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날 지질학자들은 판게아의 운동학적 춤에 대체로 동의한다. 이렇게 해서 초대륙이 무엇을, 어디서, 언제 형성하는지 답이 나왔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초대륙 순환이 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존재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완전히 한 바퀴를 돌아 머피와 낸스의 난제로 돌아왔다. 우리는 판구조론과 판게아가 실제로 형성된 원리를 융화시킬 수 있을까? ... 초대륙 논쟁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기존 모델에서 결정적인 요소인 맨틀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너무 큰 게 빠져 있었다. p.83
지구의 표면은 여러 개의 단단한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조각을 '판'이라고 부른다. 지구의 판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일 년에 몇 센티미터 정도라 매우 느린 속도로 이동하지만, 거대한 판들의 움직임은 그 경계에서 지진과 화산 활동을 만들어 낸다. 바다 또한 크기와 모양이 변하고 있는데, 지구의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은 점점 좁아지고 있고, 대서양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대륙 이동을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판 구조론'이다. 판들이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으로 앞으로의 면적 변화를 예상하는 것이다.
현재의 지도를 보면 각 대륙이 전 세계에 흩어져 저마다의 고유한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2억 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이들은 한데 뭉쳐 있었다. 대륙 다수가 하나의 판으로 모여 있던 과거 지구의 시기를 가리켜 '판게아'라 부르는데, 이는 초대륙이라고 불리는 반복되는 현상의 최신판이다. 지구가 존재해온 45억 년 동안 붙었다 떨어지며 적어도 두 개의 초대륙이 있었고, 일부 과학자들은 미래에도 초대륙이 또 나타나리라고 예상한다. 물론 다음 초대륙이 형성되기까지 앞으로 2억 년은 걸리겠지만 말이다. 과학자들은 미래의 초대륙에 대해 여러 가지 방향에서 예측을 하고 있다. 대륙 이동은 여러 판의 복잡한 상호 작용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미래의 초대륙이 정확하게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초대륙의 형성과 분열은 반복된다는 점이다.

지질시대는 지질학자들이 시간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지구의 역사는 수천, 수십만, 수백만, 심지어 수십억 년에 걸쳐 있어서 시간을 구분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숫자로만 시간을 다룰 수도 있겠지만, 그 방식은 지루할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지도 않다. 마치 1년을 계절이나, 달, 또는 주로 나누지 않고 온전히 365일로만 세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래서 지구 역사는 긴 시간 간격을 더 짧은 단위로 점차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그리고 이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사건의 흐름에 따라 결정된다... 한마디로 지질시대는 지구 변화를 측정하는 척도다. p.193
이 책은 미국의 주목받는 지질학자가 적어도 세 개의 초대륙이 존재했다는 증거에서부터 약 2억 년 후에 만들어지리라 예상되는 다음 초대륙에 대한 전망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다음 초대륙 지형을 노리는 주요 후보들을 제시하고, 판구조 운동에 여전히 남아 있는 현대 미스터리를 탐구하며, 대륙이 움직이는 원리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과학을 설명해준다. 수많은 데이터와 사진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고,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고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지구과학 교양서'라고는 하지만, 사실 읽기 수월한 책은 아니다. 지질학을 비롯한 지구과학 분야의 연구 결과들을 차근차근 정리해주고 있어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몇 억 년 뒤에 벌어질 지구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를 이해한다는 건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가장 탁월한 방식'이라는 저자의 말이 와닿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빌린 용어인 '지리 문해력'을 살짝 변형한 '지질 문해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앞으로 인류가 자연과 문화 자원을 보호하고 각종 위기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지리 문해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저자는 지리학이라는 지구와 대기, 그리고 인간 활동을 연구하는 학문을 지구 전체의 물리적 구조를 연구하는 지질학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 인류에게 그 어느 때보다 ‘지질 문해력’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의 새로운 현실이고, 지구 온난화 문제에서 대중과 정치계의 의견 차이가 확연히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해 부족이라고, 수많은 사람이 지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기분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지질학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