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노 시호의 셀프케어 - 건강하게 아름답게 우아하게
야노 시호 지음, 김윤희 옮김 / 살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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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몸에 신경쓰는 남자는 거의 드물다, 고 나는 생각한다. 배가 좀 나왔나 안 나왔나 정도지. 물론 나이에 따라 혹은 직업적으로 관리하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확실한 건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여자는 다르다. 나이가 어리건 많건 결혼을 했건 안했건 직업이 무엇이든 외모나 몸에 대한 관심은 늘 끊이지 않는다. 나쁜 뜻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다. 남에게 보여주는 부분에 정성을 들이는 건 어쩌면 아름다운 일이다.

 

<야노 시호의 셀프케어>는 여자들이라며 부러워할만한 저자가 직업 쓴 책이다. 제목에 자기 이름을 쓴 건 자체가 이미 화제를 끌기 위한 수단이다. 당연히 내용과 더불어 사진도 덧붙였다. 애엄마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날씬한 몸매와 상큼함 외모가 눈이 부시다. 당연히 뭐라고 썼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생기는 법. 뻔한 이야기를 경험담을 섞어 늘어놓고 있다. 잠을 푹 자고 채소를 많이 먹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록 노력하고. 그걸 누가 모르나? 과연 이 세상에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괜히 자기자랑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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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기후변화의 거의 모든 것 만화로 보는 교양 시리즈
필리프 스콰르조니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안병옥 감수 / 다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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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전환점을 겪어 본 사람은 안다. 그 때는 미처 실감하지 못했음을. 시간이 지니고 나서야 아 내가 정말 큰 터널을 지나왔구니.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야 옳다. 삼 사년 하면 어느 정도 수준에는 오르겠지라는 안이한 마인드가 발목을 잡았다. 처음에는 모르는 분야라 역설적으로 재미있었으나 시간이 흐르자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만만하게 볼 게 아니구나.

 

<만화로 보는 기후변화의 거의 모든 것>은 재미없는 만화책이다. 흥미만 따진다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기후변화 전문서적을 읽기 부담스럽다면 입문서로는 제격이다. 주인공 스스로 잘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하나씩 배워나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알지만 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과연 대안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에게는 최적이다. 혹은 기후변화는 여전히 과학자들의 지적 놀음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자극적인 피햬를 과장하지 않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원인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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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식의 탄생 - 생각이 어떻게 코드화되는가?
스타니슬라스 드앤 지음, 박인용 옮김, 김영보 감수 / 한언출판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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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중추기관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지배할 뿐 아니라 의식까지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곧 겉으로 드러난 신체나 내부의 심장 그리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를 관장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다. 대체 뇌의 어떤 부분이 작동하여 이 모든걸 가능하게 하는가?

 

<뇌의식의 탄생>은 그 수수께끼를 한꺼풀 벗기려고 노력한 책이다. 의식이란 주체가 없으면 성립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내 돈 1억원을 떼어 먹고 달아났다 의절한 친구를 우연히 미국 패키치 여행을 하다 마주쳤다고 생각해보자. 순간 엔돌핀이 팍 돌면서 야, 오랜만이다, 를 외치며 돌진할 것이다. 만약 그 상황을 눈치채고 달아난다면. 또 어렵사리 따라 붙었는데 주변은 꽉 막힌 골목이고 벗은 주머니에세 총을 꺼내 내게 거눈다면. 과연 내 의식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분노에서 다급함으로, 그리고 공포로 순식간에 모드를 전환시킬 것이다.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뇌는 극한 작업을 매일 매순간 겪어낸다. 양재천에서 산보를 하는데 저 멀리 다가오는 아저씨와 알게모르게 눈싸움을 하며 누가 먼저 비키는지를 두고 내심 조마조마하고 있을 때도 뇌는 뉴런을 풀가동하여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작전회의를 하고 있을 것이다.

 

과연 이 모든 작용은 뇌의 순수한 기능인가, 아니면 진화의 산물인가? 저자는 뇌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진화도 무시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도 동물이며 모든 생명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종만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만약 뇌가 합리적이라면 돈을 받기 위해 목숨을 걸지도 아닐 것이고 산보하며 쓸데없는 눈치다툼을 벌이지도 않을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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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무슨 일을 할까? 아니면 어떻게 일을 할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나서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의자에 앉아 책상위에 놓여있는 종이에 펜으로 글을 쓰거나 노트북을 켜고 자판을 가볍게 톡툭 거리며 두들길까? 얼핏 맞아 보이지만 사실 소설가는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관찰에 할애한다. 곧 실제 글을 쓰는 것보다 남을 요모조모 따져보는데 에너지를 더 많이 쏟는다. 뭔가 의도를 갖고 그러는건 아니다. 물론 의뢰를 받았을 때는 해당 지역이나 사람을 만나지만 실제로는 우연히 영감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저녁 6시 30분 무렵 쇼핑몰 보관함 앞에서 두시간 쯤 시간을 보냈다. (자세한 내용은 에세 <로스트 앤 파운드 참고>) 츠바키 문구점을 읽으며 버텼지만 짬짬이 사람들도 보았다. 다양한 인간들이 오고 갔다. 실제로 뭔가를 사기 위해 오는 이들도 있었지만 폐지를 찾으러 오는 할머니나 건물 안에 있는 교회에 가기 위해 짐을 보관함에 맡기는 아주머니, 그리고 특별한 목적없이 배회하는 할아버지도 있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일상의 모습같지만 한발짝 떨어져 꼼꼼히 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 보였다. 내내 내 머리를 관통한 단어는 신경쇠약이었다. 우유 하나를 사든 대형 티브이를 구입하든 쇼핑은 즐거운 일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많은 이들이 뭔가에 쫓긴듯 초조하게 이러저리 우루루 몰려다니고 있었다. 대체 이유가 뭘까?

 

우선 신경쇠약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의학계에서는 자극에 쉽게 반응하여 피로감이나 정서불안을 느끼는 증세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쾌적한(?) 쇼핑몰에서 사람들은 왜 그런 느낌을 가질까? 첫째 음악. 매장에서는 중간중간 광고를 섞어 계속 노래를 흘러내보는데 기분을 좋게 하기 보다는 초조함을 불러일으킨다. 얼른 사고 나가라라는 메시지로 들린다. 빙빙 돌게 동선을 짜놓아 금방 지치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잘 보면 매일같이 필요한 달걀이나 우유같은 필수품은 매대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정글같은 미로를 통과해야 득템이 가능하다. 통로를 가로막고 있는 특별할인제품코너도 힘들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치 거대한 숨은그림찾기박스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든다. 

 

잘 따져보면 대부분의 상업시설도 마찬가지 실정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소음과 뒤죽박죽인 공간과 광고세례를 받아야 한다. 그 대가는 다소 저렴한 상품이라고 하는데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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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준지 공포박물관 1 - 토미에 1 이토준지 공포박물관
이토 준지 지음 / 시공사(만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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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깜짝 놀라게 만드는 수법이 거의 비슷비슷해서다. 소리를 죽이거나 없이 공포물을 본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하나도 무섭지 않다. 도리어 우스워보인다. 그러나 소설은 다르다. 상상력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다음 페이지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두근두근해진다. 그렇다면 만화는? 소리는 없지만 영상을 대체하는 그림이 있으니 당연히 소설보다는 공포감이 덜할까? 아니면 움직이는 그림이 아니라 여전히 상상력의 여지가 있을까?

 

핵심은 스토리다. 곧 그림이 아니라 어떤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느냐다. 이토 준지는 이 분야에서 장인이다. 그로테스크한 그림체도 한몫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죄다 약간은 얼이 빠진 느낌이 든다. 동시에 뭔가에 취해있는 듯하다. 머리로는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마음으로는 어느새 공감을 하게 된다. 맞아, 나도 그런 적이 있었어. 그는 <이토준지 공포박물관>에서 장기를 십분발휘했다. 짤막짤막한 이야기가 뭔지 모르겠지만 서로 이어져 혼란을 부추킨다. 마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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