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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uwjd님의 서재
  •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 강보라
  • 15,120원 (10%840)
  • 2025-05-29
  • : 4,290
이미 많으신 분들이 접하셨던 강보라작가님의 첫 소설집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을 저또한 읽어 보았고 강보라작가님만의 작품스타일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보통 소설집에 실린 순서대로 읽는 데 이번에는 작품을 발표하신 순서대로 읽기 시작하였고 간단하게 작품에 대한 제 느낌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등단작인 (티니안에서)부터 자신과는 다른 수혜가 조금의 거리낌없이 ‘팻맨‘과 ‘리틀보이‘와 어울리는 모습이나 수혜, 갑자기 증발해버린 연선과 함께 서로의 비밀들을 공유하던 일기장과 빈 음악실에서 자신만 빠져나올 때 느낄 수 있었던 이상한 기분을 느꼈고 새로 발령받은 남편의 직장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사하였고 곧 도시의 아파트로 돌아갈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주변인들에게 이야기하던 2021년 Axt에 발표한 (직사각형의 찬미), 자신은 미술 서적을 쓰는 고상한 작가이며 장기여행으로 간 발리의 우붓에서 만난 현지어로 소통하는 오반장과 천진한 호경,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송기호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믿고 있던 재아가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며 분위기가 전환되는 표제작이자 제게 가장 많은 여운을 준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자유로운 영혼인 시내언니와 진취적인 문태언니, 그리고 넓은 부지를 매입해 은퇴한 경주마들을 키우는 문규씨와 마찬가지로 자신또한 남부러울 것 없는 패션잡지사의 에디터이지만 묘하게 그들과 다름을 느끼는 (신시어리 유어스)의 정단과 신문사에서 퇴사한 후 소설을 쓰기 위해 4개월간 계약한 작업실에서 만난 물과 불같던 예술가인 민홍과 이재커플 사이에 어쩡정하게 있으면서 이들과 같은 동등하게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은 열망과 반대로 자신은 그들의 혼을 담은 작품을 이들처럼 결코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예감에 사로잡혔던 (아름다운 것과 아름답지 않은 것)의 주영씨, 연기학원에서 연기를 가르치는 남편 무재와 소속사에 염원으로 연극의 오디션을 보러간 공백기가 길었던 은화와 마찬가지로 같은 오디션을 보러 온 후배 정림의 일대일 역할극이 인상깊은 (바우어의 정원)과 한때는 문학을 사랑하며 외골수기질였으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멋진 몸과 멋진 재력을 뽐내는 유능한 사람이 되어버린 해규 형에 비해 초라해진 자신을 비교하며 편협한 독서취향을 가진 여자친구 양미에 대한 비난을 퍼붓는 1인 출판사 대표인 동표가 남같지 않은 올해 초에 발표한 마지막 단편 (빙점을 만지다)까지 총 7편의 단편과 깊이있는 인아영문학평론가님의 해설과 사려깊은 작가님의 말과 그리고 서로를 응원하며 사모하실 전하영작가님과의 인터뷰가 실린 뉴페이스 북까지 읽고 나서 이글을 쓰는 저를 보고 ˝그래도 저 사람은 자기가 무슨 말을 쓰는 지 알고 있는 것 같다(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81쪽 일부 변용).˝라며 현오같은 인물이 나름 나쁘지 않게 평해주는 것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머리를 빙빙 돌리고, 망설임 없이 이를 드러내고, 어린애처런 엉덩이를 흔들고, 몸을 사리지 않고, 추하게, 옆에 있는 사람을 향해 컹컹 짓고 혼자 데굴데굴 구르다가 덮치듯(76쪽)‘이 난데없이 늑대 울음소리를 내며 늑대처럼 바닥에 엎드려 소리를 내지르며 고개를 하늘로 쳐들며 가슴을 들썩이며 온 힘을 다해 웃고 싶어졌습니다.
강보라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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