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과 왕릉, 600년 조선문화를 걷다
한국역사인문교육원(미래학교) 지음 / 창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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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hestia0829/222271852287

 

 

궁이란 왕의 공간으로 왕과 왕실 사람들의 모든 생활을 엿볼수 있는 곳이다. 조선왕조가 1392년~1910년 약600년 동안의 역사를 품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세종때 학자들을 위한 집현전을 마련하면서 궁궐로서 자리잡기 시작했는데 임진왜란으로 많은 부분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정비 되었다고 한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저마다의 생활공간과 역할을 분배하여 왕실을 유지했으며 그 공간에 함께 했던 궁궐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개념과 상징하는 의미 등을 알려주며 궁궐에 속한 사람들이 하는 일, 그리고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건축양식이 상징하는 바를 보여준다.

왕의 어원은 하늘과 땅, 인간을 상징한다고 한다. 절대권력을 쥐고 있는 왕은 입법권과 사법권, 행정권까지 모든 힘을 손에 쥐고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 왕이 원자로서 탄생하고 이후 세자가 되기까지는 십년이 채 걸리지 않으나 왕이 되기위한 자질을 키우기 위해 쉼없는 교육을 받아야 했다. 세자가 되면 동쪽에 떠오르는 태양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동궁에 거주하게 되는데 이런 왕의 일상을 모두 보여준다. 차기 군주를 생산해야 하며 궁궐의 살림을 책임지는 왕비, 왕이 되지 못한 왕자는 사가로 나가 왕자의 눈에 띄지 않게 살아야 했으며, 공주 또한 혼인을 한 후 사가로 출궁했으나 조선의 여성은 이름이 없는 경우가 많아 봉호로만 불렸던 일도 많았다.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았던 궁녀는 생각시 시절을 거쳐 정식궁녀가 되었고 혼인도 할 수 없었던 그녀들은 생을 마감할 때도 곁을 지키는 사람이 없어 화장을 했다. 왕의 그림자와 같은 내시는 결혼도 하긴 했으나 그 목적은 궁에서 일할 인원을 충원하기 위함이였고 온전한 남성으로 살지는 못했으나 권력자의 곁에서 재력과 권력은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왕은 존엄의 상징이였으며 용안, 용포, 용상 등의 천상의 용은 결국 군주를 뜻하며 결코 짧지않은 궁궐과 왕릉의 문화를 담아내고 있다.

조선의 문화를 정의하고 궁궐의 모습을 그린 이 책은 사전에 있는 것처럼 개념과 호칭, 등급 등을 구분하여 정확하게 궁궐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위치를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은 한국역사인문교육원에 소속된 여러명의 전문강사들이 출간한 책으로 각 주제마다 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특정 인물에 한정되었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역사극을 보면서 주연뿐만 아니라 세세한 역할까지 다른 시선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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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소소설 대환장 웃음 시리즈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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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hestia0829/222279389624

 

 

천재 미스터리작가가 출간한 대환장 웃음 시리즈라니 과연 웃음코드가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저자의 문장력이라면 웃음코드도 치밀하게 연결지어 웃지 않고는 못 배기게 써내려 갔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평소에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당연 히가시노게이고라고 대번에 말 할 정도로 그동안의 저자의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면서 친근감마저 들었기에, 이 시리즈는 한바탕 시원하게 웃어 넘길만한 소재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즐기면서 읽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첫번째 '울적한 전철'은 회사생활을 했던 지옥철의 악몽을 회상하듯 책 속에 있는 누군가와 당시의 나는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 노인들은 왜 돌아다니고 떼쓰는 아이하나 제어하지 못하는 한심한 아줌마, 그리고 누가 보든 아랑곳하지 않는 미니스커트 아가씨에 팬티 한번 보고자 집요하게 파고 드는 시선은 그야말로 전쟁통이지만 그런 상상들을 글로 보자니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여자는 젊으나 늙으나 다 소녀의 마음을 품고 있는 '할머니 광팬',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 강요했던 '고집불통 할아버지', 읽다보면 모든 생물의 근원은 둔갑한 너구리였다고 믿게 만드는 '초너구리 이론', 생사가 달려있는 위험 속에서도 인간의 내기 본능은 영원하다는 '무인도 스모중계' 등의 이야기는 인간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싶다는 끝도없는 욕구를 보여준다.

특히나 웃음코드는 아니였으나 가장 마음이 쓰였던 단편 '동물가족'은 하지메가 왜 인간들이 인간으로 보이지 않고 대부분 동물로 보이게 됐는지, 게다가 자신마저도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되니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마음고생이 그대로 보여지는 듯 해서 뭉클하게도 만들었다.

 

 

'어딘가 이상한 사람들이 벌이는 무섭고 수상한 웃음세계'라고 소개하지만 세상에는 이보다 더한 사람들도 있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안부를 물으며 그동안의 다양한 사연과 사건들에 대한 대화를 하면서 박장대소하며 웃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진짜 황당한 일들이 수도 없이 일어나니까 말이다. 웃다보면 아마 마지막 페이지 일수도 있으니 아쉬워 마시길... 다음편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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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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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hestia0829/222274924111

 

 

믿고 보는 히가시노게이고의 이번 신간은 두 개의 트릭을 풀어야 한다고 미리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만나는 책 속의 인물들은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를만큼 무심한 관심 속에 이중적 성향을 보이고 있기에 누구 하나가 아닌 모두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누구도 스치듯 지나치면 안되는 치밀함을 가지고 있어 꽤나 골머리를 앓을만큼 마지막까지 범인을 예측하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높은 품격을 갖춘 보석들이 즐비해 있는 하나야 보석 상점의 쇼윈도 앞에 하염없이 군침을 흘리며 바라보는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교코, 그녀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시장에서 값싼 채소를 사듯 보석한번 사보는 게 소원이다. 그녀는 밤비 뱅큇 소속의 컴패니언으로 내 힘으로는 그런 상상을 할 수 없지만 꿈 꾸는 이상형을 만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란 생각을 한다. 어쨌든 꿈을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오늘 감사파티의 주최는 하나야, 그곳은 손 꼽히는 보석 체인점으로 거물급의 손님들이 방문할 것이다. 하나야의 장남은 현부사장이였고, 둘째는 외국에 체류중이며, 망나니 셋째아들 겐조에겐 그의 뒤처리를 담당하는 사타케 부장이 있다. 하지만 교코에게 점찍어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다카미 부동산의 전무 다카미 슌스케였다.

행사가 끝난 후, 귀가한줄 알았던 3개월차 에리가 호텔방에서 독극물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삼각관계를 비관한 자살로 마무리 되는 듯 싶었으나 무언가 개운치 않은 분위기에 교코와 끊기넘치는 형사 시바타의 작전이 개시된다. 에리가 사겼던 옛 연인의 찢겨진 과거와 현재의 사건이 서로 맞물려 있는 미스터리한 일들은 쉽게 예측하고 단언해선 결코 안된다.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가난한 사람을 도구로 삼아 죄의식을 갖게 하는 꾀임은 그야말로 막다른 길에 몰아내고 만다. 부와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 인간은 얼마나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악독한 행위를 저지르는지 여전히 무섭기만 하다. 얼마나 더 가져야 멈출 것이며 약한자를 얼만큼 무너뜨려야 권력의 힘을 내려 놀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상큼발랄한 성격의 소유자 교코와 거침없이 털털한 형사 시바타의 캐미는 읽는내내 웃음을 선사해 주었다. 당시 오드리 헵번의 '티파니의 아침을'을 의식하며 썼다고 하니 왠지 그런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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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를 하다 - 우리의 몫을 찾기 위해
장영은 지음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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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내는 여성, 폭력이 아닌 말과 설득의 몫을 해내는 그녀들의 행보는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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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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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맞지 않는'이란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을 품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요즘 티비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면 인간으로서 어떻게 저렇게까지 잔인할 수가 있는지 비방과 욕설이 가득한 댓글을 보면 사람답지 못하다거나 짐승만도 못하다는 표현으로 뜨겁게 게시판을 달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불필요한 존재의 인간을 얘기하는데, 프란츠카프카의 변신이 생각나게 하는 내용이였다. 변신에서도 하루 아침에 벌레가 되어 사회적 위치에서 배제를 받고 결국 가족에게도 외면을 당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의 척도가 마치 정해져 있지만, 정도에 미치지 못하면 배척당하는 문제를 직시했는데 '인간에 맞지 않는'에서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심리를 꽤나 깊이 파고 들었다.

가정주부 미하루는 결혼 6년차에 아들 유이치를 낳았는데 사랑으로 키웠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자신의 방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당시 상황은 '이형성 변이 증후군'이란 치료법이 없는 병이 유행했다. 감염병은 아니지만 특정 연령층, 20~30대의 청년층에 집중되어 발병했고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나 니트족들에게만 걸린다는 점. 그래서 정책적으로는 그 병을 치사성 질환으로 정해 변이가 되면 사망으로 인정하였다. 한마디로 물리적 죽음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죽음.

결국 유이치는 괴물같은 벌레로 변해버렸다.

남편 이사모는 사망신고를 하고, 이제 사람이 아니니까 합법적으로 버려도 된다는 주장을 했고 미하루는 기이하게 변했어도 자신의 아이임이 분명하므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돌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모는 아이를 낳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먹이고 가르치고 인도해 줬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그 평범함이 무엇보다도 힘들어 이런 상황이 되었다면 부모가, 사회가, 더 나아가서 국가가 이들에게 어떻하면 인간에 맞는 존재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성장하면서 자신에게 가격표가 붙어 있는 느낌이었다는 말에 아이가 있는 독자로서 무척 큰 돌덩이로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어느 곳보다 편안해야 할 집에 자신의 자리가 없다거나 필요하지 않은 존재로 비교당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음을 확인시키며, 다 너를 위한 말이라며 쉼없이 되새기는 부모의 언어들이 예리한 칼날이 되었다는 고백에 숙연함도 들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멋진 말이 있기에 작의 희망은 절대 꺼지지 않을거라는 소망을 가져 본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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