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수용은 친숙하지 않거나 두렵거나 강렬한 경험과 싸우며 사는 습관을 뒤집는다. 근본적 수용은 자신을 무시한 세월, 자신을 판단하고 거칠게 다룬 세월,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을 거부한 세월에 대한 필수 해독제다. 근본적 수용은 우리 자신과 우리의 삶을 기꺼이 있는 그대로 경험하려는 마음이다. 근본적 수용의 순간은 참된 자유의 순간이다. - '서문' 중에서

이 책의 저자 타라 브랙은 세계적 명상가이자 임상 심리학자이며 이 책을 포함해 여러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로, 전 세계 75개국에서 마음챙김명상 지도자과정을 이끌고 있으며,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트 등 미국 전역에서도 명상 센터에서 명상을 지도한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7세기의 저명한 중국 선종禪宗 3대 조사祖師 승찬僧璨스님은 참된 자유란 "불완전함에 대해 근심이 없는"것이라고 가르쳤다. 이는 인간의 존재와 모든 생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불완전함은 우리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존재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승찬 스님은 세속에 머물 때 문둥병 환자였다고 한다. 중국 선종의 2대 조사인 혜가 스님을 만나 선문답을 나눈 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제자가 되어 계戒를 받은 후 문둥병이 완전 치유되어 2년 동안 혜가 스님을 시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속인俗人이었던 승찬과 선종 2대 조사 혜가 스님 간의 선문답을 소개한다.
(승찬)제자는 문둥병을 앓고 있습니다. 저의 죄를 참회하게 하여 주십시요. (혜가)그대의 죄를 가져오라. 참회시켜 주겠다.(승찬)죄를 찾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혜가)그렇다면 그대의 죄는 다 참회되었다. 앞으로는 삼보(불,법,승)에 의지해 안주하라.
승찬 스님은 자신의 문둥병을 죄가 있어 생긴 병으로 이해했기에 그 죄를 참회해야만 병이 치유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혜가 조사에게 죄를 참회하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혜가 조사는 "그대의 죄를 가져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승찬은 오래토록 심사숙고했을 것이다. 이같은 과정이 바로 진정한 받아들임, 즉 근본적 수용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근본적 수용
삶에서 가장 큰 비극은 자유가 가능한데도 오랜 습관에 얽매여서 시간을 흘려버리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무가치감의 트랜스에 빠져서 자기판단과 불안, 불안정과 불만족 안에 자신을 가두는 데 익숙해 있다. 자신의 우리 밖으로 나오는 것은, 순간순간의 경험을 깨어있음과 배려로 감싸 안아서 자신과ㅣ 자신의 삶에 관한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수용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열린 마음과 친절함과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을 나는 ‘근본적 수용’이라고 부른다.(66쪽) 만약 우리가 어떤 부분을 억제하고 있다면, 만약 우리 존재와 느낌의 어떤 부분에 대해 마음을 닫고 있다면, 무가치감의 트랜스를 지속시키는 두려움과 분리의 느낌을 부채질하게 된다. 근본적 수용은 바로 트랜스의 기반을 직접 해체하는 것이다.
수용의 두 날개 펼치기
무가치감의 트랜스에 사로잡혀 있을 때 우리는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명확히 깨닫지도 못한다. 우리가 그 순간의 경험에 관심을 기울이며 자신의 스토리들을 내려놓고 고통을 부드럽게 감싸 안을 때, 근본적 수용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수용의 두 날개
명확히 보기~ 마음챙김 자비로 감싸기~인지한 바를 호의적으로 관계
그런데 두 날개는 분리될 수 없고, 둘 모두 트랜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 둘은 함께 기능하며 서로를 강화한다. 마음챙김은 자비慈悲와 균형을 유지시켜준다. 두 날개는 우리가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도록 함께 돕는다. 수용의 두 날개는 늘 변화하는 삶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기도록 한다.
삶을 변화시킨 RAIN 훈련
저자 타라 브랙의 수행에 핵심이 되었고 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킨 훈련법이 바로 RAIN인데, 이는 Recognize(알아차림), Allow(허용), Investigate(탐구), Nurture(돌봄)의 약어略語로 어려운 감정에 치유를 가져다주는 마음챙김과 자비를 체계적으로 일깨운다.
붓다는 신체적 감각을 마음챙김의 첫 번째 기초로 여겼다. 그 이유는 그것이 느낌과 생각에 내재되어 있고, 의식과정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유쾌하거나 불쾌한 감각은 너무 빠르게 정서와 정신적 스토리의 연쇄반응을 촉발시키기 때문에,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면 즉시 즉각적인 감각 경험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이 수행에서 중요하다.
두려움은 미래의 고통에 대한 예측이다. 우리의 두려움이 크긴 하지만,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진실이 훨씬 더 크다. 두려움은 삶의 본질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저항은 삶에 대한 저항과 같다. 회피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을 방해한다. 벗어나려 하지 않고 다가가는 방식으로 두려움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의 정체성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두려움에 대한 근본적 수용이 영적 깨달음의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는 안는 자이며 안기는 자이다. RAIN의 마지막 단계인 돌봄 단계에서 고통스러운 감정에게 “나를 보호하려고 노력해줘서 고마워.”라고 속삭이거나 혹은 친절하고 배려심 있는 어떤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음이 깊은 구렁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건너는 것도 마음이다.”

(사진, 뒷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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