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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맥진님의 서재
  • 안녕, 로렌스! 안녕, 소피아!
  • 도린 크로닌
  • 13,500원 (10%750)
  • 2025-04-24
  • : 330

글 작가인 도린 크로닌 작가의 책 중에서 읽어본 작품이 있다. 작품이 아주 많으신데 나는 『탁탁 톡톡 음매~젖소가 편지를 쓴대요』라는 유명한 작품을 읽어보았다. 그림작가 브라이언 크로닌 작가님은 처음이다. (그러고보니 두 작가님의 성이 같네?) 한 번도 본 적 없던 것 같은 새로운 그림이었다. 평범해 보이는데도 어쨌든 처음 보는 느낌이 확실한, 그런 그림이었다.

 

용기가 없고 경계가 확실한 두 주인공에게서 깊은 동질감을 느낀다. 나는 사람을 싫어하진 않고 대체로 호의를 갖고 있지만 이세상 대부분의 사람이 편하지 않다. 적당히 떨어져서 이야기 나누고 만나서 뭘 하는 건 용건이 있을 때만 하는 게 좋다. 남의 영역에 들어가는게 부담스럽고 내 영역에 들어오는 것 또한 사양한다. 이유는 아마도 게을러서인 것 같다. 귀찮은 게 싫어서. 이 책의 주인공들은 용기 때문이었다. 나도 같은 면이 있긴 하지만 주 이유는 게으름.^^;;;

 

로렌스는 사람이고 소피아는 새다. 로렌스는 집 울타리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고, 소피아는 나무 밑으로 내려올 용기가 없다. 하지만 둘은 서로를 보게되자 인사했고 호감을 표시했다. 그들이 만나기 적당한 장소는 마당. 로렌스는 여전히 울타리 안에서, 소피아는 나무 위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둘이는 살짝 겹쳐진 둘의 교집합 영역 안에서 최대한 함께 놀았다. 축구도 하고, 연극놀이도 하고.... 그들은 최대한 둘 간의 거리를 좁혔다. 소피아는 둥지를 최대한 가깝게 옮기고 로렌스는 나무 옆에 텐트를 치고. 그런 상태로 매일 함께 있었다.

 

그런데 그 경계마저도 의미없는 일이 일어났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서로에 대한 걱정은 그동안 지키던 경계를 단번에 넘어서서 상대방의 영역 안에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넘어보니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지.... 둘은 이제부터 아무 경계 없는 우정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은 두려움을 넘어선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나니” 라는 성경구절과 같이. 그리고 그건 내 영역을 침범당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두려움도 마찬가지로 넘어서게 되는 것 같다.

 

각자의 경험과 그로 인해 형성된 마음이 있는데 섣부르게 사랑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나이들었지만 아직도 사랑을 모르는 게 확실하다. 두려움이 큰 탓이다. 다칠까 봐, 무안할까 봐, 실망할까 봐. 허상일까 봐. 부질없을까 봐. 이유는 다 댈 수도 없이 많다.

 

결국 선택일 것이다. 의지에 의한 선택도 있지만 이 책처럼 엉겁결의 선택도 있지. 우리에게 그 선택이 다가온다면 우리의 삶에 그만큼의 변화가 생길까? 이 책은 어른들에게 지나온 삶 전체를 생각하게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도 아주 잘 맞는 책이다. 폭풍우의 밤이 지나고 서로의 영역으로 넘어가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감동이다. 게다가 너무 귀엽기까지. 이 책을 보고 또 보며 소중하게 아끼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니 참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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