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초보 이베이 하루만에 끝장내기
빙혈 2025/06/0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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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초보 이베이 하루만에 끝장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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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 - 2025-05-29
: 120
이베이의 한국화 사이트가 옥션이었습니다. 이베이는 인터넷 초창기부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쇼핑몰이었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저렇게 현지화를 따로 해야 할 만큼 인지도가 낮았습니다. 지금 이베이가 한국인들에게 (새삼) 관심을 끈다면, 거기서 뭘 사려는 욕구보다는 나의 무엇인가를 팔려는 방향에서입니다. 즉 소비자가 아니라 셀러로서 거기 입점하려는 이들이 많아지는 건데, 실제로 아마존닷컴이나 쇼피파이 같은 데서 돈 쏠쏠히 버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작년 9월에 이 출판사에서 나온 <생초보 쇼피파이...>를 읽고 리뷰한 적 있습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온라인 리테일셀러에게 한 번에 큰 매출을 가져오는 기업고객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이다(p80)." 세 가지 점에서 그렇다고 합니다. 첫째 클레임 발생 비율이 낮다. 둘째 무엇보다 액수 자체가 크다. 셋째 고정 매출을 만들 가능성도 크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자체 수요 조달을 위한 전형적인 기업고객보다는 "나(셀러)를 지렛대 삼아 드랍쉬핑(dropshipping)을 하려는 재판매 셀러를 더 빈번하게 만날 것"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나한테 물건을 떼어가서 다른 누구한테 파는 상인인데, 이 사람이 나하고 비슷한 고객(지역, 계층, 산업)을 상대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내가 접근하기 힘든 누군가를 상대한다든가 그런 지역에서 영업하는 사람일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인도인 고객의 예를 듭니다. (본격 B2B 거래에 대해서는 p82 이하를 참조하십시오)
이런 플랫폼은 얼마나 셀러, 상품의 노출이 공정하게, 즉 가격이나 고객의 만족도에 따라 원칙적으로 이뤄지는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이건 한국의 배민 같은 배달앱도 마찬가지라서 맨날 좋은 자리를 돈 받고 팔아대기나 한다면 셀러들 입장에서 의욕이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저자는 p41에서 이 점을 지적하되 상당히 조심스럽게, 우회적으로 표현합니다. 제가 이해한 대로 좀 쉽게 풀어써 보자면, 이베이는 다른 플랫폼에 비해 아직은 공정한 노출 원칙을 지키지만 언제든 변화할 여지는 있다. 돈이 되는데 왜 안 하겠는가. 다만 아직은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으니 이걸 최대한 이용하고 싶은 셀러는 참고하라, 이 정도였습니다.
자영업자들은 당장 현금이 있다고 함부로 써대서는 안됩니다. 이 중에는 부가가치세로 대리수납한 금액도 있어서 납부기한 안에 세무당국에 납부할 준비를 해야 하고, 종합소득세 등도 따로 떼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p69 같은 곳에서 저자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십니다. 특히 이베이 같은 데서 셀러로 번 돈을 계산, 평가할 때는 기간별 계산을 반드시 따로 해서, 내가 지금 돈을 과연 벌기는 하는지, 사업체가 영속이 될 만큼이나 버는 건지를 꼭 체크하라고 충고합니다. 돈이 수중에 있다고 다가 아니라는 거죠. 이베이가 정산은 바로바로 해 주는 편이라서, 오히려 나의 재무감각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더욱 조심하라고 합니다.
p107에 보면 그런 말이 있습니다. "하라는 대로만 해도 팔리(고 장사가 꽤 되)더라구요." 독자인 저는 개인적으로 저희 집 근처 어느 편의점 점주분을 보면, 느낌상 분명 대기업 사원 하다가 저성과로 밀려난 사람 같던데, 저렇게 융통성이 없고 상품 자체에 대한 지식도 부족한데 천하태평으로 자신만의 세상에 안주하는 걸 보고 과연 저렇게 살아도 생계에 지장이 없나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변 편의점이 다 망하거나 주인이 바뀌어도 그분만은 몇 년째 그대로인 걸 보고, 이 장사는 첫째 입지, 둘째 매장 평수, 셋째 대형브랜드, 넷째 본사에서 시키는 대로 곧이곧대로 따라하기가 아닐까 싶더군요. 이름난 프랜차이즈나 플랫폼이 그렇게 된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베이 역시 이렇게나 오래 번창하는 건 그만큼 축적된 우수한 매뉴얼과 폴리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p147 이하에서 좀 다른 이야기도 하십니다. 만약 지금보다 더 규모를 키워서 다른 레벨의 사업가로 크고 싶다면? 이게 "1인 사장"을 벗어나는 길입니다. 만기친람이라고 모든 일을 자기가 손수 해야 직성이 풀린다면 그런 기질도 좀 바꿔야 합니다. 이 이치는 이베이셀러뿐 아니라 일반 오프라인샵 자영업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 잘한다 싶은(혹은 앞으로 그렇게 될) 사람이 있으면 과감하게 좋은 보수를 줘서라도 데리고오고, 확실한 분업을 마련해서 유기적인 팀을 만들어 보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초보 사장 레벨을 이미 벗어났고 자리가 확실히 잡혔을 때에만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이베이에 입점하기 전 최소한 알아두어야 할 주요사항을 쉽고 명확하게 가르쳐 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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