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하고 미노키치가 물었다. "뭐라고?"
"나를 좀 납치해 달라고요."
부채질을 하던 미노키치의 손이 딱 멈췄다.

다다미는 볏짚을 5센티 정도 두께로 엮고 골풀 돗자리로 겉을 씌워서 만드는데, 낡아서 교체할 때는 겉을 씌운 돗자리만 교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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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알라딘의 기록. 저조하다.

알라딘보다 주로 K문고, Mor~ 365(지하철배송, 망했지만 편리했었다),
I park(망한) 를 이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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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조 에코인 옆, 흔히 ‘절 뒷길’이라 불리는 곳에 있는 과자점 오미야에 불이 난 것은 섣달도 중순에 접어들어 차디찬 북풍이 휘몰아치던 한밤중이다

1657년 대형 화재로 사망한 10만 8천 명의 집단 장례를 위해 건립된 정토종 사원이 에코인回向院이다. 그 후 대지진으로 사망한 사람 등 무연고 망자들을 매장하는 곳이 되고, 스모 선수, 사망한 태아나 신생아, 반려동물, 가축을 공양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유명한 참배지가 되었다.

그러자 복도에는 선녀가 살며시 소맷자락이라도 펄럭인 양 희미한 흰 연기가 얇은 띠처럼 감돌고 있었다.

오쓰타는 크게 소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외침보다 먼저 부엌 쪽에서 오시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하녀장은 기겁한 목소리로 계속 외쳐서 온 집 안에 화재를 알렸다.

"오시마, 오시마, 위험해!"
"마님, 이리 오시면 안 돼요!"

절 뒷길 초입에 있는 방화망루로 짐작되는 곳에서 비상종이 빠르게 난타되었다.

에도 시중에 화재가 일어나면 동네마다 설치된 망루에서 비상종을 쳐서 주위에 알렸는데, 화재 현장이 멀면 종을 느리게 치고 가까우면 급하게 쳤다.

태풍이 잦은 일본에서는 뜰로 통하는 문이나 창문에 셔터 역할을 하는 덧문을 설치했다. 탈착이 가능한 미닫이식 덧문은 안쪽에서만 열 수 있는 구조였으므로 방범에 유용하며, 환자를 옮길 때는 들것으로도 쓰였다.

"안돼, 인내상자 가
원문은 ‘간닌바코’!"

"이 아이를 부탁해!"

할아버지는 그 말을 남기고 연기로 꽉 찬 복도로 사라졌다.

‘도조土墻’는 일본의 전통적 건축양식 가운데 하나로, 주로 창고에 적용되며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두터운 흙벽에 회칠로 마감하므로 화재와 습기에 강하고 견고하며, 창을 높은 위치에 작게 내어 보안에도 유리하다.

에도 시대 상점의 인력은 ‘주인─지배인─데다이─사환’으로 구성되었다. 10세 전후에 사환으로 들어가 잔심부름을 하며 장사를 배우고, 관례를 치르는 17~18세에 데다이로 승진하여 본격적인 실무를 담당하며 비로소 급료를 받았다. 흔히 데다이를 요즘의 계장, 과장으로, 사환을 신입사원으로 비유하곤 한다.

에도는 대형 화재가 잦아서 다이묘나 하타모토와 같은 고위 무사, 그리고 부유한 조닌은 외곽에 별장을 두어 비상시에 대비했다. 특히 좁은 상가에 밀집하여 생활해야 했던 조닌은 한가로운 외곽에 별장을 두고 당주가 은퇴하면 그곳에 기거하며 은퇴 생활을 즐기곤 했다. 지금의 도쿄 우에노 북쪽 니포리 근방에 해당하는 네기시 일대는 한적한 농촌 지역으로, 풍류를 즐기는 부유한 조닌의 별장이 많았다.

오미야에서 시작된 불은 뜻밖의 대형 화재로 번져 20여 명이나 죽었다. 행방을 알 수 없는 세이베에의 안부는 여전히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데구사리
8자형 금속 수갑을 양 손목에 채운 채 자택에서 근신케 하는 형

─참자, 참자
원문은 ‘간닌, 간닌’. ‘간닌’은 ‘참고 견딤’과 ‘화를 참고 용서함’이라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인내상자는 우리 가게를 일으킨 젠타로 어르신 시절부터 오미야에 전해져 내려온 상자입니다."

"그래요. 인내상자를 잘 간수해서 후대 당주에게 물려주는 것이 오미야 당주의 임무입니다. 해서 이 이야기는 오미야에서도 몇 사람만 아는 일입니다. 아씨도 점원들에게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열어 보면 안 되는 겁니다" 하고 하치스케가 말했다.
"그래서 인내상자입니다."

"지키기 힘든 참기, 그래도 참기" 하고 오시마는 말했다. "열어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으며 뚜껑을 열지 않는다. 그런 뜻입니다."

마치관리인
평민 거주구 ‘마치’를 운영하는 관리자로 그 지역 유지가 돌아가면서 맡으며 신분은 평민

"관에서 우리 식구들을 의심하는 것 같아. 특히 하녀들을."

파수막
평민 거주구 ‘마치’의 자치를 위한 사무소로, 요즘의 파출소 겸 마을회관에 해당한다

실제로 하녀들은 점점 불안해하다가 별것도 아닌 일로 말다툼을 하거나 사이가 틀어지게 되었다. 펄펄 끊는 솥에 억지로 뚜껑을 덮어 솥뚜껑이 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별장 내부는 점점 숨 막히는 분위기로 변해 갔다.

그때 한 줄기 바람이 바깥의 덧문을 치고 별장의 낡은 처마 끝을 후려치며 불어 지나갔다. 하지만 그 커다란 소리 밑으로 희미하게 여자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바람소리만 들릴 뿐이다. 아까 그것은 잘못 들은 것일까─.

‘용서해 주세요, 용서하세요’원문은 ‘간닌시테 구다사이, 간닌네’. ‘간닌’은 ‘참고 견딤’과 ‘화를 참고 용서함’이라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을."

오타쓰 등도 오시마에 가세했다. 오슈는 최근 집요한 감시에 신경이 예민할 대로 예민해져 있다가 마침내 자포자기하여 부엌칼을 들고 나왔을 것이다. 오슈는 혼자서 네 명을 상대로 악귀처럼 난동을 부렸다.

어머니만이 아니다. 할아버지도. 할아버지의 아버지도. 오미야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열어서는 안 되는 이 인내상자를 대대로 물려받아 오면서 거기에 뭔가 원한을 봉인해 왔을 것이다.

그 아이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아저씨, 나를 납치해 줘요."
해 질 녘. 미노키치는 문밖에 풍로를 내놓고 말린 정어리를 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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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천천히 걷는 연습 중이다. 뛰는 발걸음에 지나가던 개미가 밟히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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