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탈성장은 이제 더 이상 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 고령화사회와 함께 성장이 둔화되는 시대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치는 성장이라는 키워드에만 집착한 나머지 양극화가 되었고 갈등은 극에 달해 있습니다. 이렇게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이 흔들리는 지금 <성장이라는 착각>은 왜 우리가 이토록 성장에 집착해왔는지를 되짚으며 그 방향이 누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따져 묻습니다. 저자는 경제 에디터이자 논설위원으로서 다양한 국제 사례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탈성장을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천 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책에서는 유럽 여러 도시의 공유경제 실험, 자급적 공동체 모델, 노동시간 단축 등의 실제 사례를 통해 ‘성장 없는 삶’이 공상이나 이론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더 많이 소비하고 더 많이 일해야만 살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덜 써도 행복한 사회’를 향한 전환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짚어냅니다. 이는 단순히 성장률 수치를 낮추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질을 중심에 두자는 제안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GDP가 아니라 우리가 돌보고 싶은 삶의 총량을 키우자’는 문장이었습니다. 이 문장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전환점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삶은 끊임없는 소비와 경쟁이 아니라 관계와 돌봄에 있지 않았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탈성장을 반시장적이거나 비현실적인 극단론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루며 정책 제안과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합니다. 기본소득, 공공재 확대, 지역화 전략 등 이전까지 주변부에 머물렀던 담론들을 중심으로 끌어오며 사회 전체의 방향을 다시 묻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단지 개인의 고민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생각하게 됩니다. <성장이라는 착각>은 청년 세대와 활동가뿐 아니라 일상의 과로와 피로에 지친 누구라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게 가능하다는 말이 허황된 꿈이 아님을 차분히 증명해주는 글들이 이어지며 현실을 살아가는 감각과 연결된 전환의 언어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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