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벽
빙혈 2025/06/12 22:12
빙혈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자신의 벽
- 요로 다케시
- 16,020원 (10%↓
890) - 2025-06-09
: 30
"소비자의 선택은 논리가 아닌 감성과 무의식에 의해 이뤄진다." 우리들도 자기 나름대로는 꼼꼼하고 똑똑하게 고르고 고른 후 물건을 산다고 자부하지만 사실은 근거 없는 충동에 따르거나, 옆에서 남들이 사니 나도 따라 사는 부화뇌동, 혹은 과시 심리에 기인했을 수 있습니다. 저자 강미정 대표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해서는 고객의 무의식 깊은 곳까지 침투해야 한다며, 소비자의 의사 결정 과정을 심리학 이론에 따라 치밀하게 분석합니다.
(*책좋사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제 당신도 생각해 보라. 당신이 산 물건은 정말 필요해서 산 것인가, 아니면 무의식 중에서 작동하는 다른 동기 때문이었는가?(p76)" 저자는 말합니다. "이것은 당신이 그저 필요해서 산 게 아니라, 당신을 더 나아지게 만들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반복의 패턴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익숙한 것에 더 의존하고, 전에 선택했던 것에서 큰 손해나 위험을 겪지 않았다면 같은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기존의 패턴을 깨고 새로운 경험을 유도하기도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책 후반부에서 따로 저자가 정리해 줍니다.
첫인상의 효과는 매우 강렬해서 이후 좀처럼 뭘 해도 이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반복 패턴은 이 불리한 초기의 실점을 크게 만회해 준다고 저자는 말합니다(p137). p148을 보면 스타벅스의 경우 단순 반복 노출로 성공한 게 아니라, 그 등장하는 맥락이 중요해서 성공한 예라고 말합니다. 로고가 들어간 종이컵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걸 보게 되고, 일상에서 이 브랜드가 나와 계속 함께한다는 친밀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가르칩니다.
p180을 보면 특정 행동과 보상을 연결하는 전략이, 소비자로 하여금 특정 행동에 대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기제에도 맹점이 있는 게, 어느 빈도 이상 반복되면 도파민 민감도가 낮아져서 더 큰 강도와 보상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 확실함보다는 불확실성을 더 추구하는 게 도파민인데, 도박이나 사행성 게임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p221을 보면 "습관 해킹은 우리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 없으면 불편하겠다고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래서 한국의 거대 자동차나 가전 메이커들은 AS 시스템을 강화하여 고객 충성을 유도합니다.
"고객은 자신이 주도하여 물건을 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된 것이었다.(p128)" 할인 메시지나 쿠폰을 눈에 너무 크게 띄게 하면, 고객은 자신이 찾았다는 성취감을 못 느낍니다. 그래서 많은 쇼핑몰은 이런 할인 장치를 알쏭달쏭하게 숨기는데, 이 모든 게 설계라는 점을 숨기고 "자율성의 환상을 설계"하라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나중에 살 수도 있다는 걸 뻔히 아는데 왜 자꾸 지금 사야겠다는 생각만 들까?(p172)" 이것은 파충류의 뇌라고 흔히 일컬어지는 편도체에서,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명령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원시 시절부터 바로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 의식이 여기서 나옵니다. 모든 충동구매는 이것 때문에 이뤄진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또하나의 이유는 도파민 분비 때문인데, 한번 도파민이 생성되는 기제가 만들어지면 사람은 그에 계속 의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도파민 설계는 단순한 구매 설계가 아니라 고객 경험의 총체적 설계다(p184)."
소비자의 심리를 알려면 먼저 우리가 소비자였을 때 어떠했는지 돌아보고, 이 책처럼 체계적인 전략서의 가르침에 따라 나의 물건을 팔 방법을 설계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