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코드 3 : 기본 아이템 천계영의 리얼 변신 프로젝트 3
천계영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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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기 낳고 살이 찌니까 옷을 사입기 싫다.

사놓은 옷이 없으니, 매번 입을게 없는게 당연하다. 그냥 아무때나 후줄근한 차림으로 다닌다. 등등

요즘 내 패션의 악순환 고리이다. 살을 빼야 옷을 사지를 먼저 벗어나야, 당장에라도 외출할때 입을 옷이 생겨날 것 같다.

그동안은 여행을 다녀도 그냥 입던 옷 입고 다녀왔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해외여행에 가면서 특히나 대학 동창과 같이 다녀올 생각에 들떴다가도, 몇달 전에 계획할적만 해도 살빼서 예쁜 옷 사갖고 가야지 했는데, 결국 살은 안 빼고 입을 옷 없어서 대충 걸칠거라도 사자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아주 코앞에 닥쳐서 일주일 앞두고 옷을 사고 있었다.



한숨부터 나온다.

사실 살이 찌면 옷을 사기가 싫어진다. 대부분 우리나라 여성들이 슬림한 체형이다 보니 갈수록 패션들도 슬림화되어가고 있고, 살집있는 사람은 옷을 살라치면 도리어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마르면마를수록 옷 고르기가 더 쉬워보이는데, 반대의 경우에는 어찌 고르기가 어려운지.






이 책 2권을 읽었을 적에도 아 옷 하나를 고르는데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배웠는데, 이번 편은 좀더 실용적이다.

관심은 많지만 제대로 입을 줄 몰랐던 작가 자신의 순수한 경험을 토대로 씌여있기에, 조금씩 옷장을 개선해나가고, 패션을 완성해가는데 이렇게 유용한 정보가 없겠다 싶었다. 그림이 위주인 만화라는 자신의 천직을 살려서 각종 코디를 재미나게 활용한 것도 말로만 하는 설명보다 더욱 와닿는 것이 바로 패션이었다. 사진으로 꾸밀수도 있지만 사진은 찍기도 어렵고, 전달하고자 하는 색감을 바로바로 찾아내 매칭하기도 어려웠으리라, 잘 그리는 그림솜씨를 바탕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최대한 돕기 위해 그려진 코디들은 정말 이렇게 사입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게 만들었다.



예전부터 옷 잘입는것이 참 어려웠다. 싱글일적에도 그냥 아예 아래 위 세트인 정장 투피스를 사입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옷을 사봤지, 이렇게 저렇게 매칭해서 옷을 입을 줄 아는 센스가 부족했던 것 같다. 날씬하고 예쁜 몸매면, 다양하게 시도를 해볼텐데 우선 겁을 집어 먹었달까?




이번 편이 더욱 유용한 것은 꼭 갖춰야할 기본 아이템과 코디 아이템을 짚어주고, 여름 코디 전략과 옷 맵시를 살려주는 브라의 종류를 배워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또 모두들 갖고 있는 청바지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설명을 해주어서, 어려워보이지만 정말 내 몸에 딱 맞고, 맵시를 살려줄 옷들이 뭐뭐가 필요한가를 차분히 되돌아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의 빈 캔버스에 해당한다는 기본 아이템.

그런 말들이 있다. 청바지에 흰 면티 한장,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 입으면 참 후줄근해보이는데, 어떤 사람은 그렇게만 입어도 광채가 나게 너무나 예쁘다. 내가 바라는 스타일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기본아이템만으로 광채가 나려면, 몸매도 참 예뻐야한다는 사실. 저자가 말하는 기본 아이템은 일상적인 흰색, 검은색 티, 흰색 셔츠, 검은색 재킷 등등으로 소개가 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서는 각자 자신의 체형에 맞는 자기만의 아이템을 살려야함을 강조한다. 또 나처럼 튀는 것을 두려워해서 튀는의상을 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기본 외에 확실히 다른 느낌의 아이템 몇가지를 추가해 "옷부자"로 착각될수있도록 코디 아이템을 추가하는 것을 추천하였다.




마르다고 해도 각자의 체형이 다른 경우에 여성적인 느낌에서 남성적인 느낌 사이의 옷을 입는 다양한 여성들의 예를 들어보이면서 그들이 바라는 타입으로 옷을 개선해 입으려면 어떻게 입으면 좋은지 등의 조언도 눈에 띄었다.




김은주씨의 기본 옷장

다양한 코디활용



옷 10개, 가방 2개, 구두 2개로 기본 아이템과 코디 아이템을 골라놓은 분의 예를 들어, 잘 골라진 기본 코디의 경우, 한달이 화려하게 변신될 수 있음을 그림으로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게 가능했던 까닭은 최소한의 숫자지만, 하나하나가 다 달라서 겹치는게 없어서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다.

기본 아이템만 입어도 완벽해보일만큼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까다롭게 쇼핑하였다.

현명한 사람은 그냥 '예쁜 옷'을 사지 않는다. 입었을때 '내가 예쁜 옷'을 산다.

내가 바라는것도 바로 그런바인데 말이지.



지금도 참 옷이 없다 하면서도 그 중에 그나마 입을만한, 마음에 드는 옷이 있다. 그런 옷은 나도 모르게 참 줄기차게 입게 된다.

작가는 옷이 아무리 많아도 늘 입을 옷이 없는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옷장을 확 비우고 이번 계절에 입을 옷만 딱 걸어놓으라 말이다. 거룩한 나의 옷걸이에 걸릴 옷은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옷이어야 하고, 꺅! 소리날만큼 나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어야해. 그렇게 옷을 정리하다보면 옷이 적어지지만, 적은데도 스타일리시한 옷부자로 보이는 비결이 바로 코디 아이템에 있단다.






안 그래도 그동안은 수유티나 넉넉한 사이즈 등의 옷만 있었는데, 앞으로 내게 필요한 옷이 유행하는 스타일을 무조건 따라가는게 아닌 기본아이템을 바탕으로 우선 내 몸에 잘 맞는 옷들을 구입하고, 그 옷들을 살려줄 코디를 추가해야함을 인정하게 되는 책이었다.

또 학창시절에 한참 좋아했던 청바지도 정말 무척이나 다양했는데 잘 매칭하다보면 내 몸을 더 예쁘게 보이게 하는 청바지가 있음을 깨달았었다. 이 책에서도 청바지의 다양한 종류와 역사를 고루 소개하면서 자신의 몸에 가장 잘맞는 청바지를 고르라 조언해준다. 저자 역시 그렇게 어렵사리 고른 청바지 한벌만 주구장창 입고 다니게 되었다고. 입고 나가면 살뺐냐. 날씬해보인다 하는 말을 듣게 하는 마법의 바지이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코디와 패션에 자신이 없어지는 요즘이었는데, 살빼는것이 무엇보다도 급선무지만 당장 살빼기 전에라도 입을 옷은 필요하기에 이 책으로 많은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자아자 좀더 자신있는 나를 위하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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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빛나는 순간 푸른도서관 6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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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금이 작가님의 책이 인기가 높은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 책은 특히나 더 재미있었다.

눈높이가 다른 두 친구. 둘 중 하나는 모범생이 분명한 듯 한데, 그들이 서로를 쏘아보듯 쳐다보고 있다.

꽃이 화려하게 핀 어느 나무 앞에서 말이다.

 

워낙 두꺼운 책들이 많아서 300여페이지의 책은 그리 두껍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참 많은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것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말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영동은 내 친구의 고향이라 한번 가 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 세워졌다는 태명고는 아마 가상의 학교겠지만, 실제 가본 곳이 소설 속 배경으로 등장하니 더욱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내 가장 친한 친구의 고향, 친구에게 이 책 이야길 들려주면 참 좋아할 것이다.

 

기차를 타고 친구를 만나러 내려가고 있는 지오.

고등학교 1학년때 잠깐 같은 기숙사 방을 썼던 친구에게 갑작스러운 메일이 하나 왔다. 일방적으로 어느 날에 추풍령역으로 오라는 것.

전교 1등으로 입학한 그 친구가 외국 유학을 갔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시골에서 불러내다니, 사수라도 하고 있는건가 싶었는데, 때마침 여자친구인 해수와 이별을 했던 터라 지오는 도피마냥 한번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보기로 결심하고 내려가던 차였다.

 

영동군의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영동의 학교 하나를 사들여 최신 기숙학교로 재탄생시켰다. 이름은 태명고.

전국의 내노라하는 선생님들을 영입하고, 전국 최상위 학생들이 응모하는 여러 학교들의 경쟁률이 드높은 빈 틈을 노리고 만들어진 학교였다.

캐나다에서 살다 온 지오는 영어 특기자로 입학할 수 있었고 전교 1등으로 입학한 석주는 같이 경쟁해온 다른 친구들이 들어갈 명문학교에 용꼬리로 들어가느니, 태명고에 들어가 내신도 높이자는 뱀대가리 작전 (엄마의 계획)의 일환으로 시골 영동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었다.

이 둘 외에도 양근석, 오한결, 이렇게 네 사람이 한 방 식구가 되었다.

 

지오는 또래 아이들보다 한살이 많았고,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는 듯 쿨하게 굴었지만 마마보이라 놀리던 석주의 엄마와의 통화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자신의 엄마는 캐나다에 살고 있어서 자주 통화를 할 수 없었기에.

석주는 엄마의 바램대로 열심히 공부를 해 보답을 하고 싶었다. 최고가 되어야만 했다. 한눈에도 놀기만 좋아할 것 같은 룸메이트들이 부담스러웠다. 성적 위주의 삶을 살던 석주에게 태명고에서 숨쉴틈은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와 비슷해보이는 개 한마리였다.

 

두 아이는 아주 우연히 자전거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모의고사 성적이 형편없이 나오자 엄마를 실망시킬 수 없던 석주는 집에 갈 생각이 사라져버렸다. 아무도 없는 기숙사에 몰래 처박혀 하루를 나볼까했는데 방방마다 돌아보는 사감 때문에 어쩔수없이 쫓기듯 기숙사에서 내몰렸다. 그리고 지오조차 같이 얼쩡거리는 통에 어찌하다보니 둘이 같이 어울려 역에 세워둔 자전거를 빌려타자는 지오의 제안대로 일탈같은 여행을 하게 된 것이었다.

 

깜깜한 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은 기분이 좋긴 했으나 그들계획대로 큰 마을에 간다는 것이 길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지나가던 아저씨의 호의로 두 소년은 아저씨의 집에 가 하룻밤 숙박을 하고 밥까지 얻어먹게 되었다.

과수원을 하는 아저씨에게는 그들보다 한살 어린 딸 은설이 있었고, 호리호리한 몸매와 목소리에 석주는 가슴이 설렜지만 가까이에서 본 은설의 얼굴은 뮬란과도 같은 얼굴이라 실망스러웠다.

 

공부만 하던 석주가 은설이를 보고 설렜다 가슴이 식었다 다시 설렜다 하는 과정이 마치 한 친구를 들여다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등학교때 다니던 학원에 그런 친구가 하나 있었다. 남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좋은 친구였는데, 여자아이들과 한 학원을 다니다보니 조금씩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그렇게 한 아이를 좋아했다가 엇갈린 사랑이 되자, 본격적으로 다른 아이를 정말정말 좋아하기 시작한 아이가 있었다. 정말 성적이 좋은 친구였는데 한참 공부에 매진해야할때 그래서였는지 원하던 대학을 안가고 전혀 엉뚱한 데를 가게 되어 주위에서도 걱정이 많았는데. 석주를 보니 그 친구가 생각난다.

책 속의 석주의 결정에 대해 어른들의 시각에서만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제 아들 문제라면 저도 석주 엄마처럼 날을 세울런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석주의 이야기는 아름답기만 하다.

그리고, 지오. 지오와 석주는 서로에게 절친은 아니었지만 그 짧은 자전거 여행 하나로 얼마든지 더 친해질 수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다시 만나 후, 그때보다도 훨씬 더 친해진 마음을 얻게 된다.

두 아이의 부모 모두 요즘 부모들처럼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이 많은 집들의 이야기이다.

 

지오네는 아빠가 나서서 기러기를 자처하며 아이들을 캐나다로 유학 보낼 정도로 열성적이었고, 석주네도 형과 아버지 모두 명문대학을 나와 석주 또한 당연히 그 길을 걷는게 정석이다 믿는 집안의 자제였다. 그러니 전국 최고 명문까지는 아니지만, 신생 학교긴 하지만 전국구로 최상위권 아이들을 모집한 태명고의 학생이 되었겠지만.

 

요즘의 교육열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아이들이 정말 행복하다는게 무얼까. 분명 부모들도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며 그렇게 키워나가는 것일텐데.. 자신들의 인생까지 희생해가며 아이들에게 쏟아부은 열정이 그들에게 안겨주는 건 무엇일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물가에 있어 보마 깨진 얼음장이 흘러가다 반짝 하고 빛나는 순간이 있제. 돌에 걸리거나 수면이 갑자기 낮아져가 얼음장이 곧추설 땐 기라. 그때 햇빛이 반사돼가 빛나는 긴데 그 빛이 을매나 이쁜지 모린다. 얼음장이 그런 빛을 낼라 카믄 일단 깨져야 하고 돌부리나 굴곡진 길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기라.

사람 사는 일도 마찬가지지 싶다.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 아니겄나. 사는 기 평탄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고난이 닥쳤을 때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마 그제사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다. 303.3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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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3 16: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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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
스콧 허친스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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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 자살로 돌아가신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아들.

상상하기 힘든 이런 독특한 소재라니..

소재는 다르지만, 인간의 뇌를 바탕으로 독특한 상상력을 펼쳐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가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였다.

 

닐 바셋 주니어.

저명한 의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수천장이나 되는 방대한 양의 일기장을 남기고 자살한 탓에 아들에게 독특한 직업을 주게 되었다.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아버지의 다양한 묘사와 서술로 가득한 기록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인간에 가까운 컴퓨터,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채트봇에 도전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 아들인 닐 바셋을 그 프로젝트에 참가시켜 죽은 아버지와 대화를 하게 만든 것. 물론 아버지의 영혼이 담겨있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컴퓨터 속에 주입된 수많은 아버지의 생각과 의견들의 총 집합은 놀랍게도 자꾸만 살아계신 아버지로 착각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었다. 또한 컴퓨터 스스로도 자신을 살아있다 착각하고, 결국은 자신과 대화하는 친구 1이 자기의 아들(살아있을때의)이라는 것까지 알아내게 되었다.

컴퓨터에게 알리지 말아야 할 단 하나는 컴퓨터 자체가 인간이 아니고, 스스로는 자살한 상태라는 것, 그 사실을 비밀에 부치자 자신의 기억과 달리 훌쩍 커버린 아들에 대해 궁금해하고,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해에 대한 호기심 역시 채우려 한다.

 

그리고 30대의 이혼남인 아들.

죽은 아버지와 대화하는 직업을 가진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기 힘든 이 남자. 부모 자식간의 사랑에 대해서도 해답을 얻기 힘들고, 상처 받은 것 투성이지만 실제 자기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도 그다지 소질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혼한 전처와의 관계도 그렇지만 새로이 관계를 맺게 된 레이첼이라는 젊은 여성과도 원만하게 관계를 이끌어가지 못한다.

 

죽음이라는 것은 핏줄인 가족에게는 더욱 큰 공포이자 상처가 되는 일이다. 하물며 부모가 자식을 두고 자살을 한다면 남겨진 자식들이 겪을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리라.

사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때에도 아버지와의 정상적인, 일상적인 부자 관계를 맺어보지 못했던 닐 바셋 주니어는 그 아버지가 자살로 돌아가시고 나자 더욱 큰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저 딱딱하고 어렵기만 했던 아버지라는 존재가 , 컴퓨터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이토록 유머러스 한 면이 있다는 사실에 새로이 아버지를 알아가게 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몰랐던 내 아버지의 본모습을 알아가는 것.

돌아가신 아버지의 일기를 읽었다던지 하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가 살아있다 믿는, 마치 진화하는 듯한 컴퓨터 닥터 바셋과의 대화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다시금 이해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쩌면 냉정하였던 아버지를 다시 이해할 수 있는 이 과정, 그리고 아버지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아가게 되는 이 과정이 보다 더 깔끔하게 전개될 수도 있었을텐데.. 아버지와의 관계가 꼬여버려서 그의 애정관이 이렇게 흐리멍텅해져버린 것인지. 자꾸만 흐름을 끊어놓는 현재의 닐 바셋 주니어의 애정관 때문에 초반의 읽는 속도가 자꾸 더뎌지고 말았다. 오히려 닥터 바셋과 아들 닐 바셋 주니어, 그리고 그 어머니와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면들은 훨씬 더 흥미진진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처음에 그 대상이 영혼이 담긴 대상이 아닌 컴퓨터라는 생각과 또 자기들을 버리고 세상을 저버렸다 생각한 아들이었기에 더욱 힘들고 거리감을 가졌을 아들이었겠지만 결국은 그리움의 대상일 가족과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한 감정도 들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힘들었겠지만, 컴퓨터가 아닌 아버지로 , 자신의 남편으로 이해하고 대화한 어머니가 있었으니 말이다. 나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 더이상 존재하지않은 상황을 가정해보기도 힘이들겠지만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든 그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랬을지 모르겠다.

 

허공에 대한 외침이 아닌, 컴퓨터 상의, 모르는 그 누군가가 아닌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기억의 조각과의 대화라면, 그 실마리 하나라도 잡고 싶어서 아둥바둥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어머니는 컴퓨터라지만 알려주어야한다고, 그도 사실을 알아야한다고 일러준다.

아들의 실패한(앞으로의 사랑은 잘 모르겠지만) 사랑보다는 어머니의 줄곧, 한결같았던 그 사랑이 더욱 아름다웠던 "사랑에 관한 쓸만한 이론"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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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돌콩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0
홍종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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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니 이런 시원함이 따로 있을까 싶었다. 거침없이 내지르는 젊음에 대한 책들은 많지만, 읽고 나서도 개운하고, 뭔가 얻어진듯한 이 느낌이 이렇게 시원할 수 있는 재미난 책은 드물었다. 달려라 돌콩, 말 한마리 살짝 내달리는 그림이 있지만 이렇게 전개될거라곤 미처 생각지 못했었는데..

 

공일(일요일)에 태어났다고 이름이 공일이가 되어버린 오공일.

이름도 참 변변찮은데, 키 159cm 몸무게 46kg의 왜소한 체구라 학교에서 짖궂은 아이들의 만만한 표적이 되어버렸다.

공일은 자기를 늘상 구타하고 괴롭히는 아이에게 화분을 던졌는데도, 정대라는 아이는 그걸 맞고도 희희낙낙하며, 오히려 잡히면 죽었다라는 표정으로 쫓아오기 시작했다. 이번에 잡히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도망가던 공일은 세워져있던 다마스를 타고 도망을 간다. 운전해본적은 없는데, 택시 기사였던 아버지의 운전을 옆에서 눈썰미로 익혔던 터라, 여차저차 잘은 넘어갔다. 살아남기 위해 도망은 쳤으나 훔친 자동차가 문제였다.

 

오공이와 함께 헉헉대고 같이 도망을 친 나도, 오공이의 신세가 어찌 될지 염려스러웠다.

그리고 오공이의 드러나는 꼬인 족보.

아버지뻘 되는 형과 오공이보다 두살이나 많은 조카 도민이, 결국 오공이가 학교에서 도망쳐 갈 곳도 형의 축사밖에 없었고, 오공이가 훔친 다마스 건도 형의 도움으로 해결을 하였다. 오공이를 학교로 도로 돌려보내려는 것을 구해준 것은 동갑내기 여학생 금주였다. 금주는 축산과 출신으로 오공이보다 키도 크고 싹싹해 벌써부터 형의 축사 일을 거들고 있었다. 그리고 오공이의 일을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정말 엄마 못지않은 꼼꼼함이 돋보이기 시작하였다.

 

갑갑해보인다. 불량 학우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고자 학교까지 그만두고, 축사에서 지내기 시작하는데 무얼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다만 삼촌을 삼촌으로 대우하지 않고, 구박하던 도민이가 의외로 형처럼 나서서 공일이의 복수를 해주는데는 시원한모습이 엿보였다. 공일이와 달리 키도 엄청나게 크고, 이미 촉망받는 축구선수로 키워져 대학까지 결정된 도민이는 남들이 보기엔 부러울 것 없는 행복한 진로처럼 보이지만, 실상 알고 보면 도민이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였을뿐 아니라 지금의 그 일도 설렁설렁이 아닌 죽을만큼 버르적거리며 한거라 한다. 그리고 제대로 아얏 소리도 못 내고, 쥐죽은듯 지내는 삼촌 공일에게 그런 말을 건네준다. 자신이 너무나 아끼는 채찍을 선물로 주면서 말이다. 물론 곱게 준건 아니었지만.

 

공일. 참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일 수 있지만, 그래도 다행인것은 자신이 모르는 새에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곁에 두고 있었다.

채찍 하나로 경마 기수로 오해받는 공일은 경마 기수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다. 무엇보다도 형의 목장에 있던, 금주가 우공일이라 놀렸던 그 볼품없던 소 한마리가 금주가 못 타본 딱 한마리의 소였는데 공일에게만 등을 내밀었었다. 그래서 공일이 몇번 그 소를 타보고, 승마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게 되었는데, 채찍으로 승마와 연관이 되니 아예 승마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신이 핸디캡이라 여겼던 작은 키와 체중이 경마 기수에는 딱 적합한 신체 조건임을 알게 된다. 그가 고등학교 중퇴라는 학력조차도 문제가 되질 않는다.

 

암울하게만 느껴졌던 공일에게 한가닥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해본 것도 아는 것도 없는 공일이지만 최선을 다해 도전을 하였다. 도민이 말한 것처럼 죽을 만큼 버르적거리며 최선을 다해본적이 없기에. 그리고 처음으로 정을 붙인 우공일을 생각하며 말이다.

 

얼굴은 예쁘지만 노는 아이로 소문이 나고, 패거리들이 많아 혼자 조용조용 다니던 공일과는 다르게 화려했던 고아영.

승마기수가 되기위해 교육원 시험을 보는데 고아영도 와서, 공일을 돌콩이라고 부른다. 어쩐지 그 말이 기분 나쁘게 들렸는데, 아영이 읊어준 돌콩에 대한 시는 정말 의외였다. 그런 내용이라면 돌콩이라 불려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뭐, 일다보니 은근히 삼각관계가 되는 구도처럼 그려진다.

얼굴 예쁘고 한 성깔 하지만, 은근히 매력있고, 같은 경마 기수가 되는 과정에서 공일과 계속 얽힐 수 밖에 없는 아영과 공일보다 키도 크고, 오히려 엄마나 형 같은 캐릭터지만, 늘 든든히 생각이 나고 뒤를 받쳐주는 것 같은 금주, 어쩐지 기대고 싶은 금주의 캐릭터까지. 은연중에 아영도 금주를 신경쓰고, 금주도 아영을 신경 쓴다. 작가가 자신의 열일곱을 되돌아보며 쓴 글이라는데, 상쾌한 공일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여학우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듯한 이 구도가 환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뭐 어떠랴, 여자인 내가 읽기에도 너무나 재미나던걸.

 

요즘엔 뭐든 무조건 큰 것을 지향한다.

일반인들이 모델처럼 키크고 예뻐지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런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타고난 유전자를 어찌하란 말이냐. 하도 키큰 사람들이 득세하다보니, 아이들 키가 작은 엄마들은 성장 클리닉이니 뼈주사니 찾아가면서 아이 키를 크게 하려고 고군분투하기도 한다. 책 속 돌콩처럼 키가 작아도 야무지게 자기 일 찾아 나서는 이들 많고, 또 키 크다고 멋지기만 한게 아니라 싱거운 사람 얼마나 많은데. 키 작고 못나고 느리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돌콩 작가, 돌콩 주인공의 이야기. 정말 멋지다.

작가 경력 열일곱해가 되어, 잊고 싶었던 자신의 열일곱을 소설로 승화시켰다는 작가분의 이야기. 달려라 돌콩, 또래들에게도 시원함을 안겨주겠으나 어른들이 읽기에도 너무나 시원한 멋진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달려라 다마스, 달려라 돌콩, 달려라 오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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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이희인 지음 / 호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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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한다고 줄곧 말하지만, 사실 내가 다닌 곳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직장생활 초창기에는 신입이라고 휴가를 내 맘대로 낼 수가 없어서, 극성수기의 짧은 휴가기간만으로는 여행은 엄두를 낼 수 없고 그저 고향집에나 다녀올 정도였다. 직장을 옮기고 또 연차도 어느 정도 되고 나서야 여행이란걸 계획해보고 조금씩 다녀보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잠시 다녀보고 곧 결혼을 하고 나니, 시간적인 자유는 있는 것 같아도 이제는 딸린 식구들이 생긴지라 가족을 두고 혼자서 어딜 간다는 엄두를 못내게 되었다. 그래서 여행은 사실 몸으로 다니기 보다 책을 통해 머리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못 가본 곳이 많아 가보고 싶은 곳이 무척이나 많은데.

인도양에서는 몰디브는 꼽아봤어도 스리랑카와 남인도를 떠올려 본적은 없었다.

왜냐. 잘 몰랐으니까. 거기에 가서 얼마나 멋진 곳을 볼 수 있는지, 어떤 역사적 배경을 만날 수 있는 지 등등을 말이다.

지금은 좀 늘고 있다곤 해도 아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가는 곳은 아닌지라, 나처럼 생소해할 사람들을 위해 친절한 인도양 여행기가 소개 되었다.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어렸을 적엔 당장 이뤄지지 않는 일들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지독한 현실 주의자였다.

예를 들어 겨울의 바다는 어린 내게는 해수욕을 할 수 없고 춥기만 하니, 왜 겨울 바다를 좋아하는지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

어른이 되어 다시 가본 겨울 바다는 들어가지 않아도 그저 바라만 봐도 행복한 낭만의 바다가 되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직접 가서 느끼지 못하는 여행일지라도 이렇게 미리 간접체험하는 즐거움에도 만족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사람도 서서히 그렇게 변화하나 보다.



역사적 배경과 3만 3천의 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일화들이 재미나게 담겨 있고 무엇보다도 간접 체험에 충실히 도움을 줄 훌륭한 사진들이 눈길을 끌었다. 여행기 중에 알차게 글로만 채워진 책들도 있지만 스리랑카와 남인도처럼 쉽게 가보지 못할 곳이라면 사진이 없는데 너무나 아쉬울 수 있는데 다행히 이 책에는 그 궁금증을 채워줄 멋진 사진이 충실히 실려 있어 만족스러웠다. 하나하나가 작품 사진 같아서 모두다 인용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저자가 자꾸 콜롬보 콜롬보 해서, 콜롬비아인가? 어디의 콜롬보라는 거지? 하는 무식한 생각을 했는데 스리랑카에 있는 도시란다. 예전에는 스리랑카의 수도였고, 수도 이전 후에는 행정 수도로만 존재하고 있는 도시 콜롬보란다. 그 외의 도시들은 입에 잘 붙지 않는 말들이었는데, 캔디라고 압축해 부르는 도시 이름이 콜롬보 만큼이나 인상적이기도 하였다.



세계사에서 분명 스리랑카에 대해 짧게나마 배웠을텐데 지금은 기억에 남는게 별로 없다. 그저 인도양 어디쯤 있는 힌두교와 불교를 숭배하는 나라 정도로만 기억을 했는데, 스리랑카가 마르코폴로가 동방견문록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 격찬한 곳이란 사실을 처음 접하였고, 신밧드의 모험에서 이 섬이 세렌티피티(우연히 만난 뜻밖의 기쁨)로 부르며 보석을 찾아 나서는 섬으로 묘사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이제야 스리랑카에 대한 호기심이 일기 시작하였다.



몇년전 내전이 끝났지만, 지금은 스리랑카 사람들의 친근하고 편안함을 만날 수 있다는 곳, 관광객이 갑자기 늘었어도 짜증 섞인 느낌보다는 친절한 스리랑카인들의 미소를 만날 수 있어 아직 괜찮은 관광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돔처럼 생긴 스투파(스리랑카에서는 다고바라 불리는)는 사진으로 보고 불교 유적인줄도 몰랐는데 (이슬람 양식인줄 알았다.) 초기 불교 시절 석가모니를 비롯한 성인들의 사리와 부장품을 모시는 무덤 역할을 한 건축물이라고 한다. 석가모니 사후 그의 가르침에 따라 사원도 불상도 만들지 않던 초기 불교에서 유일하게 지은 종교적 건축물이라는 것. 52p

'루완웰리세야'라는 이 탑은 아누라다푸라에서, 아니 스리랑카에서, 아니 세상에 흩어져 있는 모든 불교 유적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스투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높이 55미터에도 사람들을 압도할만한데 원래의 스투파는 110미터에 이르렀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49p








아누라다푸라를 또 세계적인 불교의 성지로 만들어준 것은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로 알려진 인도 보드가야의 보리수와 한핏줄인 나무가 있어서라고 한다. 기원전 3세기 인도 아쇼카 왕의 딸인 상가미타가 보드가야의 보리수 가지를 가져와 이곳 아누라다푸라에 심은 것이라 합니다. 18세기에 인도 보드가야의 원조 보리수가 화재로 불타 버리면서 이 보리수는 결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수로 남게 됩니다. 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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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산에 세계 각국의 미녀들의 프레스코화를 그려넣게 만든 사연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미녀들은 11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시기리야를 지배한 왕 카시야파의 아내나 첩으로 실제로는 500여명에 달했을거란 이야기가 전해진단다. 카시야파왕은 어머니가 평민이고, 이복동생은 어머니가 왕족 혈통인지라 동생에게 왕위를 빼앗길까봐 불안했던 카시야파가 아버지의 왕위를 찬탈하고 동생을 내쫓고도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수도를 바위산으로 옮기고 바위산에 궁전을 세워 스스로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라는 것이다. 미녀들의 벽화도 인상 깊었지만 1200개의 계단을 올라 바위산 정상위에 오른 절경은 밀림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시야라 너무나 멋진 곳이었다. 다른 불교 유적들도 멋진 곳이 많겠지만 나중에 스리랑카에 가게 되면 스기리야의 이 곳에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스리랑카의 사진에 압도된것은 사실 외다리 낚시 사진 한점이었다 한다. 출렁이는 바다, 그 위로 강단이 있어 보이는 알몸을 드러내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 아, 이걸 보기 위해 찾아온 거였어! 이 스리랑카 여행은! 먼 바다를 날아와 장엄한 불교 유적들과 황톳길, 아찔한 바위 요새와 서늘한 산악의 차밭을 지나 바로 여기, 이것들을 보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거였어. 순간 다리에 힘이 빠집니다. 158p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을 통해서 스리랑카가 저자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한다. 나는 저자의 이 책 속 사진을 통해 처음 외다리 낚시를 만났다. 이 남부 바닷가에는 산호가 많고 물살이 거세어서 먼 바다로 낚시 가기엔 적합하지 않아 이런 형태의 낚시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158p








남인도로 넘어와서는 힌두교 이야기들을 본격적으로 접하게 된다.

저자조차도 너무나 많은 신들의 이야기에 어렵게 느껴진다는 그것. 하지만 그가 짧게나마 접했던 마하바라타는 그리스 로마 신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아 궁금한 이야기라고 하였다. 나역시 힌두교 신들의 이야기를 간간히 짧게 짧게 접해서 이름 몇은 귀에 익으나 생생히 줄거리가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신화 이야기를 좋아했던 터라 세계 각국의 우화, 신화, 전설 등 다양한 이야기들 접하기를 좋아했는데 힌두교 이야기에 대해서는 어려서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많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뒤늦게라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읽은, 책 이야기들도 제법 나온다. 책에서 봤던 곳들을 직접 이번 여행기에서 찾아가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개봉과 동시에 다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파이 이야기. 그 시작이 되는 곳이 퐁디셰리라 한다.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저자의 짤막한 줄거리 소개와 함께 퐁디셰리 여행 일정을 돌아보니, 책을 보고 그 곳에 서 있는 심정은 어떨까 하는 부러움이 들었다.



인도의 고아라는 곳에 대해서는 다른 책에서도 간간히 소개되었던 것 같은데, 서구인들에게는 꽤 유명한 휴양지라고 한다. 한때 히피들의 낙원이자, 인도에서 가장 자유로운 곳이기도 하단다. 저자 또한 그곳에서 며칠을 쉬면서는 정말 책을 읽고, 바다에 몸을 던지고 하는 휴식만 즐겼을뿐 편지를 쓰거나 글을 쓰는 부담을 갖지 않았다 한다. 저자가 말하는 고아의 바다는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도 아니었고 무엇이 매력이냐를 묻는다면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그런 면이 있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고아를 최고의 관광지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그곳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다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 곳인지 진정 궁금해지는 곳이었다.



저자가 다녀온 여행기들을 끝으로 책의 뒷부분에는 저자가 다녀온 여행지들의 세부 여행 정보가 따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가이드북을 겸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실제 스리랑카와 남인도 여행을 계획한다면 충분히 사전 지식을 채워 넣고 여행 계획을 짜기에 도움이 될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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