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의 Paris Talk - 자클린 오늘은 잠들어라
정재형 지음 / 브이북(바이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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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가을, 파리 여행을 취소했다.
유학중인 동생에게 세 번째 찾아가는 파리행이었고,
처음의 낯섬, 두 번째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정말로 편안하게 파리를 만나게 될거란 기대가 되었다.
이번 여행 컨셉은 정말로 파리지엥으로 여유있게 파리를 보고 오는 것이었는데,
때마침 신종플루의 위협으로 과감하게 포기했다.
아무래도 어머니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나보다.
하지만 그 때, 제주도로 여행지를 바꾸고 공항버스를 기다리던 때에, 
왜 그렇게 공항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인지,
슬쩍 아쉬운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도 없고......아쉬움, 아쉬움으로 다음 여행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차에 이 책, <정재형의 파리 토크>를 읽게 되었다.
이 사람은 파리를 어떻게 기억하고, 파리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냈는지 궁금해졌다.
책 군데군데 담긴 파리의 사진, 그리고 파리의 기억들을 보며,
나와 같은 기억, 나와 다른 기억 들을 비교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만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더 길게 잡으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어떤 사람의 다른 지역에 대한 기억은 그 사람의 추억 속에 자리 잡은 기억이 대부분일 것이다.
어느 정도의 상상이 그 추억을 더욱 빛나게 해 줄 것이고,
지금은 되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젊음과 열정이 그 곳을 더욱 아련한 추억으로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파리 자체의 이야기는 아니어도 그의 이야기를 따라 이방인으로서의 생활을 보며 나름 공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족처럼 느껴졌던 부분은 그의 인맥도라든지, 친구들의 방문 부분이었다.
그 자신이 아니라, 알고 있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뻐기는듯한 느낌이 든 것은
단순히 나의 오버인지, 아닌지,
그저 책을 읽는 독자로서 눈쌀이 조금 찌푸려졌다.
어쩌면 나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파리'만을 느끼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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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 - 뜨겁고 깊은 스페인 예술 기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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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처럼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하고 있었다.
작년에 스페인을 다녀와서 자랑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그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
게다가 언젠가 한 번 걸어보고 싶은 산티아고 순례길도 스페인에 있어서 궁금증은 한층 더해졌다.
그러던 중, 스페인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여행서를 읽고 싶었고,
열정의 땅, 낭만의 도시, 매력적인 나라 스페인, 알지 못했던 그 곳의 이야기를 담은 책 <일생에 한 번은 스페인을 만나라>를 읽게 되었다.

뜨겁고 깊은 스페인 예술 기행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스페인의 다양한 색깔을 담고 있다.

여행을 하며 느낀 것인데, 스페인은 각 지역별로 사람들이 뚜렷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를 잘 표현한 말이 있다.
낙천적이고 유머 감각이 있으며 허풍이 심한 안달루시아인들은 ’기도를 하고’, 
명예에 집착하며 일을 경시하는 카스티야인은 ’꿈을 꾸며’,
거칠고 부지런하고 근면한 바스크인은 ’일을 하고’,
경제관념과 이익에 밝아 구두쇠라는 별명이 붙은 카탈루냐인은 ’저축을 한다’는 것이다. (104p)

이 책은 저자가 2001년에서 2008년 동안 10여 차례 스페인을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예술에 관한 부분은 거의 정보 전달 위주로 작성되었다고 느껴서 그런지 약간 거리감은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아직 스페인 여행의 마음이 확고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런 간격을 느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가우디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름만 알던 가우디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가우디의 죽음 이야기에서 시작할 때 너무도 안타까웠고, 속상했다.
매력적인 건축물의 사진을 보면서 가우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페인은 다양한 볼거리가 널려있는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리고 언젠가 한 번, 일생에 한 번은 그 곳으로 가고 싶다는 꿈을 키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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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독스의 세계로 간 소년 거인 꼬마 철학자 4
에밀리아노 디 마르코 글, 마시모 바치니 그림, 김경숙 옮김 / 거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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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전에 그리스 여행을 할 때 재미있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리스에서 카페를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아닐까?"
가이드 분은 돈은 잘 벌 수 없을 것이라고 하며 이야기를 풀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서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는데, 왜 안될거라고 생각하는가 의문을 품던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 사람들이 수다를 '너무' 좋아해서, 커피가 식을 때까지 마시고 계속 이야기하고, 자리를 떠나지 않아서
테이블 회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에도 사람들은 수다를 좋아했나보다.
지금 성향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예전의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궤변을 좋아하는 소피스트 들이나 위대한 철학자들도 많았고, 
특히 뱃사람들이 거짓말을 잘 했다고 한다.
악의적인 거짓말이 아니라 과장된 언어, 상황을 뻥튀기하는 능력,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의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멸치를 보았을 뿐인데, 일곱개의 머리와 스무 개의 팔을 가진 무시무시한 바다괴물로 둔갑시켜서 죽을 힘을 다해 싸웠노라고 허풍을 떨곤 했다는 이야기를 보니 귀엽기까지하다.

그 시절, 스팔로네는 스승 소크라테스에게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
늘 질문만하는 스승님의 태도에 불만이 있었고, 대답을 듣고 싶고 진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진리를 알려달라고 해도 소크라테스는 자꾸 질문만 한다.
무더운 날, 작은 숲 근처를 산책하다가 결국 낮잠을 자게 된다.
그리고 스팔로네는 패러독스의 세계를 경험하는 특별한 꿈을 꾸게 된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해 쉽게 쓰인 책이어서 더 이야기가 쉽게 쏙쏙 들어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막연히만 들어본 궤변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그림과 이야기식 구성으로 쉽게 다가온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철학의 세계에 문두드리며 접하기에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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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들이 떴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0
양호문 지음 / 비룡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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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 다양한 표정의 네 남학생들이 개성있는 표정으로 서있다.
’아~ 이 사람들이 꼴찌구나!’ 
그럼 꼴찌들이 어디로 떴을까?

양호문 장편소설 <꼴찌들이 떴다>제 2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탈출이다.
달밤의 탈주...
이들은 왜 탈출을 하려고 하는건지...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양대리는 또 뭐고?

궁금한 마음에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꼴찌에 천덕꾸러기 공고 3학년 네 녀석들이 노동을 하며 세상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잔소리 들어가며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삶에서 일단 삶의 무대가 바뀌면서 이 책 속의 이야기는 전개된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이는 세상의 모습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장편소설로 엮였다.
어쩌면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성적이 전부인 듯한 분위기이고, 
성적이 모자라면 사회에서도 낙오자가 될 것처럼 하찮게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사회에서 그렇지는 않다.
사회로 나가보면 꼴찌라던 아이들이 사업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더 우수하게 자리잡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가치관을 구축해나가는 것,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의 눈으로 보다 넓은 세상을 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궁금한 마음에 이야기를 따라 가며 읽다보니 책 한 권을 정말 금방 읽게 되었다.
양대리는 어떤 사람인지, 더덕 도둑은 누구인지, 성민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는건지, 육법대사는 어떤 사람일지......
아이의 눈으로 그려진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를 어른의 눈으로 보며 이해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책에서 아이들이 모여 ’꼴찌클럽’을 결성하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었다.
’꼴찌’라는 단어를 영어로 어떻게 쓰냐는 의문에 의견을 주고받는 장면,
한국사람이 왜 영어를 그렇게 죽어라 해야 하는 건지 열변을 토하는 아이들,
결국 고시생 육법대사에게 물어봤지만,
’쥐-쥐-오-엘-지-지-아이’를 선택하는 장면.

이 책을 읽고 나니, 모처럼 유쾌하고 적당한 청소년 문학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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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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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 인터넷 기사에서 알게 되었다.
장영희 교수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고 했다.
사실 그 때에도 어떤 분이신지 잘 몰랐다.
그래도 한 번은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머뭇거려졌다.
신체 장애와 암투병......그런 상황이 어쩌면 뻔한 이야기를 나열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너무 무겁고 힘든 이야기를 읽게 되면, 나도 그 무게에 우울해지는 것은 아닐까?
약간의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번에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생각처럼 무겁지도, 힘들지도 않은데다가 생각할 거리를 툭툭 던져주는 이야기,
이웃집 언니같은, 아는 선배같은, 편안한 말투와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었다.

오늘 우송되어 온 잡지를 보니 기사 제목이 
'신체장애로 천형(天刑) 같은 삶을 극복하고 일어선 이 시대 희망의 상징 장영희 교수'였다.
'천형같은 삶?' 그 기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난 심히 불쾌했다.
어떻게 감히 남의 삶을 '천형'이라고 부르는가. 
맞다. 나는 1급 신체 장애인이고, 암투병을 한다. 
그렇지만 이제껏 한 번도 내 삶이 천형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178p)

천형이 아니라 천혜의 삶이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천형 같은 삶이라고 다른 사람의 삶을 자신의 잣대로 규정짓는 기자의 기사 제목에 
당당하게 자신의 소견을 밝히시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 책은 '샘터'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펴낸 수필집이라고 한다.
'샘터'를 알지 못했고, '장영희'님을 알지 못했던 시절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영희 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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