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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가방의 작은 책꽂이
  • 할레스비의 기도
  • 오 할레스비
  • 8,910원 (10%490)
  • 2017-09-15
  • : 1,426

와우. 기도에 관해 이렇게 담백하게 핵심만을 모아 놓은 책도 없는 것 같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도에 관한 이야기만을, 매우 집중해서 풀어놓는다. 기도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우리가 기도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기도에 관한 오해의 교정, 우리가 좀 더 자주, 좀 더 잘 기도할 수 있는 요령까지 알차게 모았다.


저자는 기도를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께 응답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기도는 우리가 하나님을 움직이려 하는 게 아니라(한 때 “하나님의 보좌를 (감히!) 움직이는 기도” 따위의 책이 유행하기도 했었는데...) 주님이 우리를 부르시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행위라는 것. 기도는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행위에 대한 반응이라는 말은, 여기에 우리의 어떤 공헌이나 노력이 들어갈 여지를 지워버린다. 오히려 우리의 무력함이 기도의 가장 좋은 자세라고도 저자는 덧붙인다. 그건 우리의 무능력함을 인정하고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에서 그분의 뜻을 이루시기를 맡겨드리는 태도니까.


일단 기도를 이렇게 생각하면, 기도할 때 떠오르는 의심들, 기도를 제대로 해 내기 위한 온갖 방법들은 더 이상 우리의 시야를 사로잡지 못한다. 기도는 우리의 힘으로 뭔가를 하지 않기로 결단하는 것이니까. 기도에서 중요한 건 “나”가 아닌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이다.





저자는 기도를 매우 쉬운 일, 아니 정확히는 ‘자연스러운 일’로 만든다. 그건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말 그대로 호흡과 같은 일이다. 물론 기도를 할 때 갖가지 의심과, 하나님에 대한 오해가 우리의 발목을 잡지만, 기도에 관한 바른 지식으로 충분히 물리칠 수 있다. 기도에 대해 부담이나 염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듬뿍 채워주는 책이다.


사실 뭐든 그렇다. 순전한 무엇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장식들이 여기 저기 붙으면서 지나치게 무거워지고, 나중에는 쉽게 가까이 가기도 어려워진다. 안타까운 건 기도가 그런 일이 되어 버리는 경우다. 기도가 부담스러워지고, 기도가 어려운 일이 되어버리고, 기도가 뭔가를 잔뜩 준비하고 나서야 할 수 있는 일이 되어 버리면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중요한 원동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만다.


열한 개의 장에 걸쳐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그냥 한 장만 읽고 나도 기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솟아오른다. 쓰인지 100년이 된 오래된 책이지만, 기도에 관해 알아야 할 대부분을 담고 있는, 그리고 특별히 어려운 신학적 내용 없이 쉽게 설명해 내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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