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펜더블 - The Expendables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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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화려하며 잔인한 그러나 명분 없는 액션. 잔인액션코믹극, 그들의 로망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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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8-2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잔인한 영화 못보시는 분들께는 특히 비추천.

머큐리 2010-08-24 13:39   좋아요 0 | URL
잔인하다기 보담 웃길거 같아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다락방 2010-08-24 13:43   좋아요 0 | URL
네 웃기긴 되게 웃겨요. 영화 보면서 사람들이 동시에 빵 터진적도 여러번이에요. 전 제가 사랑하는 '재이슨 스태덤'의 대머리에 샬롯의 거미줄 문신을 하면 어떻겠냐는 미키 루크 아저씨때문에 정말 눈물나게 웃었네요.

그런데 잔인해요. 잔인한거 못 보시는 분들은 조심하셔야 해요. 칼이 슝슝 날아와서 목에 턱턱 박히고 뭐 암튼 그래요. 저는 잘 보긴 하지만 여자가 물 고문 당할때는 아, 끔찍하더라구요. 어휴.


moonnight 2010-08-2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보면서 다락방님 생각했어요. ^^ 제이슨 스태텀 정말 멋지더만요. +_+;
저도 물고문은 너무 힘들었어요. ㅠ_ㅠ 그치만 목 잘리고 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아하는지라 -_-;;;;; 재미있게 잘 봤답니다. 워낙 혹평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

다락방 2010-08-24 14:09   좋아요 0 | URL
저도 엄청나게 웃으면서 보긴 했는데 말이죠, 한 섬의 군대를 초토화 시키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더라구요. 저렇게 다 죽일 필요가 있는걸까? 애초에 브루스 윌리스가 부탁한 건 그 지도자를 없애는 거였잖아요.

재이슨 스태덤은 정말 멋지죠, 정말. 부디 재이슨은 이 영화속의 실베스타 스탤론이나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몸만 거대해지고 얼굴은 추루룩 흘러내리는 노년을 맞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흑흑

moonnight 2010-08-24 14:1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반가와요!!! ^^
그쵸. 에라 모르겠다. 는 듯 -_- 섬을 싹쓸이하더만요.
제이슨 스태텀은 그렇게 나이들진 않을 거에요. 절대로요. ㅠ_ㅠ(왜 울고 있는 건지 ;;;)
영화 속 대사에서 미키루크가 스태텀 머리는 근육질 축구공 같다고 그러잖아요. 전 그 장면에서 쿠하하 하고 웃었어요. 머리가 벗겨져도 멋진 사람은 확실히 멋진 거 같아요. 호홋 ^^

다락방 2010-08-24 14:25   좋아요 0 | URL
전 제가 대머리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걸 재이슨 스태덤때문에 깨달았어요. 재이슨 스태덤도, 브루스 윌리스도 저는 무척 좋아요 무척 ♡

그런데 재이슨 스태덤이 연인의 집에 가서 벨을 누르고 연인이 누구세요? 했는데 "당신 잠든 모습만 봐도 행복한 사람" 이럴때는 손발이 오글오글 ㅎㅎㅎㅎㅎ
 

'항상'은 아니지만 나는 가끔 친구를 만날 때 책을 선물한다.  책을 선물하는 것은 퍽 즐거운 일이고 상대가 그 책을 재미있게 읽는 것도 행복하다. 무엇보다 내가 어떤 책을 친구에게 선물 함으로써 그 책은 책 자체에 친구와 나의 사연을 포함하게 된다. 서점에서 혹은 길에서 우연히 내가 선물한 책을 보게 된다면 나는 저 책은 내가 누구에게 선물한 책이지, 라고 그 친구를 생각하게 될테고, 그 친구 역시 저 책은 다락방에게 선물 받아 읽은 책이지, 할 것이다. 물론 그 뒤에 정말 재미 없었어, 짜증나는 책이었지, 왜 이런 책을 준걸까, 라는 생각이 섞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을 할 때 조차도 그 책과 나를 연관짓고 있을것이다. 오늘은 갑자기 일을 하다 말고 책과 친구들이 생각났다.

 

 

지난 토요일 만난 친구에게는 이 책을 선물했다. 

우리는 여섯시에 만나기로 했고 나는 다섯시반에 도착해서 삼십분간을 구두굽을 간다고 그 동네를 돌아다녔다. 오분전에 도착해보니 친구는 와 있었고 언제 왔냐는 물음에 친구는 한시간 전, 이라고 대답했다. 아뿔싸. 구두 굽 간다고 돌아다니지 말걸. 그냥 와 볼걸. 

친구는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핸드폰이 있었다면 우리는 도착했다고 말해둘 수 있었을텐데, 그러면 나는 구두굽을 간다고 돌아다니지 않았을테고, 친구도 한시간을 내도록 기다리지 않았을텐데, 안타까웠다. 더운데 낯선 동네라 커피숍이 어디 박힌지도 모르고 길에서 기다렸을 생각을 하니, 어휴. 

만나기도 전부터 친구는 혹시라도 늦게 되면 미안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더니 결국은 한시간전에 도착했다. 나는 이 책을 친구에게 건네면서 이런 친구라면 이 책의 화숙을 이해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울거나 화를 낼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화숙이를 미워할 수는 없을거라고.   

나는 이 책을 앞으로 어딘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더운날의 을지로와, 한시간 전부터 기다린 친구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나는 그에게 책 선물하기를 즐겨했다. 우리는 이제 자주 보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그를 만날 약속이 있는 날은 책을 사뒀다가 선물했고, 그가 갑자기 집앞에 온다고 하면, 책장에서 내가 읽던 책을 꺼내어 갔었다. 이거 읽어봐요, 하고. 그는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들을 파일로 주거나 시디로 구워주거나 했었다. 나는 컴퓨터로 영화를 잘 보지 않지만 그가 주는 영화 만큼은 기를 쓰고 앉아서 봤다. 그래도 하나는 다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주었던 날을 기억한다. 그와 나는 서로 먼 곳에 살았지만, 강남에서 만나 집에 갈때는 잠실까지 지하철을 같이 탔다. 나는 그 시간이 무척 좋았다. 이 책을 주었던 그날도 우리는 지하철을 함께 탔고 그리고 자리가 나서 나란히 앉았다. 그는 이거 보면서 가야겠다며 책장을 넘겼고, 우리는 나란히 앉아 이 책을 보았다. 웹툰을 엮은 책인데, 이 웹툰을 보면서 그는 내게 "락방씨 이렇게 찌질한 남자 좋아해요?" 했더랬다. 나는 "어휴, 내가 이 주인공 좋아서 준게 아니라 사랑하고 이별하고 친구로 지내고 하는게 남 얘기 같지 않아서 준거죠." 했다. 좋아하는 남자와 지하철을 타는 것도 좋고, 좋아하는 남자와 같은 책을 보는 것도 좋고, 좋아하는 남자와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은데 그날 나는 이 세가지를 한꺼번에 하고 있었다. 그와 지하철을 타고, 같은 책을 함께 보고, 이야기하고 웃고. 이 책은 좋은 책이라고 누구에게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지만 이 책을 그와 함께 읽었던 그 날은 좋았다.  

 

 

내가 나의 후버까페에게 가장 최근에 선물한 책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이다. 후버까페는 내가 준 책을 한번도 허투로 읽은 적이 없고 감상을 적을때도 언제나 추천하거나 선물한 나보다 더 멋진 감상을 적어내기 때문에 나는 나의 후버까페에게 책 선물하는 게 퍽 즐겁다. 일례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선물했을 때에는 '전 인생의 가장 숭고한 위치에 다다른 할아버지 한분 모시고 인생 상담한 기분이 들었어요. 이미 돌아가신, 생면부지의 외국인에게 이렇게 큰 감사함을 느껴본 적이 전에 없었던 것 같아요' 라고 얘기했더랬다. 아- 멋지기도 하지. 후버까페는 아직 내가 준 책들을 다 읽지는 못했다고 했지만, 그 책들을 읽으면 그 먼 곳에서 많은 위안이 된다고 했다. 

오늘은 후버까페가 네이트온에 로그인을 했다. 나는 그가 로그인 하는걸 보자마자 어어, 나한테 말걸고 싶어서 로그인했구나, 라고 생각했다. 내 네이트온 친구들 중에는 '나' 때문에 로그인 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이 로그인 했을 때는 나를 보려고 한거라고 생각하면 사실 대부분 틀리지 않는다. 오늘의 후버까페 역시, 자신의 시간으로 새벽 두시가 다 된 시간, 내게 말을 걸었다. 

우리는 대화를 하다가 우리가 항상 여름에만 만났다는 걸 알게됐고, 나는 그에게 나는 여름에 인기가 많다고 얘기했다. 그는 자신은 겨울남자라고 했다. 당신은 겨울에 더 멋져져요? 그는 그렇다며 겨울에 자신은 '장난 아니'라고 했다. 하하. 그 뒤에 이어지는 대화를 다 쓰고 싶지만 그것은 지나치게 은밀하고 사적이라 패쓰. 그는 며칠전부터 내가 보고싶더니 엊그제는 꿈에 내가 나왔다고 했다. 하하. 심지어 그는 꿈속에서 나를 짝사랑했고 나는 그에게 관심도 없었다고 했다. 아 감동 ㅠㅠ 무슨 꿈이 그렇게 멋진걸까. 나는 살다보니 별 일이 다있다며, 어쩌면 그렇게 감동스런 꿈을 다 꿨느냐고 했다. 오와- 라고 했다, 나는. ㅎㅎ 젊고 멋진 남자의 꿈에 등장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스런 일이구나. 흑흑 ㅠㅠ 새벽 세시가 다 되는 시간 나는 그에게 잘 자라고 말하고 메신저를 끊으면서 오늘도 내 꿈을 꾸라고 했다.  

 

 

이 책을 선물 받던 날을 생각한다. 잊을 수가 없다. 나는 그날,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회사에서 나갈 수가 없어 초조했고, 친구는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고 했다. 초조함이 극에 달하는데 그는 서점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세상에, 그렇게 이쁜 말을 하는 친구라니. 나는 아직 약속장소에 도착하지도 않고서도 마음이 흐물흐물 해져버렸다.  

결국 우리 둘다 약속시간을 조금 넘겨 도착했고, 친구는 내가 먼저 도착했다는 걸 알고는 역에서 뛰어왔다. 그리고 그날 친구가 내게 준 선물은 [J.D. 샐린저와 호밀밭의 파수꾼] 이었다. 두권을 사고 싶었는데, 그래서 나 한권 주고 본인도 한권 읽고 싶었다고 했는데, 그런데 서점에 이 책은 단 한권 뿐이었다며 그것을 내게 내밀었다.  

나에게 '샐린저'를 주려고 했던 마음과 내가 읽는 걸 본인도 읽겠다는 그 마음이 너무 좋아서 그때의 감정을 잊고 싶지 않았다. 이 책은 겨울에 선물 받았는데 내내 가지고 다니다가 (나는 집착하는 여자사람) , 어제서야 비로소 가방에서 빼고 책장에 꽂아 두었다. 마치 부적처럼 내내 지니고 싶었는데 몇개월간 가지고 다니다보니 표지가 너덜너덜 해졌기 때문에 빼어 두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끼고 싶은데, 이렇게 금세 낡아버리면 안되잖아, 하면서. 억지로 생각하지 않아도 그날의 친구와 그날의 감정은 저절로 떠오른다.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고 잊혀질 수 없는 친구다.

 

 

역시 여름은 끈적이는 계절이다. 그러나 혼자 끈적이기엔 아까운 계절. 이 여름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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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yours 2010-08-2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다락방님한테 선물받은 책을 잊지 못해요 :D

다락방 2010-08-24 12:54   좋아요 0 | URL
어젯밤은 불멸인거죠!
:)

마노아 2010-08-23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끈적거려 불편한 게 아니라 훈훈해졌어요. 이 따뜻함이 이 더운 날에 좋으네요.^^

다락방 2010-08-24 12:55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그러면 일루 와요 마노아님. 내가 아주 화끈하게 해줄 테니까! (어떻게? ㅎㅎ)

우리 아주아주 야한 영화 개봉하면 그거 한번 같이 보러 갑시다. 알았죠? 끝내주게 야해야 할텐데..

yamoo 2010-08-2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책 선물 많이 합니다...ㅎㅎ 주로 그냥 나눠주죠~~ 좋은 책만 선물해 주셨네요.. 전 욕심쟁이라서 저한테 필요없는 책만 나눠준답니다..ㅋㅋ

다락방 2010-08-24 12:56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 두번 읽지 않을 것 같은 책들을 방출하곤 하지만 친구를 만나 선물 줄 때는 새로 사서 주곤 해요. 그럼요, 선물인데, 읽고 좋아하라고 주는 책인데 좋은 책만 골라야죠! 흣 :)

무스탕 2010-08-23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끈적이다 못해 떨어지지 않아도 좋아요. 다음에 만나면 우리 10분은 프라이펜에서 늘어진 인절미처럼 찰싹 안아보아요 ^^

다락방 2010-08-24 12:57   좋아요 0 | URL
아아아 그렇지만요 무스탕님, 여름의 저는 무척 냄새 날 텐데요. 냄새 나는 다락방이라도 괜찮으시겠어요? 흑흑 ㅜㅡ

moonnight 2010-08-23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치게 은밀하고 사적인 대화'는 도대체 어떤 대화란 말입니까!!! 그런 이야기는 패쓰하시면 안 되잖아욧. 흑흑. 궁금해라. ㅠ_ㅠ
게다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는 어제밤에 문득 꺼내들었던 책이라 눈이 번쩍 했어요. +_+;

다락방 2010-08-24 12:5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지나치게 은밀하고 사적인 대화에는 이런 단어들이 등장해요. 살림, 설거지, 청소, 책읽기..등등. 저는 한껏 잘난척 하고 쓰고 싶지만, 그것은 저의 후버까페의 앞으로 다가올 연애들을 방해할지도 모르니까 꾹 참겠어요. 사생활 보호에 힘써주는 다락방입니다. 흐흐흐흣

blanca 2010-08-24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버까페...은근히 기대되요^^ 그가 나오는 대목은 항상 유념해서. 다락방님이랑 더 발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요^^ 제 주변에는 다 책을 싫어합니다. 너무 슬프지요. 다락방님이 참 부럽네요.^^

다락방 2010-08-24 13:01   좋아요 0 | URL
오, 지금보다 더 발전할 만한 관계같은 건 아니에요. 우리는 '좋아하는 블로그 지인'쯤입니다.

저는 책 별로 안읽는 친구들에게도 책 선물을 했었어요. 그러면 의외로 좋아하는 거에요! 내가 너 때문에 책을 다 읽는구나, 하면서요. 그 중에 한명은 또 읽고 싶다면서 서점에서 만나서는 책 좀 골라달라고 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런데 책 선물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한 번 해보고 그 여자에게 다시는 책 선물 하지 않았어요. 선물 한 사람조차 기분 나쁘게 만들었었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유형의 여자사람이었어요.

2010-08-24 0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08-24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 페이퍼 보니까 락방님한테 '책'을 선물로 받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슬며시 새나오는데요..^^

다락방 2010-08-24 13:02   좋아요 0 | URL
길이나 서점에서 저를 종종 생각하고 싶으신거죠? ㅎㅎ

머큐리님, 언젠가는 제가 머큐리님께 책 선물 하는 날이 오겠죠!
:)

머큐리 2010-08-24 13:38   좋아요 0 | URL
저런 따끈한 사연이 넘치는 책선물을 받고 싶다는 거였어요..ㅎㅎ

다락방 2010-08-24 13:4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책 선물을 하고 나면 그 순간 따끈한 사연이 생길거 아녜욧!! ㅎㅎ

pjy 2010-08-2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여름 땡볕에 끈적거려도 좋은 여자사람, 다락방님^^

다락방 2010-08-25 13:27   좋아요 0 | URL
으응? 나 끈적거리면 완전 별로에요! 막 냄새나고 그러는데요? ㅎㅎ
 

내 인생의 영화 『더티 댄싱』에서는 부잣집에서 자란 여자 '프란시스 하우스만' 이 휴가를 보내는 리조트의 댄스 강사 '쟈니'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닥터인 프란시스의 아버지는 언제나 자신의 딸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그녀에게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그러나 프란시스가 일개 댄스강사랑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의 아버지는 몹시 분노한다. 그런 아버지에게 프란시스는 말한다. 

아버지도 나빠요.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고 저한테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아버지는 지금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시잖아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대화가 나온다. 어린 소녀, 스카우트와 오빠와의 대화. 

"게이츠 선생님은 좋은 분이시지. 안 그래?"
"물론이지. 그 선생님 반에 있을 때 좋아했어."
"히틀러를 엄청 싫어하시는데......"
"그게 뭐가 잘못이야?"
"그게 말이야. 오늘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그렇게 취급하는 게 얼마나 나쁜 일인지 말씀하셨거든. 오빠, 누구라도 박해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지. 안 그래?"
"스카웃, 물론 옳지 않고말고. 한데 왜 그렇게 안달하는 거야?"
"그게 말이야. 그 날 밤 게이츠 선생님이 법정에서 나오고 계셨거든-우리 앞에서 계단을 내려가셨기 때문에 오빠는 선생님을 볼 수 없었지-선생님이 스테파니 아줌마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어. 누군가가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가 되었다고. 점점 분수도 모르고 주제넘게 군다고. 이러다가는 우리하고 결혼할 생각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거든. 오빠, 히틀러를 그토록 끔찍하게 미워하면서도 돌아서서는 바로 자기 나라 사람에 대해서는 비열하게 대할 수 있냔 말이야-"
(p.464)  

 

어른들은 말이다, 말로는 그런다. 말로는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 나쁜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에게 편견을 갖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그들이 하는 말과는 달라서 아이들은 혼란스럽다. 아이들이 말로 들었던 것은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지만, 아이들이 실제로 직접 보게 되는 것은 어른들이 차별하는 모습이고, 구박하는 모습이고, 편견을 갖는 모습이고, 폭력을 일삼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들을 너무 많이 봐와서 아이들은 결국 어른이 되었을 때, 늘 주변에서 보던 어른처럼 되고야 만다.   

 

 

 

 

 

 

 

 

 

재스퍼 존스는 사실 한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그러나 재스퍼 존스가 원주민과의 혼혈아라는 이유만으로, 온 마을의 모든 범죄는 마치 그가 저지른 것 처럼 부풀려진다. 우체국에 불을 지른것도 재스퍼 존스가 되고, 로라가 실종되었을 때는 재스퍼 존스가 경찰들에게 죽도록 얻어 터진다. 로라의 죽음을 가장 슬퍼한게 재스퍼 존스인데, 사람들은 재스퍼 존스의 말을 들으려고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월남전에 자신의 아들이 참전했다며 같은 마을에 사는 베트남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어른들이고, 마음을 다쳐 숲 속에서 살고 있는 노인네를 살인마로 둔갑시킨 것도 어른들이고, 약하디 약한 로라를 다치게 한 사람도 어른들이고, 그런 로라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던 것도 어른들이다. 세상은 온통 이런 어른들 투성인데, 어디에서도 인정 받지 못하고, 심지어 박해를 받는 아이들이 괜찮은 어른이 되는게 가능할까?  아이들은 누구를 믿고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까? 

재스퍼 존스는 말한다. 

   
 

"찰리, 나한테 누군가를 믿는다는 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야. 사람을 믿는다는 자체가 위험한 일이지. 난 지금 너한테 나를 믿어 달라고 부탁하는 중이야. 강요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만은 내 편에 서서 이 문제를 봐 주길 기대했어. 그렇게 하고 있는 거 맞지? 넌 책을 읽는 아이라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도 생각하는 법을 알잖아." (p.41) 

 
   

 

재스퍼 존스가 왜 이렇게 말했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지만, 책을 읽는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각하는 법을 안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좋아졌을까.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저 위에, 프란시스의 아버지는 의사였고 그 밑에, 스카우트의 앞에서 자기 나라 사람에 대해 비열하게 말하는 사람은 교사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책을 더 읽었으면 더 읽었지 덜 읽진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다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게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열린 마음'도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봤자, 그것을 수용하는 열린 마음이 없다면, 책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이 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 남들보다 '똑똑'하다는거?  

물론, 찰리는 재스퍼 존스가 믿을만한 좋은 아이다. 다름 사람들 입장에서도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아이. 찰리는 눈앞에서 자신의 아빠가 마을 사람들에게 심하게 구타당하는 것을 목격한 친구를 위로할 줄 아는 아이다.  

 

   
 

아빠를 따라가기 전 나는 제프리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내 엄지로 그의 쇄골을 지그시 누른다. 내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끄덕이며 입술을 꽉 다문다. 그러고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p.348) 

 
   

 

고개를 끄덕인 제프리는 필시 찰리의 마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찰리는 엉망진창인 어른들 틈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서서히 깨달아가고, 이제 친구의 진심이 무엇인지도 깨닫는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그러니까 우리가 사는데 어떤 것들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되기도 한다.  누구보다 힘이 세 보였던, 강해보였던 재스퍼 존스, 그 아이의 감춰진 마음같은 것. 

 

   
 

그제야 나는 알게 된다. 그를 알게 된다. 가장 슬픈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버려진 아이. 나는 항상 재스퍼를 랜들 맥머피라고 여겼고 나 자신은 힘없고 겁 많은 따개비라고, 그래서 그에게 붙어 공생하면서 용기를 위장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재스퍼도 나와 같은 이유로 내가 필요했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되었다. 내가 똑똑하거나 믿을 만하거나 충성스럽거나 착해서가 아니라 그냥 누군가, 아무라도 필요했던 것이다.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재스퍼가 그날 밤 내 방 창문으로 찾아온 것은 완전히 겁에 질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p.451)

 
   

 

재스퍼도, 찰리도, 제프리도, 그리고 일라이저도. 모두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은 어른들의 부조리를 목격했고, 어른들의 폭력을 목격했고, 어른들의 부당함을 목격했으며, 어른들의 편견도 목격했다. 그리고 그 모든것들이 옳지 못한것들이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그러니 그들만큼은 그 '옳지 못한' 어른들처럼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은 말도 안되는 이유로 고통받는 이들의 편에 서 주는 그런 어른들로 자라줬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친구의 말을 들어주면서, 친구를 위로하면서, 친구의 감춰진 마음을 깨달으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적어도 그들만큼은 말과 행동이 다른 어른으로 자라지는 말기를.  

 

덧붙여,

 

찰리는 일라이저와 결혼하고 싶어한다. 나는 며칠 전 이 책을 읽다가, 친구에게 '너는 내가 가진 패중 가장 좋은 것' 이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냈는데, 이 책에서 인용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 친구가 이 책을 읽지 않아야 할텐데. 나의 창작인줄 알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일라이저에게 나와 결혼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은 싫다. 그 애만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애 없이는 견딜 수 없다. 내 손에 쥔 패 중 유일하게 좋은 것이다. 나는 이것을 손가락에 감아 반지로 만들고 싶다. 언젠가 내 안에 용기가 더 생기면 말하리라. 그때는 적절한 단어를 몽땅 모아서 말할 것이다. 그럼 그 애도 내게 똑같이 말해 줄지도 모른다. (p.477)  
   

 

 

언젠가는 이렇게도 말하고 싶다. 

 

   
 

"그럼, 난 맨해튼에 살 테니 넌 브루클린에 살아. 그럼 우린 플라자 호텔에서 만나서 영국 차를 즐기는 거야. 나는 여우 털로 만든 코트를 입고 페니로퍼를 신을게. 너는 타탄체크 무늬의 스카프를 두르고 가느다란 줄무늬가 있는 갈색 정장을 입어. 파이프도 물고." (p.151)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어쩐지 조금쯤 신나는, 그래서 재스퍼와 찰리와 제프리와 일라이저에게도 좀 나누어 주고 싶은,  

 

금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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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0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2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바다 2010-08-2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이군요! ^^

다락방 2010-08-22 19:04   좋아요 0 | URL
일요일이에요. ㅠㅠ

푸른바다 2010-08-23 09:17   좋아요 0 | URL
이제 월요일이 됐군요.^^
금요일을 향한 첫걸음이죠 ㅎㅎ

다락방 2010-08-23 10:02   좋아요 0 | URL
잘 보내 봅시다! 후아-

머큐리 2010-08-20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락방님의 페이퍼는 사랑스러우면서도 힘이 있어요.. 나? 락방님 팬!! 추천 꾸욱~
즐거운 금요일 되시길~~

다락방 2010-08-22 19:05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흐흐흐흐
팬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무척 신나요.
저는 이제 일요일을 보내며 일주일간 미뤄왔던 방 청소를 시작할거에요. 방 청소 하려고 걸레를 가지고 들어왔는데 넷북켜고 알라딘에 들어온...어휴.
일요일이 더는 가지 못하도록 좀 잡아주세요. 제 팬이라면 그정도는 해주셔야죠. 네?

pjy 2010-08-20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문자메세지로 청혼하신건가요^^?

다락방 2010-08-22 19:05   좋아요 0 | URL
문자메세지로 청혼해봤자 예스라고 말해줄 남자가 제 주변엔 하나도 없어요. -_-

2010-08-20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2 1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0-08-2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금요일을 제게도 좀 나눠주세요. 어멋 벌써 토요일이네 ^^;
근무중인 토요일입니다. 다락방님은 좋은 주말 계획 가지고 계신지요. 멋진 글 고마워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다락방 2010-08-22 19:08   좋아요 0 | URL
어멋 벌써 일요일이에요, 문나잇님. ㅠㅠ
행복한 주말 보내셨어요? 저는 가는 일요일을 어떻게 해야 붙잡을 수 있나를 고민하고 있답니다. 고민하면서 스트레스만 흑 ㅠㅠ

자자, 더위 먹지 말고 기운내자구요 우리!!

Arch 2010-08-22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추천은 다락방의 너무 많은 추천 중 하나일 뿐이지만 그래도 추천해요.
일요일의, 뭔가 했고, 뭔가 지나갔구나란 느낌도 괜찮지 않아요? 정말 아무것도 안 했어도! 걸레질 하면 알통 나오는 기분 들어요^^

다락방 2010-08-23 08:30   좋아요 0 | URL
오우 더워서 엄청나게 잠을 깼어요. 그러더니 또 새벽에 비가 와서 잠을 깨고. 괴로운 여름밤을 보내고 있어요, Arch ㅠㅠ
난 여름을 원래 좋아하는데, 여름마다 남자를 사귀곤 했는데(응?) 이번 여름은 지옥같아요. 어떻게 남자가 하나도 없어요, 하나도. 더워서 다들 집 구석에 처박혀 있나봐요. 이번 여름은 남자들이 나를 가만 놔두는 여름이에요. 이런 여름이라니. ㅠㅠ

Arch 2010-08-25 10:23   좋아요 0 | URL
크~ 다음 여름에, 아니면 이번 가을, 겨울에 짠짜라한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떻게 안답니까.

다락방 2010-08-25 13:28   좋아요 0 | URL
남은 여름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싶어요. ㅎㅎ
그런데 덥네요.

poptrash 2010-08-25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생겼어요!

다락방 2010-08-25 17:16   좋아요 0 | URL
어서 읽어요!
 

 

 

 

 

 

 

 

'크레이그 실비'의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를 읽고 있다. 하루에 페이퍼를 두개 이상 쓰지는 않기로 나름 결심 했었는데, 참을 수가 없어서 또 써야겠다. 이 책에 대해서는 다 읽고 나면 아주 할 말이 많아질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은 '미안해'에 대해서만 얘기해야겠다. 아주 길어서. 밑줄긋기로는 감당이 되질 않아서. 

   
 

미안해.  

보면 볼수록 그 말은 착한 사람이 쓰는 좋은 말임이 분명하다. 아무도 진정으로 선하지 않고 아무도 슬금슬금 다가오는 저주를 피하지 못한다. 모든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선한 것과 악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하지만 그 차이를 아는 사람들은 착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하면 그 선을 넘게 되는지도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비난을 감수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겸손한 태도다. 진심으로 이 말을 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내 고통은 물론 상대방의 고통도 같이 느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을 하는 것은 그 고통을 나누고자 함에 있다. 그렇게 우리를 하나로 묶어 상대방처럼 짓밟히고 물에 흠뻑 젖도록 해 주는 말이다. 미안하다는 말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다시 채워진 빈 구멍과도 같다. 빌린 돈을 갚는 것과 같다. 미안하다는 말은 잘못한 행동의 결과물이다. 이는 심하게 상처 입은 결과가 수면 위로 보낸 잔물결일 수도 있다. 미안하다는 말은 슬픔이다. 아는 것이 슬픔인 것처럼 말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때로 자기연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로 미안하다는 말은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받아들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상대방을 위한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내 자신을 연다는 뜻이다. 껴안건 조롱하건 복수하건간에 말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용서를 구하는 말이다. 착한 사람의 메트로놈은 모든 일이 제자리로 돌아가거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는 진정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안하다는 말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앞으로 나아가게는 할 수 있다. 틈을 메워 주는 역할을 한다. 미안하다는 말은 성찬식과 같다. 제물이며 선물이다. 

그렇다. 미안하다는 말은 착한 사람들이 괴로운 마음이 들 때 하는 것이다.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들은 회로망의 끊어진 틈을 통해서도, 마음속에 난 구멍을 통해서도, 그걸 느끼지도 말하지도 혹은 나무에 새기지도 혹은 손에 키스를 해서 날려 보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다. (pp.337-338) 

 
   

 

미안해, 는 세글자다. 그런데 이 세글자를 말하는것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빈번하게 잘못은 일어나는데 그 잘못들에 해당하는 만큼의 미안하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찰리의 말대로라면, 미안하다는 말은 용서를 구하는 말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잘못을 저질러놓고 용서를 구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용서를 구하려고는 하질 않으면서, 용서 받기는 원하고 있다. 나부터도 할 말은 없다. 나 역시 잊지 못할만큼 큰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고, 그것에 대해 아직까지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하고 있으니. 나는 아직 내 자신을 열지 못하고 있는가 보다. 

열세 살, 찰리를 통해 나는 미안하다는 말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 미안하다는 말의 슬픔과 용서를 깨닫는다.  

 

열세 살, 찰리가 좋아하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하퍼 리'이고, 좋아하는 작가는 '마크 트웨인'과 '잭 케루악'과 '켄 키지'다. 나는 그 작가들의 책을 검색해서 읽지 않은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그 작가들의 책을 다 읽고 나면 찰리처럼 어른스러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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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2010-08-18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기, 다 읽고도 어른스럽지 못한 예제 추가요.

다락방 2010-08-19 09:10   좋아요 0 | URL
전 [앵무새 죽이기]만 읽었어요. [앵무새 죽이기]는 처음 나올때 하도 떠들석하길래 오히려 외면했던 책이었는데 성인이 되서 읽어보니 정말 좋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마 [톰소여의 모험]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도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 는 다 읽었어요. 가슴이 아팠어요. 흑.

... 2010-08-18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에 대해 궁금했던 것이 있는데, 이 소설은 미국화가 재스퍼 존스와 무슨 관계인가요?

다락방 2010-08-19 09:11   좋아요 0 | URL
ㅎㅎ 미국화가 재스퍼 존스는...누군지도 모르겠구요,
이 책 속의 재스퍼 존스는 코리건 마을의 문제아에요. 그러나 문제를 일으킨 적은 한번도 없는. 원주민과의 혼혈아라는 이유만으로 문제아로 찍혀버린, 그런 문제아요.

이매지 2010-08-18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려고 쌓아놓고 있어요.
아마 이번 주말쯤에는 읽게 되지 않을까 싶은 :)
다락방님의 페이퍼에 더 공감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10-08-19 09:13   좋아요 0 | URL
전 다 읽었어요. 가끔 이런(?)책을 읽으면 책 속 주인공들이 실재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파요. 그리고 재스퍼 존스를 만나러 가고 싶어졌어요. 만나러 가서, 재스퍼 존스 앞에 서서, 내가 너랑 친구 하고 싶구나, 라고 말하고 싶어졌어요.

어서 읽어보세요, 이매지님.
:)

2010-08-18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0-08-1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들은 대체 어떻게 아는거에요, 다락방?! ^^

다락방 2010-08-19 09:56   좋아요 0 | URL
책들이 내게 텔레파시를 보내요. ㅎㅎ

2010-08-19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0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0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bee 2010-08-20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라면 거기에 <마크트웨인 자서전>도 넣을거에요~.
저는 이제 자러갑니다.
내일은 중요한 날이라서~.
다락방님도 잘자요~.

다락방 2010-08-20 14:20   좋아요 0 | URL
nabee님도 마크 트웨인을 좋아하시나요?
오늘이 중요한 날이라 하셨는데, 중요한 날의 절반이 지나갔어요. 남은 절반도 잘 보내세요!

새초롬너구리 2010-08-20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이제사 땡스투의 의미가 팍팍 와닿아요. 제가 저 책을 사게 된다면, 절대적으로 님 덕분이라는거 말할 수 없었다면 정말 답답했을 거예요.

다락방 2010-08-20 14:21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새초롬너구리님. 점심은 드셨나요? 저는 불어터진 라볶이를 먹었더니 기분이 좀 구려요. 저녁은 좀 맛있게 먹어야겠어요.

이 책은 가슴 아프면서 따뜻하고 따뜻하면서 가슴 아파요. 그런 책이에요, 새초롬너구리님.
 

어느 책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나는 그런 문장을 읽었었다. '옳지 않은게 무엇인지는 알겠지만 옳은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었는지 혹은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이었는지 아니면 하루키의 소설들 중 하나였을 수도 있다. 좀 나이 어린 사람이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 읽은 두권이 책이 바로 위의 문장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했다. 무엇이 옳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일단 개인적으로 나는 영화화 된 책이 영화 포스터를 표지로 쓰는것이 좀 별로다. 누가 억지로 읽으라고 권해준게 아니었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언니의 백혈병에 맞는 골수를 주기 위한 '맞춤 아기'가 나온다. 그 아기의 이름은 안나. 안나는 기억도 할 수 없는 갓난 아기때부터 언니에게 골수를 준다. 다섯살때도 그녀는 자신의 일부를 언니에게 주고 열세살이 된 지금은 신장을 줘야 한단다. 이에 안나는 엄마를 고소한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권리를 자신이 갖고 싶다면서. 자신은 언니에게 신장을 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 

맞춤아기라고 해서 안나의 부모가 안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부모님의 신경이 온통 언제 죽을지도 모르며 아파하는 언니에게 가있을 뿐이다. 단순히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바는 아니다. 여러사람들의 사연이 각자의 입을 빌어 표현되어지기 때문에 이 책은 더 가슴이 아프다. 한 명 한 명을 모두 이해할 수 있어서.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손가락질 할 수가 없다. 어린 아이에게 희생을 강요하다니 당신이 나빠요, 라고 할 수도 없고 언니에게 너무 가혹한 거 아니니, 라고 할 수도 없다. 게다가 이 책의 결말은 내 예상과는 다.르.다. 

판사가 안나에게 들려주는 말이 인상적이다. 

   
 

"케이트(안나의 백혈병 걸린 언니)는 죽고 싶어 하지 않아." 판사는 온화하게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살고 싶어 하지도 않아." (p.530) 

 
   

언제나 생각하는 바지만, 우리가 좋은 행위라 일컫는 그 모든 것들, 예를 들면 장기기증도, 기부도, 또 희생도. 그것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눈물이 고여 앞이 안보이는데, 결말을 읽으면 뭐 더이상 참을 수 없어진다. 눈물이 흐른다. 심지어 콧물도 흘렀다. 손으로 눈물을 닦았고, 휴지를 뜯어 콧물을 닦았다.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 이 책을 놓고 보자면 딱히 재미있지도 않고 그래서 추천할 만하지도 않지만, 역자의 말에도 나오듯 이 소설에서도 역시 '가치관의 충돌'에 관해 얘기한다. (추리소설이니만큼 이제부터는 스포일러가 빵빵 터진다.)

한 남자가 죽었다. 그 남자는 죽기 전, 바다에 빠진 한 청년을 구했고, 그 청년을 구하는 조건으로 '그 청년의 여자'의 육체를 요구한다. 이 상황을 고스란히 보고 있던 여러명의 사람들은 그 남자를 대신해서 물에 빠진 청년을 구하지 않았고, 여자의 육체를 요구하는 것에 있어서도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대신 그들은, 물에 빠진 청년을 구해달라는 여자의 요구를 듣지 못한 척 했고, 누군가를 구했다는 명목으로 여자의 육체를 요구하는 남자를 비난한다. 대체 누가 잘못한건가, 아니, 누구 하나 옳은 행동을 한 사람이 있는가?  

그 남자에게는 애인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남자의 애인에게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다케모토 씨가 시즈코 씨의 몸을 요구한 것도 알았겠군요. ***는 그걸 애인의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그러자 시즈코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저도 그렇게 말했죠. 자기가 아닌 다른 여자의 육체를 요구한 남자를 증오하지 않느냐고요. 하지만 그분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다, 여자 문제가 복잡하긴 하지만 정말 위험한 순간에 목숨을 걸 수 있는 성격을 사랑했던 거다, 그리고 그가 요구한 건 당신의 몸이지 마음이 아니다. 그분은 그렇게 말했어요. 그리고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비열한 놈이라고 욕하는 자들이야말로 최악의 인간이라고 했어요." (p.288) 

나는 모르겠다. 누가 최악의 인간인건지. 그러나 이건 알겠다. 나도 당신도 그리고 우리 모두, 상황에 따라 최악의 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 친구에게 추천해 줬는데 그 친구조차도 극찬했던 책,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옳지 못한 짓을 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그들에게 옳지 못한 짓을 할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어야 한다. (p.158) 

 
   

 

「11문자 살인사건」의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며, 우리 모두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덧 . 그냥 하는 말인데, 지금 알라딘에서는 『마이 시스터즈 키퍼-쌍둥이별』을 반값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배송료는 각자의 몫. 뭐, 그렇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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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0-08-1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추천 하나로는 부족한데, 어떻게 방법이 없나요?! (요요요요오오오~ 에코)

고마워요. 다락방!
좋은 책 소개해줘서..^^

내가 다락방 친구인게 참으로 자랑스러워.

다락방 2010-08-19 09:19   좋아요 0 | URL
피씨방에도 가고, 와이파이되는 빌딩마다 다 돌아다니면서 추천하는 건 어때요, 레와님? ㅎㅎ

내가 살다보니 친구한테 '자랑스럽다'는 말도 듣네요. 일전에 영화 [밀크] 보면서 숀펜이 연인으로부터 자랑스럽다는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떠올라요. 자랑스럽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산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하면서 말이지요.
고마워요 :)

레와 2010-08-19 09:48   좋아요 0 | URL
응. 나도 기억나요. <밀크>의 그 장면.

^^

다락방 2010-08-19 10:00   좋아요 0 | URL
내가 사랑하는 장면!
:)

hnine 2010-08-18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 시스터즈 키퍼' 영화로 상영중일 때에도 저는 안봤는데, 사람들이 저 스토리를 단순히 영화와 소설로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어서였어요. 저건 벌써 언제부터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실제 상황이고 우리도 언제 어떻게 비슷한 상황에 부딪힐지 모르는 일인데 말이지요.
아직도 뭔가를 모르고 사는,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지만, 그게 그렇더군요.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알아지는게 아니라 그나마 알고 있던 것에 대해서도, '아니야, 그게 아닌지도 몰라, 무엇이 옳은지 몰라' 이렇게 되어가요.
이 페이퍼에 백배 공감합니다.
빅터 프랭클은, 그리고 그의 책은, 숨을 참고 읽게 해요. 무슨 말을 하겠어요. 그런 삶을 살아낸 사람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낸 그런 분 앞에서요.

다락방 2010-08-19 09:40   좋아요 0 | URL
음, 일단요 hnine님. 이 책은 분명 생각할거리를 던져주지만 책을 읽다보면 한편의 영화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게 제가 별 다섯을 줄 수 없는 이유인데요, 이건 순수하게 제 취향인데, 읽으면서 머릿속에 영화처럼 그려지는 책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요. 이를테면 [다빈치 코드]같은 책들 말이죠. 게다가 좀 작위적인 결말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 작위적인 결말은 '그렇게 만들 수 밖에' 없었던 결말이기도 해요. 다른 결말은 생각하기 힘드니까요. 읽으면서 힘들었던 건 사실이에요. 이 사람의 입장에선 이럴 수 밖에, 저 사람의 입장에선 저럴 수 밖에 없는 그런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말이죠. 다 읽었을 때는 정말 눈물콧물 다 줄줄 흘렸어요. 어휴. 단순히 영화와 소설로만 알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전혀 관심도 없다가 아 세상엔 이런 일도 있구나, 라는걸 비로소 알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이 이 책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가 아닐까 해요.

사람들이 너무나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것, 저는 그런것들이 무서워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 옳은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세상엔 이거 아니면 저거, 인게 아니라 그 사이에 낀 많은 경우의 수도 분명 존재하니까요.

빅터 프랭클은, 네, 정말이지 무슨말을 더 하겠어요!

치니 2010-08-18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그렇게 좋아요? 호오, 알겠습니다.

다락방 2010-08-19 09:40   좋아요 0 | URL
네, 치니님. 좋아요, 정말 좋아요. 저는 이 책을 읽고 그당시에 정말 많은 위안을 얻었답니다. 완전 좋아서 밑줄 막 긋고 그랬어요. 좋아요, 정말요.

치니 2010-08-19 13:26   좋아요 0 | URL
지금 막 주문완료! 다락방님은 지름질쟁이. :)

다락방 2010-08-19 13:42   좋아요 0 | URL
리뷰 기다려야지. 히히히히히

2010-08-18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8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ngheuk 2010-08-1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극찬한 친구중 한명에 넣어 주세요!

다락방 2010-08-19 09:57   좋아요 0 | URL
내가 저 위에서 말한 친구가 바로 종혁씨였어요! ㅎㅎ
'추천'이란 말을 '선물'로 바꿨어야 종혁씨인걸 바로 알아챘으려나.
:)

sslmo 2010-08-1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이 동네 어느 분이 쓴<상처없는 영혼>관련 페이퍼랑 관련...
저도 <쌍둥이 별>이 얼핏 생각났었는데 이렇게 페이퍼로 만들 생각은 못했어요~

'옳지 않은게 무엇인지는 알겠지만 옳은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는 식으로 페이퍼가 마무리 되었다면,
살짝 서운할 뻔 했는데...
'나도 당신도 그리고 우리 모두, 상황에 따라 최악의 인간이 될 수도 있다'로 끝나주어 참 다행이예요~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저 이제부터 다락방님 광팬 할까봐여~^^

다락방 2010-08-19 10:01   좋아요 0 | URL
사람은 아무것도 단정해서도, 확신해서도 안되는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에 제가 비난했던 행동들을 제가 고스란히 하고 있을때가 많거든요. 내가 그러지 않을거란걸 대체 어떻게 확신하고 함부로 남을 비난하는가, 하는것을 나이 들면서 깨달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양철나무꾼님께 결국은 '다행'이라는 느낌을 주게 되는 글이라니, 그것이 제게는 다행이네요.

광팬 하시다면 저는 마다하지 않습니다. 헤헷 :)

루체오페르 2010-08-1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무엇이 옳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뭐라 말할수없는 먹먹함과 답답함만 가득하네요.
추천! 별찜! 합니다.

다락방 2010-08-19 10:02   좋아요 0 | URL
오! 별찜이라니요. 제 페이퍼가 별찜도 받게 되는군요!

무엇이 옳은지 잘 모르는채로 살아가는게 삶인가봐요. 그러나 저는 '이것이다' 라는 확신만으로 가득 찬 삶 보다는 어떤게 옳은걸까 고민하는 삶 쪽이 조금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싶어져요.

마노아 2010-08-18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지 않은게 무엇인지는 알겠지만 옳은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라니... 곱씹게 만들어요.
처음엔 표지가 저렇지 않았는데 영화 제목으로 재판이 나오면서 표지가 바뀌었어요.
저도 영화 표지 고대로 쓰는 건 참 별로예요.

다락방 2010-08-19 10:07   좋아요 0 | URL
그쵸? 영화 포스터 고대로 쓰는 건 참 별로죠? 싫어요, 저도.

옳은건 이것이다, 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운 것 같아요. 그것을 강한 신념으로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들이요. 내가 늘 옳은게 아니라는,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조금쯤은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나 싶어요. 직장 생활에서도 늘 그런것들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자기가 틀릴 리 없다는 생각, 실수는 자기가 아니라 타인이 했을거라는 그런 생각요. 누군가에게 비난의 잣대를 세우려면 일단 자신을 돌아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마노아님, 우리는 마음을 너무 닫아 두고 살지는 말도록 해요.
:)

stillyours 2010-08-1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말, 곁에 있는 사람이 <죽음의 수용소에서> 읽자고 했는데,
알았다고 했는데,
땡스투 누르고 바로 구입!

다락방 2010-08-19 10:09   좋아요 0 | URL
그 곁에 있는 사람의 선택이 아주 탁월하군요!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정말 좋아요, 정말요!!

Kir 2010-08-18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상당히 화가 나게 만들었던 <쌍둥이별>이군요... 읽으면서도 그렇고, 읽고 나서도 그렇게 찜찜하고 기분 나쁘게 만들었던 책은 드문 것 같은데, 이 책은 저한테 그랬어요. 분노의 리뷰질까지 하게 만들었지요;

다락방 2010-08-19 11:49   좋아요 0 | URL
Kircheis님의 분노의 리뷰 읽었어요. 저도 책 읽으면서 사라라는 캐릭터에게 화가 났었어요. 그렇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 사라도 자신의 입장이 아니라 타인이 자신과 똑같은 행동을 했다면 그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우리는 누구나 닥치기전에는 제대로 알 수도,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으니까 말이죠.

결말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겨워요. 예상치 못한 결말이었고, 작위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끝이 나지 않을지도 몰라, 라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저는 이 책이 이런 소재를 다룸으로써 생각할만한 계기를 주었다는 것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겠지만, 책 자체만으로는 제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푹 빠져서 읽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아주 그냥 눈물 콧물 질질 ㅠㅠ

poptrash 2010-08-19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도 없는데 책 자꾸 추천하시면 곤란합니다 ㅜ_ㅜ

다락방 2010-08-19 08:40   좋아요 0 | URL
poptrash님. [11문자 살인사건]은 별로 재미없구요, [마이 시스터즈 키퍼-쌍둥이별]은 재미있고 빠르게 넘어가지만, 심지어 저는 눈물 콧물 다 쏟아냈지만, poptrash님이라면 읽고나서 별 세개쯤 주실 것 같은 그런 소설이에요. 저 역시 세개쯤. 그러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제 추천에 의해 망설이지 않고 고르셔도 됩니다. 그 책은 poptrash님이라면 분명 좋아하실거고, 별 다섯을 주실거에요. 장담합니다. ㅎㅎ

비로그인 2010-08-19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년 전, 생계 비관으로 아이 셋을 죽인 다음 자신도 자살하려다 미수에 그친(아이들은 다 죽었어요) 가장이 신문에 난 적이 있었더랬지요. 그는 `기독교 신자인데 자살하지 말라는 십계가 생각나 확실히 행동에 못옮긴 것이 후회된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제 주변의 천주교 신자 1인이 `하느님은 자살하지 말라고도 하시지만, 동시에 살인하지 말라는 말도 십계에 넣어두셨어요'라더이다. 확실하죠?

다락방 2010-08-19 12:00   좋아요 0 | URL
소설이 원작인 영화 [Jude] 생각이 나요. 그 영화속에서 Jude네 가족은 아이가 셋인데요, 가난한 Jude부부가 집을 얻으려고 하면 항상 주인집에서는 식구가 많다는 이유로 집을 빌려주질 않아요. 그래서 Jude는 집을 빌리기가 힘들죠. 그런데 Jude와 남편이 일을 나갔다 돌아왔는데, Jude의 큰 아들이, 그래봤자 고작 아홉살이었던 것 같은데- 자기 동생들을 다 죽이고 자기도 목을 매달고 죽었죠. [우리가 너무 많아서요.] 라는 유서를 남기고 말예요.

이럴때는 정말 모르겠잖아요. 어느 것 하나 옳은게 없잖아요, 그쵸? 그저 모든게, 처음부터 모든게 잘못됐다는 생각만 들고 답답하기만 하잖아요. 무서운 일들이 너무 많아요, 너무.

루체오페르 2010-08-19 20:46   좋아요 0 | URL
우리가 너무 많아서요...라니...먹먹하네요...

다락방 2010-08-20 14:22   좋아요 0 | URL
가슴이 턱, 막혀버리죠.

새초롬너구리 2010-08-2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땡큐.


다락방 2010-08-20 14:22   좋아요 0 | URL
세 권중 어느책 때문에 땡큐라고 하셨을까요? 저 중에서는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가장 좋은데 말입니다. 흣 :)

푸른바다 2010-08-20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다락방님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같은 책을 읽지 않을 것 같고 읽었더라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의외로군요.^^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좋았다면 프리모 레비의 책들도 읽어보시는 것이 어떨지요?^^

다락방 2010-08-21 11:05   좋아요 0 | URL
[죽음의 수용소에서]보다 먼저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를 읽었었어요. 티타늄편을 읽고 좋아서 페이퍼 쓴 적도 있는 걸요.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저는 알지 못하는 책이었는데 친구에게 추천 받은 책이어서 읽어보게 됐답니다. 제가 너 읽는 책을 나도 읽고 싶으니 하나 추천해다오, 했더니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추천해준거에요. 당시에 읽고 엄청나게 위안이 됐던 책이었어요. 프리모 레비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도 읽어볼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