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마법 빗자루가 》
마법 빗자루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마녀의 마법 빗자루를 많이 생각한다. 마법 빗자루를 타고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못된 행동을 일삼는 그런 마녀의 마법 빗자루를...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마법 빗자루는 과연 어떤 빗자루일지 궁금해진다.
어느 날, 마법 빗자루가... 책의 제목을 짐작해 보면 마법 빗자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어 보인다.

먼저 책표지를 살펴보면 세피아 톤의 특이한 표지에 책 제목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이 표현기법은 예전에 읽었던 [주만지, 두 번째 이야기 자수라]에서도 사용된 기법이라 낯설지 않았다. 괜히 표지를 손바닥으로 쓱 문질러 봤다는 건 안 비밀... 어딘가 모르게 어두운 느낌, 서늘한 느낌이 나는 미스터리한 느낌이랄까?

빗자루를 보고 놀란 아주머니의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표지를 본 후 커버지를 벗겨보니 깔끔하게 금박 빗자루가 떡하니 그려져있다. 심플한 디자인의 표지가 마음에 든다. 무지 고급스럽다고 해야 하나? 암튼 이런 표지 참 좋다.
글 밥이 쓰인 맨 첫 장을 읽어보면 이런 글이 있다.
"마법 빗자루가 언제까지고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영원할 것 같던 빗자루도 하루하루 낡아 가고, 아무리 좋은 마법 빗자루라도 언젠가는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된답니다."
"다행히도 그런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마녀는 빗자루가 차츰 힘이 빠지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마녀는 자신의 빗자루가 언제쯤 새 빗자루로 바꿔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마법 빗자루가 낡아 제구실을 못할 때까지 사용하지 않고 미리 새 빗자루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까만색 망토를 입은 마녀와 마녀의 하늘을 나는 빗자루가 내 앞에 툭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까?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놀랐을 일이지만 홀로 사는 마음이 따뜻한 아주머니는 처음에는 살짝 겁이 났지만 일단 아주머니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데리고 가서 침대에 눕히자 마녀는 아주머니에게 커튼을 닫아달라고 부탁하고 시커먼 망토를 감싸고 깊은 잠에 빠졌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마녀는 이곳저곳 살폈고 허술해 보이는 것들을 마법을 이용해 감사의 표시를 하듯 완벽하게 해놓고 또 다른 마녀의 빗자루를 타고 사라져버렸다.
마녀가 사라진 것을 알았지만 놀라기는커녕 마녀에게는 신비한 능력이 있으니까 그런 것쯤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중에는 마법 빗자루를 두고 간 것도 그저 빗자루가 마법의 효력이 떨어져서 버리ㅣ고 갔나 보다 짐작했다. 아주머니가 보기에는 그저 일반 빗자루와 다를 바 없는 그저 평범한 빗자루에 불과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빗자루가 혼자서 바닥을 쓸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마법 빗자루는 아주머니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하던 일을 계속한다. 아주머니는 하루 종일 비질만 하는 빗자루가 안쓰러웠고 그런 빗자루를 벽장 안에 넣어두고 문을 잠갔는데 빗자루는 꺼내달라며 계속 문을 두드리자 미안한 마음에 문을 열어주니 빗자루는 계속 이 방 저 방을 쓸고 또 쓸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빗자루에게 비질 말고 다른 일을 가르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빗자루는 하늘을 나는 힘은 잃어버렸지만 그 외의 모든 일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완벽하게 해놓는 것이다.
장작을 패고, 물을 긷고, 피아노 연주까지. 말도 안 되는 일이 아주머니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마법 빗자루의 이야기가 마을에 퍼지게 되고 빗자루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렇다고 빗자루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그러지 않는데 이웃에 사는 스피베이 씨는 빗자루를 못마땅하게 여겨 그 빗자루를 사악한 물건이라고 악마라고 말하자 장작을 패던 빗자루가 그 말을 듣고 멈춰버린다.
평소에는 그저 평범한 빗자루에 불과하지만 묘한 능력을 지닌 빗자루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이 들었고 이런 소문에 빗자루를 내놓으라며 남자들이 집 앞에 몰려왔고 그 빗자루를 내놓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잠자고 있는 빗자루를 내주게 된다. 남자들이 가져간 마법 빗자루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다. 우리는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면 두려움에 휩싸여 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 분명 하늘을 나는 마녀의 빗자루인데 우리가 볼 때는 분명 평범한 빗자루이지만 어떻게 보면 자신을 구해준 것에 고마움을 느껴 아주머니의 일을 도와주고 힘이 되어준 것 같다. 그래서 "빗자루의 보은"이라는 제목이 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빗자루의 보은 - 원작]
그리고 이 책의 그림을 살펴보면 굉장히 세밀하게 그려진 것을 알 수 있다. 사물들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표현했고 분위기가 서늘하면서도 무언가 반전이 있을 듯한 묘한 분위기의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그림의 색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색인 세피아 톤으로 표현을 했기 때문에 더 그런 분위기를 자아낸 것 같다.
『세피아 톤 - 검은색에 가까운 흑 갈색』. 예전에 자수라를 읽으면서 그 분위기에 매료되어 표지의 색이 과연 무슨 색일까 궁금해 찾아본 결과 세피아 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컷]
그리고 이 책을 읽다 보면 '크리스 반 알스버그' 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최고조에 도달했던 내용이 갑자기 반전되어 그저 평범한 일이 되어버린다든지 정말 예상치 못하는 반전에 반전을 일으키는 내용들을 많이 쓰는 것 같다. 그것은 우리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나와 다른 것에 대한 편견이라는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 내용은 비밀. 직접 읽어보고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면서 '아하! 무릎을 탁 치며 추임새를 남기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의 반전이 독자들로 하여금 시원하다, 통쾌하다는 느낌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그러한 느낌의 또 다른 반전이 일어날 수도...
이 책은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출판사키위북스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읽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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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반 알스버그 - 현실과 환상이 만나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발견하여 그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탁월한 재주를 지닌 작가이고 독자들은 그가 현실과 환상을 뒤섞어 만들어 낸 기묘하고 놀라운 상상력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하는 오묘한 매력의 글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으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하늘을 나는 배, 제퍼』『행복을 찾아 나선 스위티 파이』『캘빈의 마술쇼』『폭포의 여왕』『자수라』『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 등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다양한 책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