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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어 반짝이는

... 매사가 너무 느리게 흘러갑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다큐멘터리를 봤는지 모르겠는데, 단약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콘서트를 끝낸 후 그녀는 절망감에 고통스러워합니다. "약 없이는 아무런 즐거움도 느낄 수 없어." 그 말을 정확히 이해합니다. 촬영할 때 나는 약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모든 게 보이고, 그러다가 결코 사용할 수 없는 컷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아무리 대기하며 오랜 시간을 보낸다고 할지라도 촬영은 엄청나게 밀도 있는 유일한 순간입니다. 전혀 권태를 느끼지 못해요. 하지만 그 외의 시간은 마약 없이는 전혀 즐겁지 않습니다. 나 같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에요. 퇴역 군인이나 매춘부 중에도 마약중독자가 많습니다.- P131
중독. 단어의 어원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습니다. "중세시대에 ‘addictus(‘바친, 헌신한‘이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라는 단어는 맹세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약속을 어긴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주인에게 속한 존재로 간주되었다." 주인에게 속한 존재는 여성 혹은 노예, 타인의 선한 의지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시민의 단계까지 지위가 강등되었다는 뜻으로, 자신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고 타인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의미였습니다. - P131
그러므로 중독된다는 것은 언제나 자신의 전적인 권력을 포기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우선권을 망가뜨리기. 약속을 지키거나 갚을 수 없는 상태로 스스로 몰아가기.-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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