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빠랑 둘이서 할머니.할아버지 산소엘 다녀왔다. 산소는 가평 끄트머리 춘천 시작부분에 있는데 집에서는 100km정도 거리다. 집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달리다 잠깐 고민을 했다. 남양주까지 고속도로를 달릴텐가 중간에 국도로 내려서서 갈것인가..
고속도로는 막힘 없이 더 빨리 갈수가 있고 국도는 살짝 막히더라도 이것저것 구경하며 갈수있는 잇점들이 있다. 오랜만의 나들이라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볼거리 많은 길을 택했다.
국도로 달리며 갈때마다 모양이 바뀌는 경기북부권을 구경하며 꽃도 봐 가며 가끔 보이는 북한강도 봐 가며 달려 두 시간만에 도착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쐬주 올리고 절 한자락 올리고 내려왔다.
할아버지야 70년전에 돌아가셨으니 사실 별 감흥(?)이 없고 할머니는 11년전에 돌아가셨으니 이래저래 난 할머니께 더 정이 가는건 어쩔수 없고.. 할머니 돌아가시고 산에 모신 후 몇 년동안은 참 빠른 속도로 공원묘지가 채워져 가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런데 2~3년전쯤 부터는 봉분 올라가는 속도가 정말 현격하게 떨어져서 이젠 화장이 대중화 되어가고 있다는게 맞는 말이구나.. 느낄수가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정말 날이 더웠다. 정말정말정말 더워서 에어컨을 다 켰다는..;;
집에 돌아와서 오빠가 거실 컴퓨터에 윈도우를 손봐주고 있는데.. 있는데.. 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4년정도 찍어놓은 디카사진이 몽창 날라가 버렸다 ㅠ.ㅠ
컴의 하드가 두 개여서 C와 D로 나눠서 쓰고 있다. 웬만한 자료들은 D에 넣어두고 있느데 오빠가 C를 포멧한다는게 D를 엎어버리고 거기에 윈도우까지 다 설치하고 나서야 발견했다.
포멧을 다시 살려보겠다고 작업을 하다 너무 시간이 걸려 하드를 떼어가지고 집으로 가지고갔는데 조금전에 전화로 하는 이야기가 3000여장의 사진중 1600장 정도를 찾았고 그 중 1000장 정도만 멀쩡할것 같다는거다. 나머지는 짤리고 이미지가 안뜨고 그렇다고.. ㅠ.ㅠ
전에부터 사진을 CD에 따로 복사를 해 둬야 겠다고 생각은 했었고 그저께(그러니까 사고 전날) 문득 더욱 사진을 받아둘까 생각이 무럭무럭 나는걸 에이~ 뭔 일 있겠어.. 하고 냅뒀더니 뭔 일이 제대로 난 것..
지성정성 어려서 찍은 귀여븐 사진들 몽창 날라가고.. 여행가고, 체육대회하고, 졸업할때 찍은 사진들 몽창 날라가고.. 흔적은 사라지고 기억에만 남는 4년 되시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