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질러봐 - 청춘들이여! 실패해도 좋다, 지금이 기회다
구자홍 지음 / 공감의기쁨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동양그룹 부회장, 대한민국 보험 브랜드 1호 '수호천사'의 창시자. 구자홍
그의 이름은 처음 들었지만, 그가 만든 수호천사는 너무나 익히 귀에 익은 브랜드였다. 또한 그가 전형적인 재벌가 출신이 아니라 전북 진안 출신으로 열살 때 부모님을 졸라 혼자 전주에 나가 공부한, 평범한 서민출신이라는 점이 더욱 크게 와 닿았다.
  
일단 저질러봐.
어릴 적의 패기는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갈수록 보수적이 되어가는 내게는 두려운 말이 아닐 수 없었다.
항상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심정이다보니, 두드리지도 않고 망설이다 끝나는 일들이 허다했다.
그는 나와 같은 젊은이들을 안타까워하는 듯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CEO 또한 돈키호테형과 햄릿형으로 나눌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당연히 돈키호테 형이었고, 많은 CEO들이 보수적이고 안정 제일주의인 햄릿형이었으나 결과적으로 햄릿형 CEO 중에 성공한 이는 드물다고 이야기를 한다.  
 
자서전 에세이 같기도 하면서 자기 계발서 같기도 한.. 읽다보면 그의 인생에 더욱 빠져들게 되는 그런 편안한 이야기같으면서도 굉장히 추진력이 강한 저자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아, 이래서 성공한 사람은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하는 일마다 잘 되고 승승장구하는 것 같지만, 그냥 축복으로 하늘에서 떨어진 그런 행운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성공할만큼의 노력을 충분히 기울였고, 최선을 다했다.
 
욕심과 열정은 어느 젊은이들 못지 않게 풍부하고 또한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나이듦에 충격먹을 정도로 그는 여전히 젊음을 과시하면서 열정적으로 배우고 노력하는 것이다.


 예전에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 라는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삶을 마무리할 나이에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노인이 쓴 시의 내용은 이렇다.
그 노인은 63세에 퇴직하고 앞으로 살면 얼마나 더 살겠나 싶어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32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다. 그가 95세에 외국어를 배우는 까닭은 "10년이 지난 105세에 지금처럼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197P

맨땅에 헤딩하며 공부했던 영어실력이 미국 유학을 하고 있는 딸보다 유창한 실력이 될 정도인 그가, 일본 여행에 앞서, 여행을 잘하기 위해 일어를 배우기 시작하자 주위 사람들의 놀라움을 사게 되었다. 무모해보였던 도전이지만, 그는 여행기간 내내 꽤 유창한 일어 구사로 일행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고, 좀더 일찍 일어를 배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길 정도로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한다.
나도 어학에 대한 욕심이 있어 늘 생각은 하고 있으나 바쁘지도 않으면서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두고 있었는데, 그 바쁜 업무 중에도 외국어 공부까지 소홀히 하지 않는 저자의 욕심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 되었다.
 
일단 저질러보는 것. 그는 과감히 조언한다.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얻어지는 것도 없을 거라는 그런 뜻으로 말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 놓인 자신을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로 삼는 노력형 CEO 구자홍.
실패하기를 두려워하기보다 일단 저지르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열심히 노력해 원하는 바를 반드시 얻도록 하는 것.
그가 자신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 노하우가 곧 책 제목으로 되살아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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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친구를 사귄 날 성장그림책 처음으로 3
멜라니 와트 글.그림, 윤영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절판


아기와 같이 읽기에도 좋고, 엄마가 읽어주기에도 너무나 귀엽고 재미난 책을 만났네요.

처음으로 친구를 사귄 날. 우리 아이는 지금 37개월 딱 세돌을 넘긴 네살이지요. 다섯살부터 유치원을 보낼 생각으로 여태 어린이집이나 아무 곳에도 보내지 않고 엄마랑 집에만 있었어요. 그랬더니 친구 사귈 일이 드물어서 친구 사귈 줄을 모르고 친구와 노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아 사회성 발달이 걱정되더라구요. 어릴적부터 만나온 친구가 딱 하나 있는데, 새로 친구 사귀어 놀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아 그것도 또 걱정이 되더라구요.

일찍부터 어린이집에 다닌 아이들은 친구랑 노는 법, 처음에 사귀는 법 등이 익숙해서 유치원에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울릴텐데 하는 생각을 하니 엄마 마음이 살짝 아파오기 시작했답니다. 올초만 해도 유치원 가지 않겠다고 본인이 강조했기에 엄마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다른 친구들 다니는 것을 보니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 사귀는 법에 대한 그림책들에 관심을 갖고, 그런 책들이 보이면 꼭 읽어주려고 노력해왔어요.

이 책도 그런 취지로 아이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웬걸 너무 귀여운 결벽증 다람쥐가 주인공인 이야기랍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도 친구 사귈 때는 당당히 잘 사귀고 잘 어울릴 수 있는데 엄마가 너무 지레 겁을 먹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손가락을 콱 물릴까봐 친구를 못 사귄다는 다람쥐를 보면서 제 기우를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서 친구를 못 사귀면 어떡하지? 혹시나 때리는 아이가 있어서 우리 아이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어떡하지? 등등을 말이죠 일어날 수도 있지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갖고 미리 걱정하는 그런 마음, 다람쥐를 보고 웃으면서 나도 웃을 일만은 아니구나. 내 걱정 좀 접어둬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책을 읽기 전 짤막한 다람쥐의 소개글을 책날개에서 접하고, 주의 사항을 보고 또 크게 웃었어요.

이 이야기는 바다코끼리가 읽기에 적당하지 않습니다.

읽기전부터 든 생각. 어머, 바다코끼리랑 너무나 거리가 먼 우리의 다람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하는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첫 장을 넘기면 항균치약으로 이를 깨끗이 닦아달라는 정중한 부탁에 또 크게 웃고 맙니다. 아차. 우리 아들 이를 안 닦았구나. 이 닦자. 하고 시작하지요. 아 정말 좋아요 이런 지적. 필요합니다.


손가락을 물릴까봐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겁쟁이 다람쥐의 이야기.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웃게 만드는 귀여운 이야기예요.

겁쟁이 다람쥐가 물릴까봐 무서워하는 동물들. 크하하.. 심지어 토끼도 들어가 있네요. 비버는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의 루피가 비버잖아요. 그 순둥이 루피가 이 그림책을 보면 상처입을 것 같아요. 아이에게 비버를 설명해주면서 루피야 루피 하고 이야길 해주었답니다.

바다코끼리와 고질라라.. 동물들도 이런 걱정을 할 수 있음을 미처 생각지 못했네요. 아, 그래 물릴까 걱정할 수도 있구나. 마치 우리 아이들이 맞을까, 때릴까 걱정하는 그것처럼 말입니다.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다람쥐는 그래서 혼자 노는 법을 많이 알고 있어요.

그래도 심심하기는 했나봐요 어느날 완벽한 친구의 기준에 부합하는 존재를 알게 되었네요. 금붕어와 사귀러 내려가기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시작합니다. 그 준비와 작전이 어찌나 철두철미한지 엄마조차도 그 작전이 엉망이 될거라 미처 생각질 못했어요.

아차차. 그런데? 전혀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오호 이를 어쩐다.

다람쥐를 놀라게 한, 거울에 비친 그것은?

저도 사실 그 동물이 뭔지 미처 몰랐어요. 다음 장을 넘기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다람쥐는 금붕어와 사이좋은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그 친구는 누구였을까요? 혹시 맨 첫장에 경고했던 바다코끼리는 아니었을까요?



많은 궁금증을 남긴채 스포는 이만 접을까 합니다. 다 이야기하면 너무 재미가 없잖아요.

요즘 만화들 캐릭터가 상당히 귀엽던데, 이 그림책의 등장인물들도 그에 못지 않았어요. 같은 캐릭터 시리즈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싶을정도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물들이었지요. 어쩜 이빨까지도 그렇게 귀엽게들 나왔는지.. 다람쥐가 두려워하는게 이해되지 않을정도로 너무 귀여웠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니 무척 흥미로워하면서 읽은 그런 그림책이었어요.

아직 친구에게 먼저인사하고 다가갈 기회를 거의 접하지 못했으나 내년 초 쯤에는 먼저 "안녕? 우리 같이 놀자." 하고 방긋 웃을 수 있는 그런 아이로 만들어 줄 것 같아요. 자꾸자꾸. 세뇌하듯 읽어주려구요. 친구란 무섭지 않다. 어울리면 더 재미난 존재다 임을 엄마가 백번 말하는 것보다 책 한권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가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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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형사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절판


얼마 전 인터넷 뉴스에서 중국 소녀의 벼룩시장 물품판매가 소개가 된 적이 있었다. 인형, 명품 가방 등을 싸게 벼룩으로 내놓는 자리였는데, 엄청나게 많은 소장품들이 너무너무 비싼 명품들이라 헐값 판매를 의아해하니, 소녀네 집 자체가 무척 부자였고 아버지도 높은 고위직 관리라는 답변으로 되돌아왔으며 사람들은 그로 인해 엄청난 기사 조회와 함께 관심, 혹은 비난들을 덧글로 달았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서민들에게는 엄청난 위화감을 줄 부자들의 행태. 우선은 그들의 돈놀음이 고운 시각으로 봐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여기 떡하니 "부호형사"란 제목을 걸고 나온 소설이 있다.

2000년도를 넘어선 이후의 작품도 아니고, 심지어 1978년도의 작품이다. 아, 자그마치 몇년전이냐. 30년도 훌쩍 넘은 작품이랄까? 그런데 지금 읽어도 전혀 식상하지가 않다. 사실 그 당시로서는 엄청난 센세이션이었을 신용카드 등의 이야기가 지금은 다소 대중화되었다는 차이 정도를 빼고는 30년 전의 작품이라는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간차를 느끼지 못했다. 또한 부호형사라는 엄청난 갑부집 아들의 형사 행세도 그리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전형적인 일반형사와 서민을 대표하는 듯한 고즈카만이 간베 다이스케의 돈으로 해결하는 추리 방법을 못마땅해할 뿐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간베의 안드로메다로 간 돈에 대한 개념 (그렇다고 아무데나 물쓰듯 쓴다는 것이 아니다. 그 나름대로는 정의 구현을 위한 미제로 남을뻔한 사건 해결에만 충실히 잘 사용하고 있었다. )이 돈으로 해결 가능한 새로운 사건 해결 능력에 어느새 빠져버리게 만드는 그런 새로운 재미를 주기도 한다.

이 작품이 2005년 후카다 교코 주연으로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다 한다. 원작소설과 만화의 주인공은 남자였는데 드라마에서는 여자로 주인공을 바꾸어 좀더 황당무계한 돈 놀이를 재현해내었나보다. 캐딜락을 타고 출근하던 간베 형사가 헬기를 타고 출근하고 (아마 30년 정도의 시간차를 넘어서기 위해 드라마에서 좀더 부각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우스텐보스에서 코끼리, 낙타 등과 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는데, 소설 속에서는 그렇게까지 황당한 장면은 없다?

다만 사건 해결을 위해 없던 회사 하나를 덜컥 차려내고, (유령회사임에도 아버지 기쿠에몬의 전폭적인 원조로 전 호텔 사장 출신을 영업부장으로 내세우고 기타 중역진들도 모두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는 거장들로 구성이 되었다. 덕분에 사건 해결로 시작된 유령회사는 한달만에 기적적인 흑자를 내 아버지 기쿠에몬의 노여움을 사고 말았다. 아니 돈을 쓰고 오랬더니 벌어왔다고? 이 불효막심한 놈..이렇게 말이다.), 최고급 호텔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조폭들을 몰아넣는 정도(?)로 간베의 통을 과시할 따름이다. 물쓰듯 하는 그의 이면에 그를 한심하게 여기는 아버지가 있다면 그도 그렇게 쓸 수 없겠지만 눈물을 절절 흘리며 자신이 과거에 더러운 방법으로 축적한 부를 이렇게 사회정의구현을 위해 써주는 아들이 있어 행복하다며 울다가 눈이 뒤집혀 발작을 일으키는 개그 소재와도 같은 아버지가 등장한다. 현실에서는 더더욱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 소설이기에 일어나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다한들, 99개 가진 사람이 100개를 채우려고 1개 가진 사람 것을 욕심낸다하는 말은 들어봤을 지언정, 돈을 너무 많이 벌었다고 반성하는 아버지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았다. 소설이니까..소설이니까..

하지만 이내 오백만엔이 자신의 일년하고도 몇달치 월급임을 깨닫고 복잡한 기분으로 신음을 흘렸다.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 지 알 수 없었다. 다이스케의 금전 감각은 항상 그의 막대한 재산과 낮은 수입의 광활한 간극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164p

진지함 쯤은 저기 저너머로 보내버리고, 부호형사만의 매력에 빠져 재미난 시간을 보내보았다.
아, 이건 이래서 싫고 어떻고 그런 마음이 나는 들지 않았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라는 작품이 대재벌 가문의 상속녀가 형사로 등장해 집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하면, 이 책에서는 단지 출신 배경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가 부호형사라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모두가 부러워할 그의 배경 중 하나일뿐.) 그의 재력으로 해결해나가는 사건 해결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볼 따름이다. 그래서 비현실적이지만 더욱 코믹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부호형사의 네가지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이야기들.
읽다가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 갑자기 소설 속 등장인물이 독자에게 말을 건네고, 이야기가 딜러가 카드 섞듯, 시간 순서가 뒤엉켜 버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어나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들도 놀라웠다. 억지로 변화를 시도해보지만, 습작 솜씨가 부족한 경우에는 정말 어거지란 느낌이 들 정도로 이게 무슨 소리야? 싶은 글들도 있는데, 추리소설만 처음일뿐 SF소설로는 이름을 날리는 쓰쓰이 야스타카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그의 새로운 방식은 다소 파격적인 느낌은 들었으나 이해하기 힘들 상황이라거나 어색해지지는 않았다. 어쩌면 30년 후의 미래 독자가 읽어 그런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사건 구별을 위한 행간 구별이 없어서, 마치 두 가지 다른 배경, 사건 등이 뒤엉키듯 바로 연결되어 버리는 점이 너무 낯설었다는 점이었다. 아니 왜 이렇게 씌여 있지? 뭐가 문제가 있었던것 아니야? 라고 하기에는 모든 상황이 그래서, 의도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지만..아니..왜? 였다.
작품해설에 그 부분이 나온다. 전혀 쓸데없지않았던 설명이 말이다.(난 정말 궁금했다구!)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자면, 이 단편집은 장면을 전환할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행갈이'기 없는데 이는 작가가 의도한 것이라고 한다. 321p
사건이 휴지기 없이 바로 그 다음으로 그냥 넘어가버리는 것. 그것이 혼란을 주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만 주는 아주 새로운 느낌이기도 했다.
첫 추리 소설을 내놓는다면서 작가는 참 이것저것 자기 나름의 것들을 많이 시도해본듯 하다. 작가의 유머감각을 마음껏 발휘한 그런 작품 같기도 하고, 30년후의 지금에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앞서나가는 감각을 지닌 작가이기에 (sf작가라 그는 시간 개념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178이라는 그의 놀라운 IQ가 뒷받침해주는 것일까?) 유지할 수 있었던 재미가 아니었을까도 싶다. 그 후로도 비슷한 시리즈를 내놓았을 법도 한데, 부호형사가 이 작품 하나로 끝났다는 것이 좀 아쉬웠을뿐. 2000년대 이후의 부호형사 이야기를 드라마가 아닌 원작 소설로 다시 한번 새로이 만나게 되는 것은 어떨까? 독자의 한 사람으로 업그레이드된 부호형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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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카 폴리 스티커 색칠놀이
로이 비쥬얼 지음 / 서울문화사 / 2011년 9월
절판


받은지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 너덜거리는 로보카 폴리 색칠 공부랍니다.
아들이 덤푸 스티커라고 별칭을 붙인 책이기도 하지요. (주인공 구조대들 외에도 다양한 중장비차가 등장합니다. 덤프트럭 이름이 덤푸예요)
사실 우리 아들은 티브이를 보여주지 않아서 (그렇다고 책만 보는 것은 아니고, 티브이만 안 볼뿐, 컴퓨터, 핸드폰 등으로는 뽀로로, 코코몽 등의 동영상을 다운받아 즐겨 보여줬답니다.) 로보카 폴리를 티브이에서 본 것은 딱 한번 뿐이었어요. 지금보다 어릴 때라, 자동차가 나오면 마냥 좋아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뭐가 무서웠는지 (자동차가 벌떡 일어선 로봇으로 변신해 무서웠을지도 모르죠.) 끄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이후로 로보카 폴리를 못 보여줬는데 엄마 생각엔 귀여운 자동차 캐릭터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아들도 최근에 다시 이 캐릭터를 보고 열광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이 책이 도착함과 동시에 얼른 뜯어달라고 해서, 스티커가 어디 있냐. 색칠공부는 어디있냐 찾아가면서 얼마나 설레어했는지 모른답니다.
무주 갈때 내가만들자 로봇과 함께 이 책을 들고 가려고 아껴두려 했는데 (여행길에 플레이북만큼 좋은 소재가 없지요. 혹시나 자동차 안이나 호텔 등지에서 아이가 떼를 쓰고 심심해할때 정말 효자상품이지요.) 당장 해보고 싶다고 해서 집에서 색칠도 좀 해보고 스티커도 하는 등 개시를 먼저 했답니다.

폴리부터 색칠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아이가 혼자서 그림그리고 하는 것은 곧잘 했는데 색칠공부 종이를 주어도 제대로 꼼꼼히 색칠하는 단계는 아니었고, 엄마도 이렇게 저렇게 해봐라 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옆에서 좀 지켜보고, 같이 해보았답니다.
예전에 사준 타요 버스 그림책은 그래서 색칠공부라고 해도 같은 색이나 여러 색이라도 마음대로 그냥 그어 놓은 수준의 색칠이었는데 이번에는 옆에 나온 그림을 보고 색을 맞추어 칠해보자고 아이에게 말해줬어요.

우선 폴리에 들어가는 색깔이 그림 위에 나와 있어서 크레용 중에서 있는 색깔을 아이에게 골라 올려두게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색칠에 들어갔는데,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법 칸을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채우려 하는 모습이 엄마 눈에는 기특하기만 합니다.
다 때 되면 하게 되었던 것일까요? 굳이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아뭏든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칭찬 스티커로 (캐릭터 스티커와 캐릭터별 참 잘했어요 칭찬 스티커가 들어있어서 아이들의 성취욕을 높여주지요.) 찾아 붙이게 해주니 더욱 좋아합니다. 재미난 것은 자신도 칭찬 받을 행동을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지 퇴근한 아빠에게 그 페이지를 펼쳐들고 눈앞에 갖다 대고 계속 자랑하더라구요. "내가 했어요~" 그리고 뿌듯한 표정이라니..ㅎㅎ 너무 귀여웠어요

무주 가는 차 안에서도 폴리 스티커북을 꺼내어 계속 보고..
아 참, 특히 위험에 처한 브루너를 구하러 가는 미로찾기 코너에서는요. 상황설명을 해주니 아들이 더욱 좋아했답니다.
평소 중장비차를 좋아해 다양한 중장비차 장난감을 갖고, 또 각 차별로 나온 그림책들을 즐겨 보는데 모 출판사에서 나온 트럭 믹서 책을 보다가 "콘크리트를 길 위 아무데나 뿌리면 어떻게 돼요?" 하고 물었었거든요. "그럼 콘크리트가 굳어서 다른 차가 못 지나가게 되지. 길이 막히지." 하는 대답을 해주곤 했는데 이번 책에서 그 궁금증을 하나 해결해주는 장면이 바로 등장했답니다.

콘크리트를 잘못 뿌린 것은 아니고, 제대로 뿌린 게 맞는데도 브루너가 실수로 굳기 전 콘크리트에 빠진 장면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구조대 로이, 폴리, 엠버가 출동해 브루너(불도저)를 구하러 가야하는데 길이 미로라 아이들이 길을 찾아주도록 하는 페이지가 나왔답니다.
마침 휴게소에 멈춰섰을때 동영상으로 로보카 폴리 콘크리트 대소동을 찾아서 보여줬어요. 흥미진진하게 보고, 노래도 너무 좋아하네요.
오프닝 송이 중독성이 강해서, 아들이 호텔에서 밥먹을때 세번 정도 연달아 들으니 옆에 있던 엄마도 외우게 되었어요.
책 첫 표지에 고맙게도 가사가 나와 있어서 엄마가 보고 금새 따라부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제는 아들이 책을 펼쳐들고 엄마 노래 불러줘요 할 정도가 되었네요. 몇번 더 불러주면 혼자서도 부를 것 같아요. (요즘 혼자서 숫자송 외워 부르고 다니더라구요.)

경찰차 폴리, 소방차 로이, 구급차 엠버 등의 이름까지도 금새 기억을 하고, 자기 장난감에 로이, 폴리,엠버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는 아들, 이 책 덕에 로보카 폴리에도 푹 빠지게 되었고, 또 그로 인해 책을 더욱 좋아하게 되는 순환 고리가 생겨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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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브런치 & 러너 -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저칼로리 건강요리
조미연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10월
품절


빵을 좋아하는 것은 친정엄마로부터 물려받은 입맛 중 하나이고, 국수 등은 물론이고 파스타 등의 서양 면요리까지 두루두루 즐기게 되어 나의 밀가루 사랑은 고기사랑을 넘어설 정도가 되었다. 사실 고기보다도 밀가루가 더 살이 많이 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말이다. 빵집에 가서도 친구들은 통밀빵 등의 맹맹하고 담백한 빵이 맛있다 하는데, 난 샌드위치나 고소한 크로와상 등 입맛을 사로잡는 뭔가가 추가된 빵이 더욱 맛이 있었다. 입맛은 살찌는 입맛이고, 운동은 싫어하다보니 저절로 체중계의 눈금이 늘어갈 수 밖에..

좋아하는 빵과 면을 갑자기 끊어버릴수도 없고, 살은 빼야겠고 고민이 참으로 느는 나날이었다. 그동안은 그냥 거울을 외면하고 살았는데 내년에 아이 유치원을 보낼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대로는 더이상 안될 것 같다. 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저칼로리 건강요리로 나의 고민을 덜어줄 그런 책을 만났다. 바로 다이어트 브런치 & 러너


파워블로거 통방구리님이 만든 이 책은 건강하고 날씬한 레시피로도 충분히 멋진 브런치와 러너를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는 그런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아침식사 간단 메뉴로 , 날씬한 몸매를 위한 다이어트식으로 냉장고에 있는 몇가지 재로만으로 뚝딱 가볍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참 쉬운 다이어트 브런치&러너.



사실 굳이 다이어트 레시피가 아니라고 해도, 뭔가 반찬 하나를 하려해도 레시피북을 찾으면, 없는 재료가 많아서 냉장고에 뭔가가 잔뜩 쌓여있는데도 또다시 마트에 가게 되곤 했는데, 이 책은 그런 내 고민을 덜어주는 효자노릇을 하게 될 것 같다. 입맛없는 날, 거르기 쉬운 한끼 식사도 브런치로 멋지게 차려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



기본 재료 설명을 보니 크로와상이 다른 빵에 비해 지방분이 많고 칼로리가 높아 채소를 곁들여 먹는게 어울리는 재료라 소개되어 있었다. 어쩐지 입맛에 잘 맞더라니.. 호텔 조식 부페에서 따끈하게 나온 크로와상에 버터 잔뜩, 잼잔뜩 발라 먹는 것을 너무 좋아했던 내게는 칼로리가 누적, 축적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음식이었던 것이다. 재료 중에서 또 논콜 마요네즈라는게 있었는데 언제나 그냥 일반 마요네즈나 하프를 사곤 하다가 논콜을 처음 보았다. 첨가물과 콜레스테롤을 뺀 마요네즈라 일반 마요네즈 대신으로 사면 좋단다. 이 책을 열심히 활용하기 위해 마트에 갔을때 하나 사왔다.



평소에 샌드위치와 토스트, 스프, 파스타 등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이 책의 목차만 봐도 벌써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로 빼곡히 채워졌기 때문이었다. 브런치라는 이름으로 레스토랑에 나가 외식을 할라치면 별거 차려진게 없는데도 값은 또 얼마나 비싼지.. 집에서 뚝딱 차려내면 좋겠지만 사실 맛과 멋이 부족하게 느껴질때가 많아서 쉽게 용기가 나지 않을때가 많았다. 신랑과 같이 브런치를 먹을만한 주말에는 빵과 파스타 등을 싫어하는 신랑 때문에 아침부터 브런치 메뉴를 차릴 수가 없었고 평일에 아이 늦은 아침밥을 먹는 날, 점심을 자꾸 입맛없어하면서 안 먹으려 할때 간단히 간식겸 브런치로 차려주면 끼니도 거르지 않고 맛있는 간식으로 영양소까지 챙길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얼마 전 사두고 거의 먹지 않았던 단호박부터 꺼내보았다.

단호박으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지? 단호박 샐러드 샌드위치, 구운 단호박샐러드, 단호박 스프, 단호박 계란 토스트, 하고 싶은 메뉴가 참 많았다.

단호박을 푹 쪄서 요리하면 좋은데 찌기가 귀찮을때가 많고 너무 딱딱해서 손질하기 힘든게 사실이었다. 통째 구입하길 여러번 해왔으나 정작 끝까지 다 먹은 기억은 별로 없었다. 그러면서도 아이에게 좀더 다양한 채소를 먹이고 싶은 마음에 구입하게 되는게 단호박이었고,살 때는 의욕에 넘쳤으나 냉장고에서 시들다가 결국 퇴출되고 마는 재료 중 하나라 늘 살때마다 아까운 재료기도 했다.


지난 주말 호텔 조식 부페에서 아이가 단호박 샐러드를 맛있게 먹던 것을 떠올리며 단호박 샐러드를 만들기로 했다. 뭐가 필요하려나? 마요네즈가 필요하려나? 떨어졌는데 어떡하지? 하는 마음으로 찾아보니 단호박 샐러드 샌드위치 레시피에는 마요네즈는 필요없고 올리브유, 레몬즙, 꿀 정도로 충분하였다. 건포도와 오이, 옥수수 등은 옵션이었는데 씹히는 알갱이가 아쉽긴 했지만 (옥수수는 있었지만 해동하기가 귀찮았던 게으른 엄마) 생략하기로 했다. 전자렌지로 단호박을 찌는 것이 나오는데 다른 책에도 가끔 그런 방법이 소개되었는데 나는 늘 전자렌지로 단호박을 찔때마다 엉성하게 실패하곤 했다. 이번에는 좀더 자신을 얻고 열심히 익혀보았다. 그리고 포크로 으깨기. 책에 나온 분량대로 재료를 넣고 섞으니, 내 입에는 약간 새콤하고 단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이어트 레시피라 그렇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아이와 같이 먹으려면 아무래도 안먹을 것 같아서 조금 더 단 맛을 추가하였다. 점심으로 아이에게 단호박 샐러드와 함께 미트소스 스파게티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남은 단호박 샐러드로 그 다음날 크로크무슈를 만들어보았다. 크로크무슈 샌드위치는 베샤멜 소스가 곁들여지는데 이 책에서는 무지방우유로 간단히 칼로리를 낮추었다. 책 레시피대로라면 식빵위에 모짜렐라 치즈와 우유를 섞은 치즈 필링을 얹고 햄을 두장 얹고 다른 빵을 덮은 후 치즈를 잔뜩 얹어서 오븐에서 굽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내 맘대로 빵 위에 단호박 샐러드를 듬뿍 얹은 후에 모짜렐라 치즈만 얹어 오븐에서 구워냈다. 사실 크로크무슈라 할만하진 않겠지만 단호박 식빵피자가되어버린 이 간단 메뉴가 은근히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아이도 따뜻한 단호박 피자를 제법 잘 먹었다. 빵끝은 바삭바삭 잘 구워진 과자처럼 고소해졌고, 치즈가 잘 녹아 섞인 단호박 샐러드는 빵과도 무척 잘 어울렸다. 치즈까지 얹으니 단 맛은 더욱 사라진 느낌이었지만 더 달게 먹고 싶은 사람은 꿀 등을 첨가해서 고르곤졸라 피자식으로 먹어도 좋겠지만 그냥 먹어도 고소한 맛이 참 좋은 건강하고 무척 간단한 피자가 되었다.

동생네 학교에서 오늘 스프와 돈까스가 점심으로 나왔다고 하였다.

스프가 시판 인스턴트 스프의 그 맛이라 동생 입맛에도 너무 맞지 않았고, 스프 등을 좋아하는 학생들도 거의 떠가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없는 메뉴였다고 한다. 어릴적에는 그래도 가끔 먹던 그 스프가 그럭저럭 먹을 만 했는데, 동생 말마따나 빕스나 기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제법 맛있는 스프 (어쩔땐 너무 짜기도 하지만)를 먹어보게 되면 인스턴트 노란 크림 스프가 정말 맛없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집에서도 맛있게 스프를 만들 수 있으면 좋을텐데 늘 그게 아쉬웠다. 수많은 요리책에 다양한 스프 레시피가 나왔었는데 루 만들기를 잘 몰라 (만화로 요리를 하는 모 파워블로거님도 루 만들기가 처음에 고역이었다 하였다.) 도전하기가 겁이 났다. 그런데 감자 스프를 보니 루 없이도 만들 수가 있단다. 감자와 양파, 무지방 우유와 카놀라유 등만 있으면 뚝딱 만들어내는 감자스프. 브로콜리 스프, 양송이 스프 등과 더불어 감자 스프도 무척 좋아하는 메뉴였는데 감자는 특히 전분성분이 있어서 루 없이도 걸쭉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집에서 직접 만들어 아기와 같이 즐겨도 좋을 메뉴 같았다. 이건 내일 만들어볼까?



크림 소스 스파게티도 생크림 없이 우유로 가볍게 만드는 레시피들이 소개되었다. 계란 까르보나라, 새우 하프 크림 파스타 등이 그런 메뉴였다.

튀겨 만든 핫바도 두부와 닭가슴살을 이용해 튀기지 않고 간단히 구워 만들어내기도 하고, 마카오의 명물 계란 타르트도 버터가 잔뜩 들어간 시트 대신 식빵으로 대체해 가볍게 만들어내기도 한다. 다양한 메뉴를 맛있고 건강하게 만드는 색다른 레시피를 소개하는 책.

다이어트 브런치 & 러너는 나의 다이어트 식단을 행복한 입맛으로 채워줄 고마운 책이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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