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홍콩은 한 도시 안에 다채로운 얼굴을 가진 곳입니다. 동서양이 오묘하게 섞인 건축과 거리 풍경, 자유로운 경제구조와 오래된 전통이 공존하는 삶의 리듬,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이 그 매력을 완성합니다. 그렇기에 홍콩을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먹는 일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홍콩백끼>는 ‘홍콩에서 백 끼를 먹는다면 어디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책입니다. 저자와 취재팀은 50여 일간 130곳의 식당을 발로 뛰며 취재했고, 500가지가 넘는 음식을 맛본 뒤 단 100곳의 식당을 추려냈습니다. 미쉐린 3스타 파인다이닝 ‘카프리스’에서부터 주윤발이 다녔던 동네 죽집, 딤섬 노포, 루프탑 바까지 아우르는 이 리스트는 단순한 맛집 소개가 아니라 도시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음식으로 읽는 홍콩의 인문지리입니다. 특히 책 속에 실린 골목식당과 다이파이동 이야기 차찬텡의 탄생 배경 등은 음식이 사회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일상적인 음식부터 고급 레스토랑 그리고 영화 속 명소에 이르기까지 홍콩의 식문화를 입체적으로 담아냅니다. 하가우의 투명도를 보고 맛을 판단하는 사람들, 수백 년의 전통을 지킨 딤섬 장인의 이야기, 거대한 루프탑 바에서 마시는 칵테일까지 책 속 여정은 입과 눈을 동시에 즐겁게 합니다. 또 구글맵과 연동되는 QR코드를 수록하여 실제 여행 시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높였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홍콩백끼>는 단순한 가이드북을 넘어 미식이라는 키워드로 홍콩을 관찰한 책입니다. 맛의 풍경에 담긴 사람과 시간, 사회의 결을 섬세하게 잡아낸 이 책은 홍콩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미식에 진심인 이들, 도시의 문화와 구조를 탐구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큰 만족을 줄 것입니다. 직접 여행을 떠나기 전 이 책과 함께 미리 백 끼를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홍콩이라는 도시가 낯설지 않게 다가올 것입니다.
#홍콩백끼 #손민호 #백종현 #중앙북스 #북유럽 #북유럽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