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집 외아들인 기하는 아버지와 살고 있는데 어느날 재하 모자가 집으로 들어온다. 둘이서 살던 집이 4명이 사는 집으로 바뀐다. 어머니 자리에 재하 어머니가, 그리고 없던 동생이 생긴다.
한 가족이 변화의 간극에서 각자가 짊어지는 무게. 그리고 다시 해산.
피를 나눈 가족 조차도 간극을 좁히기 어려운데 새롭게 조합된 가족은 오죽 하랴.
읽는 내내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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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나 사이 단단하게 엮여 있던 굵은 선 하나가 점점 헐거워지다 어느새 툭 끊긴 느낌.
- 능을 완전히 나서기 전, 나는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것도 두고 온 게 없는데 무언가 두고 온 것만 같았다.
- 어떤 울음이 안에 있던 것을 죄다 게워내고 쏱아낸다면, 어떤 울음은 그저 희석일 뿐이라는 것을 저는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비워내는 것이 아니라 슬픔의 농도를 묽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