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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쓰고
사람인 내가 보기엔 진드기나 개미나 그게 그거 같은데, 개미의 기준에서 보면 진드기가 굉장히 작게 느껴지나보다. 이를 틍해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지난 달에 우주와 관련된 책인《코스모스》를 읽으면서 지구라는 행성이 태양에 비하면 굉장히 미미하게 느껴졌고, 지구 안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자각하게 되었던 순간들이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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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등장인물 중에 솔랑주와 빌솅이라는 두 인물이 나오는데, 각각의 인물이 하는 말들을 살펴보면 솔랑주는 <착한 신> 같은 건 없다는 식의 말을 하는 걸로 보아 일종의 무신론자인 듯하고, 빌솅은 하늘을 두려워하는 유신론자인 듯하다. 신의 유무에 대한 가치판단은 독자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으나 이 책의 저자는 어떻게 스토리를 전개해 나갈지 문득 궁금해졌다. 뒷 내용을 더 읽어보면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상에는 진드기처럼 작은 존재가 있는가 하면 개미처럼 커다란 존재도 있는 것이다.
솔랑주하고 싸우다 보면 자신이 솔랑주가 되고 말았다. 그 여자는 꽃밭의 잡초 같았다. 그 잡초에 물들지 않고 자라는 게 상책이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가 행한 나쁜 짓에 대해서 언젠가는 모든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잘못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는 나쁜 짓을 해도 대가를 치르지 않아요. 당신 생각대로 <착한 신> 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분은 우리에겐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 살아서 이 존재를 활용하지 않으면 나중에 죽어서는 활용할 길이 없어요.
이무깃돌 : 성문따위의 난간에 끼워서 빗물을 흘러내리게 하는, 이무기 머리 모양의 돌로 된 홈.
인간 사회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조직 체계는 다음과 같다. 복잡한 위계 구조에 편입되어 있는 <관리자들>, 즉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제한된 권리를 지닌 <창조자들> 집단을 지도하거나 관리하고, <중개자들> 이 분배를 구실로 창조자들의 노동 산물을 가로챈다.
개미 세계에 일개미, 병정 개미, 생식 개미의 세 계급이 있듯이 오늘날의 인간 사회에는 관리자, 창조자, 중개자라는 세 계층이 있는 것이다.
20세기 초 러시아의 두 지도자였던 스탈린과 트로츠키 사이의 권력 투쟁은, 한 사회가 창조자들이 우대받는 체제에서 관리자들이 특권을 누리는 체제로 이행하는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수학자이자 <붉은 군대> 의 창설자인 트로츠키가 음모가인 스탈린에게 밀려남으로써 창조자의 시대에서 관리자의 시대로 넘어간 것이다.
사회 계층 구조에서 더 높이 더 빨리 올라가는 사람들은,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람들을 유혹할 줄 알고 살인자들을 모을 줄 알며 정보를 왜곡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세상에는 개미의 종류가 많은 것이다. 1만 2천종 이상의 개미가 저마다 고유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가장 작은 것은 겨우 수백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며 가장 큰 것은 7센티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불개미는 중간에 속한다.
수송나물 : 명아줏과에 딸린 한해살이 풀. 잎은 어긋맞게 나고 채송화 잎처럼 두툼한 줄 꼴이며, 7~8월에 노란 꽃이 핀다.
낙상홍 : 가시가 많은 여러해살이 관목
이제 까다롭게 이것저것 가릴 형편이 아니다.
개미 세계에서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자율적인 실체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개미, 병정개미, 생식 개미는 출생의 순서에 따라 붙여지는 숫자로 이름을 대신한다. 그러나 알 낳은 여왕개미는 이름을 가질 수 있다.
죽음의 순간에 영혼은, 위대한 <신비> 를 깨우친 사람들이 경험한 것과 똑같은 것을 느낀다.
맨 먼저 힘겨운 에움길을 무작정 달린다. 어둠 속을 나아가는, 불안하고 끝없는 행로이다. 그 다음에는 종말을 앞두고 공포가 절정에 달한다. 전율, 부들거림, 식은땀, 격심한 공포가 지배한다. 그 단계가 끝나고 나면 바로 갑작스럽게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그 빛을 향해 올라간다. 눈에 경이로운 빛이 비치고 영혼은 노랫소리와 춤추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결의 땅과 풀밭을 지난다. 성스러운 말들이 신심을 일깨운다. 깨달음을 얻은 완벽한 인간은 자유로워지고, <신비>를 찬양한다.
개미에게 포기란 없다. 어떤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개미는 필요하다면 1만 5천가지 방식으로 1만 5천번이라도 장애물을 머리로 들이박는다. 제가 죽거나 장애물이 없어질 때까지 말이다. 그런 행동 양식은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인다. 확실히 그런 식으로 개미 문명을 이룩하느라고 희생도 많았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그러나 보람은 있었다. 결국 그 무모한 노력의 대가로 개미들은 언제나 어려움들을 극복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쓸모가 있건 없건, 중요하건 덜 중요하건, 마음에 넘쳐 나는 이 생각의 흐름을 중단시키는 것. 다시 살아올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올 수 있기는 하되, 마치 죽어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를 멈추는 것. 텅 빈 상태가 되는 것.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는 것. 무가 되는 것. 그것은 하나의 소중한 갈망이다.
안전한 것이 나의 가장 나쁜 적이다. 안전은 나의 경각심과 진취성을 잠재운다.
저들은 싸우거나 유혹하거나 추격하거나 도망쳐 본 적이 없고, 목숨을 걸고 위험에 맞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저들에게 진보가 없었다.
적외선을 감지하는 홑눈이 없어서 병정개미는 어둠 속에서 사물을 볼 수 없다.
번데기들은 이제 독에 면역이 되어 있음에 틀림없다. 바로 이 면역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곤충들은 돌연변이 세대를 만들어 어떠한 살충제에도 적응할 수 있는 것이다.
조르주 드 라투르Georges de La Tour : 프랑스의 화가. 루이 13세의 사랑을 받아 시종 화백이 되었다. 촛불과 같은 야간의 빛이 훌륭하게 표현될 수 있음을 탁월한 기량으로 보여주었다. 명암법과 사실주의적 기법에 대해 독창적인 해석을 내리고, 빛에 구성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신비적인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독특한 예술 세계를 이루어냈다. 작품으로는 《막달라 마리아》,《아기 예수》,《목동들의 경배》,《후회하는 성 베드로》등이 있다.
3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다.
살갗을 가렵게 하는 물질은 모기의 주둥이에서 나온 소독용 침일 뿐이다. 그 침이 없으면 모기는 살갗을 찌를 때마다 오염될지도 모른다. 게다가 모기는 살갗을 찌를 때 언제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지점을 조심스럽게 골라서 찌른다.
최근 세대에 속하는 어떤 뻔뻔스러운 모기들은 희생자의 베개 밑에 숨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모기들은 에드거 앨런 포의 《도둑맞은 편지》에 나오는 원리, 즉 가장 좋은 은닉처는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을 찾으려고 언제나 더 멀리 갈 생각만 하는 것이다.
《도둑맞은 편지》: 에드거 앨런 포가 1845년에 발표한 추리 소설. 파리 경찰이 온갖 곳을 다 뒤져서도 못 찾아낸 편지를 명탐정 뒤팽은 금방 눈에 띄는 곳에서 찾아낸다.
사람이 잘 듣지 못할 때는, 보는 건 더 잘 보게 되는 법이다.
인간은 아주 오래된 자기의 과거 모습을 몸 어딘가에 간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귀는 태아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귓불은 머리를 상징하고 귓바퀴 테두리는 척추의 모습을 보여준다.
잘 아는 사람이 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아주 많은 거라우.
결국 기술로써 압도하지 못하니까 단순한 물리력이 효력을 발휘하고 마는 것이다.
모든 일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틀림없이 함정이 있을 게다.
만일 적이 더 강하면 적의 의표를 찌르라.
모방만 할 게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종교 대신에 다른 것들이 나타났지요. 철학이니 과학이니 하는 것들이 거드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 역시 교조적이기는 마찬가지지요.
험난한 장애물일수록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은 힘을 발휘하게 해준다.
기회는 단 한 번이라우.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으니, 이제 기회는 없어요.
냄새로 의사소통을 하는 곤충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후각 언어를 사용해서 다른 사람들과 은밀하게 대화를 나눈다. 우리에게는 냄새를 발하는 더듬이가 없으므로, 우리는 겨드랑이, 유방, 두피, 생식기 등으로부터 페로몬을 발산한다.
그 메시지는 무의식적으로 감지되지만 그렇다고 효과가 덜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5천만개의 후각 끝신경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혀가 겨우 4가지 맛을 구별하는 데 반해서 5천만개의 세포로 수천 가지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냄새를 통한 의사소통 방식은 어느 때 사용하는가? 우선, 성적인 유인을 하는 데 쓰인다. 인간의 암컷은 인위적인 향기를 쓰지 않고도 인간의 수컷을 아주 잘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수컷이 암컷 본래의 향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인위적인 향기 때문에 본래의 향기가 감춰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수컷은 다른 암컷에게 배척을 당할 수도 있다. 암컷의 페로몬이 그에게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미묘하다. 두 사람은 자기들이 후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고는 그저 <사랑은 맹목이다> 라고 말할 것이다.
인간의 페로몬은 적대적인 관계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들이 그렇듯이, 어떤 사람이 상대방에게서 <공포> 의 메시지가 담긴 냄새를 맡게 되면, 그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공격하고 싶어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페로몬이 가장 뚜렷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가운데 하나로 월경 주기가 같아지는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함께 사는 여러 여자들이 냄새를 발산하면, 그 냄새들이 그들의 기관을 조절해서 동시에 월경 주기가 시작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을 실제로 확인한 적이 있을 것이다.
벽은 현실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인 것이다.
문득 영 아래에 수들이 존재한다는 생각, 즉 3, 2, 1, 0 다음에 -1, -2, -3 ...... 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갑을 뒤집은 것처럼 거꾸로 뒤집은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0은 모든 것의 끝이나 시작이 아니었다. 반대편에 또다른 무한한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었다. 갑자기 <영>의 벽이 폭발해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뒤집어 놓은 수...... 그것은 또다른 차원이 열린 것이었다. 3차원. 입체!
피라미드라는 말은 넓은 뜻으로 사용할 때 세모뿔, 네모뿔, 다섯모뿔 등 모든 모뿔을 가리키는 말이 된다.
그들은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른 방식으로 제시한다고 해서 최초의 질료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빚어낸 관념이라는 점에서 결국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런 식으로는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다.
인간의 사고를 혁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인간의 상상력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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