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스트를 살피다가, '대주교의 죽음....' 이라고 소개된 제목이 호기심을 끌어 보게 되었다. 무려 1996년에 만들어진 영화다. 리차드 기어 역활은 뮤지컬 시카고에서 봤던 모습과 언뜻 보면 비슷하다. 정의로운 변호사처럼 보이지만,그가 언제나 선한(?) 의도로 정의로운 변호사를 자처하지는 않는 듯한..
그러나 영화 내용보다 내 눈에 먼저 들어 온 건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비오는 날, 파리의 거리' 였다.

마틴베일의 변호사 사무실 벽면에 걸린 그림이었다. 워낙 크게 보이기도 했지만, 변호사 사무실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그림 같아서..그냥 무심코 지나가면서도, 왜 저 그림이었을까. 무심한듯 걸어 놓은 것 같지 않은 기분.... 정의보다는 명예를 위해 변호사 일을 하는 것 같은 베일에게도,사랑에 대해서는 낭만적인 감성이 있다는 걸 그려주고 싶었던 걸까.. 검사와 변호사의 사랑을 쉬이 상상할 수 없는 이들에게...결말의 한 장면을 살짝 미리 알려 주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주홍글씨를 읽어야 겠다. 힙겹게 읽어낸 <일곱 박공의 집> 독후감은 썼는데, 정작 재미나게 읽은 <주홍글씨> 리뷰를 남기지 않은게 이상하다. 영화 속에서 언급된 장면을 나도 포스팅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독후감이 없다.
'어떤 인간도 진실한 모습을 들키지 않고 두 개의 가면을 쓸 수는 없다' <주홍글씨> 156쪽에 있다는 내용.. 재판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고(그들의 권력 카르텔은 놀랍지도 않지만..) 대주교의 죽음을 통해 드러난 비리도 놀랍지 않다.그보다 더 놀라운 건 가해자들이 흔히 하는 자신 속의 악마가 그렇게 했다는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진 이야기란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