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짧은 책은 교회의 회원됨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준다. 책 자체가 작고 얇기 때문에 장황한 설명 대신, 짧은 예화와 직접적인 주제 제시가 이어진다.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말미마다 일종의 멤버십 선언이 하나씩 붙어 있고, 해당 장의 주제를 바탕으로 나눌 수 있는 질문이 몇 개 함께 실려 있다. 딱, 교회에서 그룹 나눔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문장도 그리 어렵지 않고, 제시하고 있는 내용도 분명해서 교회 내에서 누구와도 사용할 수 있는 교재가 될 듯하다.
예전에 비해 교세가 감소하는 추세가 역력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신앙에서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교회다. 건물로서의 예배당을 말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와 그 구성원들로서의 교회 말이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예화 중 하나는, 저자가 어린 시절 살던 작은 시골 마을에 새로 생긴 “컨트리클럽”에 관한 내용이었다. 매달 일정한 회비를 내기만 하면, 클럽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수영장이라든지, 매점의 햄버거라든지, 미팅룸에서의 생일파티 같은 것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멤버십 클럽이다. 저자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그런 컨트리클럽과 비슷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일정 회비(헌금)을 냈으니, 나에게 맡는 서비스를 내놓으라는 식으로.

황당하게 느껴지겠지만, 벌써 오래 전 교육전도사로 일하던 시절, 비슷한 이야기를 직접 들은 적이 있다. 내가 담당하던 부서는 아니었는데, 한 초등생 아이가 부서 담당 전도사에게 꾸중을 듣고 나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우리 엄마 아빠가 낸 헌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왜 나를 꾸짖느냐”는 내용. 아이의 당돌한 발언도 발언이지만, 그걸 누구한테 배웠을까 하는 생각에 더 씁쓸해졌던 기억이 있다.
우리의 교회의 회원됨이 단순히 회비를 낸 만큼의 서비스를 받는 것뿐이라면, 그건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님과 그분의 십자가를 모욕하는 일일 것이다. 예수님이 고작 새로 열린 테마파크의 입장권을 돈 받고 교환해주는 매표소 직원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아마 그 사람은 예수님과 별 상관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의 몸(멤버)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취향을 포기하고, 다른 이들의 요구를 채워주고 섬기기 위해 교회에 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개인주의”가 성경의 교리 못지않게 중요해진 이 시대에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목표다. 하지만 정말 교회가 그런 곳이라면, 세상의 주류 문화가 뭐라고 말하든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