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놀라운 변화에는 대단한 도약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행복이란 크기가 아닌 빈도에 있듯이 변화 또한 작지만 의미 있는 도약을 얼마나 자주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무가는 '1mm의 미학'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최영훈은 미국 텍사스 어스턴 대학에서 MBA 취득 후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의 근무를 거쳐 경제경영 전문가로서 다양한 미디어에 기고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때 '몬타나 초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남성패션계 인플루언서로 명성을 쌓아나갔고 2018년 (주)프레임몬타나를 창립, 국내 탑티어 수준의 아이웨어 브랜드로 키웠냈으며, 현재 빈티지 안경 프레임 시장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있다.
책은 총 3개 장으로 구성되어 생각의 1mm, 탁월의 1mm, 살아감의 1mm 등의 주제에 관해 472개 꼭지로 이야기들을 펼쳐나간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한끗 차이에 불과한 '아주 작은 점핑'이 평범과 비법, 성공과 실패, 하수와 고수를 가르는 도약의 비밀임을 강조한다.
최근에 나는 자기계발도서인 대런 하디의 '이주 작은 변화의 힘'(부키)을 감명깊게 읽었다. 비록 작지만 꾸준하게 실천하면 좋은 습관이 되고 이는 성공에 이르는 폭발적인 힘을 만들어낸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사소하다고 무시하지 말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행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함을 깨달았다.
이 책 또한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데 성공과 실패, 허수와 고수의 경계는 아주 작은 한끗 차이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평소 즐겨 찾는 독서 플랫폼 '펍 스테이션'에서 서평단을 진행하길래, 응모 후 선정되어 기쁜 마음으로 독서를 했다. 특히, 저자의 이력과 사소한 차이를 '1mm'라는 계량적인 언어로 표현한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평소 대충 일을 처리함에 따라 나중에 화를 초래했던 소득세 과징금, 직장의료보험에서 지역의료보험으로의 전환, 차용계약 없이 빌려준 돈 등등 일련에 벌어졌던 금전적인 손해는 그간 아내로부터 자주 지적받았음에도 통 크게(?) 외면한 탓에 발생한 결과였다. 이에 사소함을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해야 할지에 대해 늘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던 터라 이 도서가 내 시선을 끌었던 것이다. 책 속의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소개하면서 서평을 갈음하려 한다.
돈보다 건강
결국 인생은 오징어 게임입니다. 계속되는 승부에서 상위 10퍼센트 안에 들어야 살 만합니다. 어려서는 공부, 커서는 직장, 그 다음에는 승진, 자영업자나 사업가라면 그 극악한 생존율, 투자가라면 도박판에서 돈을 딸 확률만큼이나 낮은 성공률을 마주합니다. 어떤 도전을 하든 적어도 상위 10퍼센트 안에는 들어야 합니다. 50대 중반이 넘어가면, 새롭게 무엇을 시작하든 또는 지금까지 이뤄온 걸 유지하든 극도로 낮은 성공 확률 속에 들어야 함은 물론 건강하기까지 해야 합니다.(12~13쪽)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참여자는 밑바닥 인생에 처한 자신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돈이기에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일확천금을 노린다. 하지만 거금을 손에 거머쥘 확률은 극히 낮다. 그럼에도 이들은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다.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말이다. 이런 용기와 도전정신은 오히려 밑바닥 인생에 처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내 대학시절, 나와 매우 친했던 친척 형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겨우 노잣돈을 마련해 미국땅을 밟았다. 돈을 벌기 위해선 아니 살기 위해선 뭐든 일을 해야만 했다. 한 식당에서 어렵게 접시닦기 일자리를 구해 잠도 설쳐가며 몸이 부숴져라 일을 했다. 대화가 제대로 안되니까 눈치로 감을 잡고 일단 행동부터 했다. 그러다 잘못을 지적받으면 다시 작업하기를 반복했다. 월세를 내고 나면 겨우 손에 쥐꼬리만큼 남는 그런 인생이었다.
형은 신기루 같은 '아메리칸 드림'을 진작 버리고 오직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게 목표가 되었다. 미국 현지에서의 이같은 고생을 차라리 한국에서 한다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고 깨달았던 것이다. 귀국한 뒤 형은 정말로 쉬지 않고 일해서 그 많던 빚을 전부 청산하고 이제 좀 살만 하다 여길 때 말기암 판정을 받았다. 인생 최고 목표는 돈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이 아닐까? '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다'는 투자원칙을 세운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도 이런 말을 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사진,찰리 채플린 어록,154쪽)
성공한 CEO들의 공통점
'탁월의 1mm'와 관련해 저자는 성공한 CEO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들의 공통점이 아래와 같이 한결같다고 말한다.
첫째, 평탄히 성공가도에 오른 사람이 없다. 열이면 열 모두 몇 번씩 실패하고 좌절을 경험했다. 상장上場하기까지, 기업가치가 증폭하기까지 적어도 10년의 세월을 버텼다.
둘째, 정말 열심히 한다. 대충 하는 사람 없다. 진짜로 자기 두 손 두 발로 열심히 움직인다.
셋째, 선구자적 기질이 강하다. 남이 먼저 간 길이나 유행으로 번진 길을 따라 간 사람이 없다. 자기 분야에서 새롭게 도전하거나 아예 새로운 길을 찾는다.
넷째, 좋게 말하면 곤조, 험하게 말하면 또라이 기질이 있다. 성공은 결단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네버 에버.
이 대목에서 난 또 아내의 찡그린 얼굴을 떠올렸다. 그렇다. 성공과 성취를 위해서 누구나 열심히 한다. 이는 필요조건이다. 대충 열심히 한다면 나중에 뭔가 문제점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고시 공부를 할 때 예전에 출제된 기출 문제들의 풀이 위주로 열심히 공부했더라도 전혀 예상하지 않은 문제가 출제되면 낭패를 보기 마련이다. 내가 그랬다. 최고 득점을 기록하고도 1점 차 과락이 생겨 실패했다. 그렇다. '대충 노력하면 안 된다'는 충족조건이 반드시 뒤따르는 법이다.
참 대단합니다. 노박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 둘 다 30대 중반을 넘어가건만 20대 초반보다 더 잘 뜁니다. 타고난 게 있고 훈련의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먹는 것 하나도 얼마나 철저히 관리했을까 싶습니다. 실제 조코비치는 거의 육고기를 안 먹는다 합니다. 술·담배 다 하고 정크푸드 먹고는 저런 몸 상태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실로 자기 절제의 왕입니다.(174쪽)

(사진, 스포츠맨십,179쪽)
사자성어의 가르침
다음의 세 개 사자성어를 깨닫는 자 아니, 몸으로 체득하고 실천하는 자는 진정 이 시대의 위너가 되리라.
첫째, 역지사지易地思之, 상대편으로 빙의되서 그의 처지를 딱 1분 만이라도 생각해 봐, 소리 지를 일이 없어.
둘째, 안분지족安分知足, 만족할 줄 알면 모든 게 만족스러울 텐데, 집착하고 미련 갖고 욕심 내니 모든 게 무너지는 거야.
셋째, 호연지기浩然之氣, 니들은 짖어라, 나는 내 할 일 하련다, 니들은 떠들어라, 그 시간에 나는 내 갈 길 가련다.

(사진, 사자성어,394쪽)
평소 사자성어를 자주 들춰본다. 네 글자로 함축된 한자어에 담긴 의미 속에서 교훈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릴 적 공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천자문千字文을 위시하여 한문책으로 시작했기에 익숙한 탓이다. 그 시절 이미 작고하신 아버지의 맵디 매운 회초리를 맞아가며 배운 공부들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난 안분지족을 너무 소홀하게 대한 결과로 많이 축적했던 큰 재산을 일습에 날리고 졸지에 빈곤의 세계에 합류했다. 화병까지 생긴 나를 아내는 큰스님에게 인도했다. 나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초래된 결과임을 깨달아야 마음 속의 불도 잠 재울 수 있다고 했다. 좀 더 일찍 안분지족을 깨닫지 못한 게 한스러울 뿐이다. 늘그막에 사업이 망하면 재기하기가 어렵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도 나이가 들수록 투자의 규모를 줄여나가는 게 현명하다고 했는데, 알면서도 왜 이를 실천하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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