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지경학의 부활>은 오늘날 경제와 외교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경제제재라는 수단이 어떻게 외교 전략으로 작동하는지를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국제금융과 제재 분야에서 직접 실무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경제제재 체계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해줍니다. 특히 국가긴급조치법, 국제긴급경제권한법 등 핵심 법령과 함께 작동하는 미국의 제재 메커니즘을 설명하면서 왜 경제가 외교의 도구가 되었는지를 역사적 배경까지 포함해 설명합니다. 특히 의회와 대통령의 대립과 강력한 적대국(중국, 러시아)의 등장으로 인해 의회의 대통령 견제가 실패했다는 점을 통해 우리는 왜 지금 트럼프가 지금과 같은 막대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가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중반부로 넘어가면 책의 핵심 개념인 ‘제재 트릴레마’가 등장합니다. 이것은 미국의 제재 정책이 실효성과 부작용 완화, 동맹국 협조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전제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가 때로는 자국과 동맹국에도 피해를 주며 국제사회에서 비판을 받게 됩니다. 또한 한국처럼 미중 사이에 낀 중견국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예컨대 제재 회피국과의 연대 가능성, 보편 관세에 대한 방어적 외교, 제재 참여에 따른 실질 보상 요구 등은 지금처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참고할 만한 전략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제재라는 현상을 분석하는 틀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엘리너 오스트롬의 제도 분석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제재 결정 과정에 작동하는 이해관계자와 제도, 규범을 해석한 점은 기존의 제재 관련 서적과 차별화됩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제재를 무기로 활용하는 시대에 한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고민하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여러가지 정보들을 얻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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