선택이라 할지라도
우리 한국사에 큰 사건들 앞에서 지극히 한 개인의 사적인 감정으로
이를 막으려 한 자세는 그렇게 달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란 생각이 들지만,
그 나름의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픈 마음을 온전히 느낄수는 있었다.
무엇을 더 중점적으로 생각해서 볼지를 생각하면
조금은 보는 이들의 견해차이가 있을 책일거 같다.
나에게도 조금은 색다른 이 책의 매력에 조금씩 젖어들어갔다.
역사적인 중요한 사건들 앞에서 사랑을 지키고자 했던 한 사람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