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람보르기니 60년>은 자동차의 외형이나 성능을 나열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왜 사람들이 람보르기니를 특별하다고 느끼는가’에 대한 대답에 가깝습니다. 수많은 슈퍼카 브랜드가 있지만 람보르기니는 단순한 탈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그 배경에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시도하고 과감한 선택을 해온 브랜드의 태도가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정신을 6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정리한 기록입니다.
책에서는 주요 모델들을 하나하나 짚으며 람보르기니만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미우라가 기존 스포츠카의 공식을 바꿨다는 설명은 단순한 기능 해설이 아니라 슈퍼카 역사에서의 의미를 짚어주는 시도입니다. 쿤타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디자인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아벤타도르나 우루스처럼 현대의 모델도 단지 새롭다는 수준이 아니라 람보르기니가 무엇을 놓치지 않고 이어왔는지를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기술적 설명 외에도 이 책은 브랜드를 지탱해온 사람들의 역할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디자인을 완성하는 사람,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고민하는 사람, 테스트 주행을 거치며 미세한 오차를 잡아내는 사람들까지 모든 과정은 ‘완성도 높은 차를 만든다’는 말로 단순화되기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자동차 자체보다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람보르기니 60년>을 읽고 나면 단순히 빠른 차, 멋진 차를 넘어 ‘왜 이 브랜드는 여기까지 왔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이 기술 때문인지, 디자인 때문인지 혹은 철학 때문인지는 독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 책은 그 선택을 위한 배경과 근거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브랜드를 읽고 싶은 사람’에게 더 어울릴 수도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