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놓치는 감정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람의 결, 햇빛의 각도, 나뭇잎 사이로 스치는 기척 같은 감각들입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그 미세한 진동을 글로 붙잡아낸 작가입니다. <모두의 행복>은 그가 남긴 일기, 편지, 문학작품에서 발췌한 정원과 자연, 그리고 ‘기억’의 단편들을 엮은 산문집으로 우리가 잊고 살았던 행복의 감각을 되살립니다. 생존과 속도의 시간에 길들여진 현대 독자에게 울프는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가장 빛나는 순간은 말보다 가만히 귀를 기울일 때 온다”고.
책은 총 다섯 장에 걸쳐 울프의 삶과 문학 속에 스며든 자연과 풍경의 정서가 펼쳐집니다. 유년 시절 콘월의 바닷가에서 시작된 자연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은 몽크스 하우스의 정원에서 완성되고, 런던의 거리 풍경과 문학 속 가상 정원들로 이어집니다. <모두의 행복>은 단순한 ‘자연에 대한 글쓰기’가 아니라, 사라진 순간을 불러오는 기억의 문학입니다. 울프는 세상의 붕괴, 전쟁의 기척, 불안정한 시대의 공기 속에서도 정원의 햇살, 나무 그림자, 흔들리는 커튼의 움직임에서 존재의 가치를 다시 쓰려 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울프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눈감고 지나쳐버린 감정들을 다시금 일깨우는 문학적 회복의 공간입니다.
<모두의 행복>은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는 독자뿐 아니라, 잃어버린 감정과 기억을 되찾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삶의 고요한 반짝임을 문장으로 되살려낸 이 책은 우리가 지나온 시간과 마주할 용기를 조용히 건네며, 독자 자신의 ‘정원’을 가꾸는 출발점이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