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철학 상담소는 처음이죠?
웃는곰밤 2025/04/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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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두 달 철학 상담소
- 이진민
- 15,300원 (10%↓
850) - 2025-03-20
: 810
철학자들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여러분은 그들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싶은가?
여기 한번쯤은 들어본 철학자들이 영업시간 상관없이 항상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소가 있다, <열두 달 철학 상담소>가 그것이다.
<열두 달 철학 상담소>라는 책은 지학사의 단행본 브랜드인 북트리거에서 나온 책이다. 책은 이진민 씨가 쓰셨는데 한국과 미국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독일에서 글을 쓰고 강의를 하신다고 한다.
대표 저서로는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언니네 미술관> 등이 있다. 철학을 일상의 언어로 바꾸는 데 관심이 많으시다고 하는데 이 책도 그 관심이 많이 들어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달별로 고민들을 각 철학자들의 입장에서 풀어낸 책이다. 1월의 작심삼일에 대한 고민은 아리스토텔레스, 3월의 신학기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대한 고민은 루소와 아우렐리우스, 8월의 분노의 여름을 잠재울 만한 고민은 장자 등 고민-철학자가 1대1로 묶여 있다.
책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루소, 장자, 공자, 보부아르 등 동양과 서양 철학자가 골고루 등장한다. 책의 난이도는 위의 철학자들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무방한 난이도다. 중간에 작가가 철학자의 저서를 일부 인용한 부분도 있지만 바로 작가께서 그 부분을 해설해주시기에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나 고등학교 때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등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다소 쉽고 뻔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맹자의 성선설 등 각 철학자들의 대표적인 주장을 책에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들과 친해지기 위해 도움을 주는 책이므로 철학자들의 생각에 대한 깊은 내용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평소 철학을 어렵고 재미없다고 느낀 사람에게는 철학의 연못에 발을 담가 보는데 이 책을 추천한다.
거기다 소제목이나 인용 부분의 알록달록한 글씨 색깔과 삽화는 읽는 데 지루함을 덜어준다. 고민의 내용도 솔로, 웃음, 작심삼일, 인공지능, 새로움 등 현대인들이 평소에 자주 생각하고 접하는 주제들이기에 공감하고 재밌게 볼 수 있다.
4월의 고민인 '개그를 다큐로 받는 애들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다툼이 생긴다. 같은 상황에서 왜 누구는 웃고 누구는 화를 낼까요?'(69쪽) 홉스와 니체라는 철학자를 가져온 점이 돋보였다. 항상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웃음' 이라는 요소가 '남의 불행을 즐거워할 때 나오는 것. 단, 사악한 마음은 아니고 좋은 양심을 가지고 있을 때 나오는 것' 이라는 니체의 주장으로 설명한 것은 웃음이 타인에게 얼마나 폭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작가는 4월의 고민에 대한 답을 '웃음은 타인을 향하기보다 나를 향할 때 가장 건강한 힘을 낸다고 생각해요.'(81쪽) 라고 전한다. 타인에게 주는 웃음만 생각한 사람들은 위와 같은 고민을 가진다. 작가가 전한 이 주장은 웃음의 객체를 '타인'에서 '나'로 바꿈으로써 위의 고민을 창의적으로 해결한다.
꽃이 피어나는 봄, 주변이 초록빛이 되는 여름, 낙엽잎이 떨어지는 가을, 눈이 내리는 겨울… 계절마다, 달마다 사람들 모두 각자 다른 고민을 가진다. 이럴 때 늘 나의 곁을 지키며 내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같은 책, <열두 달 철학 상담소>를 권한다.
* 이 책은 @booktrigger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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