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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맥진님의 서재
  • 모래성 쌓기 공식
  • 정승
  • 13,500원 (10%750)
  • 2025-05-07
  • : 240
처음 읽었을 땐 엥 이게 다야? 라는 느낌이었는데 그건 내가 마지막장을 향해서만 너무 달려서 그런 것이었다. 다시 천천히 읽어보니 재미있는 포인트, 매력적인 포인트가 많이 있다.

얇은 선과 힘없는(?) 그림체가 내 취향이다.^^;;; 뭔가 작고 소소한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을 것 같은 그림체. 바탕색은 대부분 칠해져 있지 않지만 몇몇 장은 가득 칠해져 있어 색다른 느낌도 준다.

말놀이처럼 줄줄이 이어지는 내용이 가장 큰 특징이다. 모래성을 쌓으려면 - 바다에 가야 해요 – 바다에 가려면 – 여름이 돼야 하고 – 여름이 되려면 – 매미가 울어야 하고....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방식 말이다. 한 장 한 장 넘기기 전에 아이와 함께 예측을 해보고 넘겨서 확인해보는 방법으로 읽으면 재미있겠다. 아마도 뒤로 갈수록 예측이 맞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ㅎㅎ

그리하여 마지막장에는 드디어 모래성 쌓기 공식이 나왔는데... 이건 사칙연산을 익힌 중학년 (적어도 2학년 후반) 정도 되어야 그 재미를 제대로 맛볼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공식의 뜻을 정확히 몰라도 괜찮다. 말하자면 어린아이들은 어린아이들대로, 좀 큰 아이들은 큰 아이들대로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특히 좀 큰 아이들은 새로운 내용으로 공식을 만들어 보는 <○○○○○ 공식>의 창작 활동으로 이어가면 재미있겠다. 이 책에는 독후활동지가 제공되는데, 이런 내용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이런 활동을 제시했을 때 반 아이들이 “와!! 재미있겠다!” 하면서 눈을 빛내며 덤빈다면 그 해는 활기차고 즐거운 한해일 것이다. 갈수록 이런 아이들이 줄어드는 느낌이라 아쉬울 때가 있다. “굳이...?”라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 이렇게 좋은 그림책을 만드는 어른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그걸 즐기는 아이들이 점점 줄어든다면 정말 슬픈 일이다. 그래서 어른들이 우리끼리 감탄하며 좋아하고 있다면 그건 너무 아쉽고 서글프잖아....

다가오는 여름이 너무 끔찍하게 덥지 않고, 이 책의 아이와 할아버지처럼 잔잔하고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모래성 위에서 수박을 먹는 표지의 아이와, 모래성 속에서 얼굴만 내놓고 서로를 바라보는 아이와 할아버지의 표정이 한가롭고도 평화롭다. 나도 어릴적 어떤 장면에선가 느꼈던 것 같은 아련한 느낌이다. 우리 아이들도 때로는 이런 날들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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