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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브런치 & 러너 -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저칼로리 건강요리
조미연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10월
품절
빵을 좋아하는 것은 친정엄마로부터 물려받은 입맛 중 하나이고, 국수 등은 물론이고 파스타 등의 서양 면요리까지 두루두루 즐기게 되어 나의 밀가루 사랑은 고기사랑을 넘어설 정도가 되었다. 사실 고기보다도 밀가루가 더 살이 많이 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말이다. 빵집에 가서도 친구들은 통밀빵 등의 맹맹하고 담백한 빵이 맛있다 하는데, 난 샌드위치나 고소한 크로와상 등 입맛을 사로잡는 뭔가가 추가된 빵이 더욱 맛이 있었다. 입맛은 살찌는 입맛이고, 운동은 싫어하다보니 저절로 체중계의 눈금이 늘어갈 수 밖에..
좋아하는 빵과 면을 갑자기 끊어버릴수도 없고, 살은 빼야겠고 고민이 참으로 느는 나날이었다. 그동안은 그냥 거울을 외면하고 살았는데 내년에 아이 유치원을 보낼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대로는 더이상 안될 것 같다. 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저칼로리 건강요리로 나의 고민을 덜어줄 그런 책을 만났다. 바로 다이어트 브런치 & 러너

파워블로거 통방구리님이 만든 이 책은 건강하고 날씬한 레시피로도 충분히 멋진 브런치와 러너를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는 그런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아침식사 간단 메뉴로 , 날씬한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식으로 냉장고에 있는 몇가지 재로만으로 뚝딱 가볍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참 쉬운 다이어트 브런치&러너.
사실 굳이 다이어트 레시피가 아니라고 해도, 뭔가 반찬 하나를 하려해도 레시피북을 찾으면, 없는 재료가 많아서 냉장고에 뭔가가 잔뜩 쌓여있는데도 또다시 마트에 가게 되곤 했는데, 이 책은 그런 내 고민을 덜어주는 효자노릇을 하게 될 것 같다. 입맛없는 날, 거르기 쉬운 한끼 식사도 브런치로 멋지게 차려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
기본 재료 설명을 보니 크로와상이 다른 빵에 비해 지방분이 많고 칼로리가 높아 채소를 곁들여 먹는게 어울리는 재료라 소개되어 있었다. 어쩐지 입맛에 잘 맞더라니.. 호텔 조식 부페에서 따끈하게 나온 크로와상에 버터 잔뜩, 잼잔뜩 발라 먹는 것을 너무 좋아했던 내게는 칼로리가 누적, 축적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음식이었던 것이다. 재료 중에서 또 논콜 마요네즈라는게 있었는데 언제나 그냥 일반 마요네즈나 하프를 사곤 하다가 논콜을 처음 보았다. 첨가물과 콜레스테롤을 뺀 마요네즈라 일반 마요네즈 대신으로 사면 좋단다. 이 책을 열심히 활용하기 위해 마트에 갔을때 하나 사왔다.
평소에 샌드위치와 토스트, 스프, 파스타 등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이 책의 목차만 봐도 벌써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로 빼곡히 채워졌기 때문이었다. 브런치라는 이름으로 레스토랑에 나가 외식을 할라치면 별거 차려진게 없는데도 값은 또 얼마나 비싼지.. 집에서 뚝딱 차려내면 좋겠지만 사실 맛과 멋이 부족하게 느껴질때가 많아서 쉽게 용기가 나지 않을때가 많았다. 신랑과 같이 브런치를 먹을만한 주말에는 빵과 파스타 등을 싫어하는 신랑 때문에 아침부터 브런치 메뉴를 차릴 수가 없었고 평일에 아이 늦은 아침밥을 먹는 날, 점심을 자꾸 입맛없어하면서 안 먹으려 할때 간단히 간식겸 브런치로 차려주면 끼니도 거르지 않고 맛있는 간식으로 영양소까지 챙길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얼마 전 사두고 거의 먹지 않았던 단호박부터 꺼내보았다.
단호박으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지? 단호박 샐러드 샌드위치, 구운 단호박샐러드, 단호박 스프, 단호박 계란 토스트, 하고 싶은 메뉴가 참 많았다.
단호박을 푹 쪄서 요리하면 좋은데 찌기가 귀찮을때가 많고 너무 딱딱해서 손질하기 힘든게 사실이었다. 통째 구입하길 여러번 해왔으나 정작 끝까지 다 먹은 기억은 별로 없었다. 그러면서도 아이에게 좀더 다양한 채소를 먹이고 싶은 마음에 구입하게 되는게 단호박이었고,살 때는 의욕에 넘쳤으나 냉장고에서 시들다가 결국 퇴출되고 마는 재료 중 하나라 늘 살때마다 아까운 재료기도 했다.
지난 주말 호텔 조식 부페에서 아이가 단호박 샐러드를 맛있게 먹던 것을 떠올리며 단호박 샐러드를 만들기로 했다. 뭐가 필요하려나? 마요네즈가 필요하려나? 떨어졌는데 어떡하지? 하는 마음으로 찾아보니 단호박 샐러드 샌드위치 레시피에는 마요네즈는 필요없고 올리브유, 레몬즙, 꿀 정도로 충분하였다. 건포도와 오이, 옥수수 등은 옵션이었는데 씹히는 알갱이가 아쉽긴 했지만 (옥수수는 있었지만 해동하기가 귀찮았던 게으른 엄마) 생략하기로 했다. 전자렌지로 단호박을 찌는 것이 나오는데 다른 책에도 가끔 그런 방법이 소개되었는데 나는 늘 전자렌지로 단호박을 찔때마다 엉성하게 실패하곤 했다. 이번에는 좀더 자신을 얻고 열심히 익혀보았다. 그리고 포크로 으깨기. 책에 나온 분량대로 재료를 넣고 섞으니, 내 입에는 약간 새콤하고 단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이어트 레시피라 그렇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아이와 같이 먹으려면 아무래도 안먹을 것 같아서 조금 더 단 맛을 추가하였다. 점심으로 아이에게 단호박 샐러드와 함께 미트소스 스파게티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남은 단호박 샐러드로 그 다음날 크로크무슈를 만들어보았다. 크로크무슈 샌드위치는 베샤멜 소스가 곁들여지는데 이 책에서는 무지방우유로 간단히 칼로리를 낮추었다. 책 레시피대로라면 식빵위에 모짜렐라 치즈와 우유를 섞은 치즈 필링을 얹고 햄을 두장 얹고 다른 빵을 덮은 후 치즈를 잔뜩 얹어서 오븐에서 굽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내 맘대로 빵 위에 단호박 샐러드를 듬뿍 얹은 후에 모짜렐라 치즈만 얹어 오븐에서 구워냈다. 사실 크로크무슈라 할만하진 않겠지만 단호박 식빵피자가되어버린 이 간단 메뉴가 은근히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아이도 따뜻한 단호박 피자를 제법 잘 먹었다. 빵끝은 바삭바삭 잘 구워진 과자처럼 고소해졌고, 치즈가 잘 녹아 섞인 단호박 샐러드는 빵과도 무척 잘 어울렸다. 치즈까지 얹으니 단 맛은 더욱 사라진 느낌이었지만 더 달게 먹고 싶은 사람은 꿀 등을 첨가해서 고르곤졸라 피자식으로 먹어도 좋겠지만 그냥 먹어도 고소한 맛이 참 좋은 건강하고 무척 간단한 피자가 되었다.
동생네 학교에서 오늘 스프와 돈까스가 점심으로 나왔다고 하였다.
스프가 시판 인스턴트 스프의 그 맛이라 동생 입맛에도 너무 맞지 않았고, 스프 등을 좋아하는 학생들도 거의 떠가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없는 메뉴였다고 한다. 어릴적에는 그래도 가끔 먹던 그 스프가 그럭저럭 먹을 만 했는데, 동생 말마따나 빕스나 기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제법 맛있는 스프 (어쩔땐 너무 짜기도 하지만)를 먹어보게 되면 인스턴트 노란 크림 스프가 정말 맛없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집에서도 맛있게 스프를 만들 수 있으면 좋을텐데 늘 그게 아쉬웠다. 수많은 요리책에 다양한 스프 레시피가 나왔었는데 루 만들기를 잘 몰라 (만화로 요리를 하는 모 파워블로거님도 루 만들기가 처음에 고역이었다 하였다.) 도전하기가 겁이 났다. 그런데 감자 스프를 보니 루 없이도 만들 수가 있단다. 감자와 양파, 무지방 우유와 카놀라유 등만 있으면 뚝딱 만들어내는 감자스프. 브로콜리 스프, 양송이 스프 등과 더불어 감자 스프도 무척 좋아하는 메뉴였는데 감자는 특히 전분성분이 있어서 루 없이도 걸쭉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집에서 직접 만들어 아기와 같이 즐겨도 좋을 메뉴 같았다. 이건 내일 만들어볼까?
크림 소스 스파게티도 생크림 없이 우유로 가볍게 만드는 레시피들이 소개되었다. 계란 까르보나라, 새우 하프 크림 파스타 등이 그런 메뉴였다.
튀겨 만든 핫바도 두부와 닭가슴살을 이용해 튀기지 않고 간단히 구워 만들어내기도 하고, 마카오의 명물 계란 타르트도 버터가 잔뜩 들어간 시트 대신 식빵으로 대체해 가볍게 만들어내기도 한다. 다양한 메뉴를 맛있고 건강하게 만드는 색다른 레시피를 소개하는 책.
다이어트 브런치 & 러너는 나의 다이어트 식단을 행복한 입맛으로 채워줄 고마운 책이 되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