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읽고 싶었던 책들 중 한 권이다.
먼저 제목에 끌렸고,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과 영화의 원작이란 것은 그 뒤의 이야기다.
그 외의 화려한 찬사들은 귀가 얇은 나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경찰소설을 좋아하고, 야쿠자와 엮인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일본의 야쿠자 조직들이 1988년 폭력단 대책법 시행 이후 많이 변했다.
이 소설은 아직 폭력단 대책법이 발표되기 전 이야기다.
그리고 이 소설의 사건 이전에 야쿠자들의 히로시마 항쟁이 있었다.
야쿠자들이 총을 들고, 상대 야쿠자 조직을 향해 발포하는 현장은 시민들에게 공포 그 자체다.
경찰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이 항쟁을 막는 데 최전선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 인물이 바로 오가미 형사다.
오가미 형사는 탁월한 실적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도 많다.
단순히 실적만 놓고 보면 높은 지위로 가야 했지만 구설수들이 그의 승진을 막았다.
오가미가 소속된 구레하라 동부서 수사2과의 폭력단계에 신입이 들어온다.
바로 이 소설의 화자인 히오카다.
그는 당시 경찰에 드문 학사 출신의 경찰이다.
보통 학사 출신들은 시험을 봐서 고위직인 커리어가 된다.
하지만 히오카는 이런저런 이유로 일반 경찰이 되었다.
이런 그가 폭력단계 최고의, 최악의 형사인 오가미의 부하가 된다.
오가미를 만나러 간 곳에 그가 느낀 첫인상은 야쿠자 같다는 것이다.
실제 오가미는 폭력계 형사는 야쿠자와 같은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다.
오가미와 한 조가 되어 그는 야쿠자들을 만나러 다닌다.
야쿠자를 만나 술을 마시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수사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다니면서 형사가 가져야 할 것과 배워야 할 것 등을 배운다.
이 만남과 경험은 다른 장소에서 야쿠자 등을 만났을 때 도움이 된다.
이들이 현재 담당하고 있는 사건은 구레하라 금융회사 경리 우에사와 지로의 실종 사건이다.
이 금융회사는 폭력단 가코무라구미 계열이다.
이 악덕 배부업체가 저지르는 불법들은 이미 수많은 소설 등에서 다루어진 것들이다.
우에사와는 어떤 사건에 연루된 것일까?
구레하라 시의 이권을 두고 가코무라구미와 오다니구미가 서로 다툰다.
오가미는 오다니구미와 상대적으로 더 가깝고, 그들을 밀어준다.
물론 그들의 불법 행위를 모두 눈감아 줄 정도는 아니다.
베테랑 실력자 형사 한 명의 존재는 이 두 조직의 균형을 맞추는데 중요한 역할은 한다.
하지만 한 조직의 욕심이 거대해지고, 도발을 한다면 상황은 바뀐다.
우에사와 실종 사건과 함께 진행되는 야쿠자 조직 간의 대결도 이야기의 한 축이다.
이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오가미는 불법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경찰의 실적 속에는 이런 불법 행동이 있어 왔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원칙적인 순둥이 형사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오가미의 대담한 행동은 결국 문제가 된다.
하지만 더 문제는 야쿠자 조직 간의 대립과 총질이다.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이전 같은 항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이런 현실에서 현장과 경찰 수뇌부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생기는 문제와 사건은 후반부의 긴박함과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작가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등장인물들의 개인사를 집어넣고 풀어낸다.
문제 많은 형사 오가미를 현경에서 잘라내지 못하는 이유도 나온다.
경찰과 야쿠자 세계를 현실적으로 파고들어 하나씩 풀어내었다.
그 과정에 등장인물의 개성과 매력들이 한 명 한 명 살아난다.
마지막의 반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고, 약간은 전형적인 패턴이다.
영화는 또 어떤 느낌일지 한 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