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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ㅣ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6
이문구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평점 :
** 모개
발음[모개]「명사」죄다 한데 묶은 수효
((주로 ‘모개로’ 꼴로 쓰여))
이것 모개로 사 가십시오.
모개로 사면 싸다.
** 모개-흥정
발음 [모개흥정]
부표제어 모개흥정-하다
「명사」모개로 하는 흥정.
.집과 전답을 모개흥정으로 처분하였다.
.되도록이면 장안의 후한 도가를 만나거나, 전번처럼 모개흥정 붙일 만한 곳을 수소문했으면 싶은 계제인 것이다.≪서기원, 조선백자 마리아상≫
서울,대전에 다니며 가게터를 속아 계약하여 계약금이나 떼이고, 개인택시를 샀다가 한 번의 교통사고로 가진 것을 모개흥정한 사람들이 늘어만 갔던 것은.....
** 부개비-잡히다
발음 [부개비자피다]
활용 부개비잡히어[부개비자피어/부개비자피여](부개비잡혀[부개비자펴]), 부개비잡히니[부개비자피니]
「동사」하도 졸라서 본의 아니게 억지로 하게 되다
섣불리 들어둔 시늉했다가는 자칫 부개비잡혀 뒤탈을 부를 것 같았으므로, 장은 얼른 자리를 피해 나왔다.
그러는 동안 들먹은 여편네와 소갈머리없는 자식들의 들음들음에 줏대없이 돈을 축낸 집도 한둘이 아니었다. 돈놀이를 하다가남 좋은 일만 시키고 두 손 털었다는 소문이 그치지 않고, 서울, 대전에 다니며 가게터를 속아 계약하여 계약금이나 떼이고, 개인택시를 샀다가 한 번의 교통사고로 가진 것을 모개흥정한 사람들이 늘어만 갔던 것은, 비육우를 비롯한 양돈, 양계, 고등 소채 등의 부업마저, 농협의 농축산물 수입과 계통판매로 외래품에 치여버려 밑천도 못 추린 악몽에 넌더리가 나면서, 가장 믿을 수 없는직업이 농업이란 사실을 그들이 터득한 까닭이었다.
장은 기가 막혀 할 말이 없었다. 그녀가 너스레를 떨었다. "못 입어 잘난 늠 읎구 잘 입어 못난 늠 읎단 말이 냄으 얘기가 아닙디다. 당신두 집 보러 서울 댕길라면 잠바때기는 벗으야 헐 것 아뉴." 섣불리 들어둔 시늉했다가는 자칫 부개비잡혀뒤탈을 부를 것 같았으므로, 장은 얼른 자리를 피해 나왔다. 그는 자리를 뜨면서 "구름이 많으면 해가 멀어 뵈는 법이여. 양반쌍늠 찾던 예전에두 고을살이 가는 늠더러 농사꾼은 생선 삶듯 살살 다스리라구 했다는디, 사뭇 사골뼈 제기듯 잡도리허는 지가 원제버텀이여.
"내년 총회서 시방 허구 있는 사람들을 밀어주겠다는겨. 헌디이 말 들으면 조합장은 펄쩍 뛸 게거든. 이 남면(南面)이 워딘디황선주가 미는 늠이 당선을 허여. 황이 뛰면 아마 총대표 떨어져나가는 소리가 우술우술헐걸." 하고 나서, 황선주 형제가 합자하는 형제상회에서 금년에도 웅천독쟁이와 광천독배로 들어오는 새우젓을 몽땅 매점매석했다더라고 덧거리를 했다. 이장은 듣다 말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 진저리를 쳤다. 그 물건은 단위조합을 끼고이장들에게 억지로 떠넘겨부락 사람들에게 강매시킬 속셈으로 모아놓은 게 분명한 까닭이었다. 그것은 지난 몇 해 동안 봄, 가을로 한 해에 두 차례씩 해먹은 형제상회의 상투적인 장사수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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